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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의 모든 것 - 투자와 산업이 송두리째 바뀌는 돈의 미래
조진형.이정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0월
평점 :
스테이블코인 관련 소식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가 하면, 유력 금융사와 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자사에 특화된 스테이블코인을 내놓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규제를 명시하는 법안들이 쏟아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스테이블코인 열풍이다. - '서문' 중에서

이 책의 공저자 조진형은 경인교육대 사회과학과 교수로 학생들에게 경제와 금융을 가르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과 중앙일보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했으며,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책임매니저와 카카오 CA협의체 PL을 거쳤다. 공저자 이정환은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부교수로 현재 한양대 인구문제연구원 위원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서 일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경제 구조, 스테이블코인의 투자와 미래, 스테이블코인을 향한 질문들 등 다양한 주제로 다루면서 개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정책 전문가 등에게 다각적인 시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이해를 돕는다.
책의 파트1에선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의 등장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파트2에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금리 정책과 스테이블코인 수요 간의 관계 등을 살펴본다. 파트3에선 스테이블코인의 미래와 투자 방향을 진단하고, 파트4에선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과 금융시장 내 사기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 전반에 막대한 충격을 던졌다. 즉 미국 주택시장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거품 붕괴에서 비롯된 위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그 영향을 미쳤다. 부실화된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함께 대규모 금융 규제 개혁이 뒤따랐다.
기존 금융·화폐 시스템의 취약성이 노출되면서,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전통적 화폐 체제에 대한 의문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커져감에 따라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2008년 금융위기가 바로 비트코인의 등장을 앞당겼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민간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은 이미 디지털화폐 발행 기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만약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면 스테이블코인이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란 의문이 생긴다. 이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즉 CBDC(Central Bank Currency)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공식 통화다.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책임지는 디지털화폐이기 때문에, 원화나 달러처럼 국가의 법정통화 지위를 갖는다. 기존의 화폐(현금, 예금)와는 형식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외견상 모두 ‘디지털 형태의 돈’처럼 보이지만, 두 개념은 출발점부터 다름을 알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통화에 가치를 고정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므로 안정성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는 해당 통화의 가치를 1대1로 뒷받침할 수 있는, 마치 담보와 같은 준비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준비자산은 말 그대로 ‘준비’된 자산이므로, 유동성이 크고 안전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는 국채, 그중에서도 단기 국채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미국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새로운 미국 국채 투자자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3월 기준으로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총 준비자산 규모는 2,000억 달러를 넘겼고, 이들이 보유한 미국 단기 국채 잔액은 세계 주요 국가들의 단기 국채 보유액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테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를 집어삼킨 하마라고 부를만 하다. 그런데, 국가 부채가 그렇게 많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발행한 국채는 계속 안전할까?

(사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미국 국채 보유 현황)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달러 같은 법정화폐의 가치에 연동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한 코인의 가격 = 1달러’로 유지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1:1 교환을 표방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USDT(#테더코인)는 시가총액 기준 최대 스테이블코인으로, ‘1 USDT = 1달러’를 목표로 한다. 또 #서클이 발행하여 '서클 코인'이라고도 불리는 USDC(유에스디코인) 역시 다음으로 큰 규모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렇듯 기존 화폐의 가치를 기준점으로 삼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과 전통 금융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가격을 지킬 수 있는 셈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365일 거래가 가능해 제도권 은행의 거래가 주말과 야간에 멈추고 평일에도 완전 실시간이라기보다 다소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점에 비해 이런 지연을 크게 줄인다. 미국 등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고, 글로벌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적극 나섬에 따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이더리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은 정말 안전할까? 그 현실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은 범죄에서의 악용惡用 사례가 급증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2025년 암호화폐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2022년에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범죄 규모가 비트코인을 앞질렀다.
금융자산을 투자하는 수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은 각종 코인 사기와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관련 사기 피해가 증가하자 각국 금융 당국도 잇따라 경계와 단속령을 발동시키고 있다. 2025년 7월, 중국에선 베이징, 선전, 쑤저우, 충칭 등 주요 도시를 관장하는 당국이 스테이블코인 투자 사기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 '고수익 보장 투자 유혹'으로 심지어 USDT 명칭까지 앞세운다고 알려진다.
규제 없이는 위험하다
인간의 탐욕과 금융 투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7세기 네델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이다. 식재료로 흔하게 사용하는 양파 구근과 비슷한 모양을 보이는 튤립 구근 한 뿌리의 가격이 당시 집 한 채 가격과 맞먹었다고 한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선원이 양파로 착각, 튤립 구근을 먹게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고공행진을 벌이던 튤립의 거래가격이 폭락을 거듭했다. 인간의 이성이 비로소 작용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다. 명칭이 어떠하든 디지털화폐도 그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대폭락이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소지도 있지 않을까? 규제가 없다면 위험한 자산임엔 분명하다. 아무튼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제도의 도입엔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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