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경복궁 - 경복궁에 푹 빠진 사람의 시선
박찬희 지음, 이의렬.이가명 사진 / 빨간소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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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몇 년간 경복궁에 빠진 한 사람의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일부러 경복궁에 관한 세세하고 촘촘한 지식을 담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복궁을 보는 방법과 걷기에 집중하고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처음 경복궁을 가거나, 다른 눈으로 보고 싶거나, 천천히 거닐고 싶은 사람을 염두에 두고 그를 썼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박찬희는 대학에서 역사를, 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를 전공하고 박물관에서 일했다. 박물관에서 문화유산을 만나고 사람들과 박물관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며, 역사 현장을 찾을 때는 어느 때보다 눈이 반짝거린다고 한다. 현재 박찬희박물관연구소 소장이다.


총 8개 영역으로 구성된 책은 광화문 광장, 광화문에서 영제교까지, 근정전과 사정전, 강녕전에서 차경전까지, 경회루와 궐내각사, 향원정과 건청궁, 궁궐의 변화가 보이는 곳, 나만의 방식으로 경복궁 보기 등의 순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광화문광장


경복궁 여행은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대부분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으로 가는데, 저자는 이보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이 제격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주위로 큰 발딩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데, 조선시대에 이곳은 육조(이·호·예·형·병·공조)를 비롯한 중요 관청이 늘어선 거리이자 광장이었다. 육조거리까지 봐야 경복궁을 제대로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사진, 육조 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바로 앞이 세종대로 사거리로 광장처럼 굉장히 넓다. 조선 사람들은 이 사거리를 볼 수 없었다. 그 시절엔 이곳에 시청 방향으로 가는 길 대신에 ‘황토현’이란 낮은 언덕이 있었고 삼거리였다고 한다. 언덕을 그대로 둔 이유는 경복궁 안으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는 장치, 즉 방파제였던 셈이다.


현재는 모두 복개覆蓋되어 있어 보이지 않지만, 원래는 경복궁 동쪽으로 삼청동천(중학천), 서쪽으로 백운동천이 흘렀는데 이 개천들 사이에 경복궁이 자리잡았던 것이다. 옛 선인들은 궁궐을 세울 때 물줄기와 더불어 산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시작, 왼편으로 천천히 걸으며 조선으로 타임 슬립하자면 처음 만나는 세종문화회관은 1961년에 건립된 서울시민회관이 1972년 말 텔레비전 생방송 도중 대형 화재가 발생해 새로 확장 신축한 것으로 조선 때는 형조와 공조가 있었던 자리였다.


사헌부 터를 지나면 광화문에 성큼 다가온다. 잠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정원에 오르면 경복궁의 규모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광화문 뒤에 놓인 흥례문, 근정문, 근정전을 찾은 뒤 그 중심을 따라 가상의 선을 그으면 엄격한 좌우 대칭이 만들어진다. 이게 바로 경복궁 만의 특징이다. 근정전 뒤의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까지 좌우 대칭이 이어진다.


(사진, 경복궁 전도)


경복궁 왼쪽 끝에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인다. 조선 때는 이 일대에 여러 관청이 있었다. ‘궐내각사’라고 불렀다. 일제강점기에 모두 헐리고 달랑 한 채만 남았다. 경복궁 좌우로 마을이 보이는데, 오른쪽이 바로 ‘북촌’

이다. 한옥이 많은데, 이는 주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이다. 경복궁 왼쪽은 서촌이다. 현재는 빌라가 많이 들어서 있는데, 옛날엔 조선을 대표하는 실세 권력 가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미 술에 취하고 덕에 배불렀나이다. 군자는 만 년 동안 큰 복을 받으시리라.” - <시경詩經> 중에서


이 귀절에 나오는 큰 복이 바로 경복景福이다. 궁궐의 이름을 지을 때 이성계의 핵심 참모였던 정도전이 이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도전은 ‘왕이 나라를 잘 다스려 살맛 나는 세상’을 기원했으리라. 하지만 이름대로 조선은 살기 좋은 시대는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엔 경복궁의 건물 대부분이 사라지고 1926년 완공된 조선총독부 건물이 경복궁을 막고 있었다.


(사진, 조선총독부 청사)


광복 50주년을 맞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민족정기 회복을 내세워 중앙청(조선총독부 청사)건물을 1995년 8월 15일에 철거를 시작했다. 이듬해 완전히 철거되었으며, 지금까지 궁궐 건물들이 계속 복원되고 있다. 식민 지배의 아픈 역사도 후손들에게 길이 전해져야 하므로 철거된 조선총독부 건물도 보존해야 한다는 학계의 의견이 많다.


영제교永濟橋


광화문을 통과해 경복궁 뜰을 가로질러 제일 먼저 흥례문興禮門을 만난다. 이 문을 지나 영제교를 걷게 되는데, 책의 저자는 천천히 걸으면 눈에 들어오는 게 많아도 이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여러 동물상을 볼 수 았어서다. 다리 양 기둥에 여의주를 움켜쥔 용龍이 있고 물길을 바라보는 4마리의 서수상瑞獸像이 보인다.


흔히 ‘천록天鹿(祿)’이라고 하는데, 갑옷처럼 튼튼한 껍질과 부리부리한 눈을 지녔으며 뿔까지 달려 언제라도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 역사서 <후한서後漢書>에 이같은 상상의 동물이 실려있다고 한다. 서쪽 개울의 북쪽 동물은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마치 메롱하는 듯해, ‘메롱해치’란 별명이 붙어 있다.


(사진, 메롱해치)


영제교 아래에 흐르는 물을 금천禁川이라 하는데, 이는 궁궐 안으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풍수 사상이 반영되었으며, 이 물길을 지키는 네 마리의 상서로운 동물 또한 사악한 기운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듯하다.


책은 이제 근정전(중요한 국가 의례가 이뤄지는 곳), 사정전(왕이 일상적으로 일하는 곳), 강녕전(왕이 일상업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쉬는 사적인 공간), 교태전(왕비가 거주하는 곳), 자경전(대비가 살던 곳) 등 본격적인 정전政殿 소개와 함께 경회루(왕의 공식 잔치 장소)와 궐내각사(내의원, 홍문관, 승정원 등 궐 안에 있는 관청), 향원정(왕과 왕비가 노니는 사적 공간)과 건청궁(흥선대원군의 정치에서 벗어난 고종이 직접 정치할 나이가 되자 지은 궁)으로 이어지면서 책을 끝맺는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감상하자


경복궁은 매우 넓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모습과 자태가 달리 다가온다.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내리는 날은 더욱 더 그러하다. 봄의 경복궁은 연둣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여름은 궁궐 처마 끝의 빗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들리며, 가을엔 나뭇잎이 단풍으로 갈아입고 파란 하늘과 멋지게 어울려 사진 촬영 명소가 되고, 눈내린 겨울은 온통 하얗게 변하는 경복궁은 사계절마다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역사 #경복궁 #유혹하는경복궁 #박찬희 #빨간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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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암 강세황, 서호 김홍도 연구
유천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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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암이 안산에 거주할 때 어린 단원 김홍도는 그를 스승 삼아 화가의 자질을 길렀으니 두 거장의 만남은 필연적이지 않은가? 이들은 18세기 영·정조 르네상스를 꽃피운 일등 공신으로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표암은 당시 ‘예림의 총수摠帥’로 조선 화단을 장악했으니 그를 만나러 이곳을 드나들었던 문인 화가들의 분주한 발자국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려 문종이 심은 예술의 씨앗이 배테되어 최경을 거쳐 표암과 단원에 이르러 만개한 것이다. - ‘발간사’ 중에서



책의 저자 유천형은 문화원장 시절 과거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은 경험을 토대로 18세기 안산과 관련한 회화사의 일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18세기 두 거장의 발아지發芽地를 확실히 밝히고자 한다.


두 거장의 발자취를 세우는 것은 이들의 문화사적 업적이 너무나 크고 또 안산의 품격과 관련되기 때문에 안산이 단순히 자연환경만이 아니라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격조 높은 도시임을 천명하려는 의도가 담긴 셈이다.


청문당淸聞堂과 경성당竟成堂


안산 청문당은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에 위치한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94호로 지정된 곳으로 조선 시대부터 부곡동은 진주 유씨 세거지世居地였다. 즉 16대손인 유시행柳時行(1566~1606년)의 아들이 선조의 부마가 되자 선조가 내린 사패지인 이곳에 자리 잡았다. 당시 일만 권의 서적이 소장된 조선 시대 만권당 중 하나였다.


조선 시대 4대 만권당

서울 월사月沙 이정구의 고택

진천鎭川 이인엽, 이하곤 부자의 고택

안산 부곡(개멸마을) 유명천의 청문당

안산 정재골 유명현의 경성당


(사진, 청문당 전경)


4백여 년 전에 축조된 이 집은 당초 5천여 평 대지 위에 현정玄亭, 하당荷堂, 희한당熙閑堂, 만권당萬卷堂 등의 부속 건물과 괴석원怪石園 등 빼어난 정원을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 이 집을 설경으로 한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인 <자싱편도池上篇圖>가 유씨 가문과 진주 강씨 본댁에 각각 1점씩 전해지고 있다.


경성당은 처음엔 유명천, 유명현 형제가 공부하던 서실書室로 안산 부곡동(정재골)에 있었다. 현재 부곡동(개멸마을)에 있는 경성당은 그 후 유원성이 차명한 것이다. 이인좌의 난으로 인해 유명현이 남해의 외딴 섬에서 유배 중 죽고 이후 유씨 가문은 정재골(현, 정재초교 근처)로 낙향했던 것이다.


퇴당 유명천은 낙향 후 안산 부곡(개멸마을)에서 개인 서재를 청문당이라고 명명하고, 정재 유명현도 안산부곡(정재골)에서 경성당이라 이름했다. 표암 강세황의 증언에 따르면 청문당과 경성당은 각기 조선의 4대 만권당의 하나로 수많은 도서를 수장하고 있었다.


표암 강세황의 예술


강세황(1713~1791년)은 조선 후기 때 대표적인 문인화가이자 평론가이다. 문인 사대부로서 그림뿐만 아니라 시와 글씨에도 능하여 소위 시詩·서書·화畵의 삼절로 명성이 높았다. 타고난 예술적 재능 못지않게 탐구 정신 또한 투철해 만년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했다.


그가 활동하던 조선 후기 화단(1700~1850년 경)은 디양한 화법의 전개와 새로운 회화관의 탄생이 이루어지던 시기로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풍속화와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 등이 유행했으며, 점차 서양화법도 수용되고 있었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만들어 내었으며, 나아가 당시의 한국적인 회화 발전에도 크게 공헌햇다. 뿐만 아니라 김홍도, 신위 등의 스승이 되어그들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고 영향을 끼쳐 그들이 대가로 성장케 한 업적 또한 크다.


(사진, 표암유고에 실린 시詩)


마지막 두 구절의 ‘밤나무 솔 시냇가엔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옹기 촌 입구엔 시냇물 졸졸 흐르네’란 표현은 당시 강세황이 거주하던 산향재山響齋 앞을 흐르던 실개천과 그 개천을 따라 내려가면 우측에 조성되어 있던 소나무 숲을 지칭한 것이다.


김홍도의 생애와 화경


단원 김홍도(1745~1806년)는 안견, 장승업과 함께 ‘조선 3대 화가’로 지칭된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은 단지 ‘풍속화風俗畵의 대가’ 정도로 알려져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전통 회화 모든 영역에 두루 뛰어난 큰 화가였다.


유럽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 화가에 비교되는 천재 화가로 평가될 수 있을 정도이며, 겸재 정선(1676~1759년)과 더불어 김홍도는 조선의 화선畵仙으로 병칭된다. 그의 위대성과 걸맞게 장르별, 작품별, 회화사적 의의 맟 영향, 인물 됨됨이와 삶 등 다방면에 걸쳐 국내외의 여러 박사학위 논문을 비롯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사회 각계각층 남녀노소가 등장하는 익살스럽고 삶이 깃든 풍속화, 마냥 푸근하게 느껴지는 우리 산천을 화폭에 옮긴 진경산수화, 그리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까치, 강아지 등의 동물과 꽃을 소재로 다룬 영모화나 화조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정서를 누구보다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김홍도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그의 선대가 역관, 서리 등으로 중인 집안 출신이며, 그림과는 전혀 무관했음을 알 수 있다. 표암 강세황의 <표암고>중 ‘단원기’에 따르면 어린 시절 김홍도가 표암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그림에 재능을 보여 칭찬과 함께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788년 정조의 어명에 따라 금강산을 그렸으며, 동행한 강세황은 76세의 고령 탓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그동안 그린 작품을 보여 달라고 한 기록이 강세황의 <표암유고> ‘유금강산기遊金剛山記’에 나와 있는 걸로 보아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은 이때 제작된 초본으로 짐작된다.


서호西湖는 김홍도가 30대까지 많이 쓰던 사능士能 이전의 호이다. 서호는 한자문화권에선 꽤나 빈번히 사용된 명칭이다. 안산의 서호는 점섬 앞바다 일대를 지칭한다. 대개 호을 지을 때 자신 또는 자신의 주변 환경과 밀접한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김홍도가 인산에 거주했음이 확인되므로 서호는 점섬 앞바다인 서호에서 따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진, 서호 지도)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표암유고>에서 중년 이후 노년까지 절친한 친구였던 이수봉을 위해 지었던 ‘제화천이의숙문祭花川李儀叔文’에도 “서호西湖에서 술을 가지고 다니던 일이 곧 꿈속 일과 같다”라는 글이 있다. 표암은 중장년기에 안산에서 거주했으므로 서호는 바로 안산의 점섬 앞바다임을 알 수 있다.


안산의 문화사적 가치


안산은 강세황이 30세에서 60대에 들어 벼슬길에 나아가기까지 머물었던 지역으로, 그의 문화사적 업적을 남기는데 중요한 토양이었다. 강세황 외에도 조선 후기 문화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문인들의 삶도 청문당과 경성당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역사 #조선회화사 #표암강세황서호김홍도연구 #유천형 #지식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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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아파트 트렌드 2025~2032 - 인공지능이 예측한 재건축아파트 시세
양진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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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향후 10년간의 아파트 시장 예측이다. 이를 위해 과거의 선례나 통계를 활용하기보다 이제 막 우리나라가 들어선 3만 달러 선진국 아파트 시장의 부동산 트렌드를 응용하는 방법을 썼다. 그 결과 이 책이 제시하는 키워드는 '50층 초고층 아파트, 과시적 소비, 한강 르네상스'의 세 가지이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책의 저자 양진영은 부동산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매스컴에 등장하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다. 2018년부터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에서 사과랑이란 필명으로 아파트 시세 전망을 쓰기 시작해 2018~2021년까지의 상승장, 2022년의 하락장, 2023~2024년까지의 사승장을 예측해 왔다. 소비문화적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1장에선 주식아파트 투자 이론들을 설명하고, 2장에선 아파트의 미레 트렌드를 제시한다. 3장에선 재건축아파트 가격 예측(강남3구, 한강권)을, 제 4장에선 재건축아파트 가격 예측(개포,대치권)을, 제5장에선 재건축아파트 가격 예측(강남3구,비한강권)을 각각 전망하는데 인공지능의 계산을 활용해 제시하고 있다.


주식, 아파트 투자 이론


투자란 자신을 구매해 배당금, 임대료 등 예측 가능한 이득을 얻는 활동을 말한다. 투기자는 단기간에 이득을 얻고자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수하는 반면 투자자는 장기간에 걸쳐 현금이나 자본 수익을 꾸준히 얻기 위해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수한다. 이처럼 투자는 하나의 삶의 방식이며 개개인의 철학이다.


이런 투자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도사리고 잇기 때문이며 이는 주식이나 부동산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불확실성 하에선 투자자는 자신의 판단력과 인내심을 시험받게 되는데, 진정한 투자자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이를 즐긴다.


저자는 먼저 견고한 토대 이론에서 모든 투자 자산은 내재가치內在價値를 지니고 있음을 가정, 주식이나 아파트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하락하면 매수, 상승하면 매도 기회가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주식의 경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라는 펀드멘털에 따라 내재 가치를 결정한다. 아파트의 경우엔 장기간에 걸친 입지의 우수성이 만드는 펀드멘털에 따른 고유의 내재가치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주식 평가시 활용되는 배당금할인모델(DDM)이 한국의 아파트 내재가치를 파악하는데 보다 효과적이었다. 즉 배당금과 지속적인 성장률(부동산의 경우 매년 상승하는 가격의 비례율)을 가정하는 Gordon 성장 모델(GGM)이 우리나라 아파트 가치 평가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사진, 아파트 내재가지 계산법)


주식에서의 배당금은 부동산 투자에선 순영업소득NOI이다. 이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수익성을 파악하는데 사용되는 중요한 지표로 특정 부덩산의 연간 영업 수익에서 운영비를 공제한 금액이다. 즉 임대료, 주차요금, 광고 수입 등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총수입에서 부동산의 유지 및 관리, 세금, 보험료 등의 총운영비를 뺀 순수익이다. 아파트도 이젠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뀌는 추세이므로 기존의 자본 수익에서 임대 수익을 고려한 투자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인공지능 활용하기


책에선 네이버 CLOVA X, 구글 제미니,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 챗GPT 등 인공지능에 질문하는 형식으로 한국 아파트 가격을 예측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들에게 구체적인 계산식을 묻고, 4개 인공지능이 답변한 수치의 평균을 구하는 방식으로 개별 아파트의 재건축 후 가격을 산출했다.


부동산 가격 예측에 있어 어떤 모델이 더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지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모델, 부동산 시장의 비선형적이고 복라봔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좋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는 뛰어난 자연어 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부동산 관련 텍스트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해 예측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부동산 및 금융 분야에서의 정밀한 예측에 강점을 보인다.


네이버 클로바 X의 경우 국내 부동산 시장에 특화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잘 반영한 예측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의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어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최신 데이터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어우리나라 아파트 가격 예측에 더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챗CPT는 부동산과 같은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나 정밀한 예측보다는 일반적인 지식 제공에 더 강점을 가졌으며, 구글 제미니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과 다양한 모델 아키텍처를 지원하여 복잡한 부동산 시장의 패턴을 학습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이같은 장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책에선 네이버 클로바X,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 구글 제미니의 3개 인공지능에 동일한 질문을 제시한 후, 3개의 답변을 각각 얻어 이에 대해 평균값을 요청해 그 가격을 최종 결과값으로 채택했다.


50층 초고층 아파트


선진국형 주거 문화에 진입한 한국에서는 먼저 거쳐 간 미국, 영국, 일본처럼 50~70층 초고층 아파트가 명품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는 과시적 소비의 대상이 될 수 있 을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변 아파트 층고 제한 35층을 전면 퍠지(2023년)함으로써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신반포2차, 신반포4차, 반포 미도아파트, 잠실 주공5단지, 잠실 우성1, 2, 3차가 49층 이상의 재건축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 또는 수정 가결되었다. 대치 한보미도맨션은 불과 1년 만에 50층 아파트로 확정되는 셈이다. 또 은마 등 35층으로 정비구역에 지정된 아파트들도 다시 50층으로 지정받고자 준비 중이다.


한강 르네상스


한강 르네상스는 한강의 문화, 여가적 측면을 넘어서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압구정 등 한강변 재건축 사업은 전임 박원순 시장의 규제책으로 인해 주춤했으나 오세훈 신임 시장의 취임으로 ㅈ재건축 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강변 35층 제한이 풀리면서 잠실, 성수, 압구정, 반포, 이촌, 여의도 등 한강변 단지들은 최고 50층이 허용됨에 따라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보이는 초고층 밀집 현상이 서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과시적 소비와 양극화


미국의 사회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자신의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트리마제 같은 현상을 '과시적 소비'란 개념으로 소개했다. 100년 전 미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은 초고소득층을 탄생시켯고, 이들은 단순히 필요를 충족시키는 행위를 넘어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富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려는 명품 구매와 주택을 소유했다.


베블런에 다르면 과시적 소비는 사회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고가의 사치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우위를 과시하고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려는 심리를 갖게 된다.


또 과시적 소비가 발생하는 배경은 부유층의 등장과 노동 기피 현상이다. 유럽의 경우 산업혁명 후 부를 축적한 새로운 부르주아 게급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귀족 사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부를 과시하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확립하려는 경쟁이 심화되었다.


현재 미국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는 기술직의 연봉이 5억 원, 기업체 회장은 1천억 원대의 연봉이 많은데, 이같은 유산 계급이 증가할수록 미국에서 과시적 소비가 더욱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사진, 인공지능이 계산한 재건축 아파트 시세)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할까? 국민소득이 선진국 기준인 33,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주거지에 대한 과시적 소비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1억 원 이상의 소득자들 중 77%가 서울, 경기도 거주자이고, 부유층에 인기가 높은 강남과 용산의 아파트가 대략 60만 채인데, 연간 3억원 이상 버는 초고소득자 19만 명이 강남과 용산에 집중되면 향후 강남용산과 기타 지역으로 양극화 현상이 길수록 뚜렷해질 것이다.


(사진,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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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는 노력 -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류랑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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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와 소비자가 상품을 통해 서로 거래하는 시장처럼, 회사와 구성원은 일의 성과물과 급여라는 교환물交換物을 통해 끊임없이 ‘거래’한다. 즉 회사의 구성원은 성과, 역량, 능력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회사는 연봉과 보너스, 미래에 대한 비전, 희망 직무, 승진, 업무 환경 등에 관해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화답한다. 하지만 양 당사자의 상호 원하는 조건에 괴리가 클 경우 시장에서의 상품 거래와 마찬가지로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장인이 수행한 일의 결과를 수용할지의 여부는 리더의 손에 달렸다. 즉 시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처럼, 수행한 업무를 구매하는 고객은 의사결정권자인 리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에 대해 훌륭한 성과를 내려면 리더가 미처 지시를 내리지 못한 부분까지 읽어내고 이를 정확하게 그려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제발 숙제를 풀 듯 일하지 말라고 말한다.


리더가 과업 수행을 요청할 때 아랫사람에게 시시콜콜하게 전부를 말하지 않는다. 이는 귀찮아서라기 보다 직원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의 의중을 잘 헤아려야 하는 법이다. 이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헛다리를 짚는 꼴이 되고 만다. 당연히 그 업무의 품질은 별로일 것이다.

리더와 같은 방향의 목적지를 바라봐야 리더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일치시킬 수 있다. 만약 업무 수행에 대한 회의를 했다면 자신의 의견을 글로 적어 리더를 찾아가 지시사항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받는 게 좋다. 무조건 알아서 하겠다고 믿고서 맡겨달라고 하면 리더가 뭘 믿고 맡기겠는가 말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 목표와 관련된 유용한 일들을 ‘제대로’ 성과에 명중시키는 것이다. 즉 ‘제대로 열심히’의 요건은 타킷에 명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정조준해야 할 과녁이 무엇인지를 머릿속에서 그려내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구체적인 성과목표와 성과창출 전략을 말한다.


성과를 미리 시각화하라. 눈에 보이는 명확한 목표와 성과창출을 위한 전략과 계획을 갖추고, 그것이 성과로 창출되는 과정을 미리 점검해 보는 사람이 진정 속이 꽉 찬 강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성과로 창출하고자하는 목표에 대한 구체적 이미지를 갖고서 나가는 방향이 맞는지 점검하며 나아가야 한다.

이솝우화 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스토리가 있다. 욕심 때문에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은 사람의 행동을 지적하는 그런 내용이다. 왜 사람들은 더 나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고忍苦의 시간을 견디지 못할까? 너무 손쉽게 대박만을 기대하는 건 아닐까?


실패한 기업의 공통적 특징은 기업 구성원들이 환경 변화에 둔감하고, 현실에 안주한다는 점이다. 선배들이 쌓아 올린 공든 탑을 즐기기만 하고 자신의 이익에만 골몰한 결과로 ‘2류 기업’ 또는 ‘퇴출 기업’이라는 오명과 굴욕을 뒤집어쓴다.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처지에 입맛에 맞는 일만 선택, 딱 정해진 시간에만 일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는 아무런 대가 없이 프로가 되려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일의 시작과 끝을 주도적으로 장악할 역량을 갖추려면 마땅히 처절한 진화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저자는 성과코칭을 하면서 역량은 쌓이지 않았는데 경력만 가득 쌓여 나중에 운이 좋아 큰일을 맡게 되어도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조직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케이스를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완성도(품질과 데드라인)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유통기한이 있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어찌 될까? 그렇다.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간다. 회사에서 하는 업무도 마찬가지다. 급여를 받고 노동력을 제공할 때 조직 구성원들의 노동력은 하나의 상품이다. 이도한 엄연히 유통기한이 있다. 이를 납기일, 마감 기한, 데드라인이라고 부른다.


정해진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면 당연히 그만큼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종종 ‘마감일보다 좀 지연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차악次惡의 선택일 뿐이다. 비록 목표를 달성했다할지라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마감일을 넘겨 완성한 웹툰은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들이켜는 유통기한 지난 우유와 같다.


'마감 기한을 준수한다'는 말 속엔 '고객과 합의한 품질'이 당연한 전제 조건으로 깔려 있다. '속도 혹은 품질'이 아니라 '속도 그리고 품질'인 것이다. 

이타적인 관점에서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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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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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는 도덕적일 필요가 없으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고 변덕스럽다는 전제하에, 군주는 그들의 본성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통해, 권력 유지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라면 비도덕적 행위도 용인될 수 있음을 사시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당시의 정치적 혼란과 권력 투쟁 속에서 실용적인 통치 지침으로 자리 잡았으며, 오늘날까지도 정치학과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여겨진다. 또한 권력의 본질과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이상주의적 철학과는 대조되는 현실주의적 정치 철학의 기초를 다진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의 저자 김태연 인문학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현명한 지식과 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사유하는 지식 큐레이터인데, 이탈리아어로 쓰인 초판 원문에서 추린 42개 명제들을 총 4개 파트에 걸쳐서 소개하면서 이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아울러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수단과 목적을 구분하지 말아라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 <군주론>15~17장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멕베스>의 주인공은 덩컨 왕의 신하이자 용맹한 전사였던 맥베스였다. 충실하게 자신의 직분을 수행하던 그에게 3명의 마녀가 왕이 될 상이라고 예언함으로써 욕망의 불길이 타올라 결국 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다. 그의 목적은 왕이 되는 것이었고, 그 수단으로 부도덕한 암살을 결행한 것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맥베스의 그런 행동을 비도덕적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의 정치 철학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통치자는 이상적인 도덕성과 현실 정치 간에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칠 때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고 국가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서라면 비도덕적인 수단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16세기 이탈리아 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 나폴리, 로마 교황령 등의 독립적인 도시국가들은 내부의 권력 다툼과 외세의 침략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기에 성장한 그는 피렌체에서 외교관과 공무원으로 활동했기에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연구했으며, 외세 침략에 맞서고 내부의 안전성 유지에 깊은 고민을 했던 것이다.


현대의 정치와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마키아벨리의 이같은 명제에 대한 찬반 논쟁이 있지만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 또한 정당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세부적으론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다양한 윤리적 기준과 법적 규제를 통해 어떤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사회 전체의 합의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외관에 잘 속는다


"대중은 항상 외관에 속고,

세상은 주로 대중으로 이루어져 있다."

- <군주론> 18잔 중에서


독재자 히틀러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철저히 관리하고, 대중들의 감정을 선동하는 방식을 통해 권력을 손에 쥐었다. 즉 그의 군복, 제스처 등은 강력한 이미지를 형성했고, 괴벨스의 프로파간다를 이용해 나치 이데올로기를 퍼뜨렸다. 또 대중들을 선동하기 위해 반유대주의와 반공산주의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선량한 유대인의 대학살극이 자행되기도 했다.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군주가 실용적인 목표를 위해 사람들을 속이더라도 사람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중들은 눈앞에 보이는 환상에 쉽게 현혹되거나 선동되어, 중요한 현실을 외면하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무언가를 판단할 때 깊이 생각치 않고 단순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런 경향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강력한 지도자는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는 진실을 숨기고 기만적인 행동으로 대중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기만이란, 단순히 거짓말을 넘어 대중이 자신이 강력하고 안정ㅈ적인 지도자로 인식하도록 연출하는 것이다.


또한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항상 도덕적 지도자일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실용적인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는 이재명 야당 대표가 갑자기 실용주의를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대중들은 군주의 도덕성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안정, 평화, 번영을 제공받을 때 군주에게 존경과 충성을 바치게 된다는 점이다. 이재명의 '전국민 25만원 지급'이 바로 마키아벨리식 기만 전술인 셈이다.


과도한 인자함을 경계하라


"현명한 군주눈 인자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보다

인색한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을 선호해야 한다."

- <군주론>, 16장 중에서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은 매우 인색한 사람으로, 직원들에게 엄격하고 돈을 철저히 아끼는 생활을 한다. 이런 태도가 주위 사람들에겐 냉혹하게 보였지만 결국 그는 안정적인 생활과 함께 성공한 사업가로 남았던 것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유령 셋이 나타나서 인색함이 타인의 부정적 평가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마키아벨리는 교황 율리오 2세를 소환하여 교황직 수행 동안에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고자 여러 정책을 펼쳐서 군중들에게 관대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시적으로 인기를 얻고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효과적이었지만 장기적으론 나라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원금 지급, 공공 프로젝트 추진, 교회 영광 재현용 건축 사업 등이 나쁜 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자원과 예산의 효율적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기업 경영에선 자원을 잘못 분배하면 장기적으로 회사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으며, 직원들을 위한 복지 정책이 초기엔 인기를 얻는데 유효하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결국 기업 전체에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명한 지도자(경영자)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필요할 때는 비록 인색하게 보일지라도 장기적 안정을 위해 절약하는 게 필요하다.


긍정적보상은 점진적으로, 잔혹함은 단번에 주어라


"모든 잔혹함은 한 번에 실행되어야 하고,

반면에 혜택은 조금씩 나누어 주어야 한다."

- <군주론>, 8장 중에서


어느 기업의 CEO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회사의 재정난을 타개할 목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는 이 사실을 직원들에게 신속하게 공지하고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 지었다. 한 번에 충격과 고통을 안겨주고 끝냄으로써 직원들의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후 잔류한 직원들에게 작은 보상을 점진적으로 제공했다. 먼저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성과에 다라 보너스를 지급하며, 승진의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을 천천히 늘렸다. 이런 혜택이 주어질 때마다 직원들은 회사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었으며, 생존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 이갸기는 마키아벨리식 전략으로 파산 위기를 극복한 한 회사의 사례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잔혹함은 신속하게, 혜택은 점진적으로 베풀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잔혹한 대우는 반복되면 반감을 키우지만, 혜택을 조금씩 게속 나누어 주면 감사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추가 설명한다.


<군주론>에선 악행을 통해 군주가 된 사례로 밀라노 공국의 통치자 루도비코 스포르차를 언급한다. 그는 스포르차 가문 출신으로 어린 조카가 밀라노 공국을 상속받자 섭정을 맡아 실질적으로 밀리노를 다스렸던 인물이다. 이 기회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루도비코는 권력 유지를 확고히 하려고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를 단행, 반대자들을 철저히 제거하고,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 수도 있는 정치적 인사들을 단번에 처리했다. 이 전력은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모든 잔혹함은 한 번에 실행해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며, 신속하고 강력한 통치로 반대 세력의 반발을 차단코자 했다. 이를 통해 그는 밀라노 내에서 입지를 굳히고 통치 기반을 안정화했다.


이후 루드비코는 밀라노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혜택을 점진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는 예술과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유명 예술가를 후원했다. 이로 인해 밀라노는 예술과 학문의 중심지로 발전했고, 군중들은 통치자로서의 루드비코에 지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런 점진적 혜택 제공이 바로 마카이벨리의 "혜택은 조금씩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며, 이는 군주가 군중들로부터 더욱 지지를 얻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사진, 뒷표지)


메디치 가문에 외면받은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담은 <군주론>을 메디치 가문에 헌정했지만, 아이로니하게도 메디치 가문은 이를 외면했다. 아마도 그가 공화정에서 활동했던 이력 때문인 듯 싶다. 결국 마키아벨리는 정치적 부활의 꿈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인문 #군주론인생공부 #김태현 #마키아벨리 #42가지철학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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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2-11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맘에 드는 구절입니다. 저도 다른 출판사의 것으로 군주론을 갖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