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인터뷰
로렌스 R. 스펜서 엮음, 유리타 옮김 / 아이커넥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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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각 있는 존재는 불멸의 영적 존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여기에는 인간도 포함되지요. 단순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나는 조어(造語)인 'IS-BE(이즈비)'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입니다. 불멸의 존재 본연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함(is)'이라는 영원의 상태에서 사는 것이고 그들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들이 '존재함(be)'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낮다 하더라도 모든 이즈비들은 나 자신이 다른 이로부터 받고자 하는 존중과 대우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96

지난 7월 미국 하원 미확인 변칙현상(UAP, Unidentifed Anomalous Phenomena)과 관련해서 청문회가 있었고, 잠시나마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당시 별다른 관심은 없었지만, 아는 지인으로부터 <외계인 인터뷰>라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느냐는 말을 듣고 읽었다. 책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또는 이것을 믿는가 믿지 않는가 하는 부분은 일단 넘기자. 처음에는 단순히 로스웰 사건, 51구역(Area 51)과 같은 음모론과 관련한 책으로 생각했지만, 책 내용에는 음모론을 넘어서는 부분도 함께 담겨 있었고,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둔다.

과학은 물질의 종교입니다. 과학은 물질을 숭배합니다. 과학의 패러다임에서는 창조된 것이 전부이고 창조주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종교는 창조주가 전부이고 창조된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요. 이 두 극단은 바로 감옥의 쇠창살입니다. 과학과 종교는 상호작용하는 전체로서의 모든 현상들을 관찰하고 주시하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210

개인적으로는 과학과 종교에 대한 과도한 맹신을 경계하는 문단이 인상깊게 느껴진다. 외계인 에어럴은 과학도 종교도 근원적인 것이 아닌 진실을 왜곡하는 수단에 불과함을 말한다. 진실은 양 극단 어느 한 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종교가 말하지 않는(또는 말할 수 없는) 그 사이 어느 곳에 놓여있으며 진정한 자기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메세지 속에서 간결하지만 작은 울림을 느끼게 된다.

모든 피라미드 문명은 무지와 두려움과 무력으로 인류의 노예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통제 방법으로 종교를 이용합니다. 부적절한 정보, 기하학적 디자인들, 수학적 계산과 천체의 정렬이 해독 불가능하게 뒤범벅된 것도 지구 이즈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게 할 목적의, 불멸의 영이 아닌 딱딱한 물질에 기반을 둔 날조된 영성의 한 부분입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152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현재 당신들 존재가 처해있는 어려운 여건을 풀 효과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또한 인류는 한낱 생물학적 몸뚱이에 불과하다는 개념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현재 어디에 있고 자신들은 이즈비이고 그리고 진정 이즈비로서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아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인간의 형체를 넘어서서 일어나야 합니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어야만이 당신들이 처한 이 수감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즈비에게 지구에서의 미래는 없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232

어쩌면 <외계인 인터뷰>의 주제는 다음의 한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너 자신 안에 있는 신성(神性)을 깨달으라는. 누군가에게 그 신성은 성령(聖靈)이 될 수도 있겠고, 다른 이에게는 불심(佛心)이 될 수도 있겠고,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과도 통하는 바가 있다 여겨진다.

이런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고 앞으로도 항상 당신일 것입니다. 또한 저 깊은 곳에서 당신은 당신이 누구이고 당신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늘 당신 본질 그대로입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207

마지막으로, <외계인 인터뷰>는 사실일까?에 대한 물음을 생각해본다. 어쩌면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겠다. 만약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상에 유배된 '기억이 소실된' 이즈비인 내가 진실을 아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책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상상력의 산물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인가 아닌가는 개인들의 믿음과는 관련이 없는 부분이기라 생각되기에 가장 적절한 답은 <논어 論語><先進> 편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焉能事鬼
敢問死. 曰未知生 焉知死.

계로(자로)가 귀신을 섬기는 것에 관하여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아직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단 말인가?" 이에 우직한 계로가 다시 여쭈었다 : "그럼 이번에는 감히 죽음에 관하여 여쭙고자 하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 "아직 삶을 모르면서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_ 도올 김용옥, <논어한글역주 3>, p258

PS. 만약, <외계인 인터뷰> 자체가 <베다>처럼 진실을 담고 있다면, 이 책 자체도 하나의 거대한 은유로서, 마틸다 오도넬 맥엘로이(Matilda Macelroy) 여사의 뜻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사실 여부는 경전의 오탈자와 같은 부수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갈무리한다...

씁쓸한 일이지만 베다 찬가를 배운 사람들은 베다 찬가를 신의 말씀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결국 베다의 내용은 글자 그대로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사람들은 베다의 완곡한 표현이나 비유적인 표현들을 교조적 사실로 수용하여 실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베다에 담긴 철학은 무시되고 찬가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종교의 실천교리가 되었다는데, 특히 힌두교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_ 로렌스 R. 스펜서, <외계인 인터뷰>,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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