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군자와 소인이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얼음과 숯불을 한 그릇에서 둘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자리를 얻으면 소인을 물리치고 소인이 세력을 얻으면 군자를 밀치니 이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군자는 어진 사람을 올리고 불초(不肖)한 사람을 물리치며 그 마음에 두는 것이 공정하고 사물을 가리키는 것 역시 알찹니다. 소인은 그가 좋아하는 것을 기리고 싫어하는 것을 비난하며 그가 마음을 두는 것은 역시 사사롭고 사물을 가리키는 것 역시 속임입니다.

공정하고 알찬 것을 바르고 곧은 것이라고 하고 사사롭고 속이는 것을 붕당이라고 하니, 인주에게서 그것이 분별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현명한 주군이 위에 있으면 덕망을 헤아려서 자리를 매기고, 능력을 헤아려서 관직을 주며, 공로를 세운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형벌을 주며, 간사한 사람이 미혹할 수 없고, 아첨하는 사람이 이동시킬 수 없습니다. 무릇 이와 같으면 붕당이 어찌 스스로 생기겠습니까!

무릇 나무가 썩으면 좀이 생기고 식초가 시면 파리가 모이니, 그러므로 조정에 붕당이 있게 되면 주군은 응당 스스로를 허물해야지 여러 신하들을 허물해서는 아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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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20일 남짓 남았다. 정치에 관심 많은 이들은 이미 자신의 선택을 결정했지만, 절반 정도의 유권자는 본격적인 선거 유세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현 시점에 유력대선 후보자 2명에 대한 두 권의 책을 펼쳐 본다. 바로, <윤석열 X파일>과 <굿바이, 이재명>이다. 아마 두 권을 같이 구매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겠지만, 순전히 호기심으로 특이한 조합의독서리뷰를 해본다...


 두 책은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는다. 유력한 대선 후보자들의 어두운 면을 비춘다는 점과 반대진영 사람들의 구매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과 가족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책의 주인공들의 낙선을 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반면, 차이점도 분명하다. 한 책은 가족의 분열과 다툼을 다루는 반면, 다른 책은 가족의 비즈니스를 다룬다. 한 가족의 분열과 화합이 차이점이지만, 독자들에게 이들의 모습은 썩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다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


 <윤석열 X파일>은 크게 세 인물과 이들을 둘러싼 의혹, 그리고 이들의 공통분모에 집중해서 의혹을 제기한다. 검사 윤석열과 부인 김건희 그리고 장모 최은순에게 제기된 물음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라면, <굿바이, 이재명>은 이재명의 형 이재선에게 집중한다. 등장인물과 사건의 중량감 면에서 <윤석열 X파일>이 <굿바이, 이재명>을 압도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대신<굿바이, 이재명>은 사건을 보다 깊이있게 서술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보인다.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와 드라마 <인어아가씨>정도의 차이라 생각하면 적당할까..  <윤석열 X파일>을 읽고 나서 독자들은 대개 사건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반면, <굿바이, 이재명>이 전달하는 메세지는 간결하다. '이재명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독자들은 사람을 기억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법'을 중시하는 사람은 <윤성력 X파일>에서, '도덕'을 중시하는 사람은 <굿바이, 이재명>에서 더 큰 분노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들은 도덕과 법의 가치 판단에 대한 작은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역할도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들의 수명이 그리 길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대선을 지나서는 크게 읽히지 않을 이 책들에 대한 내용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아닌 듯하여 상세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려 한다. 대신, 궁금한 이들은  직접 구매해서 판단하는 편이 좋겠다. 


 어쩌면 후보자들의 어두운 면을 담은 이러한 책들이 출판된다는 것에 대해 안 좋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그렇지만, 다른 한 편으로 후보자들에 대해 속속들이 말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반증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선거에서도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세상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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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2-17 22: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괜히 거부감이 있었는데 겨울호랑이님 글을 읽어보니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어벤져스>와 <인어아가씨>라니 어느정도 느낌이 옵니다ㅎㅎ😊

겨울호랑이 2022-02-18 07:38   좋아요 2 | URL
사실 책내용이 썩 유쾌하진 않습니다. 많은 부분이 의혹인데,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후보자에 대한 실망감으로, 사실이 아니라면 지나친 비방이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마음이 어두워지는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반면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두 권의 책을 읽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싶네요... 미미님께 의미있는 독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별족 2022-02-18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씨네21을 정기구독할 때, 영화진흥공사 사장(정확하지는 않)님의 부고 기사가 실렸던 적이 있습니다. 공무원이고 낙하산이었던 그 사장님이 어떻게 영화인들의 마음을 얻었고, 어떻게 영화인들을 위해 일을 했는가,에 대한 그 많은 기사를 보면서, 저는 아 사람들이란 사람의 일이란 참 복잡하구나, 생각했었죠. 그 사장님이 마음을 얻었던 방법은 영화인의 모든 애사에 가셨었다고, 환영받지 못하는 자리에 열심히 가셨다는 거였어요. 가서 말하고 들으면서 마음을 얻었다고. 그 때, 저는 젊었고, 한겨레의 어떤 말들과 그 기사가 부딪친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습니다. 좋은 사람이란 뭘까, 정치를 한다는 건 뭘까, 마음을 얻는다는 건 뭘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랬던 것도 같아요. 지금은 그런 충돌-만나서 좋은 사람과 정치를 했을 때 훌륭한 사람이 거의 상반되는- 때문에 선거가 과연 좋은 걸까 의심하는 지경이기도 합니다-_-;;;

겨울호랑이 2022-02-18 11:23   좋아요 2 | URL
별족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좋음‘과 ‘옳음‘ 그리고 ‘유능함‘의 기준 사이에서 유권자의 판단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여기에 거의 확정적인 틀로 지역, 학연, 성 등등의 문제가 들어가기는 하지만요... 또한, 선출된 사람이 권력을 획득하기 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있는 위험성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선택은 매우 힘든 과정이라 여겨집니다. 이렇게 힘들게 내린 나의 결론이 선거 결과와 달라졌을 때의 허탈감은 또 다른 불안 요인이기도 하겠구요. 여태까지의 선거결과들이 어려운 결정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기에 선거회의감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각 과정을 고민하면서 내리면서 유권자 한 명 한 명이 공론장에 적합한 시민으로 점차 변모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물론, 그만큼 선거를 진중하게 생각했을 때의 경우이겠습니다만). 저는 선거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개인에게는 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가 모여서 큰 흐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유례없이 혼탁하다고 하는 이번 선거에서도 어떤 의미를 시간이 흐른 뒤에는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별족님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02-18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약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어벤저스 vs 인어아가씨... 저도 느낌이 옵니다.

겨울호랑이 2022-02-18 14: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coolcat329님의 결정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coolcat329 2022-02-18 14:04   좋아요 2 | URL
아흑😢 이번 대선은 정말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2-02-18 14:14   좋아요 2 | URL
돌이켜보면 5년 전 이 시기에도 어떤 결정을 기다리며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생각해 볼 때, 우리에게 주어진 이 힘든 순간들은 우리의 선배들이, 부모님과 할아버지 세대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coolcat329님 기운내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그렇다. 그는 자신을 향해 뼈 있는 민원 글을 쓰는 공인회계사 친형 이재선을 눈엣가시라고 여겼다. 성남시장 공권력을 최대한 남용해 어떡하든 이재선을 정신병자로 몰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던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판결로 확인되어 널리 알려지자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위와 같은 낮부끄러운 행동을 비난할 가능성을 희석시키고자 다시 또 거짓말을 했다. 정당화할 사정이 있었다는 그럴듯한 거짓말로국민들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릴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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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맥락에서, 윤석열은 번 돈의 대부분을 후배들 밥과 술을 사 주는데 썼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자기 사람을 끔찍이 아꼈다는 전두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조직의 보스에게 요구되는 면모인 듯하다. 전두환은, 부하들에게는 영웅이었지만 국민에게는 독재자이자 학살자였다. 의리와 인정은 양날의 검이다. 사적인 관계에서는중요한 덕목이 되지만, 공적 영역으로 확대되면 큰 위험을 불러올 수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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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성인(聖人)들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고 사람의 정서를 살펴서 모든 백성들이 서로가 다스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므로 사장(師長)을 설치하여 그들을 바로잡게 하였습니다. 여러 신하들이 서로 부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므로 제후(諸侯)를 세워서 그들을 통제하게 하였습니다. 열국들이 서로 복종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므로 천자(天子)를 세워서 그들을 통합하게 하였습니다.

천자는 만국에 대하여 착한 것을 찬양해주고 악한 것을 물리치고, 강한 것을 억제하고 약한 것을 떠받쳐주며, 복종하는 것을 어루만져주고 어긋나는 것은 징벌해주고, 포학한 것을 금지하고 혼란한 자를 주살하는데, 그러한 후에 호령을 내려 시행한다면 사해(四海) 안에 좇고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황상이 연영전(延英殿)에 친히 나가서 재상들에게 말하였다. "천하는 언제쯤 태평하게 될 것인지 경(卿)들 역시 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소?"
우승유가 대답하였다. "태평이란 것은 모양새가 없습니다. 지금 사방의 야만인들이 바꾸어가며 침략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았고, 백성들이 떠돌며 흩어지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므로, 비록 지극히 잘 다스려진 것은 아니지만 다만 소강(小康)이라고 생각합니다. 폐하께서 만약 별도로 태평한 것을 구하신다면 신(臣) 등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릇 천하에 일이 없을 때에는 전기(殿寄) 대신들은 안락함을 훔쳐서 사사로움을 받들게 하고, 전사(戰士)들은 떠나가고 흩어졌으며, 무기와 갑옷은 무디고 낡았으니, 이것들은 모아서 훈련을 하지 않은 잘못인데, 그 실패의 첫 번째이다.

또 《손자(孫子)》에 주석(註釋)을 달고 그 서문(序文)을 썼다. "군사라는 것은 형벌이고, 형벌이라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부자(夫子)의 제자가 한 것은 사실 중유(中由)와 염유(?有)가 하였던 일이다.

《예기(禮記)》에서 말하였다. ‘사방의 교외에 성채가 많으니 이것은 경대부의 부끄러움이다.’?고대로부터 더듬어 보면, 그들의 나라를 수립하던지 그들의 나라가 멸망되었던지 아직은 군대로 말미암지 않은 적이 없었다. 군사를 주관하는 사람은 반드시 뛰어나고 현명하며 재능 있고 박학다식한 선비여야만 마침내 공로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조정이 위에서 논의하면서, 군대의 형체는 이미 완성되는 것이며, 그런 후에야 그것을 장군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한 고조(漢 高祖)가 말하였다. ‘가리켜서 좇게 하는 것은 사람이고, 토끼를 사로잡는 것은 개이다.’ 이것이 그 옳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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