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만난 책.불교 스님들의 동안거 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적은 책이다. 새벽 2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식사 시간 무렵에 주어지는 약간의 휴게시간외에는 결과부좌를 틀고 `깨닫기`위해 정진하는 스님들의 생활 속에서 비장함과 처절한 노력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이러한 치열한 삶만 있는 것은 아니다. 꽉 짜여진 일과속에서도 명절을 맞아 흥겨운 스님들의 모습과 결핵에 걸려 절을 떠나야만 하는 동료스님들의 아쉬움 등 인간의 희노애락 역시 책에는 담겨있다. 종교는 다르지만, `발로 이 세상을 딛고, 머리를 들어 더 높은 곳을 보고자`하는 스님들의 모습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다만, 책 저자가 철학을 전공했는지, 니체와 형이상학, 노자와 장자의 노장사상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철학사상과 `골고타 십자가` 등의 타종교 이야기, 불교본연의 선문답까지 나오기에 불교신자가 아닌 내가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진리탐구하는 스님들의 수도생활을 엿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