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바글거리는 길들을 헤집고 들어가 밀치고 나가며, 일체의 친근감을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리를 유지하라고 경고하는 것, 그거야말로 스크루지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짜릿함‘ 그 자체였다. _찰스 디킨스, 「주석 달린 크리스마스 캐럴」, p153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버린 요즘, 크리스마스에 우리 모두는 ‘비자발적 스크루지‘가 되버렸다. 예년과는 달리 텅텅 빈 거리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떠올리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코로나 19로 인해 역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아동학대가 늘어난 것처럼, 누군가의 어려움이 미처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닐까.
˝스크루지 선생님, 이렇듯 축제 분위기인 이 절기에는.˝ 신사가 펜을 집어 들며 말했다. ˝우리가 가난하고 곤궁한 이들에게 평소보다 약간의 배려를 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입니다. 요사이 매우 고생들이 심하지요. 게다가 기초생활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수천 명씩이나 있고 수만 명이 기본적인 편의를 누리지 못하고 삽니다, 선생님.˝_찰스 디킨스, 「주석 달린 크리스마스 캐롤」, p160
어렸을 적 「행복한 왕자」와 「성냥팔이 소녀」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만약,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켜는 모습을 행복한 왕자가 봤었다면, 크리스마스에 소녀의 죽음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물론, 동화를 읽으며 했던 어린이의 상상이지만, 어려운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있는 존재가 특히 크리스마스 같은 때에 오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웃분들과 주변 모두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며, 넘치는 행복을 함께 나누는 2020년 성탄이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