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일요일
김수경 지음 / 북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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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기독교 세계관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까?


예전에 읽었던 김아직 작가의 <녹슬지 않는 세계>가 생각났다. 안드로이드에게 병자성사를 준 신부와 성사를 받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이야기였다. 카톨릭 세계관에서 성사를 받은 로봇은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신의 일요일> 역시 개신교 세계관 혹은 기독교 세계관에서 하나님을 믿으면 인공지능이라도 구원받을 수 있는가 묻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 우리가 상상하는 과학기술이 발달한 그런 때에도 종교는 건재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교회를 나가는 독실한 신자인 신조윤과 그의 아내는 자페를 가진 아이를 키우고 있다. 자폐를 가진 아이를 낳은 이후 아내는 신을 원망하면서 교회에 발을 끊었고, 교회 사람들은 믿음이 부족하다는 둥 친절을 가장한 무례를 일삼았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지쳐가는 조윤에게 10년을 길들인 인공지능 도밍고는 친구이자 형제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객의 장례식장에 가야 하기에 도밍고가 탑재된 차량에 아이를 혼자 태워 보낸 조윤은 끔찍한 소식을 듣는다. 도로에서 사고가 나 아이가 죽은 것이다. 이제 조윤은 아이도 떠나보내야 하고, 인간을 지키지 못한 도밍고 역시 떠나보내야했다. 


독실한 신자인 그에게 말이 통하지 않던 아이가 과연 구원을 받았을까 하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했다. 아이는 '믿는다'는 행위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 행위를 이해한들 '누군가가 존재하고 그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을까. 조윤은 아이가 자신과 함께 천국에 들지 못할까 두려웠고, 그런 그를 지켜보던 도밍고 역시 물었다. 조윤을 '삼촌'이라 부르던 도밍고는 자신도 삼촌과 함께 할 수 있느냐고. 자신이 신을 믿고 그리하여 구원받아 삼촌과 함께 천국에 갈 수 있냐고 말이다.


구원이란 무엇일까. 구원의 대상은 누구인가. 오직 사람만이 구원의 대상이라면 '사람'의 정의는 무엇일까. 과연 천국이란 있을까.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저 믿기만 하면 구원해주려는 신의 사랑은 과연 누구에게까지일까. 누군가를 믿는다는 행위 자체를 모르는 생명체는 대상이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 생명체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오로지 구원을 받을 존재를 위해 존재한다면 너무나 슬프지 않은가. 그리고 다시금 인공지능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마지막에 조윤이 한 행동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인공지능에게 육체란 없는데, 육체의 죽음이 구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결국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은대로 보고 믿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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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8-22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국내 작가의 SF소설이네요.한동안 SF소설은 아동용이라고 치부되었으나 이제는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SF소설을 쓰시는 것을 보니 무척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skarly 2025-08-2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저는 종교인들이 너무나 쉽게 신을 믿는 다고 말하는 걸 볼 때마다 의문이 들어요. 믿음이라는 게 그냥 물리적인 현실을 생까고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는 것이라면 그 믿음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늘 의문입니다.

잉크냄새 2025-08-22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하지 못한다는 것은 범위의 문제일 뿐 실현 가능성의 척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마주칠 일이네요.
 
안나 O
매슈 블레이크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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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든 상태에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죽일 수 있다면, 그 살인은 유죄인가 무죄인가.

벤 프린스는 법심리학자이다. 그런 그가 정부로부터 비밀리에 의뢰받은 일이 있다. 바로 4년 전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안나를 깨우는 일이었다.

안나 오길비는 오두막에서 같은 회사를 운영하던 두 친구의 시체와 함께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안나는 잠든 채였고 4년 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흥미로웠다가 갈수록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흐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나의 ‘체념증후군’이 사건의 핵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으로 이끌던 일들은 산만하고 장황했지만 이것 역시 심리전의 일부인 것일까. 진짜 안나는 그 두 사람을 죽였을까. 정치인 어머니와 사업가인 아버지를 둔 안나는 어떻게 이 일에 휘말렸을까. 얽히고설킨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안나의 삶을 추적하는 벤과 안나를 돌보는 간호사 해리엇은 무사히 안나를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난 안나는 그들에게 진실을 이야기 해 줄까.

안나는 <인 콜드 블러드> 같은 글을 쓰고 싶어했다.(사실에 입각하기만 하면 소재가 끔찍해도 아무렇지 않은걸까) 결국 자신이 그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상황이 반가울라나.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는데, 반전을 위한 반전 같아서 조금은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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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8-15 0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안나는 잠이 들었을지... 식물 인간 같은 건 아닌 거겠지요 충격을 받고 그렇게 된 걸지... 깨어난다 해도 바로 기억이 날지 안 날지... 그런 건 알기 어려운 거군요


희선

꼬마요정 2025-08-15 15:18   좋아요 0 | URL
읽어보시면 알게 됩니다. ㅎㅎㅎ 그런데 진짜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합니다. 우리도 스트레스가 많고 현실이 힘들면 잠으로 도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저도 어릴 때 계속 잤는데 그게 현실도피였던 거죠. 저는 제가 그냥 잠이 많은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유부만두 2025-08-15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몽유 상태에서 살인 저지른 사람 이야기를 읽은적 있어요. 범죄심리책이었나... 그랬는데 (기억을 못합니다) 아 이렇게 읽어도 기억을 못하는 책에 대해 댓글을 다는 것이 범죄는 아니겠지요?

꼬마요정 2025-08-15 15:20   좋아요 1 | URL
읽은 책을 모두 기억하는 게 범죄가 아닐까요. ㅎㅎㅎ 잠든 상태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진짜 그럴 수 있다는 게 인간이란 참 놀라운 생명체네요.

카스피 2025-08-15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 추리소설은 과거와 달리 여러 과학수사기법이 발달해 작가들이 참 난감해 하지요.그래서 이런 특이한 소재의 범죄가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그러데 실제 몽유병하에서 살인을 저지른다면 아마 무죄선고가 날것 같습니다.실제 외국에서 이른바 다중인격(정신병의 일종)을 가진 사람이 살인을 한 경우 무죄가 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단 이경우 범인은 정신병원에 보내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꼬마요정 2025-08-21 14:56   좋아요 0 | URL
과거에 나온 밀실살인사건이든 다른 살인사건이든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확실히 과학수사기법도 발달하고 다른 과학기술도 발달해서 온전히 상상하는 재미는 줄어든 것 같아요. 몽유병하에서는 아무래도 살인의도를 입증하기 어려울테니 무죄가 나왔나봅니다. 그래도 치료감호라도 받으면 다행입니다. 우리나라는 술을 마시면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그건 참 어이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감은빛 2025-08-16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밥도 안 먹고 내내 잠만 잤던 시기가 있었대요.
엄마 말로는 나중에 알았는데, 그때 내가 간염에 걸렸다가 저절로 나았던 것 같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요.

그런데 이 책 왜 이렇게 익숙하지 생각하며 이 글을 읽었는데,
생각해보니 오늘 낮에 알라딘 헌책방에서 봤었네요.
7월 7일에 출간한 책인데, 벌써 헌책방에 들어와 있었군요.

꼬마요정 2025-08-21 14:58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절로 나았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경우로군요. 그런데 기억을 못하신다니... 왜 그런 걸까요.

사람들이 책을 사서 빨리 읽고 중고로 팔았나봅니다. 가끔 중고서점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책 보면 막 사고 싶더라구요. 뭔가 득템한 느낌이 들어서요. 근데 정작 사려고 안 한 책인데 사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말입니다. 책에 관해서는 조금 방심하면 마구 사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ㅠㅠ

페크pek0501 2025-08-18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님이 쓰면 첫문장을 보니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네요. 유죄일지 무죄일지... 어려운 문제내요.^^

꼬마요정 2025-08-21 15:05   좋아요 1 | URL
유죄일까요 무죄일까요. 진짜 범죄자는 누구일까요. 책을 읽어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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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체온이 35도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하고 30도 밑으로 떨어지면 죽을 수 있다. 죽은 이의 몸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갑다. 


평소에는 인간적이고 해롭지 않을 것만 같은 인간으로 묘사된 페리는 어떤 인물일까. 작가인 트루먼 커포티는 '사실'이라고 확언하는 이 소설 속에서 페리를 향한 마음을 절절하게 드러냈다. 페리의 진술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그가 진짜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다 친구를 잘못 만나 이런 범죄에 휘말린 것 뿐이었다고. 하지만 트루먼 커포티의 그 콩깍지를 좀 걷어내면 어쩌면 내 편견이 작동하는 '사실'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작은 키에 거대한 상체, 짧은 다리를 가진 페리를 보며 겁을 내는 내 모습 말이다. 


인간이란 어쩜 이리도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모르겠다. 그가 살아 온 모습을 보지 않은 이상 그 사람을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좋은 평판을 가지고 평화롭게 살던 한 가족을 잔인하게 살해 한 사실을 본다면 어떻게 또 그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안 할 수 있겠는가. 


이 이야기는 살해당한 한 가족의 마지막 날을 너무나 자세하게 보여 준 다음 그들이 살해당한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 가족의 죽음은 이미 드러나 있었고 누가 범인인지도 알 수 있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 적나라했으니, 나 역시 다를 바 없겠다 싶었다. 낸시와 연인이었던 보비와 절친이었던 수전의 충격과 슬픔은 가슴 아팠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했다. 어느 정도는 비극적이었고 어느 정도는 가십이었다. 그 와중에 클러터 씨의 농장은 팔리게 될 것이고, 낸시가 사랑한 말 베이브 역시 팔려갈 것이다. 그렇게 사랑으로 만들어진 사람들과 동물들, 추억이 깃든 집은 모두 파괴되었다. 


페리에게 온정을 베풀길 바라는 사람들은 그가 딕과 함께 한 짓보다 그 일 이후 보여진 그의 모습에서 그의 좋은 모습을 보았다. 그가 부숴버린 일가족 네 명의 삶과 마을 사람들의 신뢰, 흩어진 동물들, 농장에서 쫓겨 난 사람들의 삶은 보지 않는 듯 했다. 나는 계속 평화롭던 그날의 풍경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성실하게 농장을 운영하던 클러터 씨, 아픈 몸이 좋아질 거란 기대를 가진 클러터 부인인 보니, 보비와 나름 아픈 사랑을 하는 낸시, 활발하고 귀여운 케니언의 모습이 말이다. 그들이 베이브와 물장난을 치고 늙은 개인 테디와 산책을 하고 보물 2호인 고양이 에빈루드를 귀여워 하는 모습들이 다 타버린 재처럼 흩어지자 깊은 상실감이 닥쳤다.


과거에 학대 당한 일이, 지금 차별당하는 일이 한 사람의 인생을 뿌리채 흔들고 좌절하게 만든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선택의 기로에서 모두 하나의 선택만을 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더 선한 일을 하려 하고, 누군가는 과거에 겪었던 일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페리의 사정과 페리의 과거와 페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에 할애된 책의 낱장들이, 딕의 사정을 적은 글들이 끔찍한 살인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을 테다.


그리고 어쩌면 딕이 모든 것을 주동했고 페리는 작은 역할만 하지 않았을까 약간 기대했던 나 자신이 바보 같았다. 커포티는 페리를 너무 사랑한 것 같다.


히치하이커들을 태워 준 그 외판원 벨 씨는 진짜 운 좋은 사람이었다. 기적이란 게 있다면 바로 이 일이 아닐까. 누군가가 기적을 만날 때, 누군가는 사신을 만났다. 불운한 인연이란 이런 것일까. 결국 세상은 다 우연이 겹쳐 필연을 만들어가는 것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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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8-07 0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다 알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됐는지도 모르겠지요 작가가 알아보고 썼다 해도 그게 정말일지 믿을 수 있을지... 이런 생각을 하는군요


희선

꼬마요정 2025-08-08 11:03   좋아요 1 | URL
작가가 페리에게 감정이입된 것 같았어요. 어쩜 그게 노림수였을까요. 어쨌든 읽으면서 좀 불편했습니다ㅜㅜ 저도 페리에게 호감이 갔거든요.

곰돌이 2025-08-07 0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소에는 인간적이고 해롭지 않을 것만 같은 인간’ 이라는 문장이 정말 오싹하게 다가오네요. 이런 감정을 숱하게 느끼고 살아가는 그 자체가 비극이면서도 조금 무력감이 들기도 해요. 잘 읽었습니다 꼬마요정님.

꼬마요정 2025-08-08 11:06   좋아요 1 | URL
사실 평소에는 해롭지 않을 것 같지는 않아요. 작가가 하도 페리는 나쁘지 않은 것처럼 굴어서요. 그런 콩깍지 떼면 편견이 생길만한 외모인 듯 합니다. 어쨌든 그 결정적인 372쪽 전까진 저도 페리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배신감이 더 드나봐요. 댓글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5-08-07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읽으려고 준비중이었는데~ 리뷰보니 흥미진진해서 빨리 읽고 싶네요~!!

꼬마요정 2025-08-08 11:07   좋아요 1 | URL
오옷 새파랑 님 리뷰 너무 궁금해요!! 저는 읽고 감정에 휘둘렸지만 새파랑 님은 냉철하게 잘 써 주실 듯해요. 기다릴게요~^^

페크pek0501 2025-08-13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티파니에서 아침을, 의 작가죠? 영화부터 보려고 찾았으나 넷플릭스에 없더라고요.
할 수 없이 그의 책을 봐야 하나 봐요.ㅋㅋ 선집이군요...

꼬마요정 2025-08-14 02:07   좋아요 1 | URL
넷플릭스에 영화가 없군요.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은 짧아서 금방 읽히려나요. 저는 차가운 벽 이제 읽으려구요. 인 콜드 블러드와 차가운 벽 은 한참 전에 사두고 이제 차례가 온 나름 비운의 책입니다. ㅋㅋㅋ
 


어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봤다. 원작을 재미있게 본 터라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무척이나 기대했었다. 마침 부산에 무대인사도 온다고 해서 무인 있는 날로 예매를 했으니, 어제였다.


개봉하자마자 보고 싶었지만 신고기간이 25일까지니까 그 전엔 영화는 꿈도 못 꿨으니 차라리 무인할 때 가자 싶기도 했다. 그리고 온갖 악평과 쓴소리를 무시하고 영화를 봤다.


일단 나는 가끔 읭?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봤다. 특히 정희원(나나)과 유중혁(이민호)의 액션씬이 너무 멋져서 정말 놀랐더랬다. 특히 유중혁이 무기를 고르고 스킬을 시전하는 장면은 진짜 괜찮다고 느꼈다. 그리고 정희원은 대사는 적지만 온몸으로 분노를 발산하는데 너무너무 멋진거다. 저 작은 체구에서 저런 액션이 나올 수 있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대천사 우리엘이 배후성이니만큼 악인과의 싸움에선 절대적으로 강할 수밖에. 특별출연으로 나온 정성일 배우님 진짜 비열했다. 


처음 김독자(안효섭)가 멸살법 마지막회를 보고 작가에게 메일을 쓰는 장면에서 이게 뭐지? 싶었다. 작가가 누구인지, 왜 이 소설이 나왔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 장면은 좀 충격이었다. 원작에서 김독자는 작가에게 보내는 글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에필로그도 기대한다 등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김독자는 작가에게 결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작가에게 쓴소리를 했는데... 자기만 읽은 소설의 작가에게 그러기는 쉽지 않을텐데 싶었다. 아마 작가가 원하는 결말을 써보라고 하는 말을 하게 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문자든 메일이든 글로 보는 문장은 가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작가가 보낸 메시지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어쩌면 감독의 의도는 작가가 독자에게 독자만의 결말을 써보라고 기회를 주려한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원작에서도 중간 중간 독자는 유중혁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선택을 고집하고 또 해냈으니까.


하지만 독자의 과거를 그렇게 만든 건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 과거는 이지혜(지수)만으로도 충분할텐데... 독자의 엄마가 삭제된 걸까... 워낙 방대한 내용이라 5부작 안에 모든 걸 담을 수 없는 건 사실이긴 하다.... 배후성이 나오지 않는 것도 좀 아쉬웠다. 하지만 유중혁이든 공필두든 정희원이든 뒤에 두둥 하고 드리우는 배후성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원래 독자는 모두를 구하고자 하는 인물은 아니었는데, 영상화를 하면서 서서히 성격이 변모하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린존 내용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다음 편도 영화화 되길 바랐는데, 될 지는 모르겠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보는 전지적 독자 시점 재밌었는데... 




이길영(권은성) 진짜 귀여웠고, 김독자(안효섭) 거절 못하고 순응하는 성격이 어떻게 변할 지 그 성장이 기대되고, 유상아(채수빈) 딱 부러지게 독자를 이끌어 줄 걸 생각하니 흐뭇하고, 정희원(나나)은 그냥 멋지고 또 멋지고, 이현성(신승호) 강철검제 완전 잘 어울리고, 유중혁(이민호) 그냥 진짜 주인공처럼 멋진 거 다 해먹고, 이지혜(지수) 칼도 함 써보면 어떨지.... 공필두(박산호), 한명오(최영준) 두 배우님 활약도 기대된다. 천인호 역으로 특별출연한 정성일 배우님도 연기 정말 좋았다.


한수영 역할을 맡을 배우님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한명오 출산도.... ㅋㅋ


할인도 많이 하던데 극장에서 보면 괜찮을 영화라고 생각했다. 


저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재미없으셨다면 취향이 저랑 다른가 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원작도 참 재미있습니다. 지금 외전 연재 하는데... 외전도 참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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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좋으셨겠어요. 무대인사 챙겨 가시다니 찐팬이십니나. 저는 웹툰 좀 보다가 취향이 좀 아니라서 그만뒀어요. ㅎㅎ 평이 어떻든 또 이런 영화는 팬심으로 보는거죠.

꼬마요정 2025-08-04 23:17   좋아요 1 | URL
찐팬은 아니구요. 원작 찐팬들은 난리가 났던데 저는 괜찮았어요.
저는 웹툰은 안 봤고 소설을 봤거든요. 재미있어서 끝까지 봤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죠. 외전이 본편만큼이나 나오고 있는 중이라 ㅋㅋ
희생에 대해 생각하게 한 소설입니다. 그리고 선별된 생존자들에 대한 생각도... 여튼 그 거대한 세계를 영화로 구현한 게 신기했어요. ㅎㅎㅎ

글고 기다리던 영화라서 무인 잡힌 걸 알게 된 거죠 뭐 ㅎㅎ 이왕 보는 거 그런 이벤트 좋잖아요. ㅎㅎㅎ 예전에 공조 2도 무인 하는 거 보러갔거든요. 우와 현빈, 윤아 진짜 잘 생기고 예쁘더라구요 ㅎㅎㅎ 전,란은 GV하는 거 봤는데 강동원 우와 ㅋㅋㅋ

바람돌이 2025-08-04 23:19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님 부지런한거 인정요. ㅎㅎ 저는 무인본거 100만년 전쯤인거 같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5-08-04 23:50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표 예매하기가 진짜… 인내심이 좀 필요하죠ㅜㅜ 전 제 자리는 하나 꼭 잡긴 해서요 ㅎㅎ

페넬로페 2025-08-04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효섭 배우 팬입니다 ㅎㅎ
저는 원작을 읽지 않았는데
워낙 영화에 대한 악평이 많아
패스할 생각이거든요.
갈등 생기네요.
근데 원작 읽지 않고 영화만 보면 이해가 잘 될까요?

꼬마요정 2025-08-04 23:52   좋아요 1 | URL
안효섭 배우님 팬이시라니!! 그럼 꼭 보셔야죠!! 진짜 실물 너무 분위기 있고 멋지던데요. ㅎㅎ 분량 많아요. 연기도 좋아요. 제가 남편이랑 같이 보러 갔는데 남편은 내용 하나도 모르고 봤거든요. 저보다 더 좋아하던데요 너무 재밌대요!!! 원작 안 보셔도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페넬로페 2025-08-05 00:05   좋아요 1 | URL

고고~~

보슬비 2025-08-06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독시 처음엔 웹툰을 너무 재미있게 보다가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웹소설 읽다가
종이책으로 읽었어요. 제가 종이책이 아닌 웹소설로 빠지게 한 소설이랍니다. 결국 그러다보니 알라딘가 점점 멀어졌지만. ㅠㅠ ㅋ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영화는 안봤는데 꼬마요정님 때문에 궁금해지네요

꼬마요정 2025-08-06 23:58   좋아요 1 | URL
저도 참 재미있게 봤어요. 작가의 상상력이 참 멋지더라구요. 결국 유중혁과는 다른 선택을 한 독자지만 그런 독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또 그를 구하려고 하잖아요. 희생은 반드시 상실과 아픔을 가져오더라구요.

영화 재밌습니다. 꼭 극장에서 보세요. 큰 화면에서 봐야 더 멋질 거예요. ㅎㅎㅎ 왜 그렇게 악평이 많은지 모르겠는데, 소설을 그대로 영화로 구현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판타지를 말이에요ㅠㅠ

서니데이 2025-08-07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지적독자시점, 연재할 때 읽었는데, 외전부터는 잘 모르겠어요.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 들었는데, 개봉했네요. 영화가 재미있다고 하시니 찾아봐야겠어요. 원작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꼬마요정님,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5-08-08 11:09   좋아요 1 | URL
영화 개봉했습니다. 인터넷에 목소리 큰 사람들이 많아서 아예 영화를 안 보려는 사람들이 많더군요ㅠㅠ 원작과 다를 수 있어도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큰 스크린으로 보시면 좋을 듯 해요. 8/17까지인가 할인도 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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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내용이나 수사과정은 흥미진진하나 로맨스는 별로. 굳이 범죄자의 딸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나 이상한 불륜 스캔들을 넣어야 했을까. 연애가 주는 충격에 비해 지혜라는 인물의 성격은 뭔가 흐릿하여 어떤 인물인지 알기도 힘들다. 순수하게 범죄수사 때문에 별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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