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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7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ㅣ 뽀짜툰 7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6월
평점 :

처음 <뽀짜툰> 8권을 볼 때는 쪼꼬 포비 봉구 셋이었다. 그때는 쪼꼬가 아픈 모습이 나오고 쪼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그때는 쪼꼬 포비 봉구 셋 다 처음 봐서 쪼꼬가 아프고 세상을 떠날 때 가는구나 했는데, ‘뽀짜툰’을 1권부터 8권까지 죽 봤다면 쪼꼬가 무지개 다리 건넜을 때 무척 슬펐을 거다. 한번 더 슬퍼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인가. 지난번 6권에서 짜구가 잘 먹지 못하고 아파서 보내줄 때 슬펐다. 채유리는 무척 슬펐겠지만 남은 뽀또 쪼꼬 포비 봉구 앞에서는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채유리는 짜구한테 해주지 못한 걸 생각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잘해주지 못하면 마음이 아쉽겠다. 나중에 아쉬워하지 않으려면 있을 때 잘해야겠지. 이런 생각해도 잘 안 되기도 한다.
이번 <뽀짜툰> 7권 보고도 울었다. 웃기도 했지만. 여기에도 헤어짐이 있었다. 언젠가는 나오겠지 했는데. 짜구와 형제였던 뽀또가 아팠다. 뽀또는 잘 먹지 못했다. 채유리는 뽀또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 검사를 하니 뽀또는 신장이 작고 기형이었다. 지금까지 크게 아프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구나. 탈수증이어서 수액을 맞히려고 뽀또를 하루 입원시켰다. 채유리가 뽀또를 두고 가는 걸 보니 어쩐지 슬펐다. 뽀또는 채유리가 자신을 버리고 가는 걸로 생각했을까. 뽀또는 병원에서 보낸 날 뽀또한테 약을 먹이려는 사람을 물었단다. 뽀또가 그러다니. 환경이 바뀌어서 뽀또가 예민했던가 보다. 채유리는 다음부터는 뽀또를 입원시키지 않아야겠다 생각했다. 집에서 관리해서 뽀또가 좀 나아졌는데. 그때는 채유리뿐 아니라 엄마도 마음을 놓았다.
뽀또도 짜구처럼 복막염인가 걱정했는데 그건 아니다 해서 채유리는 다행이다 생각했다. 동물병원에서 이틀 동안 뽀또한테 수액 맞힌 게 힘들어서 채유리는 자신이 뽀또한테 수액을 맞히려 했다. 피하수액이다. 병원에서 놓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처음엔 제대로 못했는데 두번째부터는 잘 했다. 뽀또가 좀 나아지는 것 같았는데 안 좋아졌다. 아픈 게 다 낫고 건강해졌다면 좋았을 텐데 뽀또는 떠났다. 그렇게 가다니. 채유리가 밤에 뽀또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면 괜찮았을까. 모르겠다. 뽀또는 짜구보다 덜 괴로워해서 다행이다 생각해야 할지도. 짜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는 채유리 꿈에 가끔 나타났는데, 뽀또가 떠나고는 짜구가 꿈에 나오지 않게 됐다. 짜구와 뽀또가 함께 꿈에 나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채유리는 짜구가 뽀또를 기다렸다고 생각했다. 바로는 꿈에 나오지 않아도 뽀또와 짜구가 채유리 꿈에 놀러오기도 하겠지. 뽀또 재미있게 보이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모습 못 보는구나. 뽀또만 그런 건 아니구나. 쪼꼬 포비 봉구도 다 재미있다. 짜구는 예쁘구나. 채유리가 그렇게 말해선지 짜구는 예쁘게 보인다.
남은 고양이 쪼꼬 포비 봉구는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을 텐데. 언젠부턴가 쪼꼬는 사료를 먹을 때 제대로 앉지 못했다. 병원에 가 보니 퇴행성관절염이었다. 동물도 관절염이. 개인 풋코도 관절영양제 먹는구나. 개보다 고양이가 덜 살지도 모르겠다. 뽀또가 떠나고 사흘 뒤부터 포비가 토했다. 뽀또가 떠나서 포비가 그러는가 했는데, 병원에서 검사하니 담석이 있었다. 뽀또는 예민했는데, 포비는 초음파 찍을 때 잠들었다. 채유리가 포비를 병원에 두고 가도 잘 있었다. 다행이구나. 포비를 병원에서 집으로 데리고 오니 봉구가 좀 낯설어 했다. 봉구는 포비를 조금 만만하게 여겼다. 포비가 봉구한테 져주는 건지도. 포비와 봉구가 치고박고 싸우면 쪼꼬가 둘 사이로 와서 드러누웠다. 그 모습 웃기면서 귀엽다. 쪼꼬는 둘이 싸우지 않기를 바라고 그런 걸까. 쪼꼬는 나이 먹고 성격이 부드러워진 것 같다.
포비가 아프자 채유리 엄마가 포비가 운동할 걸 사자고 했다. 예전에 캣휠을 살까 말까 했는데. 채유리는 좀 생각하다 캣휠을 사기로 했다. 다른 것보다 캣휠은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비쌌다. 그걸 살까 말까 망설인 건 애들이 잘 안 쓸까 봐서였다. 쪼꼬는 관절염 때문에 안 썼지만 포비와 봉구는 잘 썼다. 포비는 채유리가 자기 보면서 응원해주는 걸 좋아했다. 그런 포비 귀여웠다. 봉구는 캣휠을 화장실로 여겼다. 캣휠에서 달리다 보면 운동이 돼서 시원하게 나오는가 보다. 봉구 참 재미있구나. 채유리가 쪼꼬 포비 봉구 모습을 재미있게 그리기도 했다. 뽀또와 짜구 모습도.
한때 고양이가 다섯이나 있었는데, 이제 둘이 떠나고 셋이 됐구나. 다음 8권에서도 하나를 보내고 하나를 만난다. 그렇게도 되는구나. 포비와 봉구만 남았다면 쓸쓸했을 것 같다. 나중에 채유리는 캣휠을 하나 더 사는구나. 이때는 자신이 그러리라는 걸 몰랐겠지. 동물과 사는 게 즐겁기는 해도 떠나 보낼 때는 슬프겠다. 동물이 함께 살면서 사람한테 주는 게 더 많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함께 살 때 더 잘해주겠다.
*지난번 6권에 올린 그림은 본래 7권 앞에 실린 거다. 5권까지는 사진을 조금 찍었지만 6, 7권은 귀찮아서 안 찍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