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국정농단 사건, 미투 사건에 이르기까지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인 손석희가 바라본 당시의 장면들이 펼쳐진다. 손석희의 <장면들>에는 다른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그만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의 이야기 속에서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나의 감정과 생각은 또 다른 에세이가 되어 머리속을 맴돈다. 세월호 사건의 상처에서 시작되어 국정농단 사건으로 폭발한 변화의 민심이 미투 사건으로부터 변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촛불과 함께 했던 이들이 여러 형태로 우리 곁을 떠났음을 실감한다. 촛불 공간을 시민에게 열어 주었던 고(故) 박원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최종판결까지 3개월의 시간을 시민과 함께 했던 고(故)노회찬, 당시 사안을 보도하며 객관적인 보도를 전한 저자 손석희 등등. 5년 전에는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의 리더가 될 이들로 여겨졌던 이들 중 상당수가 여러 이유로 현재 우리 곁에 없다는 현실. 손석희의 <장면들>은 저자가 바라본 사건들과 자신의 생각들을 담담히 서술한 책이지만, 그가 보여준 관점으로 함께 세상을 바라본 독자로서 이제는 그런 '장면들'을 함께 할 이가 더 이상은 없다는 부재(不在)감을 깊이 느낀다...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끼는 상황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