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19.6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월간지) 편집부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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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월호를 관통하는 주제는 ˝마약 자본주의˝라 여겨진다. 우리는 6월호 기사를 통해 마약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국제경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마약 자본주의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약물복용구제협회(ASUD) 대표 파브리스 올리베는 ˝대마초에 대한 높은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며, 공급이 수요를 촉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p1) 「굴레를 벗은 마약 자본주의」중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Say)의 법칙을 부정하는 그의 주장이 맞는다면, 우리의 마약 정책은 수요 억제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와 다르다는 것을 이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잘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보건당국은 10여년 전부터 모르핀 계열의 의약품 ‘트라마돌‘을 본래 용도가 아닌 유흥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우려해왔다... 하미스 당국은 ˝마약과의 전면 전쟁˝을 선포했지만,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서 트라마돌은 계속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마약 중독의 악화는 가자지구의 상황 악화와 직접 연관돼 있다.(p26) 「가자지구에서 유행하는 ‘절망의 약‘」중

실비 : 마리화나를 피울 때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것들은 크랙보다 싼데, 굳이 비싼 크랙을 피우다니 난 참 바보 같아.˝... 크랙을 하지 않을 때는 금세 우울증이 찾아와요... 크랙은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고 말이죠.(p27)「크랙과 함께 한 줌 연기가 돼버린 사람들」중

디플로마티크를 통해 여러 가지 이유로 마약을 찾는 이들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마약의 수요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기리지 않지만, 공급은 라틴 아메리카 등 일부 낙후된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선진국에는 마약의 재배가 법으로 제한되어 있기에, 개발도상국들은 마약의 산지가 된다.그리고, 이들 공급에 대한 제한은 ‘윤리 Ethics‘라는 명분으로 당당하게 이루어진다.

2018년 6월 27일 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은 드론을 이용한 글리포세이트 항공 살포를 재개한다고 공표했다... 뒤를 이은 신임 대통령은 드론을 활용하면 코카밭이 4년 안에 약 14 ~ 15만 헥타르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럼에도 코카 재배지가 획기적으로 줄지 않는다면 제초제가 살포되면 장소를 옮겨 다른 곳에 코카를 심었기 때문이다... 판로가 보장된 코카는 농민에게 생존 수단이다. 코카 재배를 금지하되 생존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농민들은 코카를 다시 재배할 수 밖에 없다.(p25)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콜롬비아의 코카 제초제 살포」중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대마약전쟁의 목표는 공급에 맞춰져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화학물질 개발 연구는 독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약 문제에도 어김없이 자본의 논리가 적용됨을 확인하게 된다.

신종합성마약을 소량으로 사용할 경우, 환각용이 아닌 창의력 자극용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연구원은 ˝진정한 향정신성 화학물질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칭의력 고취 등 생산 제일주의에 치중한 마약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p21) 「더욱 강력한 향정신성 화학물질을 찾아서」중

환각용과 창의력 증진용. 이에 대한 판단은 어느 누가 내릴 수 있을 것인가. 건강, 행복 등 보편적 문제에 대해서 힘의 논리가 아닌 상식의 판단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6월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마약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이러한 생각을 일깨우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ps. 노동의 수요와 공급문제. 주당 52시간 근무시간 적용으로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우리의 현실에서 같은 OECD 회원국인 프랑스에서는 1982년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39시간으로, 2000년대에는 주당 35시간, 법정 초과근무 허용시간이 1년 180시간이라는 기사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 나라 경제의 장점으로 ‘우수한 노동력‘을 들지만, 이러한 노동력을 주당 17시간 이상 쏟아붓고도 경제가 어렵다면... 답은 경영진에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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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5: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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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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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5: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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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6: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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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8 05: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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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8 07: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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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6-27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경영진이 아니지만,
경영진도 답이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19-06-28 07:03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다수 기업의 경영진들 역시 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대자본의 경영진들이 그나마 바꿀 힘이 있겠지만, 현재의 구조를 선뜻 바꿀 의사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끊임없는 문제제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어메이징 데모크라시 - 만화로 읽는 민주주의의 시작,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매일의 투쟁 어메이징 코믹스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글.그림, 애니 디 도나, 아브라함 카와 지음, 정소연 옮김 / 궁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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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론은 누구인가요? 정치인이다. 페이시스트라토스보다 옛 사람이지. 하지만 그를 그저 인간이었다고 하는 건 과소평가야. 페이시스트라토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 그들은 수백 년 동안 아테네인을 이끈 양 극단이지. 솔론은 입법자였어. 폭력이 아니라 이상을 믿었어. 공상가였지. 그는 아테네의 헌법을 제정했고 시의 평의회를 만들어냈어... 반면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실용주의자였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디오니소스 신과 더 비슷했어. 군중을 미친 여자처럼 지배했지.

군중들은 괴물 같은 데가 있다. 솔론은 심지어 자신의 법으로도 보호할 수 없는 가난하고 투표권 없는 사람들 속에서 그 괴물을 보았다. 공포에 질려 그는 군중을 통제하려 했고 참주가 되어야만 했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솔론이 행동하길 망설였기 때문에 권력을 쥐었다. 그러나 그 참주 조차도 괴물을 베지는 못했어. 속이고 통제했을 뿐... 이제 그도 떠났으니, 깨어날 때다.

아폴론이 북쪽으로 떠나는 겨울에는 디오니소스가 그의 신전을 차지한다고들 한다.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솔론의 자리를 차지했듯이. 정반대이지만 서로를 보완하는 존재들. 광기와 논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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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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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4: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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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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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4: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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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14: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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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8 07: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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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운동사강의 - 개정판
한국근현대사학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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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근대화론자‘들은 일제강점기의 한국 사회를 오직 경제논리만으로 이해할 경우 심각한 문제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독립협회 이후 추진되어 온 의회중심, 자유민주주의적 지향을 왜곡시켜 버렸다... 사회적으로 일제 식민지 지배는 근대화를 향한 시민사회의 육성이 아니라 기본권마저 철저하게 짓밟은 것이었다... 문화적으로 일제는 철저하게 민족문화를 말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쳤다.(p435)

196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 배경은 오늘날 평가의 문제를 떠나, 일제가 남겨 놓은 유산이나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한 박정희의 개인업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사에 유례없이 자기 역량을 발휘해 온 민주화운동, 이에 대응한 집권 세력의 수동적 변화, 교육열과 민주화운동을 통해 발전한 국민들의 자기주체성의 실현 욕구가 어우러진 것이었다.(p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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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9-06-25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찬승 교수의 <한국독립운동사>를 Text로 하여 차근히 읽을 생각입니다.
동 강의가 k-mooc에 개설되어 있어서 수강중입니다.
다만 근래 다른 이슈들이 좀 많아서 잠시 관심을 돌려두었습니다.

필수로 알아야 할 부분인데 그간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입니다.

겨울호랑이 2019-06-26 07:32   좋아요 2 | URL
요즘 우향님께서는 한국독립운동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합니다. 일전 윤봉길 의사 묘소 참배와 더불어 강의 수강 중이시군요. 저도 우향님처럼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깊이있는 독서를 해야하는데 많이 부럽습니다. 꾸준히 관련 공부를 하시니 많은 것을 배우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부족하나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틈틈히 정리해 보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계기를 통해 개인의 작은 움직임이 사회의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NamGiKim 2019-06-26 09: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Winter 호랑이 선생님.

겨울호랑이 2019-06-26 10:15   좋아요 2 | URL
^^:) 선생님이라고 하시니 어색하네요. Nam Gi Kim님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NamGiKim 2019-06-26 11:07   좋아요 2 | URL
그냥 호랑이님이라 부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9-06-26 11:23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합니다

2019-06-26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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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1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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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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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19: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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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대동여지도
김정호 지도, 최선웅 도편, 민병준 해설, 이상태 추천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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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의 팔도전도, 낱 폭의 해좌전도 한 쌍.

팔도전도는 1폭부터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전라도 순으로 이어진다. 지도와 채색 모두 필사이며. 해좌전도의 경우 목판본 위에 채색을 곁들였다. 바다는 짙게 칠하고 산맥을 중심으로 길을 필선으로 두어 거리감을 나타냈는데 표현 방식의 차이로 보아 두 작품이 각기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작시기는 두 점 모두 영조 43년 ‘안음‘과 ‘산음‘을 ‘안의‘와 ‘산청‘으로, 영조 52년 ‘이산‘을 ‘이성‘으로 개명한 점이 반영되어 그 이후로 추측해볼 수 있다.(p158)「서울옥션 제 152회 미술품 경매 도록」중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1402년) 이후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실측지도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김정호라는 천재에 의해 「대동여지도」(1861년)라는 작품이 탄생한 것으로 일빈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팔도전도」와 「해좌전도」는 조선의 지리학과 지도학이 꾸준히 발전해 왔음과 함께 「대동여지도」는 고산자 김정호만의 노력이 아닌 조선 지도학의 결과물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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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2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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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2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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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6-24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동여지도가 각 지역별로도 상세하게 그려진 지도인거군요.
지금보다 훨씬 지도제작에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이런 지도를 만든 사람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 하루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9-06-24 22:3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6-25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다양한 독서를 하고 계십니다.
잘 구경하고 갑니다.

겨울호랑이 2019-06-25 13:19   좋아요 0 | URL
페크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시원하게 보내세요!^^:)

2019-06-26 1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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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19: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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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
싯다르타 무케르지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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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불멸성 추구는 우리 자신의 불멸성 추구의 거울상이다. 언젠가 암이 성공한다면, 암은 숙주보다 훨씬 더 완벽한, 불멸성과 증식하려는 충동을 모두 가진 존재를 낳을 것이다... 암은 우리의 정상일 수 있다. 우리는 본래 악성인 종말을 향해서 어기적거리며 나아갈 운명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우리가 생전에 이 불멸의 질병과 맞닥뜨릴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마주칠 것인가이다.(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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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1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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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19: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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