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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디퍼런트 - 변하는 중국, 달라질 투자
신형관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10월
평점 :
사람, 산업, 회사, 심지어 공산주의 제도와 사회주의 체제도 과거의 것들과, 아니 우리가 아는 것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오히려 변하지 않은 것은 우리의 오래된 박제 같은 중국에 대한 인식이다. 그래도 별 영향이 없다면야 몰라도 이제부터는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쓰나미가 올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그들은 강해지고 변해가고 있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이걸 애써 모르는 체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어쩌면 후세에 더 큰 짐을 지우는 것이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신형관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이사로 2024년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하이 대표이사로 재직했었다. 15년 넘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며 외국 회사가 가져야 할 제반 중국투자자격을 취득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중국 국내 사모펀드운용사의 다수 상품을 발행 및 운용했다.
총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역사로 보는 중국 경제(파트1), 이론으로 보는 중국 경제(파트2), 생활로 보는 중국 경제(파트3) 순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저자는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40년 넘게 공부해오고, 30년 넘게 금융투자업에 종사해 왔고, 20년 넘게 중국 땅에서 살아오면서, 오직 중국 한 가지만 보고 있다. 그래서 책의 집필 방향을 이런적인 개념, 통계를 통한 이해, 역사적인 접근, 그리고 생활적인 검증 등을 하나씩 펼쳐보인다.
삼국지연의와 중국
넓은 땅의 중국엔 여러 민족들이 살고 있음을 이미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책은 '하나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는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으면 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천하의 대세를 논하자면, 흩어짐이 오래되면 필히 합쳐지고, 합침이 오래되면 필히 흩어진다"
왜 중국 세상은 이렇게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걸까? 온 세상도 그런 걸까? 이에 대해 중국사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인 프레드릭 웨이크먼은 이런 질문이 바로 서양과 동양 역사의 '구분점'이라고 보았다.
세계 최초 제국인 유럽의 로마와 중국 한나라가 붕괴한 후 유럽과 중국의 역사는 왜 달라졌는지에 대해 프레드릭 웨이크먼은 "통일은 중국의 일종의 문화다"라고 답을 내렸다. 또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중국은 유일하게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사회"라고 서술했다. 그래서 통일은 중국의 문화이자, 통치의 궁극적 목표인 셈이다.
중국 경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경제를 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자연을 보는 법을 차용하여 경제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대문호 소동파는 "가로로 보면 고개, 세로로 보면 봉우리, 원근고저遠近高低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일세"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각도를 바꿔서 사물을 보는 것이다.
경제도 멀리서 보고 가까이서보고, 여러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 멀리서 본다는 것은 거시적인 큰 흐름과 전체를 길게 보는 것이거, 가까이서 본다는 것은 세부 사항, 특히 미시적인 세부를 단기간에 잘 살펴보는 것이다. 오늘날의 중국 경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서 보거나 높낮이와 모습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경제에 관해 서로 다른 견해나 판단을 갖는 게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대 처우치런周其仁 교수는 멀리서 봐야 하는 이유를 "대규모 수입과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날 중국을 글로벌 경제라는 큰 배경 속에서 보지 않으면, 중국도 세계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면 되지만 경제는 사람들의 활동이므로 변화가 크고 분석과 예측이 수반된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의 미래 변화가 사람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 오늘의 결정을 내려야 하고,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이다. 그래서 경제는 자연과 달리 이를 분석해서 보는 이론이 필요하다.

(사진, 제도 비용 성장 이론)
미국 반도체와 중국 희토류
중국 경제의 개혁개방을 설계했던 덩샤오핑은 과거 1992년 남방 시찰 때 "중동엔 석유가 있고, 중국엔 희토가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는 희토류가 전략적 자원으로서 석유에 필적하는 가치를 지닌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당시 중국의 희토 자원이 전세계 매장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충분히 자랑할만 했다. 이같은 통찰이 현재 미국이 촉발한 관세정책의 대항 무기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희토류稀土類는 원소번호 57~71번 란타넘계 15종種에 스칸듐(Sc)과 이트륨(Y)을 더한 총 17개의 금속 원소군群을 일컫는다. 이 원소들은 "현대 산업의 비타민"으로 첨가하면 소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특성을 지닌다.
희토류의 가장 큰 수요처는 영구자석으로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이 합금된 NDFeB(네오디뮴-철-붕소)는 최고 성능의 영구자석인데, 전기차 구동 모터, 풍력발전 터빈의 발전기에 필수적이다. 전기차 1대엔 5~10kg, 하이브리드엔 2~3kg의 자석이 쓰인다. 테슬라가 희토류 없는 영구자석 모터 개발을 한다고 발표했지만, 단기간에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한다.
또 산업용 로봇의 전동기, 에어컨과 냉장고 등 가전의 고효율 모터, 스마트폰 진동모터 등 움직임이 발생되는 모든 전기전자 제품에 희토류 자석이 활용된다. 자석 외에도 광섬유 통신용 증폭기, LED와 LCD 디스플레이의 형광체, 카메라와 센서의 광학유리 등 다양한 산업에 희토류가 쓰인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첫 입법으로 지난 2024년 10월 1일부터 <희토 관리 조례>를 시행했다. 이 조례는 중국 희토 산업 발전에 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3가지다. 첫째, 희토 자원을 국가 소유로서 보호 및 채굴한다. 둘째, 채굴량을 탄력적으로 관리하되 관련 기업은 허가제로 규정한다. 셋째, 산업 및 기술 혁신을 장려하여 경쟁력을 높인다.
국영기업과 민영기업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민영경제는 ㅂ약적으로 성장은 "56789"라는 수치로 묘사된다. 민영기업이 국가 세수의 50%, GDP의 60%, 기술 혁신의 70%, 도시 고용의 80%, 기업 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수치로 중국 경제속의 비중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셈이다.
중국은 민영경제를 공유경제와 상호 보완적인 경제체제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흔들림 없이 둘 다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영기업에 제도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한편, 국유기업과의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개됨을 의미한다.

(사진, 항저우 육소룡)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국유 대기업들이 허리를 받치고, 첨단산업은 민간기업들이 최전선에서 미국과 맞서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중국 경제 개혁의 원동력은 중국 정부가 아닌 민간에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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