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봤다. 원작을 재미있게 본 터라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무척이나 기대했었다. 마침 부산에 무대인사도 온다고 해서 무인 있는 날로 예매를 했으니, 어제였다.
개봉하자마자 보고 싶었지만 신고기간이 25일까지니까 그 전엔 영화는 꿈도 못 꿨으니 차라리 무인할 때 가자 싶기도 했다. 그리고 온갖 악평과 쓴소리를 무시하고 영화를 봤다.
일단 나는 가끔 읭?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봤다. 특히 정희원(나나)과 유중혁(이민호)의 액션씬이 너무 멋져서 정말 놀랐더랬다. 특히 유중혁이 무기를 고르고 스킬을 시전하는 장면은 진짜 괜찮다고 느꼈다. 그리고 정희원은 대사는 적지만 온몸으로 분노를 발산하는데 너무너무 멋진거다. 저 작은 체구에서 저런 액션이 나올 수 있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대천사 우리엘이 배후성이니만큼 악인과의 싸움에선 절대적으로 강할 수밖에. 특별출연으로 나온 정성일 배우님 진짜 비열했다.
처음 김독자(안효섭)가 멸살법 마지막회를 보고 작가에게 메일을 쓰는 장면에서 이게 뭐지? 싶었다. 작가가 누구인지, 왜 이 소설이 나왔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 장면은 좀 충격이었다. 원작에서 김독자는 작가에게 보내는 글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에필로그도 기대한다 등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김독자는 작가에게 결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작가에게 쓴소리를 했는데... 자기만 읽은 소설의 작가에게 그러기는 쉽지 않을텐데 싶었다. 아마 작가가 원하는 결말을 써보라고 하는 말을 하게 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문자든 메일이든 글로 보는 문장은 가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작가가 보낸 메시지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어쩌면 감독의 의도는 작가가 독자에게 독자만의 결말을 써보라고 기회를 주려한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원작에서도 중간 중간 독자는 유중혁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선택을 고집하고 또 해냈으니까.
하지만 독자의 과거를 그렇게 만든 건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 과거는 이지혜(지수)만으로도 충분할텐데... 독자의 엄마가 삭제된 걸까... 워낙 방대한 내용이라 5부작 안에 모든 걸 담을 수 없는 건 사실이긴 하다.... 배후성이 나오지 않는 것도 좀 아쉬웠다. 하지만 유중혁이든 공필두든 정희원이든 뒤에 두둥 하고 드리우는 배후성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원래 독자는 모두를 구하고자 하는 인물은 아니었는데, 영상화를 하면서 서서히 성격이 변모하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린존 내용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다음 편도 영화화 되길 바랐는데, 될 지는 모르겠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보는 전지적 독자 시점 재밌었는데...





이길영(권은성) 진짜 귀여웠고, 김독자(안효섭) 거절 못하고 순응하는 성격이 어떻게 변할 지 그 성장이 기대되고, 유상아(채수빈) 딱 부러지게 독자를 이끌어 줄 걸 생각하니 흐뭇하고, 정희원(나나)은 그냥 멋지고 또 멋지고, 이현성(신승호) 강철검제 완전 잘 어울리고, 유중혁(이민호) 그냥 진짜 주인공처럼 멋진 거 다 해먹고, 이지혜(지수) 칼도 함 써보면 어떨지.... 공필두(박산호), 한명오(최영준) 두 배우님 활약도 기대된다. 천인호 역으로 특별출연한 정성일 배우님도 연기 정말 좋았다.
한수영 역할을 맡을 배우님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한명오 출산도.... ㅋㅋ
할인도 많이 하던데 극장에서 보면 괜찮을 영화라고 생각했다.
저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재미없으셨다면 취향이 저랑 다른가 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원작도 참 재미있습니다. 지금 외전 연재 하는데... 외전도 참 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