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루스벨트는 전국의 은행을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뱅크 홀리데이‘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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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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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생명종과 아득한 과거를 공유한다. 이 책에서 나는 다양한 감각을 대표하는 바다, 육지, 하늘의 생물종을 선택했다. 귀신고기는 칠흑 같은 심해에서 빛을 감지하는 기묘한 능력이 있고, 별코두더쥐는 빛이 없는 땅굴을 촉각으로 헤쳐나간다. 달빛조자 없는 밤, 수컷 큰공작나방은 수 킬로미터 밖에 있는 암컷을 후각으로 찾아낸다. 이들의 비범한 감각은 우리에게 차이보다 공통점이 더 많음을 일깨운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재키 히긴스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적인 석학 리처드 도킨스 밑에서 수학했다. '옥스퍼드 사이언티픽 필름'에서 근무하며 약 10년 동안 BBC, PBS노바, 채널4,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채널 등에서 방영된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후 BBC의 과학 부서로 이직, <호라이즌>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제작해오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첫 과학서다.

총 12편으로 구성된 책은 공작사마귀새우와 비밀스러운 인간의 색각, 귀신고기가 재조명하는 인간의 야간시, 큰회색올빼미가 들려준 인간 청각의 가능성, 별코두더쥐가 드러낸 인간 촉각의 잠재력, 흡혈박쥐가 밝힌 인간의 쾌감과 통증, 골리앗메기가 넓혀준 인간 미각의 이해, 블러드하운드가 알려준 인간 후각의 역량, 큰공작나방과 페로몬/인간의 욕망감각, 치타와 함께 내달린 인간의 균형감각 연구, 먼지거미와 인간의 시간감각에 대한 단서, 큰뒷부리도요가 일깨운 인간의 방향감각, 참문어와 인간의 몸감각에 대한 고찰 등으로 이어지며 우리들이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놀라운 감각의 세계로 인도한다.

방대한 내용을 제한된 지면 속에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내가 관심을 갖고 읽었던 부분을 추려서 소개함으로써 리뷰에 갈음하려 한다. 이미 눈치 빠른 분들은 벌써 이를 알았을 듯하다. 서문에 실린 그 내용의 일부를 밝혔으니 말이다.

귀신고기와 인간의 야간시夜間視

2007년 7월, 심해 생물 탐사를 위한 조사단이 사모아섬 아피아항을 출발했다. 이 배엔 영국 생물학자 론 더글러스와 줄리언 파트리지를 필두로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승선했다. 이제껏 가보지 못한 깊이의 바닷속 심해 생물을 만나 볼 소중한 기회였다.

이 존네호가 출발하기 70여 년 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남긴 스케치에서 착안한 장치에 목숨을 걸고 2명의 탐험가들이 미지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장치는 '바티스피어'라는 아주 초보적인 잠수정으로 지름이 겨우 1,5미터인 주철 구형 구조물이었다. 1934년 8월 15일, 윌리엄 비비와 오티스 바턴은 인류 최고의 기록에서 6배 더 깊이 들어갔다. 해저 923미터에 도달했다. 이들은 햇빛이 물속으로 내려갈 때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목격, 심해가 단순히 암흑의 영역이 아니었음을 발견한 최초의 과학자가 되었다. 즉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빛 파장이 하나씩 사라지는 걸 보았다.


심해 어류의 뇌 부피 분석은 대다수 종에게 시각이 가장 중요한 감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많은 심해어가 생물발광이라고 하는 생물학적 불꽃놀이를 통해 스스로 빛을 만든다. 생물발광은 천적의 공격을 방해하는 데도 사용된다. 파트리지는 "심해어가 육지나 해상을 통틀어 모든 척추동물 가운데 최고의 야간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심해가 광자光子가 가장 희소한 환경일지라도 이곳에 사는 어류는 그 적은 광자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그 누구보다 많은 심해어를 직접 목격한 더글러스와 파트리지는 심해 생물들이 시각의 한계를 어떻게 확장하는지 알아냈다. 파트리지의 설명에 따르면 머리에 눈이 들어갈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최선의 방법은 안구의 옆면을 깎아내 튜브형으로 만드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시야는 좁아지지만 사물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눈알이 네 개로 보이지만 실제는 두 개인 귀신고기는 눈 안의 거울 구조가 완벽한 곡선으로 휘어져 있어서 유사 안구의 망막에 빛을 또렷하게 초점 맞춘 이미지로 반사했다. 거울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유일한 척추동물임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2009년 1월에 발표되자 네눈박이귀신고기는 전 세계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인간의 야간시는 올빼미나 여우, 심해어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진다. 지금까지 빛이 감지될 수 없는 광자 수 하한선이 있다고 가정했으나 결국 그런 역치 같은 건 없음이 밝혀졌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우주를 구성하는 단 하나의 기본 입자까지도 희미하지만 탐지하는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별코두더쥐

피부는 우리 몸의 경계를 정하고, 형태를 부여하며, 우리 몸을 하나로 유지하게 해준다. 감영과 화학물질, 자연환경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땀을 내어 열을 식혀주는가 하면, 소름을 돋워 식은 몸을 데워준다.우리가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지점이며, 두더쥐의 코처럼 우리의 촉각을 저장하고 있는 곳이다. 다라서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크기를 차지하는 감각기관이다.

별코두더쥐는 모든 면에서 유럽두더쥐를 크게 앞질렀다. 별코두더쥐의 주둥이에 있는 신경 수만 따져도 사람의 손 전체에 있는 촉각 신경을 다 센 것보다 훨씬 많은데, 이 별 모양 코 전체 길이가 1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손 전체가 감지하는 촉각의 6배에 달하는 감각 능력이 단 한 개의 손가락 끝에 집약돼 있는 셈이다.

별코두더쥐는 우리가 보통 후각과 연관 짓는 기관을 통해 촉각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이들의 별 모양 코가 포유류 통틀어 가장 예민한 기관으로 꼽하지만, 우리의 피부와 손끝에도 같은 가능을 수행하는 세포가 그득하다. 이 세포는 우리에게 일상의 경험을 넘어선 더 큰 세계를 느끼게 해주는 촉각 감지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영혼에 관하여>에서 “인간은 많은 동물보다 열등하지만, 촉각의 섬세함에서는 어떤 동물보다도 월등하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 우리의 별코두더지를 몰랐을 것이다.

큰공작나방

<유인원의 체취>에서 동물학자 데이비드 마이클 스토더트는 "인간을 모든 유인원 가운데 가장 체취가 강한 종으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인간은 엉덩이에 나방의 냄새샘(취선) 같은 것이 없기에 스토더트는 피부와 그 아래 감춰진 매우 많은 분비샘을 파고들었다.

남성과 여성의 땀 성분을 분석해보면 남성에게서 더 많은 남성호르몬 계열의 스테로이드가 발견된다. 여기에는 오래전부터 돼지의 성페르몬으로 알려져 온 물질도 포함된다. 나방의 '사랑의 약'과는 달리, 안드로스테논은 수퇘지의 침에서 분비되어 암퇘지를 향해 날리는 '유혹의 신호'로 작용한다.

밤공기를 타고 수컷을 향해 날아가 행동을 유발하는 암컷 큰공작나방의 페르몬처럼 직접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유형은 행동유발 페로몬이라고 한다. 번식력과 같은 정보를 전달해 행동에 영향을 미미치는 유형은 정보표시 페로몬으로 분류한다.


“페로몬이 하는 일은 섹스가 전부가 아닙니다.” 와이엇은 동물 페로몬이 가족관계나 사회적 유대만이 아니라 공포 반응이나 도피 반응 같은 생존 행동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인간도 페로몬으로 아주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알아내지 못한 것일 뿐입니다.”

인간 감각의 새 지평을 연다

연구자들은 이미 혀로 '보는' 임플란트로 시각장애를, 소리를 '느끼는' 진동조끼로 청각장애를 보완하는 보조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해커들은 적극적으로 감각의 확장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고 믿으며, 동물계에서 보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감지할 수 잇는 범위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10조분의 1에 불과하다. 만약 그 범위를 확장하면 어떤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까?


#교양과학 #감각의신세계 #재키히긴스 #위즈덤하우스 #12가지경이로운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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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읽어야 할 인간관계론 - 일, 자산, 기회의 격차, 결국 사람을 다루는 법에 달렸다
데일 카네기 지음, 김종희 옮김 / 빅피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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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 책이라고 했지만, 이 책이 다루는 것들은 사실 훨씬 더 오래된 것들이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내가 틀렸다는 말을 듣기 싫은 마음. 이것들은 대공황 시대의 미국인도, 지금의 우리도 똑같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한 사람의 관계를 결정하고 삶의 질을 결정한다. - '역자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데일 카네기는 세계 최초의 인간관계/커뮤니케이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훗날 '데일 카네기 트레이닝'으로 발전해 전 세계 수많은 리더와 직장인의 필수 교육과정이 되었다. 그는 빈농貧農의 아들로 태어나 세일즈맨, 배우, 강사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의 정수를 담아 1936년에 출간된 책이 바로 <인간관계론>이다. 


카네기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강의 노트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삶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쌓아온 현장의 지혜라는 뜻이다. 그 지혜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 90년 전에 출간된 책이 아직도 매년 25만 부씩 팔리는 스테디셀러인 이유이기도 하다.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적을 만들지 않고 사람을 얻는 법(파트1), 말하지 않고 마음을 얻는 법(파트2),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파트3), 끌려다니지 않고 이끄는 법(파트4) 등을 통해 서른 개의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질문1)분명히 상대가 잘못했는데, 왜 지적할수록 관계가 어그러질까?

뉴욕의 최고급 주거지에 권총 소리와 기관총의 타격음이 한 시간 넘도롣 비명처럼 울려 퍼졌다. 흥분한 시민 1만 명이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이 광기 어린 광경을 지켜보았다. 뉴욕 한복판에서 이런 유혈 사태가 벌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총격전의 범인 크롤리가 체포되자 멀루니 경찰국장은 '이 무법자는 깃털 하나만 잘못 떨어져도 사람을 죽일 놈입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렇다면 크롤리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총알이 아파트 벽을 뚫고 들어오는 절박한 순간임에도 그는 편지를 쓰고 있었다. '내 외투 속에는 지친 심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친절한 심장입니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 심장 말입니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이 있기 얼마 전, 롱아릴랜드 외곽의 시골길에서 차를 세워둔 채 여자 친구와 함께 있었다. 한 경찰이 다가와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자 이에 응하는 대신 경찰에게 총을 난사했다. 심지어 쓰러진 경찰의 몸에 확인 사살까지 했다. 잔혹한 살인마임에 분명하다. 결국 그는 전기의자 형을 선고받았다.

시카고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잔혹한 갱단의 두목 알 카포네자신을 악인惡人으로 여기지 않았다. '저는 인생의 황금기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도록 돕는 데 바쳤습니다. 하지만 제게 돌아온 것은 비난과 쫓기는 신세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저 세상이 몰라주는 '억울한 자선사업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 창립자 존 워너메이커는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30년 전에 깨달았습니다. 사람을 꾸짖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요. 님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열 올릴 시간에, 차라리 내 부족함이나 하나 더 고치는 게 이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 하나 똑바로 살기에도 인생은 벅차니까요' 반면에 100명 중 99명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참혹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비난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심리학자 스키너는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나쁜 행동에 대해 벌을 주는 것보다 좋은 행동을 보상할 때 동물이 훨씬 빨리 배우고, 그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의 수많은 연군는 인간에게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됨을 보여준다. 비난으로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으며, 오히려 상대의 원망한 사게 될 뿐이다.

(질문3)내 말은 분명히 합리적인데, 왜 사람들이 따르지 않을까?

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 떠들어댈까. 참으로 유치하고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당신도 자신의 욕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평생토록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타인은 당신의 욕구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모두가 똑같다. 우리는 그저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에만 필사적으로 매달릴 뿐이다.

따라서 세상에서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가 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손에 넣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뿐이다. 내일 누군가에게 어떤 일을 시키고 싶다면, 이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라.

예를 들어 자녀가 담배를 끊기를 바란다면 훈계하거나 당신의 바람을 말하지 마라. 그 대신 담배를 피우면 농구팀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100미터 달리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줘라. 이 원칙은 상대가 아이든, 송아지든, 침팬지든 상관없이 완벽하게 작동한다.

랠프 왈도 에머슨과 그의 아들이 송아지를 외양간으로 밀어 넣으려 했던 일화를 떠올려 보자. 그들은 오직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생각하는 흔한 실수를 저질렀다. 에머슨은 뒤에서 밀어붙였고, 아들은 앞에서 끌어당겼다. 하지만 송아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네 다리에 힘을 꽉 주고 버티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하녀는 송아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 손가락을 송아지의 입에 물려 젖을 빠는 듯한 안도감을 주었고 송아지를 달래며 부드럽게 외양간으로 이끌었다.

"논리는 생각보다 사람을 잘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
상대가 원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게 설득의 전부다"

(질문6)단 한 번의 만남으로 상대에게 나를 각인시키는 비결은? 

수 세기 동안 수많은 귀족과 거물은 예술가, 음악가, 작가 들을 후원했는데, 이는 그들의 창작물이 자신에게 헌정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도서관과 박물관이 풍부한 소장품을 갖출 수 있는 것 역시, 자신의 이름이 인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견디지 못했던 이들 덕분이었다.

누구나 자신의 이름이 기억되길 원하면서 타인의 이름은 돌아서기 무섭게 잊는다.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를 머릿속에 새기기 위해 집중하고 반복하고 암기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너무 바쁘다는 핑계 뒤에 숨는다.

하지만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자신이 마주치는 수리공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냈다. 크라이슬러사는 다리가 마비되어 일반 차량을 운전할 수 없었던 루스벨트를 위해 특수 제작 차량을 제작했다. 체임벌린과 한 수리공이 그 차를 백악관으로 인도하러 갔다. 체임벌린은 당시의 기억을 카네기에게 이렇게 들려주었다.

"제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게서는 매우 상냥하고 쾌활하셨습니다. 제 이름을 불러주시며 저를 편안하게 해주셨고, 특히 제가 설명해드리는 것들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계시다는 사실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라.
그 사람에게 가장 달콤하고 강력한 한마디다" 


(질문14)정면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은? 


누군가 진심으로 “아니요”라고 선언할 때, 그것은 단순히 단어를 내뱉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분비샘, 신경계, 근육을 포함한 인체의 모든 유기체가 거부 상태로 돌입한다. 온몸의 신경계가 수용을 거부하며 요새를 쌓는 것이다.

반대로 “네”라고 대답할 때는 이런 위축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신체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수용적이며 열린 자세를 취한다. 그러므로 초반에 더 많은 “네”를 수집할수록, 상대의 관심을 당신의 최종 제안에 묶어둘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건 아주 단순한 기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화 초반부터 상대와 날 선 대립을 세움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으려는 듯 무모하게 행동하곤 한다. 처음부터 "아니요"라는 말이 나온다면, 그들의 부정적 태도를 긍정의 태도로 바꾸기 위해서 엄청난 지혜와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다.

"동의할 수밖에 없는 작은 "네"부터 끌어내라.
그것이 쌓이면 결론이 바뀐다" 

(질문19)인간의 숨겨진 본성을 자극하여 기꺼이 행동하게 만드는 법은?

한 자동차 회사의 고객 6명이 수리비 지불을 완강히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청구액 전액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각자 특정 항목이 부당하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미 작업 확인서에 고객이 서명했기에 이를 무기로 삼아 회사는 고객들을 몰아붙였다. 수수료를 받기 위해 신용 관리 부서는 고객을 찾아가 연체금을 납부하라고 독촉까지 했다. 법적 대응을 준비하던 총지배인이 이 문제를 알게된 후 내부조사를 진행한 경과 이 고객들은 평소 대금을 제때 납부하는 충실한 고객이었던 것이다. 이 지배인은 제임스 토마스에게 미수금 문제 해결을 맡겼다. 

토머스는 카네기의 수강생이었다. 그는 고객의 얘기를 경청하러 왔음을 밝히고 아울러 이 문제의 처리가 서툴렀음을 사과하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끝가지 들어주었다. 그런 후에 '고객님이 우리 회사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청구서의 금액을 조정해 주십시요. 고객님의 결정이 최종 결정입니다'라며 고객의 반응을 기다렸다. 놀랍게도 단 한 명만 못내겠다고 버티었고, 나머지 5명은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대금을 정산해주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정직하며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싶어 합니다. 설령 남을 속이려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도, 당신이 그를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대접한다면 대부분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반응할 것입니다.”(266쪽)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그러면 상대는 그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

(질문28)평판을 먼저 부여하면 기대 이하의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성실하게 일하던 직원이 갑자기 형편없는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장 해고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거칠게 꾸짖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는 대개 반감의 불씨만 지필 뿐이다.

대형 트럭 대리점 서비스 매니저 헨리 헹크에게는 최근 업무 성적이 곤두박질 친 정비사가 있었다. 헹크는 그를 조용히 사무실로 불러 진솔한 대화를 시도했다. 대화를 통해 이 정비사는 자신의 성적이 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헹크가 선물한 '훌륭한 정비사'에 어울릴 결과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상대에게 지켜야 할 좋은 평판을 심어줘라.
사람은 자신에 대한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달라졌지만 인간은 여전히 인정받고 싶어 하고, 존중받고 싶어 하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주기를 바란다. 갈수록 기회와 자산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데일 카네기는 인간 본성을 정확히 통찰하고 있는 영원한 멘토이다. 더 늦기 전에 책의 완독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자기계발 #인간관계론 #더늦기전에읽어야할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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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경영의 12가지 조건 - 지속 성장하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갤럽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청림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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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관리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이윤보다 더 큰 무언가를 회사에 선사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훌륭한 관리자가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는 것은 수익성을 뛰어넘는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리하는 직원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훌륭한 관리자가 지향하는 중요한 목표의 하나다. 훌륭한 관리자의 존재는 비즈니스 자체를 초월한다. 그의 행동은 가슴 깊이 자리한 신념에서 그리고 직원들을 향한 깊은 책임의식에서 우러나온다. 그것이 신의 선물이든 아니면 팀원들과의 생활에서 우연히 찾아온 기회든, 훌륭한 관리자는 자신의 믿음과 행동이 직원들에게 오래도록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직원들과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들의 ‘직장생활’이 아니라 ‘온전한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후원한다. - '마지막 제언: 위대한 경영의 본질' 중에서


책의 공저자 갤럽은 비즈니스와 건강, 그리고 행복이란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자료분석과 자문, 교육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짐 하터는 갤럽의 직장 관리 및 웰빙 부문 수석과학자로 업무 단위 내 직원 몰입도와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분석을 포함해 1천여 편 이상의 연구를 수행하며 보고서를 발표했다.

총 2부로 구성된 책은 AI 시대 결정적 차이는 몰입이 만든다(1부),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부)를 통해 '몰입'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몰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리더와 관리자들에게 길잡이를 제공한다.

몰입이란 무엇인가

AI 시대를 맞은 지금,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특히, 지속 성장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제 '어떻게 사람을 관리할까'보다는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고민해야 한다. 훌륭한 관리자는 이를 이미 안다. 그들은 통제가 아니라 직원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심리적 환경을 조성해준다.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만드는 것은 구성원과 관리자 모두의 몫이다. 똑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팀이라 해도 목표와 우선순위가 분명하고 리더의 관심을 받으며 일하고 인정받는 직원들로 구성된 팀과, 하루하루 정신없이 일을 쳐내기만 하느라 감정적인 긴장감과 피로감이 도는 팀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차이를 다루고 있다.


위대한 경영의 12가지 조건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직원몰입의 12가지 요소인 셈이다. 책은 이를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기본적 욕구, 개인적 기여, 팀워크, 성장 등을 통해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직원과 관리자는 서로 싸우는 관계가 아니라 성장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관계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중소업체의 경영고문을 맡고 있는 나는 개인적으로 이를 크게 공감한다.

승무원은 본인은 물론이고 다른 승무원의 역할까지 파악하고 챙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이 주고받는 신호의 종류는 100여 가지란다. 심한 스트레스속에서도 남까지 챙긴다니 놀라울 뿐이다.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서로 수신호로 의사소통하는 팀워크를 발휘한다.

항공모함 승무원들은 갑판에서 이루어지는 조화를 무용극이나 교향악 연주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회학자들도 이처럼 유기적인 현상을 두고 ‘세심한 관계,’ ‘협력 활동,’ ‘인식의 교류,’ ‘집단의식’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한다. 결국, 이 모든 표현은 자기 일만 알고 챙기느냐 아니면 자기 일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함으로써 팀이 더 큰 성과를 거두도록 돕느냐의 차이를 의미한다. 진정한 팀워크를 실현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해야 할 일부터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몇 년 전, 갤럽에서 관리자들이 직원의 약점을 찾아 고치는 것과 강점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 중에서 어디에 더 비중을 두는지를 파악하고자 조사했다. 비교 분석한 결과, 성과가 우수한 팀의 관리자는 권위를 앞세워 인사 결정을 내리는 관리자에 비해 각자의 재능과 강점에 알맞은 직무를 직원들에게 부여하고 생산성이 높은 직원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약점의 교정보다 강점의 강화에 주력하는 관리자가 운영하는 팀의 성과가 평균 두 배 이상 높았다.

오디세우스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 그리고 재산까지 모두 남겨둔 채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났다. 호메로스의 기록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는 오랜 벗이며 전적으로 신뢰하는 한 친구에게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모든 것을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 친구는 아버지를 대신해 아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텔레마코스를 명예로운 인물로 키우려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이 친구가 바로 '멘토르'이다.

고대의 '개인 지도' 개념은 장인과 수련생, 지도교수와 학위취득생, 전문의와 수련의 등의 관계에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음악가는 실력이 더 뛰어난 음악가를 관찰하면서 배우고, 의대생은 노련한 의사의 어깨너머로 실력을 키운다. 이처럼 숙련자가 비숙련자를 가르칠 때는 가까이서 직접 지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위대한 경영도 마찬가지다. '나의 발전을 격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나의 발전을 격려하는 사람이란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진심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를 충족하려면 직원들의 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개인적 투자까지 마다하지 않는 멘토가 필요하다. 이런 멘토가 있는 집단에선 생물학적 모방 회로와 밀접하게 관련된 거울 신경세포 효과가 나타난다. 멘토가 잇는 최고경영자는 자신도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멘토가 되려 하는 경향이 말단 직원까지 확산된다.

멘토르가 텔레마코스의 후견인이었던 것처럼, 관리자가 젊은 신입사원들을 지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렇다고 멘토의 역할을 굳이 관리자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동료든 친구든 카운슬러든, 신입사원에게 모범으로 여겨질 만한 모든 사람이 멘토가 될 수 있다. 특히 해당 직원이 회사에서 고립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멘토의 최우선 역할이다.

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행동은 기업의 성과와 직결된다. 어느 대기업의 여러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의식차이를 조사한 바 있다. 생산성과를 기준으로 상위 25%에 포함된 공장의 직원들은 '내 의견이 비중 있게 반영된다'란 항목에 평균 세 명 중 한 명꼴로 '강한 긍정'의 의사를 표현했다. 반면 하위 25%에 속하는 공장의 직원들은 평균 일곱 명 중 한 명에 그쳤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가져다주는 이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아이디어 그 자체다. 좋은 아이디어는 직무 프로세스부터 비즈니스 성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두 번째는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들이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노력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직원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느끼는 소속감 수준도 매우 높다. 특히 ‘내 의견이 비중 있게 반영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은 대개 회사가 자신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대우한다고 생각하므로 인종적 또는 성적 편견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관리자나 상사가 항상 자신에게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는 직원은 직무 성과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또 이직을 생각하는 경우가 적고, 다른 사람들에게 일하기 좋은 회사라며 소개하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높다.

'지난 6개월간 나의 성장에 관해 대화를 나눈 사람이 있다'는 점은 생산성과 안전성 측면에 특히 많이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자료에 따르면, 이점에 대해 상위 25%에 속하는 사업부와 하위 25%를 비교했더니 생산성에서 10~15%, 사고율에서는 20~40%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자신의 성장에 대해 누군가와 진지하게 상의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경영자나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그 비율은 겨우 절반에 불과했다.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지닌 직원은 더 열심히, 더 효과적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지난 1년간,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은 고객 만족도 및 수익성과도 직결된다. 이를 기준으로 최상위 25% 집단과 최하위 25% 집단을 비교한 결과,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에서 평균 9%, 수익성에서는 평균 10%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직무에 관심이 많고 배우려는 태도를 지닌 직원은 좋은 아이디어도 더 많이 고안한다. 높은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은 바로 이 아이디어의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위대한 경영의 본질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주려고 노력하는 관리자는 자신도 그 이상의 것을 받는다. 금전적으로 최고의 성과는 금전과 전혀 무관한 작은 동기에서 시작되고, 직원들을 위해 올바른 길을 걷는 관리자는 결국 자기 인생을 훌륭하게 완성한다. 경영관리의 동력인 '인간의 몰입'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경영인 모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경영전략 #위대한경영의12가지조건 #갤럽 #짐하터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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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 러닝 앤솔러지
김연수 외 지음 / 판미동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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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달리기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터득하게 된,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평가 없이 매일 달릴 수 있게 해 주는 훈련법이다. 너무나 쉽고 간단해서 그대로 따라 하면 누구나 매일 달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규칙은 두 가지다. 하나, 매일 달린다. 둘, 15분만 달린다. - '좋아하는 일에 매일 시간을 쓴다는 것' 중에서


이 책을 쓴 사람들은 30년 전부터 달리기를 해 왔고, 현재는 매일 30분 달리기에 만족한다는 소설가 김연수, 홍제천과 경의선 숲길을 주로 주말 아침에 달리는 번역가 노지양, 많이 마시고 싶어서 적당히 달리는 시인 박은지, 길을 좋아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대체로 혼자, 때론 같이 달리는 작가 윤이나, 사랑과 사랑 아닌 것들로 얼룩진 마음을 힘껏 젖히며 달리는 작가 김연덕, 강원도 속초에서 달리며 글을 쓰는 소설가 김혜나, 다시 달릴 때까지 잠시 멈춰 있는 소설가 최유안 등 7인의 작가들이다.

총 2부로 구성된 책은 한 발은 공중에 띄우고(1부)에선 소설가 김연수, 번역가 노지양, 시인 박은지 등 3인의 달리는 이유가 소개되고, 한 발은 땅에 딛고(2부)에선 작가 윤이나의 '달리는 건 도망이지만 도움이 된다', 작가 김연덕의 '특정 사랑을 위해', 소설가 김혜나의 '킵 고잉', 소설가 최유안의 '아직 유효한 핑계' 등을 담고 있다.

좋아하는 일에 매일 시간을 쓴다는 것

소설가 김연수는 일산 호수공원 근처에 살아온 지 20년이 넘었다.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공원이 있어서 마음이 불편할 적엔 호수공원을 걷기만 해도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걷기 시작한 일이 이젠 달리기로 전환되었다. 달리는 순간 모든 잡념에서 해방되어 오롯이 현재를 즐길 수 있었다. 

불쑥불쑥 일어나는 슬픈 생각은 내 어깨를 잡아끌지만 나는 계속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렇게 가지들 사이의 작은 하늘을 바라보며 계속 걷는다. 내가 확인하는 건 내게도 작은 하늘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길에도 끝이 있다는 것. 날마다 그 길의 끝까지 갔다가 나는 돌아온다.(13쪽)

매일 달릴 수 있게 되기까지는 그로부터 2년이 더 지나서였다. 그동안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중간에 달리기가 싫어지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어느 날, 달리면서 그녀는 내면의 자아에게 '나아지는 것도 없고, 잘 하지도 못하고, 나아지지도 않는 일을 왜 하겠다는 거야?'라고 대화를 나누었다. 달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이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15분 달리기를 터득하게 되었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평가 없이 매일 달릴 수 있도록 해 주는 훈련법인 셈이다.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이를 따라 하면 매일 달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추천한다. 2가지 규칙이 있는데, 매일 달리기와 15분만 달리기이다. 그리고 이를 끝낸 뒤 달력에 표시한다.   

이 동그라미들은 내가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좋아하는 일에 썼다는 것을 말해 준다.(중략) 15분을 달려간 뒤, 온 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경로이기이기 때문에(중략) 매일매일의 날씨가 다르듯이 매일매일의 동그라미는 모두 다르지만, 그 동그라미들은 저마다 하나의 완결된 달리기다.(26쪽)

나 또한 이른 아침 시간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걷고 달렸다. 갑자기 불어난 체중을 감당할 수 없어서 이를 해소코자 살던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 공원 내 산책로를 걷기 시작해 매일 두 바퀴 이상을 거뜬히 소화해 낼 무렵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후부터는 달리기만 했다. 같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달리면 훨씬 더 많은 거리를 뛸 수 있으므로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이었기에.

미들Middle

KBS와 EBS에서 방송 작가로 활동했고, 이후 20년 동안 전문 번역가로 여러 책들을 번역했던 노지양 번역사는 홍제천과 경의선 숲길을 주로 주말 아침에 달린다고 한다. 한여름 주말 아침의 달리기를 가장 사랑해서 블루투스 헤드촌을 착용하고 집을 나선다. 잭슨 파이브, 아치스, 하드록 밴드 반 헤일런, 휘트니 휴스턴 등의 명곡들을 감상하면서 달리기를 즐기기에.  

연남동과 홍제천을 달리면서부터 유독 올드팝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이는 신비로운 세계로, 다른 차원의 우주로 입성하고 싶어서다. 불순물 하나 없이 오직 나라는 사람의 본질만으로 이루어진 세계. 약간은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는 나만의 취향이 가득한 세계, 내가 좋아하는 연필과 메모지와 열쇠고리를 넣어 둔, 처음으로 갖게 된 내 책상 서랍 같은 세계 등으로 들어가는 느낌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는 뒤를 도는 척하면서 한 바퀴, 두 바퀴를 돈다. 갑자기 전속력으로 질주했다가, 갑자기 느릿느릿 달린다. 오늘 달리기에서 페이스라든가 기록은 이미 중요하지 않아졌다. 나는 여름의 한가운데, 인생의 한가운데에 있다. 이 7월의 햇살 안에서 내 마음에 드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63쪽)

천변을 달리자, 맥주를 마시자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박은지는 독특한 달리기 예찬론을 지닌 것 같다. 많이 마시고 싶어서 적당히 달린다고 한다. 과거 중고등학교 시절에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어른이 되자 더 이상 달리지 않았던 것은 대신에 '술을 달렸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소주, 맥주, 막걸리, 전통주, 와인, 고량주, 위스키 등 주종을 가리지 않고 마셔댔다. 저녁에, 점심에, 때론 아침에, 수업 전에, 수업 후에, 퇴근 후에, 주말에 등등. 이런 과정 속에서 술맛을 알아 버렸다.

술을 마시면서 3년 가까이 요가를 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7년 차라 근육량이 늘면서 주량도 덩달아 업그레이드되는 걸 느꼈다. 그러다가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2023년 10월, 중량천변을 달렸다. 무엇을 쓸까 골몰하며 산책하다가 '그냥' 달리기 시작했다. 

지면을 박차는 느낌, 공중에 떠오른 발을 다시 내려놓는 소리, 이마를 스치는 바람,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천변의 풍경. 땀이 흐르고 얼굴이 타오를 것 같았지만 질질 끌고 다니던 무거운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있었다.(72쪽)

이밖에도 책은 윤이나 작가의 '달리는 건 도망이지만 도움이 된다'에서 새로운 길을 좋아해서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며 즐기는 달리기, 김연덕 작가의 ''특정 사랑을 향해'에서 삶의 상처를 위로받는 달리기, 김혜나 소설가의 '킵 고잉'에서 자동차 없이 10킬로미터 이상을 달리며 도시의 숨결을 느끼는 신비로운 달리기, 최유안 소설가의 '아직 유효한 핑계'에서 잠시 멈춰 있는 달리기 등을 소개한다.

나는 달린다

독일 정치인이자 작가인 요쉬카 피셔가 쓴 <나는 달린다>(2000년)를 읽은 후 나는 달리기를 준비했다. 물론 책 한 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나는 새해 단합대회로 핵심 임원들과 함께 눈 덮힌 한라산 등반에 나섰다가 갑자기 불어난 체중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다이어트가 시급한 과제였다. 이런저런 방법을 검토하던 끝에 서점에서 우연히 목격한 피셔의 책이 한 몫 거들었던 건 분명하다. '그렇다. 뛰자!'라는 목표가 생겼던 것이다. 7인의 러닝 앤솔러지를 읽는 내내 이 책이 떠올랐다. 목표는 실행함으로써 그 효과가 나타난다. 달리기를 주저하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에세이 #좋아한다말하기엔조금숨이차지만 #김연수외 #러닝앤솔러지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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