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초지능을 통제하는 문제는 상당히 까다로워 보인다. 또한 초지능을 통제하기 위한 기회는 단 한번뿐일 것이다. 일단 인류에게 비우호적인 초지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대체하거나 변경하려는 시도는 그 비우호적인 초지능에 의해서 가로막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운명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우선, 인간 수준의 기계지능이 이번 세기 중반까지 만들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이며, 그보다도 더 일찍 개발되거나 또는 더 늦게 개발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이에 대해서 더 정확한 정보나 분석 자료가 없으므로, 앞에서 살펴본 조사 결과를 참고했다). 또한 일단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면, 상당히 이른 시일 안에 초지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의 발달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양하며, 그중 아주 긍정적인 영향과 인류 멸망이라는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앞서 지적해야 할 사실은, 현재의 단계에서 인간 수준의 기계지능 개발까지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얼마나 많든지 간에, 인간 수준의 기계지능의 완성이라는 단계에서 발전이 멈추지는 않으리라는 점이다. 그로부터 그다지 멀지 않은 지점에 바로 다음 단계가 있고, 그것은 바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수준, 즉 초인간 수준의 기계지능(super-human-level machine intelligence)일 것이다.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했다고 해서 이러한 발전은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거나 하지 않고 바로 초인간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들은 전 세계의 이메일 통신을 관리한다. 스팸 메일을 막는 조치를 피하고자 계속 대응해나가는 스팸 메일 제작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베이지언 스팸 필터는 대체로 스팸 문제를 잘 저지해왔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신용카드 거래의 자동 승인 및 거부 작업에 사용되고 있고, 사기 행위를 감시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정보 회수 시스템들 또한 머신 러닝 기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구글의 검색 엔진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위대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인공지능과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사이의 경계가 그다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 인간 지능의 속도 한계(rate-limiting step)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가공되지 않은 정보를 뇌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정보로부터 얼마나 빨리 의미를 추출하고 이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초지능을 사실상 모든 관심 영역에서 인간의 인지능력을 상회하는 지능이라고 잠정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임계점을 돌파한다는 것은 또다른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순환적 자기-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 : 강한 인공지능의 추론적 능력으로, 인공지능 스스로가 자신에게 필요한 더 나은 프로그램을 반복적으로 프로그래밍하는 것/옮긴이)"으로 이어진다. 성공적인 씨앗 인공지능은 반복적으로 자기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 초기 상태의 인공지능이 더욱 개선된 형태로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면, 그 향상된 인공지능은 더 뛰어난 상태로 스스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소단원을 마치기 전에 한 가지 강조할 것이 있다. 그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체계와 완전히 똑같을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와는 완전히 이질적일 수도 있다. 사실 대부분이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생물학적 지능과는 아주 다른 인지구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고, 특히 개발 초기 단계에는 인지능력에서 우리와 아주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물론 뒤에서 다루겠지만, 이들 인공지능은 결국 이러한 초기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지향하는 목표 시스템(goal system)은 인간의 목표 시스템과 아주 큰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인공 일반 지능이 사랑이나 증오, 또는 자존심 같은 인간의 감정을 행동의 동기로 삼으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인공지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부분은 큰 문제이기도 하고, 동시에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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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양자중력이론의 영역 안에서 우주론의 특이점들에 근접하는 양자 효과들에 대한 몇몇 모형이 연구되었는데, 그 결과는 되튀김이 우주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형일 뿐이며 극단적인 가정들을 하고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이때 핵심적인 가정은 우주가 공간적으로 균질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우주의 가장 균일한 영역 - 중력파 또는 블랙홀이 없는 영역 - 이 되튀겨서 새로운 우주들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순환 모형들은 시간을 근본적인 것으로 고려하는 것, 시간이 빅뱅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빅뱅 이전에 존재했다는 의미에서 이 어떻게 좀 더 예측적인 우주론을 유도하는지를 보여준다. 또 다른 예는 빛의 속도가 아주 초기 우주에서는 달랐다고, 사실상 훨씬 빨랐다고 가정하는 이론들이다. 이러한 소위 빛의 변화 가능한 속도 이론들은 상대성이론의 원리들을 위배하는 방식으로 선호되는 시간 개념을 선별한다. 그 결과 이 이론들의 인기는 없지만, 이들은 팽창 없이 우주마이크로파배경 요동들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메타법칙 가설은 무한 퇴행으로 이어진다(‘왜 이러한 메타법칙인가?’라는 질문은 메타법칙에 의해서 답변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은 계속된다). 이것은 딜레마의 두 뿔 중 하나의 뿔이다. 다른 하나는 메타법칙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그렇게 되면 법칙들의 진화에는 무작위적인 요소가 있을 것이며, 그 결과 다시 한 번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게 되며 충분한 근거의 원리는 과학의 가장 근본에서부터 위배된다. 로베르토 망가메이라 웅거와 나는 이를 메타법칙의 딜레마라고 부른다.

수학에서의 결론이 논리적 함축에 의해 강제된다면 자연 속의 사건들은 시간 속에서 작용하는 인과적 과정들에 의해서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 둘은 같은 것이 아니다. 논리적 함축은 인과적 과정의 양상을 모형화할 수 있지만, 이것이 인과적 과정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논리는 인과성의 거울이 아니다.

수학은 과학의 언어 중 하나다. 수학은 강력하고 중요한 방법론이다. 그러나 과학에 수학을 적용하는 것은 수학적 계산의 결과들과 실험 결과들 사이의 동일성에 기초하며, 실험들은 수학 바깥에 있는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둘 사이의 연결은 일상적인 언어로 진술되어야 한다. 수학은 대단한 도구이지만 과학을 통제하는 궁극적인 도구는 언어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확장할 때 사용된 4차원 시공간 표기법은 개념적 혼란을 일으켰다. 이 표기법 속에서 시간은 공간의 한 차원으로서 표상되었고, 이는 시간을 공간화하고 얼어붙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대 물리학의 또 다른 주축인 양자역학에서도, 시간은 존재했지만 그것이 거꾸로 흘러간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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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사IN> 조사에 포함된 18개정부 부처 차관은 전원 (24명)이 관료 출신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인선 과정과 연관이 있다. 윤대통령 취임 당일인 5월10일까지 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는 18명 가운데 절반도 채 되지 않는 7명이었다. 사실상 새 정부 초기 국정운영실무를 차관급 인사들이 책임지게 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관료 출신들을 기용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능력과 전문성‘을 대표하는 이들이 관료라는점을 짐작할 수 있다.
관료 출신 가운데에선 기획재정부출신 공무원이 대거 주요 보직에 안착했다(15명). - P13

윤석열 정부의 또 다른 축은 검찰 출신이다. 오래전 검찰을 떠나 각각 국회의원을 지낸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과 검찰 출신이 맡는 검찰총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을 제외해도, 윤석열 정부100대 요직 중 검찰 출신이 총 11명이다.
두 자릿수에 달하는 전·현직 검찰 출신인사들이, 정치권이나 학계를 거치지 않고 새 정부 대통령실 (청와대) 및 내각에곧바로 발탁되는 일은 역대 정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 P14

불과 보름 차이였지만 이 결정이 A씨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 A씨가
‘중간 보호종료아동‘으로 분류돼 모든 자립 지원정책으로부터 제외됐기 때문이다. 자립준비청년으로서 자립정착금과자립수당 등 혜택을 받기 위해선 만 18세가 넘은 이후에 보호가 종료돼야 한다. 만17년 11개월이던 A씨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없었다. A씨는 자신과 아버지에게주어지는 기초생활수급 및 장애수당 등을 합친 110만여 원으로 생활을 꾸려 나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연장 보호종료아동의 불안감은 여실히 드러난다. 2019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장보호 상태인 아동 중 44.9%에 달하는 아동이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시설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대처했다는 응답은 3.2%에 불과했다. 평균 11.8년간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여전히 시설에 소속돼 있음에도 시설 선생님은 아동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B씨는 주변어른에게 의지하지 못하고, 친구들에게도 힘든 티를 내지 못했고, 따로 떨어져살았던 부모와도 소원했다. - P22

사랑제일교회는 현재 교회 건물의 6배에 달하는 새 교회를 지을 계획이라고밝혔다. 전광훈 목사는 새로 지을 교회를아들 (전 목사는 그를 "독생자"라고 부른다)에게 물려줄 예정이다. 이미 그는 교회핵심 외부 사업을 대부분 아들에게 위임했다. 전 목사의 아들 전에녹씨는 올해 들어 간증, 설교 등 공개석상에 부쩍 자주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7월17일 예배에서 전 목사는 "내가 죽으면 교회는 1년 만에 해체될 것이라 아들을 세울 수밖에 없다" "세습은 북한이 한국 교회를 무너트리려 만든 용어다"라고 주장했다. 9월11일 설교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언론이
‘전광훈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놈‘이라고하던데, 그걸 이제 알았어?"
- P27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인이원하는 곳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즉 어느 정도 돌봄의탈시설화가 필요합니다. 돌봄이 필요한노인이 좀 더 (시설보다는 재가 서비스를 택할 수 있도록 수가를 조정해야 할것입니다. 또한 중장기 과제로서 장기요양보험료 인상을 통해 재가시설 서비스 모두의 양적·질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급격한 노령화가 진행되는 현J실은 지금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장기요양보험료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 예견됩니다.
간병 인력이 모자란 것도 문제입니다.  - P31

독일은 높은 고용률을 달성했으나,
유럽 영어 뉴스 사이트인 <더 로컬 (TheLocal)>에 따르면 현재 4200만 노동자중 760만명이 미니잡으로 일한다. 미니잡 종사자 수는 2003년에서 2019년 사이43% 증가했다. 2001년 34만1000명이던파견 노동자 수도 2017년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비정형 일자리가 정규직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지는 여전히 논쟁적이며, 오히려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이어졌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하르츠 개혁 이후 독일의 고용률은 높아졌으나 실질임금은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있다.  - P40

 하르츠개혁은 노동시장 유연화만 한게 아니라 일자리 알선이나 직업훈련 등고용서비스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지금 우리의 문제가 뭔지 제대로 진단하고발본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해가야 한다. 헌법이 말하는, 국가가 ‘적정 임금‘을보장할 의무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돌아볼 때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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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보고서 이전에,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 관련 90여 건의 ‘신규‘ 보도자료와 캠페인을 사이트에 게재했다. 2021년 초반 이후 자료만 봐도, 모두 러시아를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구속, 언론 및 시위의 자유 침해, 정적인 알렉산더  나발니(Alexandre Navalny)의 숙명, 페미니즘 운동가 억압, 전쟁 포로 핍박 등을 고발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관련 문서는 올해초부터 약 30여 건을 발표했으며 그중 단 1건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전쟁포로들의 권리존중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모든 자료가 러시아의 침공, 전쟁범죄, 점령군의 인권침해를 비난하는 것들이다. 결국 국제앰네스티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완전한 중립‘도 지키지 못한 채, ‘과도한 중립‘으로 가해자를 편든 셈이 됐다. - P5

당시 소수였던 칠레 거주 외국인 참관인들은 "부정선거"라고 외쳤다. 약 200개의 수정안에도 불구하고 군부독재의 헌법은 작성 때부터 신자유주의를 국가 경영방식을 채택했으며, 실상 달라진 게 없었다.
이후 대규모의 개혁 시도가 있었다. 사회민주 진영의 리카르도 라고스 전 대통령은 권좌에 오르자 과거 피노체트도 누린 국가안전보장회의의 특권, ‘종신  상원의원직‘을 없애고,국가원수가 군 통수권자의 임명권과  해임권을 갖게 했다.
2020년 10월 개헌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결정적이었다. 결과는 찬성이 78%, 특히 의회 개입 없이 선출된 제헌의회 ‘찬성‘은 80%였다. 몇 달 동안 누적된 사회적 긴장상태가완화되면서, 국회와 피녜라 정권의 정통성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여론조사에서 피녜라의 지지도 역시 곤두박질쳤다.
- P17

국가가 경제를 운영함으로써 생산을 다각화하고 사회통합 부문을 강화한다는 게 이 법안의 골자다. 부정부패를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하나의 죄로 규정하고, 이 죄를 지은사람은 다시는 공무원을 하거나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한다. 인권법 위반, 성범죄 또는 가정폭력에 대해서도 같은규정을 적용한다. 특히, ‘보편성, 연대의식, 자존 및 지지의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보장 시스템 설치도 그 내용으로 한다. 최종적으로, 기후위기 상황을 받아들이고 국가에모든 대비책, 적응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지시할 최초의 현법이 탄생할 수 있다. - P19

이처럼 러시아에 열광하는 모습이 뚜렷하지만, 전쟁에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들도 있다고 몇 사람이 우리에게 귀띔했다. 익명을 원한 대학 직원 나탈리아 M. 은 "숨어있는 남학생들이 많다"라고 털어놓았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이 병력을 얼마나 잃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2022년 전투 초기 이후 2,650 명의 군인이 사망했는데,
이것은 전쟁 전) 약 220만 명의 인구에 비하면 상당히 큰손실이다. 도네츠크 도심의 마트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계산대 뒤에서 "우리는 전쟁이 지겨워요"라고 넌더리를 쳤다.
"우리는 8년이나 전쟁을 겪었고, 나도 우크라이나인이에요! 그냥 그렇다고요."  - P25

우크라이나가 이 요구를 수용할 경우, 나토 가입 추진을 명시한 자국 헌법을 수정해야 한다. 러시아는 또한 극우민족주의 및 ‘신나치주의‘ 정당, 조직, 기업을 금지하고 러시아 입장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역사적 인물을 추앙하는법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를 제2국어로 인정하도록 요구했다. 요컨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요구한 셈이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요구 사항은 러시아군이 전투를 즉각 중단하고 크름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 국토에서 철수하는 것이었다. - P27

결국 푸틴은 유럽에서 발을 빼려던 미국을 다시 유럽으로 끌어들였다. 나토의 축소를 원하던 푸틴의 바람과는 반대로, 더욱 확대됐다. 지난 7월 1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는 "나토는 여전히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동맹"임을재확인하는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고 동맹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심지어 러시아의 ‘특수작전‘은 동서로 분열됐던 나토를 재결합시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충격에 빠진 30여 개회원국은 ‘대부‘ 미국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 P31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작부터 두 개의 전쟁이었다. 하나가 미국 유럽 등 서방의 대대적 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라면, 다른 하나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유례없는 대대적인 제재로 촉발된 ‘경제전쟁‘이다. 이제 6개월을 넘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이 된 상황에서 전쟁의 향방, 즉 힘의 균형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이 경제전쟁에 달려있다. 워싱턴과 브뤼셀은 러시아 탱크가국경을 넘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대규모 제재로 러시아를 겨냥한 경제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과소평가했듯, 서방은 러시아를 과소평가했다. - P38

세계 가스시장의 긴장 고조와 말람파야(팔라완섬 부근) 가스전의 고갈 문제로 리드뱅크 가스 매장지 (스플래틀리 군도)가 필리핀-중국 관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현재 말람파야 가스전은 루손섬 전력수요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스티븐 제임스 로빈슨 필리핀 주재 호주 대사에 따르면, 마르코스 주니어 신임 대통령은 중국과의 분쟁문제에
‘매우 신중하고 균형 있게 접근할 것이다.  아버지가 고이 물려준 스프래틀리 군도를 1인치라도 뺏기는 건 용납할수 없을 테니 말이다. - P50

국가와 자본은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두 개념이 서로의 경계를 심각하게 침범해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면? 은행가가 대통령이 되고, 같은 인물들이 정·재계 요직을 구분 없이 자유롭게 오간다. 그 결과 이해관계의 충돌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컨설팅 회사가 공공정책에 손을 뻗칠 때, 이는 자본인가, 국가인가? 아니면 국가자본? 극신자유주의?
적절한 단어를 찾기 어렵다. - P58

한편, 극단적인 기업주의와 극단적인 파시즘, 두 부류의 돼지들은 상호보완을 위해 맞닿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파시즘은 기업화된 사회의 부수적 속성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사회를 원자화하고 완전히 고독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로써 정체성주의가 만들어낸 가공의 생존방법을 확산시킬 이상적인 환경이 구축된다. 인종차별에 집착하고 이슬람을 혐오한다. ‘기업‘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에서 눈을 돌리게 하려고 공개 토론에서 강한 발언으로 토론을 극단으로 몰고 간 정부 인사만 몇 명인가? 대선의 삼각구도는 가속화됐다. - P62

미국 지질연구원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세르비아의 리튬보유량은 전 지구의 1.3%로, 볼리비아의 23.5%, 아르헨티나의 21%, 독일의 3%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스위스바젤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이의 라인 지구 광맥의 온천에서 광물을 추출해도 세르비아에서 리튬을 채굴해 처리하는것보다 이산화탄소가 훨씬 적게 배출된다.
그러나 독일 정부에 있는 환경운동가들은 이에 반대한다. 실상 이는 환경오염 피해를 EU 외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오염의 원인이 되는 생산업을 외주화해,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중앙 정부의 위험 요인을 축소하는 것이다. - P69

원자력산업은 대부분 민영화됐지만, 폐기물관리는 여전히 공적인 문제로 남아있다. 1982년, 미국 의회는 연방정부가 민간 원전 운영사들에 폐기물 매립 해결책을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원전에서 멀리 운송된 폐기물은 거의 없다. 연방정부는 일시적으로 네바다 주의 유카 산을 매립지로 선정했으나, 라스베가스에서 북서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서 현재 보류된 상태다.
그 결과, 폐기물은 40년째 60여 개의 원전부지에 그대로 묻혀있다. 연방정부는 계약위반을 이유로 원전 운영사들에 매년 수억 달러를 징수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는 현실성없는 문제로 여겨지며, 영속적인 해결책도 논의되지 않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더즈 포 뉴클리어는 맹목적일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페기물은 원전부지에 매우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 폐기물 저장용기는 그 위에 누워서 잠을 자도 될 만큼 안전하게 밀폐돼 있다. 이처럼 폐기물을 외부로부터 완벽히 격리시킬 기업이 또 있는가?" 제니퍼 클레이는 이렇게 반문했다. - P78

더 많은 예를 들 수 있다. 결코 혁명적이지 않은 예들이다. 오늘날 가장 명망 있는 교육 이념가들조차도 부인하지않는 사실이 있다. 프랑스의 공교육은 거듭된 개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급을 사회의 상승 동력으로 통합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양 진영 정치인들에서부터 학계에 이르기까지 널리 공유돼있다. 그런 만큼, "학교의위기"라는 수십 년간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학교는 항상 노동계급을 강등시키는 과제를 떠맡았고, 학교 시스템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고용주의 요구사항이 이런 과제를 방해한 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입증됐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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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이용에 있어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부식腐蝕과 녹는점이다. 금속의 약점은 녹스는 거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반응성 높은 원자인 산소와 금속이 결합하여 산화물이 되는 것을 말한다. 산소는 전자를 좋아한다. 결국 금속이 쉽게 녹스는지 여부는 얼마나 전자를 잃기 좋아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하나의 관건은 녹는점이다. 금속은 제련, 제강을 통해 더욱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모두 금속을 녹여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높은 온도를 얻는 것은 어렵다. 섭씨 1084도의 녹는점을 갖는 구리가 1535도의 철보다 먼저 사용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제 드레이크 방정식의 모든 계수에 대한 토론이 끝났다. 일곱 개의 계수를 곱하면 우리은하 내의 교신 가능한 문명체의 수(N)를 결정할 수 있다. 가장 작은 값들끼리 그냥 곱하면 N 값은 20이 된다. 우리은하 안에 20개 정도의 교신 가능한 문명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한편 가장 큰 값들을 곱하면 N 값은 50,000,000에 이른다. 문명의 지속 시간에 대한 의견에 따라서 외계문명의 수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경을 시작하기 5백 년 전에 괴베클리 테페 유적이 건축되었다는 사실은 핸콕의 주장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어떤 경우든 핸콕의 그릇된 믿음처럼 고대 문명의 생존자들이 이 지역 수렵채집인에게 거석 유적의 건축술을 가르쳤다면, 농경뿐만 아니라 문자도 가르쳤을 것이며 덧붙여서 토기 제작도 가르치지 않았을까?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반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증명의 부담은 이 이야기가 역사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측이 지고 있다. 아틀란티스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저 아틀란티스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플라톤이 유일한 근거라는 점만 지적할 수밖에 없다. (다른 고대 작가가 기록한 아틀란티스 이야기는 모두 플라톤에서 인용했으며 모든 인용 문헌도 플라톤으로 소급된다.) 만약 아틀란티스가 영거 드라이아스기가 끝날 무렵 일어난 홍수로 멸망한 문명 중 하나임을 주장한다면, 핸콕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한 아름 가져와야 한다.

핸콕이 간과한 사실 하나는 문자가 없던 석기시대 수렵채집인부터 문자와 야금술을 갖춘 문명인까지 모든 고대인에게는 그들에게 모든 기술을 전수해주고 때로는 신에게서 불도 훔쳐다 주는 신성한 존재 혹은 반신반인의 영웅 신화가 있다는 점이다.

요약하자면, 핸콕의 이론은 증거가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초기 문명들 사이의 연대기나 문자 체계와 기술의 차이점도 설명하지 못하며, 인류 초기 문명이 위대한 빙하시대 문명의 유산을 공통으로 물려받았음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핸콕은 주기적인 홍수가 일어났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혜성 충돌 때문에 일어난 영거 드라이아스기의 대재앙적인 홍수의 증거를 지질학자들이 놓쳤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시 핸콕의 잃어버린 문명을 파괴한 세계적인 대홍수의 증거로 이용된다. 여기서 말하는 대홍수는 제한된 지역에 일어나는 화산 용암지대 홍수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러면 전 세계적인 대홍수를 입증하는 핸콕의 증거는 무엇일까? 다시 한번, 핸콕은 노아의 홍수 같은 홍수 신화를 끌어온다.

《신의 사람들》은 분명 흡입력 있는 책이다. 잃어버린 문명을 소환하여 인류의 ‘황금시대’ 신화를 되살리는 자극적인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이 책의 실체는 편향되고 비틀렸다. 핸콕은 신화에서 발췌한 내용을 한가득 제시하며 숨겨진 진실을 인정하라고 주장한다. 신의 사람들이 메시지를 애매한 은유로 전해야 했던 이유를 우리는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핸콕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가장 인기 있는 잃어버린 문명인 아틀란티스 문명, 기술적으로 발달한 이 문명은 영거 드라이아스기에 지구에 충돌한 혜성 때문에 멸망했고, 이 일은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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