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ing in H mart>를 읽고 있다. 예전에는 내용 이해가 안 될 때만 단어를 찾아봤다면, 이 책은 대충 맥락상 파악이 되도 정확한 뜻을 모르는 단어는 죄다 찾아보며 읽어서, 오래 걸린다. 문장이 막 어려운 건 아닌데 은근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고, 식재료 단어는 정말 생소하다. 우리 영어 공부할 때 식재료 같은 거 안 배웠잖아요..? 하지만 생활에선 필요한 것들. 예를 들어 대파(scallion). 그러니까, 책 진도는 38쪽까지밖에 못 나갔지만 이 책에서 찾은 단어만 저장한 네이버 단어장에는 234단어가 저장되었다는 것… 내가 어휘력이 약하다는 건 알았지만 좀 심한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새로운 단어가 기억에 저장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아마 한 단어를 이곳저곳에서 100번은 봐야 기억나지 않을까..?? 저 대파, 라는 단어도 겨우 기억해냈다. 스캐..머더라??
영어공부, 갈 길이 멀다.

이 책은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Ever since my mom died, I cry in H Mart.”
저자 미셸 자우너는 미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미국에서 나고 자란 여성이다. 음식에 진심인 엄마와의 추억이 H마트에 갈 때마다 떠오르는 것. 저자는 H마트는 넓은 마트의 한 진열대에 아시안 요리재료들이 일부 끼어있는 게 아닌, 진짜 아시아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여러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장소라고 소개한다.
엄마와 따뜻한 밥의 추억, 이라고 하면 저자의 엄마를 아주 따뜻하고 모정이 넘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또 그렇지는 않다. 적어도 그녀의 표현 방식은 살갑지 않다. ”Mommy-mom”, 그러니까 내 아이가 아주 조금만 다쳐도 병원에 달려가는 류의 엄마는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엄격했고, 특히 뭘 어지르거나 더럽혔을 때, 설령 아이가 제법 다쳤을지라도 일단 화를 무섭게 내는 엄마다. 그런 그녀가 거의 유일하게 너그러웠던 분야가 먹는 일. 절대 강요하지 않고, 단 하나의 원칙만 고수했다는 것이다- 그건 ‘한 입은 무조건 먹어보기’. 이 원칙 하에 미셸은 산낙지도 잘 먹는 미국인이 되었다.

미셸은 격년으로 여름방학이면 한국에 있는 엄마쪽 할머니댁에 머물면서 두명의 이모와 사촌오빠와 함께 지냈다. 이 할머니도 심상치 않으신데, 줄담배를 태우고 술을 마시며 화투 치는 걸 가장 좋아하고, 하나뿐인 손녀에게 똥침을 날릴 기회를 엿본다… ㅋㅋㅋㅋ 아 똥침 얘기 나왔을 때 빵 터졌다. 똥침이라는 걸 외국인에게 설명해보라.

한국을 경험하면서, 엄마가 가진 외모관리에 대한 강박적인 노력이 엄마의 특이성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외모를 중시하는 문화는 언어에까지 스며들어 있다는 것.
이 책의 영어 수준을 알려드리기 위해 좀 길지만 이 부분을 인용해 본다.
* In retrospect : 돌이켜보건대, (이 표현은 외웠다!)

In retrospect, I should have been able to hold up this information to my mother‘s obsession with beauty, to her affection for brand labels and all the hours she spent on skin care, and recognize in the source of her attitude a legitimate cultural difference rather than the caprice of her own superficial nagging. Like food, beauty was an integral part of her culture. Nowadays, South Korea has the highest rate of cosmetic surgery in the world, with an estimated one in three women in their twenties having undergone some type of procedure, and the seeds of that circumstance run deep in the language and mores of the country. Every time I ate well or bowed correctly to my elders, my relatives would say, ˝Aigo yep-peu.˝ ˝Yeppeu,˝ or pretty, was frequently employed as a synonym for good or well-behaved, and this fusion of moral and aesthetic approval was an early introduction to the value of beauty and the rewards it had in store. - 32,33쪽


이제 이야기는 사춘기를 넘어서 대학 졸업 후 힘들게 알바 뛰며 사는 모습까지 흘러갔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늘 어딘가 뭉클하거나 공감가는 짜증스러움이 있는데, 거기에 저자의 유머러스함이 더해져 참 읽기에 재미있는 책이다.

최근 아이들이 요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요리책을 한권 샀다.
<꼬마셰프와 시작하는 첫 요리>
이중 제일 쉬운 것부터 조금씩 해보고 있는데.. 은근 없는 요리도구나 재료가 많아 쉽지 않다.
얼마전 ‘구름빵’을 시도했을 때였다. 계란 흰자를 겨우 분리해서(분리기도 없음) 넣고 머랭 만들기를 시작했다. 흠, 거품기로 막 저으면 된다는데? (5분 지남) 아 거품이 나니 이제 좀 되는 건가? (10분 지남) 계속 똑같은데? (20분 지남) 이에 좀 하얘지니 곧 되지 않을까? (30분 지남) 아직..아직이야.. 뿔이 서야해..(뿔 모양으로 크림이 고정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약 40분 경과후 머랭 완성. 아이들은 처음에 한 5분씩 하다가 나가떨어지고 내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 ㅋㅋ

하지만 완성된 구름빵은 의외로 꽤 맛있었고. 폭신폭신 포근포근해서 아이들과 먹고는 몸이 가벼워져 날아갈 것 같다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전동거품기를 샀다. 전동거품기 쓰니 5분이면 되는구먼.. (눈물)

어제는 토마토마리네이드를 만들어 숙성시키는 중. 메밀소바 좋아하는 첫째를 위해 메밀소바도 만들었다(이거 너무 간단하네. 메밀면과 쯔유만 있으면 된다 ㅋㅋ).
박력분을 샀으니 조만간 밥솥케이크도 한번 만들어볼까 한다. 아무래도 밥반찬보다는 간식거리를 시도하게 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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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5-12-26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파 chinese onion 이라고도 하던데.. 저 단어는 처음 보네요.
한국인의 beauty에 대한 obsession... (찔림)
H마트에서 재밌겠는데요.

그나저나, 메밀소바는.... 그건 만들었다고 보기 조금 어려운거 아닙니까... @_@

잠자냥 2025-12-2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고생해서 빵 3개 나왔어요?!
그것참 구름이네….🤣

페넬로페 2025-12-2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딸아이가 어릴 때 이 구름빵에 꽂혀 만든적이 있어요. 와 머랭치기 장난 아니더라고요. 계속 번갈아가며 머랭치기해서 겨우 몇 개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어요.
독서괭님과 완전 같은 경험했어요.
독서괭님 글 읽고 기억소환했어요 ㅎㅎ
H마트에서 울다, 오디오북으로 간간히 읽었는데 책으로도 읽어봐야겠어요^^

단발머리 2025-12-2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이야기만 해도 너무 좋은데 거기에 구름빵 이야기 더해지니깐, 우아~~~ 이 페이퍼 진짜 완벽합니다!!
저도 빨간 책 ㅋㅋㅋㅋㅋ꺼내는 두었는데 아직 시작을 안 했습니다. 저는 몰아서 읽는게 좋더라구요. 그래서 아껴두었다가 찹찹 따라 읽으려 했는데 독서괭님 시작하셨으니, 저도 이제 읽기 시작해야겠습니다.

구름빵 만들기 어려울 것 같은데(특히 머랭 만들기요) 정말 근사한 작품이 나왔네요. 그 와중에 접시 이쁜 거, 무슨 일입니까! 저도 애들 어릴 때, 작은 오븐 사서 피자랑 쿠키를 참 많이도 만들었습니다.
독서괭님~~ 사진 많이 찍어두시기를 권해요. 한참 후에, 엄마가 나 맛있는거 안 해 줬어요~~ 그럴 때 증거사진으로 필요합니다~~

망고 2025-12-2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잘했다고 칭찬할때 ˝아이고 예쁘다˝라고 하는게 외국 시선으로 볼땐 여기다가도 예쁘다를 붙여? 외모에 집착하는 문화구나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예쁘다란 말을 여러 좋은 의미로 우리는 쓰잖아요? 정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어요...
구름빵 힘들게 만드셨군요ㅋㅋㅋㅋ결과물 포근포근 맛있어 보여요 저거 먹고 정말 구름처럼 두둥실 떠오르는거 아닌가요? 아가들 잘 붙들어 두셔야 할 듯😁☁️

책읽는나무 2025-12-26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h마트에서 울다. 번역본 먼저 읽고 있어요. 원서는 번역본 선완독 후 읽어보려고 일단 사다놓기만 했어요. 지난 번 다락방 님께서 예문 몇 문장 올려주시면서 어렵지 않죠잉. 하신 것 같아 믿고 샀는데 38페이지에서 234개의 단어를 찾으셨다니…저는 h마트 책을 붙잡고 울 것 같아요.ㅜ.ㅜㅋㅋㅋㅋ
근데 진짜루 이 책 읽으면서 눈시울이 몇 번이나 붉어졌었어요. 공감가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다행히 외출하여 바깥이어 눈 마구 깜빡이며 눈물 집어넣으면서 겨우 참았네요.
저는 책을 읽다가 미셸이 다쳤는데도 엄마가 화를 냈다는 장면과 한 입은 무조건 먹이는 장면..이 두 장면이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 장면들이어서 읽으면서 어찌나 뜨끔하던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는 우리 한국 문화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장면들도 신선했구요.
엄마를 그리워하는 장면들이 슬프기도 하면서 재밌는 장면들도 많아 읽으면서 원서는 더 재밌으려나? 기대하고 있건만…어휴. 대파에서 이미 무너졌습니다.ㅋㅋㅋ
그나저나 구름빵!
저거 울 애들 어릴 때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만드는 건지 몰라 난감했었거든요.
근데 와. 괭 님은 천재시군요. 저렇게 만드는 거였군요? 근데 머랭치기?!
머랭 수동은 아니되옵니다.
딸들 머랭 만들어보겠다고 해서 해보아라! 허락해주고 지켜보았는데 깜놀했잖아요.
머랭은 팔 떨어져나가는 요리ㅜ.ㅜ
전동 거품기 잘 사셨어요.ㅋㅋㅋㅋ
아가들과 구름빵 자주 만들어 먹으면서 구름이가 되겠군요. 사랑스런 가족❤️
근데 요리 안 좋아하신다더니 토마토마리네이드에 메밀소바에 밥솥케잌까지…내년엔 간식 레시피 좀 공유해주세요.
(근데 저는 메밀소바를 만들었대서 진짜? 두 눈이 똥그래졌네요.ㅋㅋㅋㅋ 근데 쯔유 하나로도 맛을 낼 수 있나요?)
 

알라딘에서 선물이 왔군!
집에 와서 택배 상자들을 봤는데 둘째가 이미 하나 뜯어놨다. 근데 상자 안에 덜렁 카드만 있는 것?! 아니 이녀석 내거 어쩐거야.. 두번째 상자를 뜯으니 다이어리와 달력이 나왔다. 예쁘네..😍 근데 여긴 카드는 없고?? 서달과 북플로 두세트가 와야할텐데?!
둘째가 어딘가에 뒀겠거니 하고 물어봤다. 그런데 상자에 카드만 있었다고!! 두둥- 얘가 탐낼 만한 게 아니라서 거짓말 할리도 없다.
작년엔 다이어리 달력 네개씩 주더니.. 알라딘아, 나한테 왜이래? ㅋㅋㅋ 설마 작년에 두배로 줬다고 올해는 한세트만 주는 거야..??
어차피 한세트면 충분하긴 한데…
다들 선물 잘 받으셨나요-? 그동안 북플을 잘 못봐서, 혹시 선물 사진 올라온 거 있나 훑었는데 못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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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12-24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이어리 하나, 달력 하나, 편지 한 통 받았어요.
근데 괭 님은 편지 따로, 선물 따로 두 상자를 받으신 거에요?ㅋㅋㅋ
암튼 선물 받으신 거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5-12-24 21:23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도 축하드려요~~ 나무님도 두개 선정되셨는데 한세트만 왔어요?

책읽는나무 2025-12-24 21:26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두 개 다 선정되었고 한 세트만 받았어요. 그리고 박스도 한 박스에 다 담겨왔어요.
아까 서재글 읽다 보니 다른 분도 괭 님처럼 편지 따로 선물 따로 두 박스를 받으신 분 계시더군요.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독서괭 2025-12-24 21:36   좋아요 1 | URL
올해는 한세트만 주나보군요? 택배상자가 두개와서 쓰레기만 많이 나왔네요 ㅎㅎ

단발머리 2025-12-24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상자 하나에는 감사엽서랑 뾱뾱이만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서재&북플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다시 보내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근데 너무 큰 착오긴 하네요. 바쁘셨던가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5-12-24 21:42   좋아요 2 | URL
앗! 단발 님의 착오는 굉장히 섭섭한 착오네요?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2-24 21:46   좋아요 2 | URL
앗 단발님도…!! 뭔일이예요 알라딘.. 왜이래.. ㅠㅠ

그렇게혜윰 2025-12-25 00:20   좋아요 1 | URL
아 택배가 뾱뾱이라니 당황하셨겠어요 ㅋㅋㅋ

망고 2025-12-24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상자 한 개에 카드만 덜렁 또 다른 한 개엔 다이어리랑 달럭이 있었어요 카드만 있던 상자는 대체 왜 이걸 따로 담았나 싶었어요ㅋㅋㅋ

독서괭 2025-12-26 10:36   좋아요 1 | URL
망고님도 똑같으시네요 ㅋㅋ 진짜 카드 빼먹고 포장해서 따로 보냈나봐요!

:Dora 2025-12-24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드를 빼먹었나요 빈박스에 카드만 덜렁 .... 북플에 글 저장이 안 되어서 포기 요 ㅠ

독서괭 2025-12-26 10:37   좋아요 0 | URL
북플에 왜 글 저장이 안 될까요?ㅜㅜ 북플 개선 좀 제발~~

호시우행 2025-12-24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작은 박스 하나는 너무나도 가벼웠지요. 착오로 뭔가 오배송한 줄 알았답니다.

독서괭 2025-12-26 10:38   좋아요 0 | URL
호시우행님도 그러셨군요 ㅋㅋ 착오 오배송은 아닌가 봅니다

잠자냥 2025-12-25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괭, 단발머리 님하고 똑같았어…. ㅠㅠ 오랜만에 서재/북플 달인 둘 다 된 거라 각각 2개씩 받는 줄 알았는데….. 한 상자에는 카드만 덜렁 ㅋㅋㅋㅋ 조롱박스🤣🤣🤣 알라딘 인색하게 낭비한다!🤣🤣

독서괭 2025-12-26 10:38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오랜만에 북플 마니아 되셨군요. 아니 이제는 한세트만 줄 거면 미리 알려주지.. 흥칫뿡. 조롱박스 ㅋㅋㅋ 카드를 빼먹었는데 안 보내긴 곤란했나봐요!

건수하 2025-12-25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드를 빼먹어서 한 번 더 보낸게 아닐까요? :) 전 아직 안 왔는데 기대(?) 되네요 😄

독서괭 2025-12-26 10:39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은 어느 쪽일지(카드만 덜렁 vs 전부 한박스 포장) 기대됩니다 ㅋ

건수하 2025-12-26 11:11   좋아요 0 | URL
어느 쪽이게요? 올렸는데 보시기 전에 맞춰보세요 😁

독서괭 2025-12-26 12:23   좋아요 1 | URL
전부 한박스 포장에 한표!! 왜냐면 늦게 받으셨으니까 알아챈 후 제대로 포장했다!

다락방 2025-12-25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ㅋㅋ 저도 어제 엄마가 알라딘 박스 뜯었다고 다이어리 사진 찍어 보여주셨는데...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독서괭 2025-12-26 10:39   좋아요 0 | URL
카드 덜렁 박스 있었는지 함 물어보세요 다락방님 ㅋㅋ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세트 - 전3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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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에 어머니를 잃고, 열여덟에 아버지가 살해당하며, 스물넷에 첫 소설이 성공하고, 스물여섯에 첫 간질발작, 스물여덟에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사형집행 직전에 황제 특사로 형 집행이 중단되어 그후 4년동안 수용소 생활… 그 뒤에도 끊임없이 글을 써서 계속 출판되지만 도벽으로 늘 가난하고 불안정한 삶을 살았던 사람… 바로 도스토예프스키다. 뭐 이렇게 파란만장한가. 도스토예프스키(너무 기니 도스토라고 하겠다)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지만 그 많은 장편들을 보며 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이 썼나 신기했는데, 그냥 천생이 작가였던 것 같다. 연보에 녹여낸 정도의 정보만 봐도, 여러 사건들(특히 범죄)을 유심히 보아 작품에 썼고, 사람에 대한 관심도 특별했던 듯 하다. 거지 아이를 만나 계속 대화를 나눴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출판업자와 계약을 맺고 이행을 못하면 모든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갖는다는 조항을 넣었는데, 결국 3천 루블에 모든 작품의 저작권을 팔아버렸다는 44세의 에피소드를 읽고 풉 하고 뿜었던 이유는, ‘3천 루블’이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서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천하의 쓰레기로 묘사되는 카라마조프 씨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으니, 드미뜨리(미쨔), 이반, 알료샤다. 세 아들은 거의 방치되었는데 특히나 드미뜨리의 경우 어머니의 재산을 가로챈 아버지에게 계속 돈을 요구하여 얼마간의 돈을 받아냈으나 자신의 방탕한 생활로 인해 계속 돈이 부족하자 아버지에게 다시 돈을 요구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이반은 둘 사이를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고향에 온다. 아버지와 함께 살던 알료샤까지, 이들 가족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주된 줄거리는 아름다운 그루셴까를 둘러싼 아버지와 아들 드미뜨리 사이의 치정 사건이다. 돈 때문에 아버지에게 그루셴까를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는 드미뜨리와 이를 이용하는 하인 스메르쟈꼬프, 방관하는 이반으로 인해 절묘하게 참극은 벌어진다. 마지막 하권의 대부분은 친부 살해의 죄목으로 소환된 드미뜨리에 대한 법정 장면이 차지한다. 앞서 대심문관을 포함한 여러가지 이야기로 정신이 혼미하여 놓친 디테일이 법정장면에서 언급되면 엥 하고 앞으로 가서 다시 보게 되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소설 적인 측면도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쟁점은 3천루블, 아버지가 그루셴까가 오면 주려고 봉투에 넣어놨다는 돈, 검사는 드미뜨리가 아버지에게서 강탈하여 그루셴까를 찾으러 간 도시에서 탕진했다고 주장하고, 변호사는 애초에 존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그 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치정사건 법정드라마일 뿐이라면 이렇게 높이 평가받는 고전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도스토는 작품 전체에 종교적 고뇌와 러시아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고심을 풀어넣었다. 종교도 러시아도 잘 모르는 나로서는 깊이 있는 이해가 어렵지만, 나름대로 이해한 바는 있다.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속에서 이반이 지었다는 서사시 ‘대심문관’은 그 자체로 유명해진 이야기 속 이야기다. 내내 침묵을 지키고 고난의 길을 걸으며 자신에게 고난을 주는 자에게도 사랑을 베푸는 그리스도의 모습은 대심문관과 대비된다. 인간에게 지나친 자유는 없느니만 못하니 자유를 뺏고 대신 빵을 주면 인간은 그 빵을 주는 자의 권위에 복종하면서 그안에서 행복하리라는 대심문관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그러나 도스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그 자체로서의 모습, 수난을 겪으며 십자가에 매달린 영혼의 자유이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권세를 행하며 이단을 처단하는 데 힘쓰는 유럽의 종교재판소 재판관(또는 교황)이 대심문관의 모델로 보인다.

도스토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종교지도자의 모습은 조시마 장로와 알료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조시마 장로의 장례에서 사람들이 시신이 빨리 부패하는 것을 보고 조시마 장로의 신심을 의심하며 수군거리는 모습은 기적이 없으면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의 나약한 믿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알료샤는 마음의 흔들림을 극복하고 대지에 입맞추며 조시마 장로와 같은 길을 가게 된다. 이반이 던진 질문- 죄없는 아이들은 왜 수난을 겪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알료샤가 스기료프의 아들 일류샤와 그 친구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듯하다. 해설에서도 지적했듯이 이 부분은 다소 달콤한 감상주의의 냄새가 나긴 한다.

무신론자(혹은 불가지론자)인 나로서는 이반의 철학에 마음이 끌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스토는 무신론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이반은 신도 없고 내세도 없으면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스메르쟈꼬프 같은 사람이 생각하듯 “모든 것은 허용된다”는 기치 아래 욕망에 무릎 꿇은 악행이 횡행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묘하게도 신을 믿지만 매우 방탕하고 욕망에 충실한 드미뜨리가 아닌, 이반이 아버지를 죽인 꼴이 되었고 이반은 환각으로 사탄을 만나는 결말은 이러한 도스토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생각보다 재미있었지만 중간중간 대사가 너무 길어지는 순간들은 좀 힘들었다. 그 옛날 죄와벌을 읽으며 왜 한사람 대사가 한페이지를 넘어가냐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 러시아 사람들이 말이 많나요? 대체 왜 이름들은 이렇게 여러가지를 쓰는지 거참.
그래도 나중에 재독하고 싶긴 하다. 새로운 게 더 보일 것 같다.

* 내가 읽은 건 구판인데 구판은 세트가 없어서 신판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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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12-16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을 믿는 사람으로서 알료사의 입장에 더 가깝지만 이반의 입장이 더 정교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도선생님 본인은 이반쪽이 아니었나 싶구요. 무겁고 어렵고 힘든 책인데 독서괭님 리뷰 읽고 나니 재독해도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올해의 쾌거 까라마조프 완독 축하드리고요!! 빵빠레~~😍😎🥳

독서괭 2025-12-16 17:2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읽으면서 오오 이반이 말하는 이것이 도스토의 입장인가?? 했는데, 다 읽고 해설까지 읽으니 그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반의 무신론을 경계하는 입장 같습니다. 재독하시고 한번 평가해주시죠!! 축하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5-12-16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라마조프~~완독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꼭 재독하고 싶어요. 첫 번째 독서는 그냥 읽는 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러시아 사람들은 진짜 말이 많은 것 같아요. ㅎㅎ

독서괭 2025-12-16 17: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저도 좀 급급하게 읽긴 했습니다 ㅋ 다시 읽으시면 새로운 발견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러시아 사람들 왠지 무뚝뚝이미지인데 도스토 책 보면 너무 말이 많단 말예요? ㅋㅋ

잠자냥 2025-12-16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생이 작품을 쓰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도박빚...ㅋㅋㅋㅋㅋㅋㅋㅋ
3천 루블이 계속 나왔군요. 기억 희미 (/////_/////)
도선생 책 재밌어요. 근데 진짜 다들 말이 너무 많아서리...(도스토가 수다쟁이인가 싶기도) 좀 힘든 순간이 있기는 하지요?
자 다음에는 <네또츠까 네즈바노바>로 소녀 도끼를 만나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독서괭 재독 안 한다에 천원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2-16 17:36   좋아요 1 | URL
도박빚 진짜.. ㅋㅋㅋ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ㅜㅜ 하지만 그 덕에 노름꾼 등 명작이 나온 걸까요.. 수다쟁이 도스토.
네또츠까 네즈바노바.. 일단 담아두었습니다 ㅋㅋ
독서괭 재독 안 한다에 저도 천원 걸게요 (응?) ㅋㅋㅋ

잠자냥 2025-12-16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 님 페넬로페 님 단발머리 님 카라마조프 재독 모임 결성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5-12-16 20:43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함께 하시죠^^

잠자냥 2025-12-16 22:17   좋아요 2 | URL
아….🤣 저는 그냥 악령을 도전하겠습니다! 😹😹

독서괭 2025-12-16 22:3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2-16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완독 축하드립니다! 재독 모임 결성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2-16 17:37   좋아요 0 | URL
아..아..니 저는 한 5년 뒤에 생각해 보겠읍니다 🙄

새파랑 2025-12-18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독서천재 독서괭님 드디어 읽으셨네요~!! 저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가지고는 다니는데 시작하는게 무섭습니다 ㅋ

그레이스 2025-12-22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형제가 다 연민을 자아냅니다.
러시아 사회와 교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비판적 시선이 날카롭다는 감상을 했습니다! 저는 백치 추천이요!
 

아침부터 다락방님, 단발머리님과 리처의 여섯 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자니, 갑자기 리처 이야기를 하고 싶어져서 서재에 접속했다. 

리처의 여섯 번이 무엇인고 하니, 그것은 <어페어>에서 리처와 데버로가 짝짜꿍을 한 횟수를 말하는 것이다.

아니 무슨 우리가 변태처럼 리처랑 데버로가 짝짜꿍 몇번 했나 세어 본 게 아니고, 리처가 말해줬다. 

그는 한번 한번의 짝짜꿍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니까.

근데 날짜 지난 거 보면, 얘네 거의 매일 한 것 같애.

리처는 그렇다 치고, 데버로도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심지어 열차 지나갈 때 맞추려고 시간 재는 거 보소. 리처의 머릿속 시계가 제대로 일을 했다. 게다가 얘네 막 밖에서도.. 그래.. 30대 초중반이니 한창 때긴 하지(먼산).


<어페어>의 도입부는 리처가 상위지시자를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내가 이름을 알아냈다'고 미끼를 던지고는 펜타곤에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며칠 전으로 시간을 돌려, 리처가 상급자로부터 지시를 받고 일반인(이라기보다 퇴역군인같은 사람)으로 위장하여 육군주둔지인 켈헴에 가는 내용이 나온다. 거기에서 만나게 된 것이 지역보안관인 데버로, 대단한 미인에 전직 해군이다. 


만나자마자 정체를 간파 당해 버린 리처는 데버로와 함께, 지역에서 일어난 여성 살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는데, 데버로는 살인범이 군인 중에 있다고 생각해서 리처가 수사를 방해할까봐 경계하지만, 리처의 뛰어난 수사력에 도움을 받으며 그를 믿기 시작한다. 파고들수록 밝혀지는 수상한 점들- 과거 일어났던 두건의 비슷한 여성 살해 사건, 주둔지 근처에서 총을 맞은 기자, 마찬가지로 주둔지 근처에서 사망하게 되는 한 소년... 

그 과정에서 리처는 '군을 위해 사건을 덮어야 하는가, 진실을 밝혀야 하는가'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전모를 밝히기 위해 도입부에서 나왔던 펜타곤 진입이 시작되는 것인데..


아니, 리처는 저 많은 일들을 3일 만에 했다니까요? (제가 잘못 읽은 거 아니죠?)

켈헴을 떠나면서 3일 전에 여기에 왔던 걸 회상하는 장면 보고 깜짝 놀람.

아니, 사흘 만에 너는 이 많은 진상을 밝혀 내고 마을 최고 미녀와 짝짜꿍까지 했단 말이냐..? 

너란 남자.. 대단한 남자..

얘기가 자꾸 짝짜꿍으로 가는데, 흠,


스토리에 대한 감상은 - 원서로 읽어 이해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약간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데버로에 관해 풀어야 하는 이야기 때문에 데버로의 수사력을 너무 미약하게 만든 건 아닌지 싶고, 사건을 덮으려고 이렇게까지?? 싶은 부분들도 있었으나- 요즘 돌아가는 거 보면 권력이란 어디까지 하게 만드는가 예측 불가능한 힘이라는 생각이 들긴 함- 그래도 전반적으로 리처가, 리차일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좋았다.

흑인 여성이 두 명이나 죽었는데도 별다른 수사가 없다가 백인 여성 한 명이 죽자 갑자기 수사가 진행되는 부당함, 흑인 소년을 대하는 리처의 진실된 태도, 군인으로서 받은 명령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끝끝내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리처의 결정, 그리고 여섯 번의 짝짜꿍....(?) 


이 책에서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리처처럼 전공이 화려한 군인도 30대 중반쯤 되면 이제 나가서 뭐 먹고 살아야 하나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니 결국 리처는 군을 떠나 우리가 아는 정의의 떠돌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원서 읽기로 쉽지 않은 레벨이었다. 중상급 이상의 분에게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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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12-01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고퀄이라 눈물이 납니다. 옆구리 찌르기 잘했군 잘했어!!! 이런 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따가 다시 댓글 달게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2-01 15:49   좋아요 2 | URL
계속 짝짜꿍 얘기 했는데 고퀄이라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ㅋㅋㅋ

다락방 2025-12-01 15: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 님, 너무 잘 읽으셨는데요? 번역본 읽은 저보다도 더 잘읽으신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독서괭 님 글 읽으면서 ‘그게 사흘이었나?‘ 하고 있습니다. ㅋ 기억나는건 여섯번인데 그것도 번역본을 읽어서 파악한 거고요.. 독서괭 님의 영어 원서 읽기 능력은 너무나 뛰어나네요. 이렇게 어려운 잭 리처의 내용 파악을 완전하게 해내셨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째서, 와이,

섹스를 섹스라 쓰지 못하고 짝짜꿍이라고 쓰시는거죠? 왜죠? 부끄러우신건가요? 잭 리처 같은 거구에게 짝짜꿍이라뇨...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단발머리 2025-12-01 15:32   좋아요 1 | URL
옳소 옳소!!! 🥵😳🤪😍🤩

다락방 2025-12-01 15:38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은 어서 빨리 댁으로 돌아가셔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5-12-01 15:41   좋아요 1 | URL
집에 들어가는 길에 장 보고 들어가야 해요 ㅋㅋㅋ커피도 한 잔 사야 하고 ㅋㅋㅋ아기새 밥 먹었나 🐥확인하고 얼른 돌아올게요!

단발머리 2025-12-01 15:42   좋아요 2 | URL
아ㅋㅋㅋㅋㅋ 다락방님 공부해야 하는데!! 댓글 영어로 쓰실래요? ㅋㅋㅋ

다락방 2025-12-01 15:45   좋아요 4 | URL
제가 댓글을 영어로 쓰는 것보다 독서괭 님이 섹스를 섹스라 말하는 것이 선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5-12-01 15:51   좋아요 2 | URL
사흘인 거.. 맞죠? (확인 요망)
아니 섹스를 섹스라 말할 수 없었던 건 아니고 얘네 하는 짓이.. 막 서로 어디부터 벗을래? 하고 이번엔 니가 선택할 차례(찡긋) 이러고 있으니 한쌍의 바퀴벌레처럼 귀엽지 아니한가요.. 그래서 짝짜궁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40대 유부녀로서 절대로 부끄러워서 그런 건 아닙니다.. 어흠.

잠자냥 2025-12-01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날짜 지난 거 보면, 얘네 거의 매일 한 것 같애. <- 독서괭 변태 인증

독서괭 2025-12-01 15:51   좋아요 1 | URL
들켰네

잠자냥 2025-12-01 15: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얘기가 자꾸 짝짜꿍으로 가는데 <-독서괭 또또 변태 인증.

이 사람들 야해서 읽었구만.... 쓰읍.

독서괭 2025-12-01 15:52   좋아요 1 | URL
들켰어

근데 묘사가 별로 야하진 않아요 리처는. 좀 웃긴 쪽.. ㅋㅋㅋ 그러니 너무 기대하지 말라 잠자냥

독서괭 2025-12-01 15:53   좋아요 2 | URL
제가 주말부터 글을 세개나 썼는데 여기에만 냉큼 댓글 단 거 보니 잠자냥도 변태 인증

단발머리 2025-12-01 15:57   좋아요 2 | URL
아니요, 정말 아니에요!!
우린 그냥 다락방님이 같이 읽자고 해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2-01 16:11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섯번 해서 다들 좋지 않았어요? 육십번하면 더 좋았겠지만... (먼 산)

잠자냥 2025-12-01 16:46   좋아요 1 | URL
읽는 사람도 지친다락방..........아

독서괭 2025-12-01 17:4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다락방님 ㅋㅋㅋ
(근데 육십번은 너무 좀.. 그렇지 않나요? 단발머리님..(속닥속닥)ㅋㅋㅋ 역시 우리는 다락방님이 같이 읽자고 해서 읽은 것.. ㅋㅋㅋ)

단발머리 2025-12-01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찬찬히 다시 읽었는데 우아~~ 독서괭님 짱이시다! 번역본 없이 읽으신 거잖아요. 저는 번역본 한 번 다 읽고 영어 읽다가 너무 모르겠을때 중간중간 번역본 읽으면서 읽었단 말이지요. 너무나 정확하고 날카로운 것입니다!

제가 아쉬웠던 지점도 데버로에 관해서인데요. 주인공이 리처인거 다 알고 있지만 너무 리처가 주인공이다ㅋㅋㅋㅋㅋㅋ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데버로를 더 생동감 있게 그려내줬으면 좋았을걸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처음 본 순간부터 시작해서 한결같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리처의 뚝심은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지요.

가끔 그런 애들 있잖아요. 공부 잘하는데 운동도 잘하고, 마음씨 좋아서 친구 몰고다니는 얘들. 리처가 그런 사람 같아요. 힘쎈데 머리 회전 빠르고, 마성의 매력에 데버로가 휘리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흐, 짜증난다ㅋㅋㅋㅋㅋㅋ

잭 리처 12권 읽었습니다만 (궁금하실까봐 랭킹 소개 ㅋㅋㅋㅋㅋㅋㅋㅋ인계철선 - 출입통제구역 - 악의 사슬 - 사라진 내일 - 1030 - (잭리처) 어페어 – 10호실 - 잭리처의 하드웨이 – 웨스트포인트 2005 – 61시간 – 네버 고 백 – 퍼스널) 이 책의 침대씬이 제일 적나라합니다. 짝짝쿵도 최대였던거 같고요. 아.... 리처 이야기 하니깐 너무 신나네요!!!

독서괭 2025-12-01 18:34   좋아요 1 | URL
오 제가 아주 정신줄 놓고 읽지는 않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옆에 변역본이 있었음 중간중간 찾아봤을텐데 없어서… ㅋㅋ
그쵸 데버로 약간 쉬워보였어요 ㅋㅋ 너무 리처 쉽게 믿는 거 아닌가.. 하지만 리처가 너무나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리처 마성의 매력 ㅋㅋㅋ 저 그거 좋았어요. 모처럼 새 티셔츠 예쁘게 입고 데이트 하러 가는데 시비 거는 껄렁이들 만나서 티셔츠 걱정하는 거요 ㅋㅋㅋ

와 리처 12권이나 읽으셨다니.. 전 읽은 것 중에 악의 사슬이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그 앞에 두 권이나 더 있군요! 저 작품들은 곡 읽어봐야겠네요!

책읽는나무 2025-12-04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본만 읽은 저로선 괭 님의 리뷰를 읽고서도 와. 정말? 그러면서 읽었다는..ㅋㅋㅋ
읽고 돌아서면 이미 기억이 희미해지는 연령대?라고 핑계를 대어봅니다.
근데 짝짜꿍은 좀 기억나네요.ㅋㅋㅋ
귀여운 표현이란 생각 들구요..ㅋㅋㅋ
근데 그렇게 긴 벽돌책의 수사과정들이 단 며칠만에 이뤄진 이야기들이었단 것에 저도 놀랐어요. 생각해보니 리처랑 데버로 매일 눈 맞았던 것도 같고? 아니 처음부터 둘은 눈 맞았어!
저는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둘이 일을 치르고 발가벗고 있었는데 호텔 주인아저씨가 리처에게 전화 왔다고 문 두드릴 때 둘이 혼비백산해서 옷 찾아 입고 데버로는 욕실로 숨어들어가서 맨다리였나? 살짝 내밀어 옷 챙겼다면서 그들의 행동이 십대와 똑같았다고 표현한 대목에서 빵 터졌었죠.ㅋㅋㅋ
사랑스러웠어요. 그 장면!ㅋㅋㅋ
그리고 괭 님이 지적하신 데버로에 대한 이야기가 좀 많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저도 좀 공감합니다. 좀 아쉬웠죠. 데버로도 보통 여성이 아닐 듯한데…둘이 결혼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 그럼 둘이 멋진 파트너가 되어 악당들 모조리 찾아 없앨 것 같아보였…^^

저는 이 책을 통해 잭 리처의 매력에 눈 떴네요. 한 권씩 찾아 읽어볼 생각을 이제사 했어요.
위에 단발 님과의 댓글을 보니 두 분 다 어페어 앞에 순위를 둔 제목들이 좀 많네요?
저도 악의 사슬을 찜해두곤 있는데…

독서괭 2025-12-05 14:13   좋아요 1 | URL
읽고 돌아서면 기억이 희미해지는 건 저도 벌써 그렇습니다 책나무님.. ㅋㅋ
짝짜꿍은 기억이 나신다니 반갑습니다. 저도 그 장면 귀여웠어요. 애들이 허겁지겁 숨고 옷 던져넣고 ㅋㅋㅋㅋ 데버로의 보안관으로서 평판을 위해 30대 중반임에도 몰래 만나야 하는 그들 ㅋㅋ 리차일드는 이런 장면에서 개그를 잘 끼워넣는 것 같습니다.
리처가 데버로랑은 조금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죠? 중간에 그런 뉘앙스 살짝 나왔던 것 같은데.. 하지만 그의 역마살은 어쩔 수가 없고... 앞으로도 잭 리처는 많은 여자들과 짝짜꿍 할 예정이고.. ㅋㅋㅋ
악의 사슬 정말 재밌는데요, <61시간>에서 이어지니까 <61시간>부터 먼저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61시간도 재밌습니다!

다락방 2025-12-16 15:16   좋아요 0 | URL
저도 61시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처음 부분 너무 재미있어서 진짜 아우.. 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이 버스에 잭 리처 있다니, 그렇다면 무사할 것이다. 만세!‘ 막 이랬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후훗.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9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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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분명히 알 수 있듯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이 장대한 소설은 까라마조프 일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형제들‘은 세명이요, 그 아비는 표도르 빠블로비치 까라마조프 씨다.
러시아에서는 이름을 여러 애칭으로 부르는 특성이 있어 안 그래도 헷갈리는 이름들이 더 헷갈리지만, 친절하게 각 권 맨 앞에 등장인물 설명이 붙어 있어 초반에만 조금 헤매면 적응할 수 있다.

표도르 빠블로비치 까라마조프는 어지간히 보기 싫은 소설 속 인물 중에서도 거의 탑이라 할 만 한데, 하는 짓마다 얼마나 역겨운지.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마법같은 솜씨는 그 광대같은 행동들을 때로는 밉지 않게 바라보게 만든다. 예컨대 몹시 점잖 빼는 사람으로서 빠블로비치를 싫어하는 미우소프를 옆에 두고, 조시마 장로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지껄여놓고는 자기는 수도원장을 만나지 않고 먼저 가겠다면서, 빠블로비치가 하는 행동을 보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작자로군. 그런데 속임수를 쓰는 것인 지도 모르지!> 멀어져 가는 어릿광대를 미심쩍은 눈초리로 쏘아 보며 미우소프는 제자리에서 명상에 잠겼다. 표도르는 뒤를 돌아 보다가 뾰뜨르 알렉산드로비치가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음을 눈치채고는 손으로 키스를 보냈다. -상권, 136쪽

이 부분을 읽고 나는 그만 빠블로비치가 아주 조금 좋아지고 말았다. (하지만 뒤에서 빠블로비치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리자베따에 대한 범죄를 보고 완전히 싫어지긴 했다)

아들 셋은 저마다 매우 다른 인물이나, 공통적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정확히는 아버지의 추악한 모습을 -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반발하고, 한편으로는 ‘까라마조프들은’ 이렇다면서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얻고 싶어한달까. 상권에서 둘째인 이반은 떠나고, 첫째 드미뜨리는 불길한 기운을 드러냈는데, 중권에서 셋째 알료샤(가장 순진하고 선량한)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이 셋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이 작품을 읽으며 남성 고전작가 치고 여성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렸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루셴까라는 여성이 그렇다. 이 여자는 한마디로 늙은 상인의 정부이나, 젊고 아름다우면서도 속을 알 수 없고, 매우 영리하고 수완이 좋은 인물로 나온다. 이 그루셴까에게 아빠 까라마조프와 아들 까라마조프(첫째)가 동시에 구애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상권의 메인 스토리로 다루어진다. 그러나 그루셴까의 속마음은 알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었는데, 중권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신앙과 고통과 구원에 관하여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조금 실마리를 잡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메모해두지 않은 나는 홀랑 까먹고 말았고…
이반이 열번을 토하며 이야기했던 부분 중, 제법 감동적이었던 부분을 길지만 옮겨 둔다.

예를 들면 내가 힘겨운 고통에 빠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내가 겪는 수준만큼 고통을 느낄 수는 없는 법이지. 왜냐하면 그는 다른 사람이지, 내가 아니기 때문이야. 게다가 인간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인정하는 데 아주 인색하거든(마치 무슨 특권인 양 말이야). (….) 추상적으로라면, 그리고 때때로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까이 있는 사람도 사랑할 수 있지만, 바로 곁에 두고서는 거의 절대로 사랑할 수 없어. (….) 나는 대체로 인류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일부 아이들의 고통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편이 더 낫겠어.
(,…….)
난 사슴이 사자 곁에 누워 있고 피살된 자가 벌떡 일어나서 자신을 살해한 자와 포옹하는 장면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싶어. 사람들 모두가 그때 그 일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지 갑자기 알게 되는 순간에 함께 있고 싶은 거라고. 지상의 모든 종교는 그런 희망을 근거로 세워져 있는 것이고 나도 신앙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그럴 경우 어린애들은, 그 애들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그것이 내가 풀지 못하는 문제야. (…) 내 말을 들어 봐. 고통으로 영원한 조화를 사기 위해 모두가 고통을 겪어야 한다면 아이들이 어째서 거기에 있어야 하는 거지? 어디 한번 말해 봐? 어째서 그 애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 어째서 그 애들의 고통으로 조화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냐고? 어째서 그 애들이 밑거름이 되어서 누군가를 위한 미래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가 말이야? 인간들의 죄악 사이에 존재하는 연대성을 이해해. 응보의 연대성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죄악과 아무 연관도 없어.(…) 어떤 익살꾼은 아이들도 자라나면 죄를 지을 테니 마찬가지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여덟 살짜리 소년은 미처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개들한테 갈기갈기 찢기고 말았잖아. 오, 알료샤, 난 신을 모독하려는 것이 아니야! 모든 사람들이, 살아 있는 자들과 이전에 살았던 자들이 천상과 지상 위에서 일제히 찬양의 목소리를 높여 <주여, 당신이 옳았나이다. 이는 당신의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라고 할 때 우주가 얼마나 진동할 것인지 난 알고 있어. 그리고 그 어머니가 사냥개에게 자기 아들을 물려 죽게 한 가해자를 부둥켜안고 세 사람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주여, 당신이 옳았나이다!>라고 절규할 때 이미 인식의 승리가 도래하고 모든 것이 해명될 수 있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고. (…) 그런데 알료샤, 어쩌면 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 순간까지 살아남거나 아니면 다시 소생해서 자기 자식을 살해한 가해자를 포옹하고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모든 사람들과 함께 <주여, 당신이 옳았나이다!> 하고 소리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때도 난 그렇게 외치고 싶지 않단 말이야. - 상권, 415-416, 428-4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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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11-29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등! 일단 눌러놓고 ㅋㅋㅋㅋ 이제 읽을게요!

독서괭 2025-11-29 23:23   좋아요 0 | URL
천천히 읽으세요~ 제글은 안 긴데 인용문이 길어서 ㅋㅋㅋ

다락방 2025-11-29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 제가 이 책 읽으면서 도스트예프스키 천재인가... 했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는 이 책 되게 오래전에 읽었는데, 둘째가 신앙인이 되었던가요, 하여간 신앙에 대한 얘기 하는 부분에서 완전히 감탄해서, 그 날 친구랑 술마시면서 열변을 토했었어요. 아니, 글쎄, 이렇게 얘기했다니까? 너무 대단하지 않아? 이러면서요. 지금은 그게 신앙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어떤 이야기였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올려주신 인용문 보니, 캬, 이제 좀 더 나이들어버린 지금, 이 책을 다시 읽고싶어지네요. 완전히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독서괭 2025-11-29 23:25   좋아요 0 | URL
크~ 역시 둘째 이반이 신앙인이 되나요? 전 아이들 얘기 하면서 도저히 난 아이들 고통에 대해서는 주님의 뜻이라고 옳다고 외치지 못하겠다, 하는 게 감동적이더라구요.
다락방님 다시 읽으시면 여러 모로 의미있는 부분 재미난 부분 쏙쏙 캐치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그나저나 중권 빨리 읽어야 원서읽기 시작할 수 있겠네요;;

다락방 2025-11-29 23:58   좋아요 1 | URL
제 기억력을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

독서괭 님이 인용하신 부분 너무 좋아요! 그래서 다시 읽고싶어졌어요!

독서괭 2025-12-01 12:48   좋아요 0 | URL
그쵸 저부분 좋죠! 긴데 인용하길 잘했네요 ㅎㅎ

잠자냥 2025-12-01 16:39   좋아요 0 | URL
이반이 신앙인 되는 거 맞습니다.

단발머리 2025-11-29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깜짝 놀랐는데요. 아... 정말 제가 이 책을 읽었단 말입니까!! 기억이 전혀 안 나요. 가물가물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내 머릿속 지우개도 아니고 말이지요. 아들이 셋이었다는 것만 기억나요. 전 3권의 중반부터 끝부분이 대단했다는 기억만 납니다.
이래서는 우리는 AI와 대결할 수 없단 이 말씀입니다. 읽고 나서 정리하는 글을 안 써서 그런것 아닌가 하고 추측해봅니다.

독서괭님의 다음 페이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군요.

다락방 2025-11-29 23:59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저 한국 돌아가면 까라마조프 같이읽기 한 번 하실까요..

단발머리 2025-11-30 08:07   좋아요 1 | URL
까라마조프 같이 읽기 좋지요!
돌아오시면 할 거 많은 우리 다락방님!! 😚

독서괭 2025-12-01 12:50   좋아요 1 | URL
아들이 셋이었다는 것만 기억난다는 단발님의 말씀에 책 읽는 부담이 훨씬 덜어지네요 ㅎㅎㅎ 역시 정리하는 글을 안 쓰면 기억이 덜 나는 것 같습니다. 근데 N년전 오늘 쓴 글 알려주는 북플 알림 들어가서 보면, 제가 정리한 글도 생소하긴 해요..ㅠㅠ
락방님과 단발님의 까라마조프 같이읽기 응원할게요!

건수하 2025-11-30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반에 가장 공감하면서 봤지만 다른 인물들도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 저도 열린책들로 읽었어요. 이게 3권짜리였나요? <대심문관> 이 난관이었던 기억이…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5-12-01 12:53   좋아요 0 | URL
수하님도 열린책들로 읽으셨군요. 이반이 제일 이성적인 인물로 보이네요. ‘대심문관‘이 난관이라니, 1권 끝부분에서 이걸 통과했으니 이제 안심이군요!ㅋㅋㅋ 화이팅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5-12-01 12:55   좋아요 0 | URL
혹 화이팅 여러개 갖고 계시면 저도 하나 주세요, 건수하님! 저도 나중에 카라마 읽을 거라서요 🤣

잠자냥 2025-12-01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읽은 하디 작품도 그렇지만 진짜 고수들은 남성 작가이면서도 여자 캐릭터 입체적으로 그리고 여성 작가 또한 남자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리는 거 같아요. 하디 작품도 보면 하나같이 여자들이 단순하지 않아서 좋아요.
도스토옙스키는 아예 인간을 좀 다채롭게 그리죠?! 여성 캐릭터 입체적으로 그린 작품 중 하나가 단연 <네또츠까 네즈바노바>인데 여기서는 아예 여성화자로 나오거든요? 도선생 미쳤어. 여자빙의! 화자가 나보다 여자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기회되면 읽어보세요.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한 권으로 끝남.

독서괭 2025-12-01 17:44   좋아요 1 | URL
엥? 네또츠까 네즈바노바......와 이름인 거죠? 진짜 어렵다 ㅋㅋㅋㅋ 생소한 작품인데 읽으셨군요. 도스토씨의 여성화자 소설이라니, 궁금합니다. 한권밖에(?) 안 된다니 일단 담아봅시다...
진짜 고수들은 성별 관계없이 인간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잠자냥 2025-12-01 17:52   좋아요 0 | URL
네~~ 주인공 이름이자 책 제목. 열린책들에서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