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을 상상 가능, 혹은 실현 가능하고/거나 이미 존재하는 삶으로 그려내는 작업은 곧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죽지 않을 수 있게 실제적인 현실의 자리를 넓여주는 실천이 된다.  -52쪽

내가 퀴어분야를 알아보겠다고 주제독서를 시작한 이유가, 위 글과 맞닿아 있다.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억압받아온 사람들의 운동사는 바로 이런 보편 개념들이 사실상 누구만 포함하고 누구를 배제해서 만들어진 것인지, 어떤 논리로 그렇게 구조화된 것인지를 계속해서 비판적으로 심문하고, 그 개념들이 정말로 '보편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존에 그 개념에 포함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까지 그 개념의 한도를 확장해가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버틀러는 보편성이라는 통념이 확고한 토대나 전제가 아니라 차라리 '스캔들'이라고 말한다.  -62쪽


 버틀러, 이 분야에서 이 분은 피해갈 수 없는 분인 모양이다. 저기 훌륭한 분들이 진행하는 독서프로젝트에서 버틀러 책 읽으며 괴로워하는 목소리를 들었는데, 이 책에서도 여기저기 나오는 것 같지만 이 책은 설명이 어렵지 않다. 좋다.

 본격 학술서이긴 한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오랜만에 잡은 벽돌책인데(백래쉬 읽으려다 주제독서 땜에 선회..) 완독해 내겠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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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02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래시 저도 사 두었는데 두꺼워서 두근두근! 한번씩 쉬운책들 절실합니다. 저 얇은책만 눈길 주는 중ㅎㅎㅎ

독서괭 2021-08-02 17:53   좋아요 1 | URL
잃시찾 완독하신 미미님께서는 얇은 책에 눈길 주셔도 됩니다!ㅋㅋ
 

아이책 중고로 산다는 핑계로 배송비 맞추기 위한 내 책 주문하기..
와 작은아씨들 책 너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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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아씨들 책 완전 벽돌이네요 ㅋ 독서괭님 책을 더 많이 사셨네요^^

독서괭 2021-08-01 13:29   좋아요 0 | URL
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만족스러운..ㅋㅋ 작은아씨들 생각보다 더 두꺼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휴가라 쓰고 육아라 읽는다. 

이번 주 휴가를 내고 집에서 애들 보느라 서재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대로 일주일을 끝낼 것인가. 아이들 낮잠 자는 틈을 이용해,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그림책 단행본 추천 페이퍼를 써본다. 


1. 명불허전 백희나 


  우리 집에 있는 백희나 그림책은 총 여덟 권.

  백희나 작가님은 2020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2003년 신인 시절에 2차 콘텐츠까지 모든 저작권을 넘기는 '매절계약'을 하는 바람에 책이 엄청나게 팔리는데도 인세를 얼마 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알려졌다. 

  독특한 그림체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수탕선녀님> <이상한 엄마> <이상한 손님>을 아이들은 가장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알사탕>과 <나는 개다>이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다 따스하고 재치가 있다. 특히 백희나 그림책의 특징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부분은, 이른바 '정상가족'의 모습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인 가족의 모습이 제대로 등장하는 책은 이중 <구름빵> 하나 뿐이다.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는 한부모가정의 아이다. 
























 





















2. 안녕달 그림책


 얼마전에도 리뷰를 쓴 바 있는 안녕달의 그림책들. 파스텔톤의 색감과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귀여움이 돋보인다. 안녕달의 그림책들도 정상가족 등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가 없다.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좋은 책들이 많다. 

 아이들은 <당근유치원>을 가장 좋아하고, 나는 <수박수영장>이 가장 좋다. 


 






















3. 케빈 행크스의 그림책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체스터는 뭐든지 자기 멋대로야> <릴리의 멋진 날>은 릴리가 등장하는 연작이다.  

 아이가 이 책들을 좋아해서 같은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다가 <내 사랑 뿌뿌>와 <난 내 이름이 참 좋아>도 구입했다. 

 글밥이 좀 많은 편인데 그림도 귀엽고 전달하려는 내용도 좋다. 아이들이 공감하기 좋은 내용들. 

 <난 내 이름이 참 좋아!>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되면서 친구들에게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게 되는 내용인데, 울면서 집에 온 아이를 엄마아빠가 같이 달래는 장면에서 아빠가 아이 등 뒤로 몰래 육아책을 펴고 보고 있어, 너무 좋다 ㅋㅋ 




























4. 마들린느 시리즈


 마들린느 시리즈는 총 여섯권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집에 있는 것은 아래 세 권이다. 

 프랑스 파리의 기숙학교에서 지내는 열 두 여자아이와 선생님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순수함과 선생님의 따뜻함이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이다.  















5. 100층짜리 집 시리즈


  <100층짜리 집>은 매우 히트 친 시리즈라 많이들 아실 것. 이 컨셉 하나로 최근작인 <숲속 100층짜리 집>까지 다섯 권을 내고 숫자카드 등 관련물품까지 내고 있으니 대단한 인기다. 100층짜리 집에 10층마다 한 종류의 동물 또는 사물(눈이라든가 비라든가 무지개 등)이 살고 있다는 구성으로, 층마다 해당 동물 또는 사물의 특징을 잘 표현해 놓은 것이 보는 재미가 있다. 아래 중 <숲속 100층짜리 집> 빼고 다 있는데 이것도 조만간 사게 될 듯... 

































6. 바무게로 시리즈


 바무라는 강아지와 게로라는 두꺼비가 주인공. 함께 있는 작은 동물들이나 소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이 그 재미가 극대화 된 작품이다. 몇 번을 봐도 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이 눈에 띈다. 

 시장>일요일>하늘여행 순으로 재미있다. 시장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재미있음.











7. 도토리마을 시리즈


 10권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내가 읽은 건 아래 네 권이다. 도토리들이 사는 도토리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유치원, 빵집, 경찰관, 모자 가게 등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구성이다. 재미도 있고 귀여운데, 음, 너무 정상가족 기준이다. 많은 가족들이 나오는데 거의 4인 가족임. 자꾸 이런 게 마음이 불편해지니 원... 아무튼 작가의 정성이 느껴지는 시리즈다. 









8. 마누엘과 디디 시리즈

 

 마누엘과 디디라는 생쥐 두명이 지내는 이야기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이다. 위의 그림책들보다 약간 위의 나잇대가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인데(그림이 작고 글밥이 많은 편), 다섯살 첫째가 좋아한다. 













9. 샤론렌타의 그림책들


 <비행기 타는 날>과 <정비사들의 하루>를 물려받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이 작가 책을 더 검색하여 <건축가들의 하루>까지 샀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비행기 타는 날>인 듯. 

 비행기 여행을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책. 짐을 부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면세점에 들르고, 기내식을 먹는 등의 과정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굉장히 귀엽고 재미있다. 

 <정비사들의 하루>는 여러 동물들이 그들에게 맞는 차를 가지고 정비사에게 찾아오는데, 그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는 책. 생쥐는 자기 몸집만큼 작은 차를 타고, 기린을 위해서는 지붕이 아주 높은 차를 만들어 준다. 

 비행기와 정비사는 강추다. 














10. 바바라 매클린톡의 그림책


 <아델과 사이먼>은 물건 잃어버리기 선수인 사이먼을 누나인 아델이 학교에서 데리고 집까지 가는 길을 그리고 있다. 하나하나 잃어버린 물건들이 어디 있는지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배경인 파리의 공원, 박물관 등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는 것도 볼거리. 

 <메리와 생쥐>는 메리가 우연히 자기 집에 사는 생쥐와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 참으로 귀엽고 정감있는 책이다. 

 이 작가 그림체가 참 마음에 든다. 이 글 쓰며 검색하다 보니 아델과 사이먼 다른 시리즈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1. 숨은그림찾기 책


  이번엔 본격 숨은그림찾기 책. 

  <꼬마 동물들과 같이하는 신나는 계절놀이>를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꼬마 동물들과 같이 떠나는 즐거운 세계여행>도 사게 되었다. 각 장마다 아래쪽에 찾아야 하는 물건 그림이 그려져 있다. 꽤 분량이 많아서 자기 전에 이 책 보겠다고 들고오면 살짝 한숨이 나오는 문제가...















12. 배빗 콜 그림책


 <엄마가 알을 낳았대!>는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부모가 어설프게 아이들에게 이상한 설명을 해주다가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되려 설명을 듣게 되는 이야기... 얼마 전 본 <곧 수영대회가 열릴거야>와 비교하면 '어떻게' 임신이 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보여주는 편이다.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이 별 생각없이 보는 것 같은데, 여러가지 체위가 그려져 있다. 사실 내용 모르고 보다가 좀 당황함. 

 <멍멍 의사 선생님>은 의사놀이 좋아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13. 소피 블랙올 그림책


 칼데콧상 2회 수상작가라는 타이틀로 광고하는 <지구에 온 너에게>를 사서 보는데, 어째 그림체가 익숙하다 했더니, 집에 있는 책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와 같은 작가였다.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는 <엄마가 알을 낳았대!>보다는 덜 직접적으로, 아이의 탄생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그림도 귀엽고 괜찮은 책. 그러고 보니 수영대회 책보다는 둘다 나은 것 같아.. 

 <지구에 온 너에게>는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는 상상으로 지구를 설명하는 편지를 쓴다는 내용인데, 그림이 멋지고 볼만하다. 하지만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서 아이들이 막 좋아하진 않는다. 좀 더 큰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14. 김영진 그림책


  이런, 인기로 따지자면 백희나, 안녕달에 결코 뒤지지 않는 김영진 작가를 뒤늦게 떠올렸다. 워낙 낸 책이 많은 작가인데 내가 읽은 것은 아래 다섯 권 정도. 

 이 작가는 배경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 집안 풍경이나 거리 풍경등이 어떨 땐 사진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과 숨은그림찾기 하는 재미가 있도록 작은 동물 그림들을 숨겨놓는 것이 특징인 듯. 

 집에 있는 것은 <노래하는 볼돼지>,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인데 모두 아이들이 좋아한다.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는 워낙 유명한데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몇 권 구입해볼 예정. 























뭔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이 정도로 마쳐야겠다. 벌써 아이들 깨워야 할 시간이 되었다. 집에 있으니 매일 책을 스무 권은 낭독하는 듯. 낭독 실력 하나는 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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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7-3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백희나 작가님 책이랑 김영진 작가님 책이 눈에 띄네요. 김영진 작가님 책은 진짜 넘넘넘넘넘 많이 읽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좋아해서요. 낭독의 시간 수고많으셨습니다, 독서괭님!!!

독서괭 2021-08-01 00:22   좋아요 0 | URL
ㅎㅎ 김영진작가님 책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 많이 읽게 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아이들 독서독립 할 때까지 열심히 낭독해야죠^^
 
이세린 가이드
김정연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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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문학적인 만화. 음식모형 제작자라는 직업의 전문성과 고충을 충실히 전달하면서 한편으로 한국에서 비혼여성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었다. 내 삶의 이개비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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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리처 시리즈 5번째 책으로 <악의 사슬>을 시작했다. <하드웨이>, <1030>, <사라진 내일>보다 <61시간>이 더 재미있다고 얼마 전에 적었는데, <악의 사슬> 또한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떠돌이 잭리처가 계속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 이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데 필수적 요소인지라, "뭐야 잭리처, 김전일이야 뭐야"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만 보니 잭리처의 사건 개입은 김전일보다 훨씬 개연성이 높다. 


 첫째, 악당은 어디에나 있다.

 둘째, 잭리처는 구린 냄새를 맡는 데 선수다(관찰력/추리력). 

 셋째, 잭리처는 정의감이 투철한 히어로 주인공이다(본인은 낯간지러워 할 것 같지만). 

 넷째, 잭리처에게는 정의를 구현할 능력이 있다(지적/신체적 능력). 

 다섯째, 경찰과 협력하거나 정보를 얻는 등 사건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환경적 뒷받침이 가능하다(잭리처의 과거 헌병대 수사관 전력 덕분).


 어느모로 보나 사건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특히 리처는 여자와 어린아이에 대한 폭력은 두고 보지 않는 사람이다. 

 잭리처 시리즈에는 '절대악'이라고 부를 만한 악당이 등장한다. 작가는 악당의 유년기라든지 악당의 인간적 면모라든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악은 악일 뿐, 동정의 여지는 없기 때문에 독자는 리처가 가하는 정의의 철퇴를 그저 시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악은 어디에나 있다. 

 잭리처가 활동하는 주무대가 미국이므로 총기나 마약 범죄가 많이 등장한다. 땅덩이가 넓기 때문에 <악의 사슬>에서처럼 거의 고립되다시피 한 시골마을은 몇명의 사람에게 장악되어 버리고 범죄는 감춰질 수도 있다. 역시 미국, 무시무시하군.

 그런데 가만, 우리나라에도 어마무시한 사건이 있지 않았나. '버닝썬 게이트' 말이다. 유명인, 경찰유착, 마약, 강간, 성매매, 불법촬영물유포 등 더럽기 짝이 없는 사건. 우연히 버닝썬 클럽에 들어간 잭리처가 불법 현장(특히 물뽕 먹여 여성 강간하는 현장)을 발견한다면? 리 차일드씨, 한국에는 총기가 없을 뿐 소재가 될 사건은 많답니다.. 


 악당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혹은 만들어지는가.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를 학창시절에 피상적으로 배우면서, 나는 백지설에 강하게 끌렸었다. 인간은 백지상태로 타고나고 거기에 무엇을 그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론. 지금은 찬성하지 않는다. 백지로 타고나는 인간은 없다.

 


 ▶ <굿 미 배드 미>는 스릴러소설이지만, 싸이코패스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의 극복기에 더 가깝다.  













 예전에 <굿 미 배드 미>를 읽고 쓴 리뷰에도 적었지만, 내가 아주 좋아하는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도 나온 늑대이야기가, 지금의 내가 가진 악에 대한 생각과 가깝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착한 늑대와 나쁜 늑대가 살고, 내가 먹이를 주는 쪽이 이긴다는 것. 

 나는 그 어떤 사람도 착한 늑대만, 또는 나쁜 늑대만 갖고 태어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다만 태어날 때부터 어느 한 쪽이 유독 크고 힘이 센 경우는 있을 것이다. 보통은 비등비등 하겠지만. 


                                                                                                     

                               

 


드라마 <너를 기억해> 포스터는 완전 로코스타일이라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절대로 로코가 아니고, 범죄심리스릴러물이며, 장나라는 저렇게 섹시한 이미지로 나오지 않고, 로맨스는 있으나 비중이 적다(그럼에도 설레게 하는 포인트들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 취향저격). 



 그런데 '착한' 늑대가 가진 특성과 '나쁜' 늑대가 가진 특성이 무엇일까? 인간이 보이는 행위는 결과에 불과할 뿐 늑대의 특성 자체는 아니다. '나쁜'이라는 것이 곧 '사람에 대한 폭력' 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착한'은 타인에 대한 관심, 공감능력, '나쁜'은 그 반대쯤 되려나.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을 뒤늦게 정주행 중인데, 이수정 교수님이 싸이코패스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도 그가 가진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비범죄적 방법이 있다면 범죄자가 되지 않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셨다. 그렇다면 유독 크고 힘이 센 나쁜 늑대를 갖고 태어난 사람도 나쁜 늑대에게 목줄을 잘 채우고 다스린다면 나쁜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을 터이다. 


 


 ▶ <범죄영화 프로파일>은 책으로도 나와 있다. 정리된 언어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다혜 기자의 매끄러운 진행과 이수정 교수님의 명쾌한 말투를 듣는 즐거움은 덜할 것 같지만. 

 











그런데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법, 나쁜 늑대에게 목줄을 채우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어린시절에 보호자인 어른들로부터 배울 수밖에 없다. 그 시기에 나쁜 늑대가 마음껏 덩치를 불려 버리면, 그 뒤에는 휘둘리는 일밖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출산하라고 돈을 주지 말고 이미 존재하는 아이들의 양육에 심혈을 기울이면 안 될까? 이수정 교수님이 일갈하듯 "폭력이 있는 가정은 더이상 가정이 아니"니, 가정을 지키려 하지 말고 아이를 지켜주면 안 될까? 아이의 건전한 양육을 위해 아무리 비용을 쏟아부어도, 그로 인해 예방될 범죄피해를 생각하면- 수사, 재판, 수감에 들어가는 비용, 피해자 지원비용 등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 절대로 과하다 할 수 없을 텐데. 


 이수정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가정폭력 범죄자의 유형 중에는 '가부장적 사고'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을 본인의 소유물로 생각하여 그들을 대상으로만 폭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딱히 잘못이라 여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유형은 교육과 상담을 통해 어느 정도 교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방법으로 독서, 특히 고전을 읽는 것이 권장될 수 있을 터인데, 그 고전이 가부장적 사고에 찌들어 있다면? 스스로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나쁜 늑대가 그것을 훔쳐 먹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고전 중에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가. 신경 써서 여성서사를 읽혀야 하는 이유다. 남성서사 위주로 읽어온 나 역시 많이 읽어야 하겠고. 


 양육의 책임을 부모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 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주변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음을 의지할 곳, 착한 늑대를 키워나갈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 좋은 어른과 좋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곳. 그런 공공의 장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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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23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잭리처는 구린 냄새를 맡는 데 선수다? 자기 입냄새? ㅋㅋㅋㅋㅋㅋ
여자와 어린아이에 대한 폭력은 두고 보지 않는 사람이라니 멋지네요!

독서괭 2021-07-23 13:17   좋아요 3 | URL
아니예요 잭리처 여자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입냄새 안 날 거예요 ㅋㅋ
주먹에 주먹으로 대응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잭리처가 상대하는 악당들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냥 2021-07-23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근데 lgbt 책도 읽고, 잭 리처도 읽고 책 참 빨리 많이 읽으십니다요!

독서괭 2021-07-23 13:18   좋아요 1 | URL
흐흐 착각입니다. 잭리처는 좀 빨리 읽고 있긴 한데 다른 책들은 별로 못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21-07-23 13: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잭리처 1편에서(추적자였는지 탈주자였는지 헷갈려요) 아이들에 대한 범죄를 절대 참을 수 없다고 하면서 아이들이 무사한걸 확인하고 엄청나게 안도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제가 그 장면에서 진짜 너무 잭 리처 좋았었어요. 악을 무찌르고 정의를 실현하는 건 사실 뻔한 영웅이야기이지만, 그렇지만 아이들의 무사함을 바라고 거기에 힘을 쏟는다는 건 계속 이야기되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트랜스포터 보고 제이슨 스태덤을 좋아하게 된게 여자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장면 때문이었거든요. 저는 강한 사람이 약한자들에게는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러나 다른 강함에 있어서 함께 맞서는 게 진짜 너무 좋아요. 그게 바로 강함의 미덕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잭 리처 너무 좋아요.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지금은 읽을게 하도 많아 잭 리처랑 잠시 이별했지만 곧 만날겁니다. 곧이요. 독서괭님한테 마니아 뺏기기 전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23 14:18   좋아요 1 | URL
오오 그렇군요. 추적자인지 탈주자인지도 나중에 책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강한 사람이 약한자들에게는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러나 다른 강함에 있어서 함께 맞서는 게 진짜 너무 좋아요˝ - 이말에 공감합니다!! 또 리처가 여자라고 보호대상으로만 보는 것도 아니거든요. 동료여성은 존중하고, 악당 여성에겐 가차없고, 약자인 여성은 보호하죠. 너무 좋아요 ㅎㅎ 아이들은 당연히 약자니까 보호하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저 리차일드 마니아 11위였는데 지난 리뷰로 8위로 훌쩍 올랐습니다. 제가 바짝 추격할 테니 분발하세요 ㅋㅋㅋ

잠자냥 2021-07-23 14:19   좋아요 1 | URL
아니 근데 잭 리처 마니아 1위는 누구래요? 다락방 님도 독서괭님도 아니면?!

다락방 2021-07-23 14:25   좋아요 2 | URL
1위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1위를 뺏을겸, 독서괭님으로부터 순위로도 멀리 달아날 겸, 잭 리처를 읽고 또 한무더기 글을 쏟아내야 겠습니다. 후훗.

독서괭 2021-07-23 14:55   좋아요 1 | URL
예전에 scott님이 잭리처 목록을 적어 주셨는데 거의 다 읽으신 것 같더라구요. 번역 안 된 것까지. 혹시..?

초딩 2021-07-24 14:12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니아 쟁탈전 보기 좋습니다~!

포르체 2021-08-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포르체출판사입니다.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
《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예약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 2019 방송기자연합회 뉴스 부문 대상
🏆 2019 BJC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 2019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 2020 뉴욕 TV·필름 페스티벌 결선

버닝썬 게이트 단독 보도!
MBC 이문현 기자가 밝히는 버닝썬 게이트의 실체!

2021년 저희가 다시 버닝썬 게이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3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약물 성범죄 처벌 법안 개정안은 폐기 되었으며,
거대 몸통은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대중들은 버닝썬 게이트를 ‘버닝썬 여배우‘, ‘버닝썬 영상‘으로만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취재 기록이자,
기자로서 끝까지 버닝썬 게이트를 추적하지 못했다는 반성문이기도 합니다.

2021년 우리가 다시, 버닝썬을 불러온 이유
버닝썬 게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왜 처벌하지 않았습니까?

📖 도서 더보기 : https://bit.ly/3j7oN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