큐복음서 - 신약성서 속의 예수의 참 모습, 참 말씀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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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는 4복음서가 있다. 4복음서 중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을 공관복음이라고 구분지으며, 이 중에서도 <마가복음>이 다른 2개 공관복음서인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나는 가톨릭 신자여서 <마가복음> 보다는 <마르코복음>, <누가복음> 보다는 <루가복음>, `하나님`보다는 `하느님`의 용어가 더 익숙하지만, 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개신교 방식으로 정리한다.)

<마가복음>에서 전승된 내용 이외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공통되는 내용을 학자들은 `Q자료`라 통칭하며, 책에서 말하는 <Q복음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복음서다. (Q는 `자료`에 해당하는 독일어 크벨레 Quelle의 첫 글자를 딴 것임) 그렇기 때문에, 사실 <Q복음서>라고 하는 것은 그 실체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지만, Q복음서만이 가지는 특징이 있다.

Q복음서의 가장 큰 특징은 <도마복음서>처럼 `말씀`, 어록으로만 기재되었다는 형식상의 특징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어록형식의 `말씀`을 통해,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저자의 의도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뼈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알려져 있는 `예수 탄생-수난-죽음-부활`의 성경 구조를 걷어낸 기독교 사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Q복음서>는 이러한 Q자료를 바탕으로, 클로펜보르크(Kloppenborg)가 확정지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저자의 주석이 달린 책이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세례요한은 `마음을 바꾸는 metanoia(우리에게 `회개`로 알려진)`를 외치며,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예수는 이러한 세례요한의 그룹에서 성장한 사람이었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복음선포`를 통해 기존 유대교와는 다른 새로운 운동을 일으켰으며, 이 운동의 주된 내용은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믿음과 사랑을 통한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으로 정리된다. 특히, `주기도문`이 이러한 사상을 잘 정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 운동의 핵심이 기존의 `유대 민족의 하나님`에서 `나의 하나님`으로, `멀리 있는 천국`이 아닌 `바로 이곳 - 자신의 마음 안-에 천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믿음`과 `사랑`, 그리고 `바로 이곳에서 하나님 나라 건설`이 중요하기 때문에, 복음에 나오는 모든 이적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이 핵심이 되고, `종말론적/심판론적` 해석보다는 바로 `현재 이자리에서의 구원`이 강조된다. 이처럼 말씀으로 기록된 복음을 통해 알 수 있는 새로운 관점으로 복음서를 바라보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 책에 나오는 성경구절은 사실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 모르는 구절은 없다. 다만, 이에 대한 해석이 기존의 해석과는 상이하기에 거부감이 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성경 속의 복음서가 저자들이 속한 공동체의 상황에 맞게 같은 전승이 새롭게 각색/편집되었음을 생각해 볼 때, 새로운 관점에서 성경을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마치, 세계지도를 바라볼 때 `북쪽`을 위로 하지 않고, `남쪽` 을 위로 했을 때, 전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한편, Q복음서를 일반인에게 쉽게 소개했다는 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면, 저자의 다른 기독교 관련 서적과 내용적으로 상당히 중복되는 내용이 있어 신선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다소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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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6-24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ㅋ 요즘 톨스토이의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를 읽고 있어요 무교인지라 기독교는 잘 몰라서 여러 곳을 보다가 왠지 전문가 포스가 느껴져서 들어와 봤어요 ㅋ 자주 올께요 ㅎ

겨울호랑이 2016-06-24 11: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 칭찬에 감사합니다. 다만, 저는 전문가는 아니고 독서노트도 책 내용 요약한 것에 불과합니다. 자주 뵙고 좋은 의견 부탁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2016-06-24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24 14:38   좋아요 0 | URL
네 가톨릭 신자입니다^^

2016-06-24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24 15:24   좋아요 0 | URL
`신`이라고 하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일반적인 종교의 대상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겨울호랑이 2016-06-24 16:57   좋아요 0 | URL
네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기회가 되시면 안셀름 그륀의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도 보시면 도움이 될듯합니다 ^^ 좋은 주말 되세요

루쉰P 2016-06-24 21:10   좋아요 1 | URL
오우 네 감사해요 ㅎ 꼭 보겠습니다. 그리고 존 스토트도 볼 계획입니다. ㅎ 뭔가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망이 스물스물 ㅋ
즐거운 금욜 보내세요 ㅎㅎㅎ

루쉰P 2016-06-2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추상적이었죠. 흠 천주교에서는 뭐라고 부르시는거죠? 그 믿음의 대상이요? 하느님이신 건가요? 일반적인 종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음, 카톨릭이 믿고 있는 그 대상이랄까? 그건 예수님이신건가요? 아 죄송해여 제가 너무 지식이 없어서:: 질문이 허접하네요...

겨울호랑이 2016-06-24 15:43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말씀하시는 내용을 보니 기독교의 신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도올 김용옥의 「기독교 성서의 이해」추천드려요. 또는 시오노 나나미의「로마인 이야기 14 그리스도의 승리」를 보시면 어떨까요? 다소 비판적이긴 하지만 역사 서술은 쉽게 잘 되어 있는 책이에요. 다른 책들은 너무 깊이 들어갈거 같네요

루쉰P 2016-06-24 16:00   좋아요 1 | URL
아아아 ㅎ 너무 감사합니다. 바쁘실텐데 댓글 계속 달아주시고 ㅠ.ㅠ 저 시오노 나나미는 읽었는데 ㅋ 잘 안 잡히더라구요 ㅋㅋㅋ
김용옥 선생의 `기독교 성서의 이해`를 한번 읽어야 겟어요. 유튜부에서 이 책 내용이 맞는지 모르지만 강의하시는 건 봤거든요. ㅎ

증말 감사합니다. ㅎ

겨울호랑이 2016-06-24 21:25   좋아요 0 | URL
개신교에서 `하나님`,`여호아`, 천주교의 `하느님`, `야훼`가 같은 개념이라 보시면 됩니다. 광의로는 이슬람교의 `알라`도 같은 의미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06-24 21:28   좋아요 0 | URL
이해하시기 어려운 부분은 `삼위일체`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창조주인 `성부`와 성자이신 `예수` 그리고 `성령`이 모두 같은 하느님이라는 이야기인데 이는 책으로 보시고 그렇다고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편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