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선택 - 인구 절벽 시대, 국적은 어떻게 개인의 무기가 되는가
우원규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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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출산/고령화를 설명하거나,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구 문제를 국가의 입장에서만 서술하지도 않는다. 다가오는 인구 위기 시대를 전제로, 국가는 어떤 전략을 선택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개인은 어떤 선택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우원규는 서울대학교에서 '출산과 결혼 시기에 연령이 갖는 의미'를 분석한 연구로 보건학(인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상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이 행위로 옮겨가는 것에 관심을 가졌고, 이러한 관점에서 출산, 결혼, 건강행위, 자살 등이 개인의 가치관과 갖는 연관성을 연구해왔다.


그는 박사과정을 하며 품었던 단순한 질문인 "어떻게 하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까?"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엔 자연스러웠다. 국가가 문제를 겪고 있고, 정책이 필요하다면 해법을 찾는 것이 연구자의 역할이기 때문에. 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점점 마음 한쪽이 불편해졌다. 그 불편함이란 바로 다음의 3가지 질문으로 정리된다.


첫째, 저출산/고령화 해법으로 출산율을 올리는 게 가능한가?

둘째, 출산율을 올리는 게 실패하면 대안은 있는가?

셋째, 국가의 출산율 올리기가 개인에게도 이득이 되는가?


총 다섯 파트로 구성된 책은 국가, 국민 그리고 인구(파트1), 이민에서 답을 찾다(파트2), 국민이 떠나는 나라(파트3), 선택받는 국가, 선택받는 국민(파트4), 한국의 선택, 한국인의 선택(파트5) 등을 통해 국가나 개인 모두 감정을 떠나 현실적인 판단의 근거를 제시코자 한다.


국가, 국민 그리고 인구


선진국은 이미 노동력 부족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면 ‘국민’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생겨 이를 '수요' 측면으로 고려하는 국가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국가들이 원하는 구민의 규모 또한 커질 것이다. 즉 국민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도, 그들이 요구하는 수요량도 함께 증가하는 공급과 수요하는 '시장 원리'인 셈이다. 


과거에는 공급자(개인)가 많았기에 수요자인 국가가 압도적인 선택권을 가졌다. 하지만 수요자와 수요량이 폭증하면서 역학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수요자는 양질의 공급자를 원하지만, 그런 인적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결국 제한된 공급자를 놓고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이 과정에서 수요자들 사이에 선명한 서열이 형성된다.


(등록 중에 잘려버렸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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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책사 - 한국사의 명암을 가른 관계의 힘
김준태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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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쌍방향이어야 한다. 어떠한 관계도 일방적으로 가꿔 갈 수 없다.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임금과 신하처럼 어느 한 편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되는 관계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바러잡아 주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윗사람뿐만 아니라 아랫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상대를 망치고 위태롭게 만드는 것도 양쪽 모두 가능하다. 리더십 못지않게 팔로워십이 필요하고, 관계의 질이 중요한 이유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김준태는 대학에서 한국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유학동양학과 초빙교수로 있다. <이코노미스트>, <경기일보> 등에서 필진筆陣으로 활동했고,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아울러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현대경제연구원, 전통문화연구회 등에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책은 인재를 만나 나라가 바뀌는 순간(1장), 참모의 운명을 가른 군주의 선택(2장), 군신이 만들어 낸 빛과 그늘의 이중주(3장) 등을 통해 '관계'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마흔 가지의 역사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현재 맺고 있는 관계를 돌아보는 거울이 되기를 바란다.


반대파의 목을 쳐서 내 신하를 지킨다

고구려의 고국천왕은 재야에 은거하고 있던 을파소를 국상으로 등용했다. 비록 왕의 결정이었지만 관행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인사는 반발을 불렀다. 을파소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비판하는 사람이 있었고, 출신이 변변치 못한 주제에 국상이 되었다며 질시하고 헐뜯는 사람도 많았다.

이에 고국천왕은 “국상을 따르지 않는 자는 지위가 높든 낮든 씨족을 멸하겠다”라고 강하게 경고하며 을파소에게 힘을 실어 줬다. 시끄러운 게 싫어 물러섰다가는 개혁 역시 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을파소는 왕의 결단에 감격했다.

그는 “때를 만나지 못하면 은둔하고 때를 만나면 벼슬하는 것이 선비 된 자의 떳떳한 도리다. 지금 왕께서 나를 깊은 뜻으로 대우해 주고 계시니, 어찌 지난날 은둔했던 삶을 다시 꿈꾸겠는가!”라며 혼신을 바쳐 국정에 매진했다.

<삼국사기三國史記>는 을파소가 “정성을 다하여 나랏일을 수행하였으며, 정치와 교화를 밝히고 상벌을 신중히 한 덕분에 백성이 편안하였고, 온 나라가 무사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성 구휼제도<진대법>(춘궁기에 곡식을 빌려주고 가을 수확기에 돌려받는 환곡제도)을 시행했다.

권위는 실력에서, 반역은 공포에서

왕건의 마음을 떠나게 하고, 나아가 쿠데타를 일으킨 정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다름 아닌 궁예의 책임이다. 궁예가 후고구려를 건국하고 임금으로서 통치한 기간이 18년이다. 만약 궁예의 자질이나 능력이 부족했더라면 후삼국 중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한 나라를 세우지도, 18년 동안이나 군주의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양길의 부하였던 궁예가 양길을 축출하고 임금으로 추대되었을 때만 해도 그는 “병사들과 더불어 즐거움과 괴로움, 어려움과 편안함을 함께하였고, 상벌을 내림에 있어 공정하고 사사로움이 없었다”라고 한다. “그리하여 뭇사람들이 경외하고 사랑하여 그를 옹립”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차 타락하고 오만해져 “제멋대로 부당한 형벌을 집행하였고, 처자식을 살육하였으며 신료를 죽이는” 등 잔혹한 정치를 일삼았다. “백성이 도탄에 빠져 편안하지 못한데도” 돌보지 않았다. 이런 임금에게 신하의 충성과 헌신을 기대하긴 어렵다.

명검을 호신용 칼로 쓴 리더

아버지 공민왕이 신하에게 무참히 시해당하고 열 살 어린 나이에 급작스레 왕이 된 우왕에게 조정은 믿을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공포의 공간이었다. 그 불안을 사냥과 유희를 통해 떨치려 한 것일 수 있다. 그 와중에 충성스러운 백전노장이자, 한결같이 자신이 잘 되라며 잔소리해 주는 최영을 우왕은 믿고 의지했다.

다만 최영을 나라를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데만 썼다. 최영의 힘을 궁궐 안에 가둬 둔 것이다. 훗날 위화도 회군을 초래한, 이른바 ‘요동 정벌’ 때도 직접 출진해 정벌군을 지휘하겠다는 최영을 우왕이 굳이 자신 옆에 묶어 두지 않았다면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막강한 힘과 굳건한 충성심을 가진 신하가 있더라도 리더가 잘 활용해 올바른 방향으로 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더욱이 최영처럼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유형의 신하에겐 리더가 적합한 명령과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

시스템 위에 군림하는 왕권의 벽

조선 개국의 장을 연 정도전의 비극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재상 정치라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지만, 왕이라는 존재는 시스템 위에 있다. 오늘날 입헌군주제처럼 수상의 권한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모를까, 정도전 시대의 재상 정치는 임금이 승인해야만 존립할 수 있고 임금이 마음먹으면 언제든 무너뜨릴 수 있는 위태로운 제도였다.

물론 재상을 통해 세습 군주제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정도전의 노력은 의미가 있다. 정도전이 구상한 수준의 재상 정치를 시행한 것은 아니더라도 자신을 보완해 줄 재상, 자신과 다른 시야에서 반론을 해 줄 재상, 국정의 실무를 꼼꼼히 맡아 줄 재상을 등용해 적극적으로 권한을 위임한 군주들 대부분이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 않은가. 세종이 황희, 맹사성 등 명재상들과 함께 태평성대를 이룬 것처럼 말이다. 정도전의 말로는 결국 그의 욕심 탓이라고 볼 수 밖에.

독주가 낳은 비극, 시스템의 부재

권한과 임무가 집중되면 효율이 좋아질지는 모르나, 위험 역시 함께 증가한다.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조직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 김종서가 쓰러지자, 조정 안에 단종을 지켜 줄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던 것이 이를 잘 보여 준다.

김종서가 혼자 모든 것을 떠맡지 않고 유사시 단종을 보위할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어땠을까? 자신이 부재하더라도 역적을 신속히 제압할 수 있는 경호 체계를 만들어 놓았다면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단종은 김종서만 믿었다.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또 김종서도 권력이 자기 손 안에 있다고 안하무인 격 국정 운영을 한 결과가 아닐까? 왕위를 찬탈당했다는 감상적인 평가는 하고 싶지 않다. 리더는 나라를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김종서의 탐욕과 단종의 무능함이 빚은 역사의 참극이었다.

당쟁 속에서 홀로 외친 올곧은 소리

높은 자리에 있는 리더는 늘 고독하다. 임금이 속내를 비치면 긴장하거나 이용하려 들지, 순수하게 공감해 주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모두가 임금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지만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임금은 늘 불안하고 의심스럽다.

그런 영조에게 박문수는 답답한 가슴을 틔워 주는 존재였을 것이다. 위선이나 겉치레 없이 투박하지만 투명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박문수가 영조는 반가웠을 것이다. 임금의 기분이나 조정의 여론은 신경 쓰지 않고, 할 말을 하고 할 일을 하는 그의 존재가 영조는 소중했을 것이다. 영조에게 박문수는 단순한 신하가 아니라, 가면을 벗고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였다.

이밖에도 책은 고구려, 신라 등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넘나들며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왕과 책사의 관계를 재미난 필치로 풀어내고 있다. 이속에서 우리는 삶의 교훈을 얻고, 나아가 진정한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역사 공부를 즐기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역사 #한국사 #왕과책사 #김준태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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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생존 감량 - 나잇살이 아니라 질병입니다
김경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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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생존 감량에 대해 국내 비만 분야 권위자인 김경곤 교수의 알차고 친절한 해설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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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생존 감량 - 나잇살이 아니라 질병입니다
김경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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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20%의 비만 유병률 31%, 소득 하위 20%의 비만 유병률 38%
많은 사람이 부유할수록 살이 찐다고 오해한다. 잘먹고 잘사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다. 가난할수록 살이 찐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경곤은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국내 비만 치료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었고, 세계비만연맹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이 책은 30년 동안 비만 분야를 연구하고 치료해온 그의 노하우를 집약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이유 또한 복무 비만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서서히 배가 불러오더니 이젠 가벼운 산책과 맨손 체조로는 해결되지 않아 책에서 나에게 합당한 치료 방법을 찾아보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참고로 내 나이는 칠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인상 깊었던 책 내용을 요약해 보려 한다. 

첫 번째 변화는 근육 감소

나잇살이 말해주는 신체의 첫 번째 변화는 근육 감소다. 일종의 구조조정인 셈인데, 자동차에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내 몸의 기초대사량은 자동차의 배기량과 같다. 그런데, 근육은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므로 바로 자동차의 배기량 크기를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근육은 섭취한 에너지를 태워 없애는 엔진이다.

이 대목에서 내가 실천하기로 결정한 해법은 집에서 아령이라도 들기로 계획했다. 젊은 시절에 비하면 현재의 내 팔은 근육이 사라지고 말랑말랑한 상태이다. 근육이 거의 없으니까 기초대사량에 극히 미미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되어서다.

이밖에도 나잇살은 성호르몬의 감퇴, 인슐린 저항성 등이 동반되는데, 복부 비만만이라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허리둘레가 늘어나서 기존에 입던 옷들도 입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내장 지방의 감소에 주력해야 한다. 대한비만학회에선 남성의 경우 90센티미터 이상을 복무 비만의 기준선으로 을 제시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혹독한 대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이 주요 질환 발생에 미치는 위험도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형 당뇨병의 위험을 3.5~5.3배 높이고, 심혈관 질환은 1.5~2.4배, 심부전은 1.7~2.4배, 만성 콩팥병은 1.5~1.9배 가중시킨다.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뚜렷하게 치솟는다. 이에 따른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사진, 대사증후군 유병률)


첫째,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
둘째, 당뇨병 예방에 최우선 순위를
셋째, 심혈관을 위협하는 요인
넷째, 다중 질환을 막는 통합적 전략이 필요함

4개의 스위치 오작동

오랜 세월 반복된 잘못된 식사 습관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던 식욕 중추와 말초에서 분비되는 각종 호르몬·신경망의 네트워크를 서서히 망가뜨렸기 때문에 폭식의 유혹 앞에서 번번이 무너졌던 것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뇌와 장의 네트워크는 정교하다.(사진)


렙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숨만 쉬어도 날씬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비만인의 비극은 지방 조직에서 혈중 렙틴 수치가 치솟아도 뇌가 이에 잘 반응하지 못한다. 이를 '렙틴의 저항성'이라고 한다. 즉 말초의 영양 상태 신호와 중추의 식욕 조절 센터 간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는 상황이다.

렙틴(지방 세포의 재고량 알리미)은 무시당하고, 인슐린(췌장의 당분 보안관)은 외면당하고, GLP-1(궁극의 식욕 통제관)은 힘이 빠지고, 그렐린(공복을 알리는 위장의 비명소리)은 제때 꺼지지 않는다. 이 네 개의 스위치가 동시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 그것이 바로 중년 비만의 실체다.

식욕의 진짜 조종자는 단백질

2005년, 세계적인 생태학자 데이비드 라우벤하이머와 스티븐 심프슨은 곤충부터 영장류, 인간에 이르기까지 동물 수십 종의 식단을 오랫동안 추적한 끝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는 생존을 위해 하루에 반드시 섭취해야만 하는 고유의 ‘목표 단백질량’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데, 이 할당량이 100% 채워져야만 비로소 뇌가 숟가락을 놓으라고 포만감 스위치를 켠다는 것이다.

저강도 만성 염증

뱃살에서 뿜어져 온 염증 물질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생명의 강물인 혈액으로 스며들어 전신 장기로 방출된다. 칼에 베인 상처처럼 붉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느껴지는 급성 염증과 달리, 뱃살에서 새어 나온 염증 물질은 아무런 통증 없이 은밀하게 주요 장기들을 부식시킨다. 이것이 바로 저강도 만성 염증 상태다.

생존 유전자는 급격한 변화를 두려워 한다

인체의 생존 유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현상은 급격한 변화다. 인체는 수십만 년 동안 체온, 혈압, 혈류량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려는 항상성이라는 절대 원칙을 고수해왔다. 생존에 절대적인 물도 조금씩 마시면 생명수가 되지만, 고압 호스로 한꺼번에 들이부으면 폐에 물이 차 익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년의 몸을 망가뜨리는 결정적인 원인은 이 항상성을 무너뜨리는 두 가지 쓰나미, 즉 혈당의 급변과 체중의 급변이다.

혈액이 당분으로 넘쳐나는 홍수 사태가 발생하면 췌장은 비상계엄을 선하고 인슐린을 대거 파견한다. 인슐린이 긴박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고혈당 상태의 혈액은 끈적한 시럽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혈액 농도가 진해지며 삼투압이 상승하고, 당분과 결합해 뻣뻣해진 적혈구들이 서로 엉켜 붙으며 혈액 점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끈적해진 피는 미세 혈관 곳곳에서 흐름에 제동이 걸린다. 설탕물에 찌든 혈관 벽은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대사 저항성을 치료하는 근력 운동

근육을 수축하면 근육 세포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GLUT4가 세포막으로 이동한다. GLUT4는 세포막에 있어야 당 대사가 좋아지게 할 수 있으니 중년 에너지 대사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이를 반복해서 오래 하면 근육 세포에서 GLUT4를 많이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즉 저항성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한 번이라도 하는 게 좋고,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주 2~3회 근육에 자극을 주는 저항성 운동이야말로 생존 감량의 필수 요소다.

중년 이후 근원섬유의 부피와 밀도가 줄어들어 근육의 대사 능력이 저하됐다면 잉여 포도당을 빠르게 처리할 강력한 엔진을 상실한 것이다. 소모되지 못한 포도당 분자들은 혈관 내부를 떠돌다가 생체 대사를 위협하는 내장 지방의 형태로 누적되기 시작한다. 먹을 것이 남아도는 현대의 환경에서는 어쩌면 근육이 에너지 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일 수도 있다.

보폭을 늘려라

저자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보폭을 10센티미터 넓혀 걷는 것이다. 보폭을 10센티미터 늘리면 허벅지와 고관절 그리고 ‘요근’이라고 불리는 척추 주위 근육을 훨씬 많이 사용하게 된다. 걸을 때 척추를 바르게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편 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면,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코어 근육이 자연스럽게 단련된다.

허리 통증으로 인해 방문한 병원에서 나에게 추천했던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꾸준한 걷기를 통해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할 수 있으며 특히, 평소보다 보폭을 조금씩 높여가면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를 적극 추천했었다. 실제로 보폭을 넓혔을 때 확실히 근육의 당김을 느낄 수 있었다.

중년 비만은 생존 유전자가 만든 결과물

다이어트를 여러 차례 시도해서 성공과 실패를 맛보았다. 중년 이후의 다이어트는 딱 1번 성공했었다. 평소 즐기던 라면을 끊고 도시락 밥을 반만 먹는 식사법을 시행한 탓이었다. 운동량이 적으니까 먹는 걸 반으로 줄인 것이 효험을 본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생존 감량이란 말이 더욱 와 닿았다. 중년 이후 복부 비만으로 힘든 삶을 겪교 잇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건강 #마흔부터생존감량 #김경곤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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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라이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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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실력평가 시험이 있는 날이다. 주인공 닛타 고스케는 학교 정문 인근 길가에 경찰차가 있는 걸 목격하고 서둘러 등교했다. 교실에 들어서자 소란스러웠다. 반 친구들도 경찰이 출동한 일에 대해 여러 억측들을 하고 있었다. 국영수 세 과목의 실력평가 시험은 중지됐다. 어젯밤 교무실 금고엔 시험 문제지가 있었는데, 경비원이 사무실 유리창이 깨진 걸 발견하고 아침에 조사해보니 잠겨 있던 서랍을 누군가 억지로 연 것을 발견, 이를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소설은 이렇게 사건 발생으로 시작된다.



일본에서 사랑받는 작가이자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장편소설은 '탐정 칼릴레오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에 이은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로 작가를 대표하는 3대 미스터리 시리즈인 셈이다. 형사 닛타와 호텔리어 나오미가 콤비로 등장한다.


닛타 고스케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도난 소동에 연루된 인물은 초등학교 시절 함께 야구 클럽에서 투수로 활동했던 나카라이 다케히코였다. 투포수 관계였던 과거의 추억을 되돌려볼 때 도난 사건의 혐의자란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이에 닛타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경비원은 늦은 밤에 자전거를 타고 급히 나갔던 학생을 나카라이 다케히코로 지목했고, 이미 학교에선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 조사 후 다른 학생이 범인임을 확신한 고스케는 나카라이 집 인터폰을 눌렀다. 그의 어머니가 나왔다.


"다케히코는 그 사건의 범인이 아니에요. 제가 진짜 범인을 찾아냈어요. 다른 야구부원이에요."


이말을 듣고 어머니가 깜짝 놀란 그 순간 급히 현관문을 열고 나카라이가 뛰쳐 나와 진범은 마키노라고 말하는 고스케의 멱살을 잡으면서 학교나 경찰 모두에게 이 사실을 절대로 발설하지 말라고 엄포를 주며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마키노가 집에서 투신했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담임 선생이 밝혔다. 또 호기심이 발동한 학생들은 관련 정보를 모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고스케가  귀가했더니 집에 형사 두 분이 와 있었다. 마키노의 투신 사건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이 있어서 찾아온 거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서 같은 걸 남겼고, 거기에 고스케가 찾아와 시험지 유출 사건을 따졌다는 내용이 있어서 이를 확인코자 왔던 거다. 이후 신문에 관련 기사가 보도되었다. 마키노에게 도둑질을 명령한 2학년 중 1명은 체포, 2명은 계도 처분을 받았다. 고스케가 마치 형사처럼 오지랖을 떤 결과 마키노와 나카라이 두 학생은 타교로 전학을 갔다.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고스케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


소설의 무대가 확 바뀌었다. 호텔 코르테시아 도쿄. 호텔 프런트 카운터에 선그라스를 낀 남자가 접근하자 야마기시 나오미는 수상함을 감지했다. 이후 남자가 들고 있는 스마폰에 적힌 글을 읽고서 충격을 받았다. 그 내용은 호텔에 폭약을 설치했는데 정산기에 있는 현금을 모두 종이봉투에 담아 넘겨주면 이후 안전 장소로 피신, 폭약 설치 장소를 알려주겠다는 거다. 


나오미는 현금 중 일부를 봉투에 담아 넘기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후 경찰로 연결된 긴급 신고 버튼을 누르려 했다. 그러자 갑자기 한 남성이 멈추라고 말했다. 그는 나오미도 잘 아는 얼굴이었다. 바로 닛타 고스케였다. 실은 보안 훈련이었다. 그는 호텔 보안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후 호텔 총지배인 후지키에게 훈련 결과를 보고하자 곧 방문 손미이 있다고 했다. 바로 경시청 수사1과 아즈사 마히로 경감이었다. 이미 구면인 관계였다. 실은 닛타도 경시청에서 근무했던 유능한 수사관 출신으로 호텔 잠입 수사를 맡기도 했으며 나중에 호텔리어로 직업을 변경했던 거다.


경시청의 설명에 따르면 당초 다른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일본 추리소설 신인상' 심사회를 일주일 전에 이곳으로 급히 변경토록 주최자인 규에이샤 출판사에 요청했다고 했다. 그 이유는 현재 경시청에서 주시하는 인물이 심사회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신인상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이미 데뷔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상과 일반 공모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상이다. 이번 ‘일본 추리소설 신인상’은 후자에 해당한다. 응모된 원고를 예비 심사원들이 읽고, 뛰어나다고 판단한 작품을 추려 이번에는 다섯 작품이 최종 후보로 남았으며, 이를 심사위원들이 심사해서 수상작을 한 편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아즈사의 간결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경시청의 수사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은 표정을 짓는 닛코에게 “저희가 주시하고 있는 인물은 최종 후보로 남은 원고를 규에이샤에 응모한 인물, 즉 다섯 작품 중 한 편의 저자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호텔은 잠복 수사 현장이 되고, 닛타와 나오미는 고객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경찰들과 함께 진실을 찾는 공조 업무에 돌입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사실 호텔에 출입하는 많은 고객들은 가면을 쓰고 들락거린다. 이번의 경우는 순수한 호텔 이용자 외에도 출판사 관계자, 심사위원, 경시청 추적 사건의 연루자들 또한 가면 속에 그 진실을 감추고 있을 것이다. 사건의 추리와 삶의 페르소나에 성찰이 깃들어 있는 셈이다. 추리극을 즐기는 모든 분들에게 소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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