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폭을 했습니다. 사랑이라는 핵폭탄을 건드리다가 내 가슴에 안고 자폭을 해 버렸습니다. 제대로 터져 버렸습니다. 잠깐만 정신 팔면 그는 저를 비웃습니다.
 
'그것봐, 내 그럴 줄 알았어.'
 
그는 어린시절부터 항상 저를 비웃었습니다. 단 한번도 그가 나를 향해 웃음이 멈추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랑이라? 월급 140여만원에 임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을 하며 사랑을 한다? 학력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 너가 말이지. 아! 진짜 진짜 웃겨! 널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착각을 하면 안 돼. 널 동정하는 사람이 널 좋아한다고 착각하지마.'
 
전 사랑을 모릅니다. 알고 싶기도 했지만, 저에게 여자는 야동이 전부 였습니다. 남들처럼 손을 잡고 가슴 떨리는 그 어떤 것도 느끼지를 못 했고, 첫 키스의 추억이라든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여자들이야 주변에는 있었죠. 그러나 그 누구도 저와 더 가까이 다가온 사람도 없었고, 제가 다가간 사람도 없었습니다. 전 내부 검열이 심해 '나 따위'가란 생각이 심했거든요.
 
가난한 집, 형편 없는 학력, 아무 것도 없는 나를 그 누가 사랑해주고, 내가 그 누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그럴 때마다 그는 항상 고개를 끄덕이며
 
'맞는 말이야, 맞는 말. 그 생각 절대로 잊지마'
 
라고 빙그레 웃어주기도 했습니다.
 
전 그러다가 사랑을 만난거죠. 이 기회를 놓치면 , 사람을 놓치면 내 인생의 정말 어둠 속으로 하염 없이 들어갈 것이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있던 없던 용기, 바닦까지 끌어 모아 고백도 해 볼것이다.라고 강하게 마음 먹었습니다.
 
그는 제 인생에서 오랜만에 저에게 정색을 했습니다. 정신차리라고요.
 
결국 그가 맞았습니다. 전 그 여성에게 무엇 하나 그녀의 잘못이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자폭한 거니까요. 그 분은 저에게 너무나 잘 해 주었습니다. 정말 너무나 잘 해 주었습니다.
 
전 그걸 못 참은거죠. 잘 해 주는 것은 사랑이지 않는가? 우리 같이 사랑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근데 그건 저의 성급함이고 사랑을 몰랐던거죠.
 
그렇게 자폭하고 저는 초토화가 됐습니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채 자폭했어요.
 
그는 자기 말이 맞다며 크게 웃었구요.
 
그런 지옥 속을 걷는 저에게 오늘 책이 4권이나 왔어요. 2권씩 두 분이 보내 주셨어요.
 
전 정말 부끄럽습니다. 지구를 구한 것도 아니고, 아니면 그 누군가를 위해 헌신한 것도 없습니다. 단순히 차인거에요. 완전 차인 거인데. 저를 위해서 격려해 주시는 책을 보내 주셨어요.
 
오랜만에 화창한 관리사무소에서 하염 없이 밖을 보며 앉아 있는데 경비 반장님이 등 뒤에 햇빛을 받으며 바쁜 걸음으로 소포를 두 꾸러미나 들고 오셨어요.
 
"루쉰P, 여자들이야. 소포 보낸 사람이 이름이 여자들이야!"
 
기쁨에 몸을 떨며 오시는 경비 반장님, 저는 힘 없이 웃으며 소포를 받았습니다.
 
경비 반장님의 기대에 찬 눈빛을 받으며 소포를 뜯었습니다.
 
편지와 책 두 권,레모나와 책 두 권.
 
"루쉰P, 인기가 대단한데."
 
만족스러운 경비 반장님, 제가 또 상태가 안 좋아져서 내심 걱정하는 경비 반장님.
 
전 웃으며 그랬습니다.
 
"제 인기는 하늘을 가르고 바다를 가릅니다."
 
경비 반장의 기가 찬 표정을 뒤로 하고 사무실에 와 이렇게 리스트를 씁니다.
 
저 이 악물고 살께요. 저 이제 안 울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전 우는 거 따위는 집어 치웠어요.
 
저요. 지지 않아요. 괴로워도 안 질 거에요. 그에게 복수 할 겁니다. 날 비웃는 그가 울도록 만들어 버릴꺼에요. 
 
언제나 생기발랄! 레모나 60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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