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답을 알고 있었다 - 팔레오세부터 인류세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기후의 역사
레이다르 뮐러 지음, 황덕령 옮김 / 애플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후의 역사는 다양한 기후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혼란에 빠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의 지구가 오늘날보다 더 따뜻했음을 지적하며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온난화는 지극히 자연스러룬 일로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본래 안정적인 낙원과도 같았는데 인간 때문에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기후의 역사가 복잡하고 여러 요소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이 책의 저자 레이다르 뮐러는 지질학 박사로 현재 오슬로대학 지구과학과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 그는 노르웨이 일간지에 자연과학에 관한 글을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복잡한 과학적 개념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며 기후변화와 지구 역사에 대한 이해 증진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되어 남극의 기후 미스터리, 탄소 수수께끼, 대혹한, 전환점의 기후, 마지막 낙원, 기후위기, 인간의 시대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펼치면서 지구의 장구한 역사를 통해 기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이야기한다. 과거의 지구 기후를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지구 온난화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우리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남극의 식물 화석

1911년, 로버트 스콧과 테라노바 원정대는 남극점에 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륙을 탐험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거의 하루 종일 지질 셈플을 채취했다. 암석 샘플을 영국으로 운반해 자세히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스콧의 탐험대가 글로소프테리스 화석을 발견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식물은 2억 8,000만 년 전에 살았던 멸종된 나무 속, 정확히 말하면 양치식물이었다. 

이 식물 화석은 지질 시기에 지구의 기후가 더 따뜻했을 뿐 아니라, 남극의 빙상이 한때 숲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당시 과학자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밝혀낼 수 없었고, 지구의 기후가 어떻게 변하는지 이해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콧의 나뭇잎 화석은 독일 과학자 알프레트 베게너가 세운 장대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작은 증거로 밝혀졌다. 베게너는 기후뿐만 아니라 지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덴마크 푸르섬이 간직한 선사시대의 기후

덴마크의 푸르섬은 선사시대의 기후를 간직하고 있다. 마치 거대한 흰색 소프트 케이크 조각처럼 보이는 이 섬의 절벽은 수조 마리의 미생물 사체死體들로 이루어져 있다. 5,000만 년 전에 죽은 플랑크톤은 해저에 얇은 층으로 내려앉았다가 규조니암이라는 구멍이 많이 난 암석으로 응고되었다. 이곳에서 기후 시스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선사시대 사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섬에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5,600만 년 전의 상징적인 경계선이 있는데, 이는 지질학적으로 수천 년 만에 급격하게 기후가 변화했던 팔레오세와 에오세 사이의 전환기를 의미한다. 팔레오세-에오세 최대온난기는 미래의 과열된 지구에 대해 무언가를 알려줄 것이다.

대혹한기의 지구

2만 년 전 지구는 3분의 1이 얼음으로 덮여 있었고, 북아메리카와 유럽 대부분 지역에 빙상이 펼쳐져 있었다. 당시는 아마도 2억 6천만 년 동안 가장 낮은 기온이었을 것이다. 빙상은 덴마크의 유틀란트반도까지 내려와 독일 함부르크 바로 북쪽, 폴란드를 거쳐 동쪽으로 뻗어 나갔고 러시아의 노바야제믈랴까지 북동쪽으로 계속 이어졌다.

간빙기와 빙하기 사이에 해수면은 예측이 쉽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변동했다. 빙모氷帽가 느리지만 확실하게 증가하면서 해수면이 낮아졌다. 물은 얼음에 묶였고 지질학적으로 보면 아주 짧은 시간인 불과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의 기온이 가장 낮았던 시기에 전 세계 해수면은 지금보다 130미터나 낮았다. 

이때의 세계지도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다. 호주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연결되어 있었고 시베리아 북쪽의 랍테프, 북극의 카라해, 동시베리아해의 대부분은 육지였다. 아시아에서 북아메리카까지 베링 해협을 걸어서 건널 수 있었다. 또한 영국과 노르웨이 해안 사이에는 매머드와 털코뿔소가 살던 도거랜드(오늘날릐 북해지역에 있었던 땅)가 있었다.

전환점의 기후

코펜하겐 외곽 브뢴뷔의 산업 지역에 있는 갈색과 무채색의 창고 317호엔 현대문명에 치명적 재앙을 초래했을 수도 있었던 증거들이 잠들어 있다. 이는 동위원소, 먼지, 나트륨, 황산염, 납 등 물질적인 흔적들이다. 모두 합치면 24k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빙핵氷核 저장고가 있는데 이 얼음에는 한때 그린랜드에 내린 강수의 흔적이 기록되어 있다. 수천 년 전에 내린 눈에서 추출한 희미한 증거를 통해 기후가 어떻게 변동했는지 알 수 있다.  

요르겐 페데르 스테펜센이 들고 있는 빙핵에는 작은 점들이 가득했는데 그는 이를 ‘보물’이라고 말했다. 이 작은 점들은 눈이 내린 후 압축되면서 눈송이 사이의 공기가 일부 갇힌 기포이다. 연구자들은 이를 분석하여 대기의 구성 요소를 재구성할 수 있다. 빙핵은 산업혁명 이전, 즉 1958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기 전에 이산화탄소 수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이 기포는 어떤 의미에서 대기 중 온실가스와 온도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기 타임캡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100만 년 전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는 남극의 돔 C에서 채취한 빙핵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놀랍게도 이 돔에는 최소 9번의 빙하기 동안의 눈이 포함되어 있으며 8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지막 낙원

스웨덴의과학자이자 활동가인 요한 로크스트룀은 "홀로세야말로 지구의 낙원, 우리의 에덴동산"이라고 말했다. 이 간빙기에 주요 문명이 출현했다는 사실은 기후가 안정적이었다는 뜻이다. 여러 곳에서 '홀로세의 안정된 환경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러한 시대를 기준으로 우리는 현재의 기후변화를 바라본다.

1991년, 에리카와 헬무트 시몬 부부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경계의 외스탈-알프스산맥에 있는 피닐스피체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름길을 택해 빙하를 지나가던 중 얼음 속의 갈색 물체를 발견했다. 시체였다. 법의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매우 오래된 시신임을 알아챗다. 연대 측정 결과 5,3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고인은 '외치'(아이스맨)라는 이름을 얻었다.

외치는 5,000여 년 전 유럽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사냥을 위해 주목나무로 만든 활과 부싯돌 화살촉이 달린 회화나무 화살을 사용했다. 그는 염소 가죽으로 만든 상의와 샅바를 입고 있었다. 모자는 곰가죽으로 만들었고 건초를 덧대어 만든 신발을 신었다. 허리띠에는 부싯돌 단검을 차고 있었다. 그가 들고 다녔던 구리 도끼는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이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매우 특별한 무기였다. 그의 몸에서 높은 수준의 비소가 검출된 것으로 보아 그가 구리 세공 기술자였음을 알 수 있다. 고대 살인 사건도 밝혀졌다. 화살이 그의 동맥을 관통하여 단 몇 분 만에 피를 흘리고 사망한 것이다. 외치는 녹아내리는 빙하 속에서 깨어난 과거 인류를 상징하게 되었다.

기후 위기

1644년에 '소빙하기'라고 불린 추운 시기가 있었다. 소빙하기는 안정된 기후를 내세우던 홀로세의 신화를 깨뜨린 예외적인 사건이었다. 지난 2,000년 동안 따뜻한 로마시대, 후기 고대 빙하기, 따뜻한 중세시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빙하기와 같은 독특한 기후 현상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습지와 연못의 바닥이나 나무의 나이테와 같은 자연의 기록물뿐만 아니라 일기, 기도서, 교회 서적, 편지, 기상 관측 자료, 설교, 농장 일기, 선원 일지, 그림과 문학, 세금 기록, 곡물 가격 등 풍부한 문헌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0년의 기후 역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뭘까? 과거에 따뜻했다면 오늘날의 온난화도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는 일부 기후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두고 여러 차례 논쟁이 벌어졌다. 1999년 미국 연구자 마이클 만이 발표한 하키 스틱 그래프가 가장 큰 논란을 초래했었다. 

그는 주로 북반구의 나무 나이테에서 여러 가지 대리지표를 수집햇다. 그래프에 따르면 소빙하기와 중세 온난기의 기온 변동은 인가닝 초했한 온난화에 비하면 사소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래프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었고, 하키 스틱 그래프는 "과학계에서 가장 정치화된 그래프"라고 불리게 되었다.

인간의 시대

두바이는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화석연료는 일종의 몬순으로 변형되어 사막에 물이 흐르고 지구에서 가장 불모의 땅이 대도시로 변모했다. 두바이는 인류의 시대인 인류세에서 가장 극단적인 삶의 양상을 보여주는 곳이다. 우리 시대는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모든 포유류 중에서 야생동물은 전체 육류 무게의 4퍼센트에 불과한 반면, 가축은 무려 60퍼센트를 차지한다. 나머지 야생동물은 우리 인간이 쫓아냈다. 우리는 폭력과 힘으로 지구화학적 순환에 개입한다. 우리는 엄청난 양의 석탄, 가스, 석유를 태울 뿐만 아니라 공기에서 다량의 질소를 추출하고 땅에서 인을 추출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구에 지속적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지구는 답을 알고 있었다

책은 지구의 오랜 역사를 통해 기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이야기한다. 우리가 과거의 기후를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지구 온난화에 대해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과연 우리들에게 과거는 미래 예측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과학 #기후과학 #지구는답을알고있었다 #6번째대멸종 #애플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 대한민국 재테크 트렌드
조선일보 경제부 엮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일보는 해마다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를 주최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4인의 연사들은 주식, 부동산, 절세, 노후 등의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테크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읽어주는 2025 재테크 트렌드를 통해 돈 되는 투자 전략을 수립해 보자.


(사진, 책표지)

이 책을 엮은이는 국내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의 경제 기사를 담당하고 있는 조선일보 경제부로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기에 자산을 지키고 불릴 수 있는 투자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2025 재테크 박람회'를 기획했다.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어 거시 투자 전략, 부동산 투자 전략, 금융 투자 전략, 노후 준비와 절세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4개 파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의 유명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의 전략적 대응

제일 먼저 연사로 나선 김광석 전문가는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으로 거시 투자 전략을 설파한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은 소용돌이와 국내의 탄핵 정국이라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거시적인 투자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국내의 탄핵 정국에 관한 얘기가 귀에 솔깃하다. 최근 주식시장은 탄핵 정국 변수가 약세장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의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보자. 김광석 실장은 과거에 있었던 탄핵 정국과 현재의 상황이 동일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즉 2004년 탄핵 정국 당시(노무현 정부)에는 중국의 경제 호조라는 호재가 있었고, 2016년 탄핵 정국 땐(박근혜 정부) 반도체 수출 호황이 있었지만 현 경제는 호조 분야가 없는 상황으로 오히려 계속 냉각되는 국면에 있고, 2025년에는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트럼프 2.0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남아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과거 탄핵 정국과 지금의 상황은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요소들이 한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막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많은 투자 기관들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비관적인 분위기이다. '나홀로 골디락스'를 누리는 미국 주식과 고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인도 시장의 식품 소비 트렌드에 주목하라고 제안한다.  

살아남는 부동산과 부동산으로 돈 버는 법

부동산 투자 전략으론 살아남는 부동산 찾기를 제안하는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과 부동산으로 돈 버는 법을 제안하는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의 겅연이 눈길을 끈다. 먼저 김제경 소장의 아파트 분석 내용을 살펴보자. 

2025년의 주요 입주 지역은 이문동, 장위동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신천동, 잠원동 등에서도 입주가 예정되어 있지만 대규모 단지가 많지는 않으며, 역세권 신축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선호할 만한 물량도 그리 풍부하지 않다. 이에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 보면, 2025년에 물량이 많은 대표적 지역은 광명시라고 설명한다. 즉 일부 지역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 전역을 놓고 봤을 때 공급이 풍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파트를 사는 게 아니라, 신축 아파트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라는 법안으로 인해 사실상 재건축은 '물건너 간 돼지'로 보이기 때문에 아파트 투자 전략은 희소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므로 서울 아파트의 희소성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이상우 대표의 부동산으로 돈 버는 법울 살펴보자. 이 대표는 소규모 아파트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서울 강북에서는 대단지 재개발 아파트들이 계속 입주하고 있는 상황에선 소규모 단지(300~500세대) 아파트들은 시장에서 점점 외면받고 있어서 한 고객이 5월에 7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보러 오지 않았다는 실사례를 거론한다. 

이 집은 9억 원 이하라 대출도 잘 나오고, 신생아 특례 대출도 적용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매수자가 없다. 왜 그럴까? 경쟁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바로 이 경쟁자는 훨씬 더 좋은 입지를 갖춘 대단지 신축 아파트들이다. 결국 시장에서 소규모 아파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주식과 채권의 투자 전략

주식 투자에 대해선 남석관 베스트인컴 회장이 강연자로 나선다. 2025년 1분기 코스피 전망을 보면, 기존에는 2,400포인트 부근에서 적극적으로 매수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50포인트 정도 낮춰 2,350포인트 수준에서 매수 기회를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추천한다.

구체적으론 '시대 중심주''시장 중심주'를 매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한다. 2025년 역시 주식 시장이 불투명하지만, AI 시대가 지속됨에 따라 AI 소프트웨어 관련주, 자율주행, 드론, 양자 컴퓨터, 조선주 및 조선 기자재 관련 주식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채권 투자는 진율 전 제이피모건 이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채권 투자를 고려할 때는 수익률이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을 고려해야 함을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도가 낮을수록 이자율이 높아지지만, 그만큼 부도 위험도 커다는 경계주의보를 내린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보다는 안정적인 기업의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추천한다.

또 채권은 만기가 짧을수록 예측이 용이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장기 채권보다는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30년짜리 애플 채권이 있다고 해도, 애플이 30년 동안 부도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반면 1~3년 만기의 애플 채권이라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고,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리스크도 적어진다는 추가 설명이 이어진다.

사전 증여 절세효과

강연자로 나선 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는 부모님이 일군 재산을 어떻게 잘 물려받을지와 최상의 절세전략을 제안한다. 만약 한 번도 사전 증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재산 상속을 진행하면, 150억 원의 자산이 10년마다 30%씩 가치가 상승해 총 253억 원으로 평가된다. 이 경우 상속공제 35억 원을 적용한 뒤, 상속세 부담은 104억 원으로 증가한다.


(사진, 상속세 계산)

즉 사전 증여를 진행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세금 차이는 57억 원에 달한다. 사전 증여가 상속세 절세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아끼다 뭐 된다'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말이다. 미리 증여를 진행하면 증여 당시의 낮은 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며, 이후 자산 가치가 상승해도 추가적인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진정한 '세稅테크'인 셈이다. 상속을 대비할 때는 사전 증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절세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최고 전문가 14인의 투자 인사이트

2025년도는 내우외환이 겹치는, 투자자들에겐 매우 어려운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무턱 대고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방어와 공격에 필요한 방패와 전술적 무기를 미리 잘 준비해서 투자라는 불확실성의 셰계에 뛰어드는 게 현명한 사람의 자세일 것이다. 투자자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

#재테크 #2025대한민국재테크트렌드 #조선일보경제부 #재테크박람회 #원앤원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사 개념어 사전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가 유독 다른 학문과는 달리 공부하는 재미가 쉽게 생겨나지 않습니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와 개념이 가득하고 하나의 사건에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사가 친숙해지고 재미있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역사 용어집을 출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작가의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유정호는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역사가 아닌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사를 가르치고자 노력하는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출신이다. 유튜브, 라디오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강연하고 여러 기관에 글을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가별초家別抄

함경도로 이주한 태조 이성계의 조상인 이안사(목조)가 원나라에게서 천호장의 벼슬을 받으면서 고려인과 여진족 1천여 명으로 사병 집단인 가별초(가별치)를 구성했다. 이성계는 가별초를 기반으로 홍건적과 왜구를 상대로 한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고려를 위기에서 여러 차례 구했다. 이후 가별초는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 데 군사적 기반이 되었으나, 태종이 왕권 강화를 위해 사병을 혁파하는 과정에서 1411년(태종 11) 해체되었다.

나경언의 고변

1762년 형조판서 윤급의 청지기였던 나경언이 사도세자의 풍기 문란 등 10여 가지 비행을 형조에 고변했다. 사도세자가 나경언과 직접 만나 진위를 따지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 포도청은 나경언이 벽파인 우의정 윤동도의 아들 광유의 사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영조는 사도세자의 비행을 알려준 나경언을 충직한 사람으로 보고 살려주고자 했다. 그러나 세자를 모함한 죄를 물어야 한다는 관료들의 주장에 따라 나경언은 처형당한다.

다모茶母

관청에서 밥을 짓고 잡일을 하던 여자 노비를 일컫는 말이었으나, 조선 중기 이후 의금부·형조·포도청 등에 소속되어 여성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거나 여성 피의자를 수색하는 일을 담당했다. 역적모의가 있다는 정보가 들어오면, 치마 속에 쇠도리깨와 포승줄을 숨겨 죄인을 잡아오기도 했다. 다모가 되기 위해서는 5척(150cm)이 넘어야 했고, 쌀 5말(40kg)을 들어 올릴 수 있어야 했다.

민무구의 옥

외척을 견제하려는 태종이 원경왕후의 동생 민무구를 비롯한 4형제를 제거한 사건이다. 민무구와 민무질은 제주도로 유배 보내져 스스로 목숨을 끊고, 민무휼과 민무희는 양녕대군에게 두 형의 죽음이 억울하다고 호소한 일로 처형당했다. 이 일로 원경왕후는 태종과 자주 다투다가 폐비가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북벌론北伐論

효종은 청에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훈련도감 병력을 늘리고 어영군과 금군을 개편했다. 그 외에도 김자점 등 청나라에 우호적인 인사를 조정에서 제거하고 북벌에 찬성하는 이완 등 무인을 등용했다. 그러나 송시열 등 서인의 북벌 반대론에 부딪혀 시행되지 못했다. 현종과 숙종 때 윤휴와 허적 등 남인을 중심으로 북벌론이 제기되었으나 대부분이 정치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었다.

사고史庫

역사 기록이 담겨 있는 주요 서적 및 문서를 보관하는 장소로 힌양(춘추관), 충주, 성주, 전주 사고본을 토대로 실록 다섯 질을 만들어 강화도,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 춘추관 다섯 곳에 보관했다.


(사진, 사고)

원경왕후(1365~1420)

태종의 비妃로 양녕·효령·충녕·성녕대군과 공주 네 명을 낳았다. 제1차 왕자의 난 때 태종에게 무기를 제공하며 거사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태종이 국왕으로 즉위한 이후 후궁을 많이 두고, 외척의 발호를 견제하기 위해 원경왕후의 남동생 네 명을 죽이면서 관계가 매우 나빠져 폐비가 될 위기를 겪었다.

정조(1752~1800, 재위 1776~1800)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자, 효장세자의 양자로 입적했다. 영조를 대신해 대리청정하다가 스물다섯 살에 국왕으로 즉위했다. 즉위 초 삼대모역사건 등 불안한 상황을 홍국영의 도움을 받아 안정시켰다. 왕권 강화를 위해 규장각을 통해 친위 세력을 육성하고, 노론이 장악한 5군영에 맞설 장용영을 설치했다. 시전 상인의 독과점을 막고 노론을 견제하기 위해 금난전권을 폐지하고 난전 상인을 보호하는 통공정책을 실시했다. 종교에서도 서학을 강압적으로 탄압하지 않는 등 포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재위 후반기에는 화성을 건설하는 등 왕권 강화에 힘쓰다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마흔아홉 살에 죽었다.

홍이포紅夷砲

붉은 머리카락의 네덜란드인이 사용하던 무기라고 해 명나라에서 홍이포라 불렀다. 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홍이포의 위력을 체감한 명나라는 홍이포를 수입·제작해 전쟁에서 활용했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군도 홍이포를 활용해 조선의 항복을 받아냈다. 조선도 박연 등 네덜란드인을 훈련도감에 배속해 홍이포 제작과 사용법을 가르치도록 하는 등 국방력 강화에 활용했다.


(사진, 홍이포)


흥청興淸

연산군 때 운평 중에서 나이와 용모를 보고 선발된 300명의 여인으로 왕을 가까이 모신 지과흥청, 임금과 잠자리를 함께한 천과흥청으로 나뉜다. 흥청의 보증인을 ‘꽃을 보호하고 봄을 보탠다’는 뜻의 ‘호화첨춘(護花添春)’이라 불렀고, 흥청이 입는 옷은 ‘상서로움을 맞이하는 옷’이란 뜻의 ‘아상복(迓祥服)’, 흥청의 식료품을 저장하는 공간은 ‘화려함을 보호하는 창고’라 해 ‘호화고(護華庫)’라 불렀다. 대표적인 흥청 출신 인물로 장녹수가 있다.

역사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누구나 한번쯤 TV 드라마에서 역사극을 시청하다가 생소한 용어기 나올 경우 사전을 들춰보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궁금증을 잔뜩 유발하던 그 용어의 뜻이 이해되는 순간, 마치 앓던 이가 쑥 빠지는 듯 한결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주는 역사 용어 사전인 셈이다.

#역사 #한국사 #조선사 #조선사개념어사전 #유정호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패배의 기록 - 전후 일본의 비평, 민주주의, 혁명
김항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일본의 입헌주의와 민주주의 사이 균열은 본격화했다고 한다. 집권 세력이 민주주의으의 이름으로 헌법이라는 근본 규범을 침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개헌을 포함한 여러 정치 의제가 선거에서의 승리를 근거로, 즉 민의라는 미명 아애 규범과 절차를 무시하며 추진되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김항은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와 표상문화론 과정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일본문화연구, 탈식민지론, 문화정치, 문화이론을 연구하고 가르친다.저서로는 <제국일본의 사상>와 다수를 출간했다.


총 3부에 걸쳐 7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1부(비평)에선 '말기의 눈과 변경의 땅', '현대 일본의 비평과 그 임계점'을, 2부(민주주의)에선 '보편주의와 식민주의', '평화, 천황 그리고 한반도', '핵의 현전과 일본의 전후민주주의'를, 3부(혁명)에선 '혁명을 팔아넘긴 남자', '요도호 납치 사건과 혁명의 황혼녘' 순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비평


고바야시 히데오를 근대 일본 문학비평계에서 하나의 전설이라 부르는 데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전후 일본의 저명한 비평가 에토 준도 고바야시를 근대 일본 문학비평의 정점으로 평가한다. 무엇이 고바야시를 이토록 전설적인 존재로 만든 걸까?


고바야시를 전설로 만든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다. 당시는 대공황이라는 글로벌한 위기에 과잉규정당한 뒤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으로 국면을 타개하려 했던 일본 정부의 폭주가 가속화한 시기였고, 이에 맞추어 메이지유신 이래의 서구화와 근대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일본회귀'라는 사상적 전희가 일어나던 시기였다. 고바야시는 서구화와 일본회귀 사이에서 '근대 일본'의 고유성을 붙잡으려 했던 인물인 것이다.


1937년 일본은 중국 대륙의 전선을 전면전으로 확대시킨다. 동북부에 국한되었던 병력 전개를 중국 전체로 확장시킨 것이다. 전투는 이제 중국 동북부의 초원을 벗어나 남쪽으로 번져갔으며 한반도와 대만을 포함하여 제국일본의 판도에 있던 모든 일상세계가 전장戰場이 되었다. 고바야시의 만주 방문은 이런 상황에서 실현되었다.


가라타니 고진에게 마르크스를 읽는다는 것은 , 마르크스의 텍스트를 마르크스의 방식으로 읽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교의를 전제하거나 교의를 증명하거나 새로운 교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비롯한 마르크스의 방대한 텍스트를 마르크스가 고전 경제학 텍스트를 읽었던 방법으로 읽는 일이었다. 가라타니의 기획은 다름 아닌 비평이다.


가라타니가 말하는 비평은 문예비평임과 동시에 철학적 비평이기도 하다. 근대 일본 지성사에서 비평과 비판은 문예비평과 철학에서 구분되었지만, 크리틱Kritik은 용어에서뿐만 아니라 내실에서도 구분 불가능한 지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지적 활동의 범례를 칸트 비판기획의 여가적 맥락에서 도출한다.


민주주의


안보법제 반대를 외친 시민들에게 아베 정권의 무리수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었음과 동시에 전후 일본이 걸어온 길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었다.전후 일본은 입헌주의와 민주주의를 두 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나 권리의 존중을 반드시 실현해야 할 이념으로 추구해왔다.


'평화에 대한 범죄'라는 법규범은 일본과 독일이 일으킨 전쟁을 국가 간 전쟁이 아니라 범죄행위로 다루었다. 그 범죄가 처벌되는 법규는 특정 국가의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것이었다. 이렇듯 인류를 전제로 한 보편주의는 적을 범죄자로 취급하여 비인간으로서 추방하는 근원적인 '섬멸전쟁'으로 성립한다.


혁명


카를 슈미트는 혁명정치의 진수를 마르크스주의의 자연과학성이 아니라 볼셰비키의 정치적 행동으로 이해함으로써, 합리주의와 계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18세기 이래의 보편주의에 대항시키려 했던 것이다.


전후 일본의 신좌파 조직 공산주의자동맹 내 적군파는 세계동시혁명론과 국제근거지론을 바탕으로 무장봉기를 준비한다. 이런 전략 아애 북한에 근거지를 마련하여 훈련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요됴호 납치 사건의 목적이었다.


1951년 10월, 일본공산당은 제5회 전국협의회에서 군사 무장혁명 노선을 결정한다. 농촌에서 전력을 길러 농촌 게릴라로서 봉기하여 도시를 포위한다는 중국공산당 혁명 모델에 따른 것이다.그리하여 산촌 지주의 타도를 목적으로 하는 '산촌공작대山村工作隊, 대중운동을 방어하는 '중핵자위대中核自衛隊', 군사행동에 전념하는 '독립유격대獨立遊擊隊' 등 군사조직이 활동을 개시한다. 하지만 1952년 센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로 일본 정부는 확고한 반공 노선을 전면에 내세워 공산당이 주도한 무장투쟁노선을 철저히 탄압했다.


이제 보편주의와 식민주의의 중첩을 문제화하는 정치는 파도의 풍랑을 헤치며 인민의 바다를 항해하는 혁명의 선박으로는 수행 불가능하다. 그 정치는 바다에 빠진 채로, 난파당한 채로, 산산조각 난 선박의 파편을 붙잡고 살아남으려는 발버둥에 가까울 것이다.


포스트 3.11의 사회 풍경


결정적 국면이란 그 이전과 이후의 사회제도 및 관습을 판이하게 변화시킨 역사의 변곡점을 뜻한다. 2011년 3월 11일의 도호쿠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결정적 국면임에 틀림없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반성을 토애 비롯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징후는 좀처럼 감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인권과 평화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이 전후민주주의를 수호하려고 거리로 나선다. 포스트 3.11의 사회 풍경이다.


#일본정치 #김항 #민주주의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에게는 다양한 우주가 필요하다 - 삶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만드는 7가지 우주에 관하여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에는 분명 우주에 관한 서로 다른 수많은 관점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중 7가지 관점을 탐험할 것이다. 이 탐험을 통해 우리는 과학과 종교 사이의 대화, 영원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덧없는 본질 사이에서 빚어지는 충돌, 인간의 존재가 그저 하나의 우연에 불과할 가능성, 현대 기술이 우리가 세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도록 단절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나아가 거대한 공간 속에 서 있는 작은 존재로서, 우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시작하는 글'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앨런 라이트먼은 물리학자이자 인문학자이며 작가로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이 책에서 우리 삶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만드는 7가지 우주를 살펴본다. 우주를 설명하는 최신 과학 이론을 통해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우주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총 7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우연의 우주, 대칭적 우주, 영적 우주, 거대한 우주, 덧없는 우주, 법칙의 우주, 분리된 우주 등 일곱 가지 우주를 순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루리들은 우주는 단 하나의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된다.

우주를 의미하는 단어 'universe'는 '하나'를 의미하는 라틴어 'unus'와 '어떤 상태가 되다turn'라는 의미를 지닌 'vertere'의 과거분사 'versus'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universe'의 본래 의미는 '모든 것이 하나가 된 상태'다.

우연의 우주

이제 우주는 추측의 영역으로 향한다

현재 ‘영원한 급팽창이론’과 ‘끈이론’이라는 두 과학 이론에서는 자연법칙들을 이끌어낸 똑같은 기본 원리들이 서로 다른 속성을 지니면서도 자기모순이 없는 수많은 다른 우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마치 신발가게로 들어가서 발 크기를 재보았더니, 240 사이즈 신발도 내 발에 맞고, 260 사이즈도, 300 사이즈도 내 발에 잘 맞는 상황과 같다. 

이런 맥 빠지는 결과는 이론물리학자들을 대단히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분명 자연의 기본 법칙이 내놓은 정답은 하나가 아닌 듯하다. 즉 우주는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우주가 아니다. 최근 많은 물리학자들이 생각한 바에 따르면 우리들은 무수히 많은 우주 중 한 우주에 살고 있다는 거다.

대칭적 우주

우리는 왜 대칭에 끌리는가

분명 부분적으로는 심리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대칭은 질서를 나타내고, 우리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이상한 우주에서 질서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대칭을 찾아나서는 것, 그리고 대칭을 찾아냈을 때 찾아오는 정서적 즐거움은 분명 우리가 주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복되는 계절에 만족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뇌는 수억 년에 걸쳐 햇빛, 소리, 촉감을 통해 몸 주변의 세상과 연결되어 반응하며 진화해왔다. 그리고 우리 뇌의 구조는 꽃, 해파리, 힉스 입자에서 일어난 것과 똑같은 시행착오, 똑같은 에너지 원리, 똑같은 순수수학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렇다. 우리 인간의 미적 특징은 필연적으로 자연의 미적 특징과 동일할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 대칭, 최소한의 원리는 우리가 우주에 포함시켜 놓고 그 완벽함에 감탄하는 속성들이 아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뿐이다. 우리는 바깥에서 안을 구경하는 외부 관찰자가 아니다. 우리 역시 그 안에 속해 있다.

영적 우주

우리에게는 해답이 없는 질문도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항상 명확한 해답이 존재하는 질문을 추구한다. 일찍부터 우리 과학자들은 명확하고 분명한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 질문 따위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배운다. 하지만 예술가와 인문학자들은 해답이 무엇인지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이라고 해서 모두 명확한 해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에 들어 있는 구상이나 교향곡에 담긴 감정은 인간 본성에 내재된 모호함 때문에 복잡하다. 소설 <죄와 벌>에 등장하는 매우 세심한 인물인 라스콜니코프가 늙은 전당포 주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유가 무엇인지, 플라톤이 주창한 이상적인 형태의 정부가 과연 인간 사회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만약 우리가 천 년을 산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지와 같은 질문에 결코 완벽하게 대답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런 애매모호함 때문이다.

거대한 우주

우주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가스 일링워스와 그의 동료들은 관측 가능한 우주 가장자리까지 우주를 측정해 지도를 그려냈다. 이들은 물리법칙이 허용하는 관측의 한계점에 거의 도달했다. 바다와 하늘, 행성과 항성, 펄서, 퀘이사, 암흑물질, 머나먼 은하계와 은하단, 항성 형성가스의 거대한 구름 등 파악 가능한 우주의 모든 존재가 인간에 의해 측정되고 관찰된 우주적 의식 안에 모였다.


(사진, 가스 일링워스) 

일링워스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 맙소사, 우리는 물리적으로 결코 접촉할 수 없을 것들을 연구하고 있잖아.’ 우리는 중간 크기 정도의 은하에 자리 잡은 볼품없는 이 작은 행성 안에 앉아 있는데도 우주 대부분의 특성을 밝혀낼 수 있어요. 이것이 제게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엄청난 상황 자체가 놀랍고, 그런 상황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또 너무나 놀라워요.”

덧없는 우주

시간의 화살은 미래를 향해 날아갈 뿐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우주는 자신을 마모시키고 허물며 스스로를 최대의 무질서 상태로 몰아간다. 이것은 확률의 문제다. 처음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질서 정연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이를테면 몇 개의 행성이 중앙 항성 주변을 보기 좋은 궤도를 그리며 돌고 있는 태양계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다른 항성이 태양계 주위를 무작위로 스쳐 지나가면서 그 중력으로 태양계를 뒤흔들어놓는다. 그러면 태양계의 행성들은 자기 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우주 공간을 정처 없이 방황할 것이다. 질서가 무질서에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결국 우리가 확률을 이길 수는 없다. 한동안은 도박판에서 돈을 딸 수도 있겠지만, 결국 무제한의 시간을 판돈으로 갖고 있는 우주를 이길 도박꾼은 없다.

법칙의 우주

인간은 합리성을 찬양하고 비합리성을 사랑한다

저자는 본인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을 원한다. 자유를 원한다. 자신의 뇌 속에 일종의 ‘나’로서 존재하는 상태가 있기를 원한다. 본인이 신경세포와 나트륨 채널, 아세틸콜린 분자를 모아놓은 집합체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이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결정을 내리는 선장이기를 원한다. 그 결정이 좋은 결정인지 나쁜 결정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체험은 신비다. 신비는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요람에 자리 잡은 근본적 감정이다." - 아인슈타인

저자는 신비의 힘을 믿는다. 저자 본인도 모든 해답을 알지 못하는 세상에 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기에 그것으로부터 영감과 자극을 받는 것이라 믿고 있다. 그리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 가장자리가 늘 존재하기를 바란다. 그 가장자리 너머가 바로 기이함, 예측 불가능성, 그리고 생명이 자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분리된 우주

오감 너머의 세계

요즘은 세상과의 접촉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 휴대폰, 아이패드, 채팅방, 향정신성 약물 등 다양한 인공 장치를 통해 중재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중에서 양자 세계의 파동-입자 이중성에 대해 알고 있거나 거기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극소수겠지만 사실 양자역학은 트랜지스터, 컴퓨터 칩, 그리고 이런 장치에 의존하는 현대의 모든 디지털 기술을 뒷받침하는 과학이다. 

그와 유사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방송 전파, 전화국, 무선통신중계기, 무선 모뎀 등을 통한 정보의 송신과 수신은 모두 맥스웰과 헤르츠가 발견한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런 기술에 동반되는 심리적 변화는 좀 더 미묘하게 나타나며, 어쩌면 이것이 더욱 중요한 부분인지도 모른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는 육체와 분리된 기계와 장치를 통해 세상을 경험하는 일에 차츰 익숙해지고 있다.

우주엔 우리만 살고 있을까?

과학은 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을까? 종교적 경험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가장 흥미로운 저자의 제안은 '다중多重우주'였다. 불자佛者인 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우주관을 통해 무량광대無量廣大한 우주를 설득력 있는 설법으로 받아들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급속한 기술 진보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세계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우주를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과학 #우주 #다양한우주 #우리에게는다양한우주가필요하다 #앨런라이트먼 #다산초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