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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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사람 이야기지. 《소설 보다 : 여름 2025》에는 소설이 세 편 실렸어. 세 편 실리는 건 늘 다르지 않군. 처음엔 네 편 실렸지만. 세 편으로 바뀌고는 다시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았어. 단편소설 세 편이니 마음 편하게 보면 될 텐데, 소설이 어려운 느낌이 들어서 마음 편하게 못 보는군. 이번에 만난 건 더 그래. 나만 그렇고 다른 사람은 어려운 느낌 아닐지도 모르겠어.


 첫번째 소설은 <무덤을 보살피다>(김지연)야. 소설을 보면 무덤을 보살피는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기도 해. 화수와 수동은 사촌으로 할아버지 무덤을 찾아가려다 둘이 떨어지고 길을 잃어. 그 뒤에 만난 사람은 지금까지 만난 적 없는 막냇삼촌이라니. 한번도 만난 적 없다 해도 친척이라는 걸 알면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러지도 않았군. 막냇삼촌이 있던 곳 분위기가 안 좋아서였을까. 양식장 같은데 거기에서는 뭔가 천천히 썩는 냄새가 났어. 막냇삼촌은 화수와 수동이 조카라는 걸 알아도 무섭게 대했어. 나중에는 그런 일 없었던 것처럼 말하지만.


 화수는 어릴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좋아했는데, 할머니가 죽은 뒤 할아버지와 멀어졌어.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손자인 수동이를 챙겨서 자신은 손녀인 화수한테 잘해줬던 걸까. 부모하고도 오래 떨어져 살다 보면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하겠지. 할아버지는 더할 것 같기도 해. 내가 잘 모르는 건가. 자주 만나지 않아도 자주 연락하면 사이가 좋은 친척도 있겠지. 여기엔 정치 이야기도 조금 담긴 것 같아. 그런 거 없는 이야기는 별로 없던가. 할아버지는 대통령 선거 때 화수한테 자신이 바라는 사람을 찍으라고 했어. 할아버지가 아팠을 때 일도 담겼군. 그때 화수는 자신이 할아버지를 죽인 건 아닐까 생각했어. 이런 거 생각한 게 중요한 건지. 자신이 괴롭다고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자신을 죽여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서아 소설 <방랑, 파도>를 보고 ‘나’는 왜 바다가 가까운 마을에 갔을까 했어. ‘나’는 백반집에서 일을 돕다가 요양원 일을 돕기도 했어. 여기엔 죽음이 나오기도 하는군. 백반집 누나 백의 아이의 죽음과 요양원에서 지내던 향자 할머니의 죽음. 죽음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한테나 찾아오는군. 백의 아이는 백과 반이 기억해도 향자 할머니 죽음을 기억할 사람은 없는 것 같기도 해. ‘나’가 기억할까. 이런 게 아닐 텐데, 쓰다 보니 이렇게 흘렀군. ‘나’는 파도타기를 배우기도 하는데, 자신은 파도를 잘 못 탈 것 같다고 해. 그건 사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닐까 싶은데.




 내게 좋은 파도란 없다. 죄다 견디기 힘들고 고달픈 파도일 뿐이다.  (<방랑, 파도>에서, 79쪽)




 마지막은 함윤이 소설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야. 면사무소에서 일하는 이노아, 박녹원은 민원을 받고 천문대에 가. 천문대 땅을 산 사람은 종교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천주교나 불교가 아닌 사이비. 노아는 기독교에 나오는 이름이군. 노아는 자기 이름을 엄마 이름인 ‘정선화’로 소개해. 거기에도 그 이름인 사람이 있어서 신기했어. 사람들은 이런저런 일이 있으면 면사무소(동사무소에서 주민센터 이젠 행정복지센터던가 행정복지센터는 잘 외워지지 않는 말이야. 그냥 동사무소면 편할 텐데)에 민원을 넣을까. 그런 거 하는 사람 한가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천문대 사람들한테 적들은 누구였을지. 노아뿐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어. 이렇게밖에 못 쓰다니. 할 말 더 없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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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거 있어요(?)





당신은 하고 싶은 거 있나요


하고 싶은 건 어떤 걸지

그걸로 돈을 벌어야 할지

그러지 않아도 되겠지요

돈을 벌어서

하고 싶은 걸 하기도 하잖아요

돈이 없으면

돈이 덜 드는 걸 하면 되죠

아, 미안해요

이건 제가 그렇군요


저는 돈이 별로 안 드는 거 하고 싶고,

그걸로 돈을 벌고 싶다 생각하지도 않아요


돈이 없으면 못 사는 세상이지만,

아껴 쓰면 괜찮아요


하고 싶은 거 많지 않지만,

하고 싶은 거 한두 가지 있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하니

하고 싶은 거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하루 즐겁게 살기도 좋고

걷기, 자기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좋지요


하고 싶은 건

사람을 살게 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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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6-01-18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경우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면 삶이 지루할 뻔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한 것 같아요.^^
 


우주를 나는 상상





하늘을 날기도 어려운데

우주를 날 수 있을까


눈을 감고 떠올려보면 되겠어

우주를 나는 자기 모습


우주엔 공기가 없으니 맨 몸은 안 되겠어

우주복을 입거나

우주선 타고 가는 거야


달에 갈까

명왕성에 갈까

가까운 달이 좋겠어


달에 가면 아무것도 없어서

쓸쓸할 것 같아

우주에선 어디든 쓸쓸하겠군

지구를 빼고

태양계 어느 곳에도 생명체는 없잖아


어쩐지 우주에 가면

지구를 더 생각할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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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6-01-18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이 있었죠. 구름을 타고 가기도 했어요.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며칠 간 그 꿈 생각을 했었어요.ㅋㅋ
 


해한테 날아간 새





새는 해를 만나고 싶었어요

새는 열심히 날갯짓해서

해한테 날아갔어요


새가 해를 만나러 간다고 하니

모두 말했어요

새가 아무리 날아도

해한테 닿지 못한다고


새가 어릴 때

비를 맞고 추위에 떨 때

해가 새를 따듯하게 감싸줬어요

새는 그때 일을 잊지 못했어요

엄마 품처럼 따스했던 햇볕을


새가 처음 떠났던 곳으로 돌아오고

새는 깨달았어요

자신이 해한테 가지 못한다는 걸

힘이 다한 새는 땅으로 떨어졌어요


새는 마지막으로

햇볕이 자신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걸 느끼고

편안하게 눈 감았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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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건너기 소설의 첫 만남 30
천선란 지음, 리툰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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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상처 없이 자란 사람이 있을까. 부모한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상처가 별로 없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부모한테 사랑 받아도 상처가 있겠지. 그래도 부모한테 사랑 받은 사람이 사랑 받지 못한 사람보다 나을 것 같다. 어릴 때 겪은 안 좋은 일 같은 거 오래 기억하지 않을 거다. 상처 받은 자신을 위로하는 건 자기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까. 아주 없지 않을지도. 자라고도 부모한테 받으려는 사람 있을 거다. 어릴 때도 주지 않은 걸 자란다고 줄까. 부모도 그렇고 자식도 바라지 않는 게 좋겠다.


 공효는 우주 비행사로 자아 안정 훈련을 해야 한다. 그건 어린 자신을 만나는 거다. 시간이 흐른 뒤 약을 먹으면 AI가 구현해 낸 여러 자신을 만나게 될까. AI는 공효가 어릴 때 살던 곳을 재현했는데, 아주 똑같지는 않고 엉성했나 보다. 그렇게라도 하는 거 대단하구나. 그건 머릿속에 나타나는 거겠다. 꿈하고도 닮았구나. 꿈에서 자신이 어린 자신을 만나는 일은 없겠지만. 글로는 만나겠다. 그런 이야기를 쓴다면. 이 이야기 《노을 건너기》가 그렇구나.


 아버지가 없는 아이 공효는 말이 별로 없고 친구도 많지 않았다. 엄마는 그런 공효를 걱정했다. 아버지가 없어서 그런 거다 생각하기도 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엄마는 자기 외로움에 빠져서 공효를 제대로 못 본 것 같기도 하다. 엄마라고 어른이어서 괴롭지 않은 건 아니기도 하다. 그런 걸 어릴 때는 잘 모르기는 하는구나. 그렇다고 공효가 엄마를 원망한 건 아니다. 엄마는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 그런 것에 빠지다니. 그런 게 또 공효를 외롭게 만들었겠다.


 우주 비행사는 정신 건강도 보는 것 같다. 체력도 좋아야 하지만 정신도 건강해야겠지. 어릴 때 상처가 우주 공간에서 어떤 안 좋은 일을 일으킬지 모르겠다. 공효는 어린 자신한테 어릴 때 하지 못한 걸 시간이 가고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어린 자신이 자신을 만나는 일이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가상이어도 그렇게 하면 자기 마음이 안정될 것 같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든다. 공효가 무서워하던 거미도 무찌른다. 왜 난 거미가 불쌍하게 보이는지.


 결국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을 위로해 주는 건 자기 자신이다. 앞에서 말했구나. 자기 자신을 먼저 받아들이고 좋아하면 좋겠다. 나도 잘 못하는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린이도 잘 돌봐야겠다. 자신이 가진 좋은 점을 조금이라도 찾으면 괜찮을 것 같다.




희선





☆―


 “나는 너를 좋아해, 공효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너를 아주 좋아한단다.”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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