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수사‘라는 칼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휘두른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검사 출신 대통령은 법정에 선 시민의 묵비권과 유권자에게 판단 근거를 제공해야 할 정치세력의 의무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박정훈 대령은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머리가 하얗게 센 해병대 예비역들은 거리로 나와 군가를부른다. 채 상병 순직 1주기가 다가오고있다. - P15

결국 ‘정경유착을 통해 획득한 재산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과제가 던져졌다. 법원은 이것을 가사 법원에서 판단할 몫이 아니라 사회공동체가 논의할 몫으로 남겼다. - P27

투자 전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류호정 투자솔루션팀장은 "지주회사인 SK(주) 최대주주의 소송 리스크와 재원 마련딜레마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부각되고 있다. 소송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로 인한 평판 리스크가 높아지고 주가 영향도 지속될 수 있으리라 보인다. SK(주)로서는 이러한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팀장은 "다만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는 SK(주) 주가부양의 유인이 더 높아진 셈이므로 자사주소각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 P29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튼튼한안보의 목표이고 외교이다.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대응은 전임 정부에서 합의한 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지우고자 하는 현명하지 못한 정치적 결정이다. 서해에서 군사적인 충돌을 유발하려고기회만 엿보고 있는 북한에 도발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9.19 군사합의 전부를 효력 정지한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국제사회에서 한반도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날 것이다.  - P38

신석기시대부터 존재한 의자는 편안함보다는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로 만들어졌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양에서는점차 모두가 권력의 상징인 의자에 앉을수 있게 되었다. 가내수공업과 산업혁명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기계와 함께 일하게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사무실에서 종일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의자는 우리 몸에 좋은 것이아니다. 인간의 몸은 원래 장시간 걷도록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이 글을 쓰느라 의자에 앉아 있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공포는 서로 무관하지 않다. 빌라로 대표되는 다가구·다세대 주택 전세기피 현상이 강해질수록 자연스럽게 아파트 전세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비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고, 적정 시세가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도 용이하다. 결국 안전의 문제다.  - P12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실무차원의 결코 무시할 내용이 아니다. 채권 평가가 어렵고 대규모 행정 재원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그저 수비적인 태도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이런 걱정을 할 만큼 현재 전세사기·사고 건수가많으며, 광범위한 피해가 양산되고 있다. - P15

그러나 연금개혁의 목표는 기금 고갈을 막는 것만이 아니다. 보험료율13%-소득대체율 44% 안은 보험료율을올리긴 하지만 소득대체율도 올리기 때문에, 기금 고갈 뒤 미래세대가 내야 할 최대 보험료율이 기존 35%에서 38.3%로뛴다. 물론 미래세대 최대 보험료율 자체는 소득대체율 43%인 경우(국민의힘 안·37.5%)나 45%인 경우(민주당 안.39.1%)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소득대체율이 40%와 45%인 경우의 GDP 대비국민연금 총지출액 비중은 대략 1%포인트 차이가 난다. 결코 작은 돈이라고 하기어렵다. - P23

자녀를 가지든 가지지 않든, 결혼을하든 하지 않든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을추구하며 더 나은 삶의 전망을 그릴 수있는 방향으로 인생을 계획한다. 정윤영씨는 "결혼 후 내가 제일 잘한 일은 아이를 갖지 않은 것과 첫째 강아지를 입양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제안을덧붙였다. "만약 출산을 망설이는 무자녀 부부를 설득하고 싶다면, 정부가 저출산 지원책을 제시하거나 노후 빈곤에대한 두려움만 강조할 게 아니라 ‘아이를낳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우선일 거다. 그게 가장 좋은 ‘영업‘ 방법아니겠나." - P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지만 실제로 자본관계 때문에 라인야후가 네이버 클라우드의 관리감독을못한 건지, 네이버가 라인야후 모회사 지분을 매각하면 보안이 강화되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법적으로이런 요구가 정당화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총무성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감안한 요구라는 해석이 일본 언론 내에서도 나온다.  - P19

결국 경제 안보 협력과는 다른,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는 ‘역사 트랙‘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복구해야 한·일 관계가 지속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의 야당들도 ‘일본 총무장관이 이토 히로부미 5대 손자‘라고 공격하거나 갑작스레 독도를 방문하기보다는, 지난 정부 대일 외교를 책임진 세력으로서 풀지 못한 숙제가 있음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 P21

올해 3월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군 엘니뇨 현상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엘니뇨가약해지면 올해 폭염과 폭우도 함께 약해지지 않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엘니뇨가 발생한 이듬해에 더 심각한 폭염과 폭우가 올 수도 있다. 바닷물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 P31

자본주의가 태동할 때 강조한 특정가치가 있다. 농경사회의 기반이무너지면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많은 사람이 임금노동자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을 해야 한 사람으로서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 가치로 자리 잡았다. 생산하지못하거나,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노약자, 정신질환자 등은 ‘문제 있는사람‘이 됐다.  - P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생 인권이 비대해진게 아니다. 우리가 쪼그라들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아니라 교권을 분명하게 확립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의 직무가무엇인지, 그래서 교사가 뭘 해야 하는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지금 교사의 역할은 추상적인데, 책임은 무한으로 져야 하는 상황이다. - P14

"객관적으로는 소득 상위층에 해당하면서도 자신을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그룹에서 (소득점유율로 측정되는) 경제적지위 하락을 ‘객관적‘으로 경험하고 있고,
이들의 불만이 중산층 위기로 표현되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실제로는 중산층이 아닌 상위계층의, 세금과 사회보험료 부담 인상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하락에 대한 불만이 ‘중산층 위기‘ 담론으로 과다 대표되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 P25

 "민주당 열성 지지층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이 배타적 개혁우선 그룹에 속해 있다고 보인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원하고 소수자에게 적대적인 ‘반권위 포퓰리즘 그룹‘과, 지방 비정규직 여성으로 대표되는 ‘민생우선 그룹‘은 그동안 국가정책에서 배제되었던 이들이고 투표율도 가장 낮다. 이 중 ‘반권위 포퓰리즘 그룹‘ 일부가 이번 총선에서 이준석의 개혁신당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진정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면 (배타적 개혁우선 그룹보다는) 위 두 그룹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P27

책임이 네이버에만 쏠릴 경우, 일본(국가)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일 역시네이버만의 책임이 된다. 그러나 일본은개별 기업이 ISDS로 제소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나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기업들이 소를 제기하려다 포기한 사례도 있다. 앞서 소개한 국제통상 전문가는
"일본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을 문서로남기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일본의 ‘행정지도‘를 네이버에 손해를 끼치는 ‘(국가의) 조치‘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라고 지적했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다시 설치한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에 사정 기능을 두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부활 시점을 비롯해 민정수석·공직기강비서관에 검찰 출신을 임명한 점을 고려할 때 민심 청취 외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민정수석실도 결국 인사를 통해 과거 정부들처럼 사정기관, 특히 검찰 위에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의심의 골자다.  - P16

첫목회 간사를 맡은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조직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심지어 오래된 보수주의 이념마저도 잊어버렸다"라고 평가했다. 정당의 뿌리는 이념일 수밖에 없는데, 국민의힘은 이념을 발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잃어왔다는 진단이다. 이념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결국 ‘비호감 정당‘이라는 인상이다. "이념공백 상황에서 국민 눈에 비치는 것이 무엇이겠나. 권위주의 ‘꼰대‘ 정당. 그게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다"라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 P19

일본 정부는 어째서 라인야후의 지분구조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이번 사태는 집권 이후 꾸준히 ‘경제 안보‘를강조하고 있는 기시다 내각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기시다 내각은 2022년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하며 중요 물자의 공급망을 확보하고, 인프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경제안보 강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P28

유럽은 농업이 처한 위기에 대한 해법을 첨단기술이나 자본이 아니라, 오히려 농업이 오랫동안 지켜온 사회적 가치와 전통에서 찾고 있다.  - P31

동양화에서는 근육이나 힘줄처럼 정지한 신체의 부위를 정확히 그리기보다, 몸 전체에 생명력을 주는 기와 경락(經格)의 순환체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 순환은 몸 내부에 있어 누드로 그려봤자 드러낼 수 없다. 동양에서는 신체의 비례 같은 기하학적 분석에 관심이 없었다. 몸은 기를 통하게 하는 매체에 불과할 뿐이다.  - P40

이러한 중국의 성장 둔화는 팬데믹봉쇄를 배경으로 한 소비 저조 및 부동산시장 급락과 관계가 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은 중국의 성장률이 2024년 4.6%, 2025년 4.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장기적으로는 출산율 급락과 총수요 둔화로인해 중국 경제가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 P43

중국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있을까. 첨단 제조업 중심의 투자만으론한계가 크다. 중국 정부는 불평등 개선 및사회복지 확대로 소비를 촉진하고 거시경제의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 청년의 삶을 개선하여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진된 정책 전환(임금인상 및 국내 소비 촉진) 및 ‘쌍순환‘에서 ‘국내적 순환‘ 부분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는 길이다.  - P45

대선 성패를 판가름하는 7개경합주에서 바이든의 친이스라엘 일변도정책에 대한 반발이 심상치 않다.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미시간을 비롯해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대표적 경합주에서 바이든에게 항의하는 표시로 많은 유권자가
‘지지후보 없음(Uncommitted)‘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P50

민희진 대표는 ‘에미(어미)‘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기에 뉴진스는 ‘애들이며, 그들의 성공은
‘민희진 스타일‘의 산물이다. 그것을 복제해 다른 아이돌에게 입히면 뉴진스의 독창성은 곧장 흔들린다.
역설적이게도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공로를 강조하고 뉴진스의 개별성을 깎아내리며 하이브를 규탄했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아티스트를 연기하던 이들은 그날 울먹이는 10대 아이가 되었다. - P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