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1 - 상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 자본론 1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수행 옮김 / 비봉출판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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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에 체현되어 있는 노동량에 정비례하고 노동생산성에 반비례한다. 이제 우리는 가치의 실체를 알았다. 그것은 노동이다. 우리는 가치의 크기의 척도를 알았다. 그것은 노동시간이다.(p50) <자본론 1-(상)> 中


 <자본론 1-(상) Das Kapital: Kritik der politischen O"conomie 1-1>에서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 ~ 1883)는 노동가치설(勞動價値說 Theories of Labour Value)을 바탕으로 상품의 가치와 교환 그리고 잉여가치의 생산에 대한 내용을 밝히고 있는데, 이번 리뷰에는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마르크스는 사용가치(use-value)와 교환가치(exchange-value) 그리고 가치를 구분한다. 사용가치는 물건의 유용성으로 표현되는데 반해, 교환가치는 서로 다른 두 물건의 사용가치가 교환단계에서 일정비율로 실현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환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이는 '그것의 생산에 사회적으로 드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주장이다. 이렇듯 마르크스의 가치체계에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그리고 가치는 구분된다. 


 한 물건의 유용성은 그 물건으로 하여금 사용가치 use-value가 되게 한다. 그러나 이 유용성은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물리적 속성에 의해 주어지고 있으며, 그 상품체 商品體와 별도로 존재할 수 없다... 상품의 이런 속성은, 그 유용성을 취득하는 데 인간노동이 많이 드는가 적게 드는가 하고는 관계가 없다. 사용가치는 오직 사용 또는 소비에서만 실현된다.(p44) <자본론 1-(상)> 中


 교환가치 exchange-value는 먼저 양적 관계, 즉 어떤 종류의 사용가치가 다른 종류의 사용가치와 교환되는 비율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비율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끊임없이 변동하므로, 교환가치는 어떤 우연적이고 순전히 상대적인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상품 자체에 고유한 내재적 교환가치라는 것은 일종의 형용모순인 것처럼 보인다.(p45) <자본론 1-(상)> 中


 사용가치 또는 유용한 물건이 가치를 가지는 것은 오직 거기에 추상적 인간노동이 대상화되거나 체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가치의 크기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그 물건에 들어 있는 '가치를 형성하는 실체 substance'인 노동의 양에 의해 측정한다... 한 상품의 생산에 평균적으로 필요한, 즉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만 걸리는 한,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 socially necessary labour time이란 주어진 사회의 정상적인 생산조건과 그 사회에서 지배적인 평균적 노동숙련도와 노동강도에서 어떤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데 드는 노동시간이다... 이와 같이 어떤 물건의 가치량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량, 즉 그것의 생산에 사회적으로 드는 노동시간이다.(p48) <자본론 1-(상)> 中


 마르크스에 의하면 사용가치는 교환 시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용가치는 단지 상품이 되기위한 필요조건에 불과하며, 사람들은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고 교환하기에, 노동시간을 매개로 상품은 자신을 제외한 상품들과의 교환비율을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각 상품의 사용가치에는 유용노동, 일정한 종류의 합목적적 생산활동이 들어 있다. 여러 가지 사용가치는, 만약 거기에 질적으로 다른 유용노동이 들어 있지 않다면, 상품으로 서로 마주할 수 없다. 생산물이 일반적으로 상품 형태를 취하고 있는 사회, 즉 상품생산자 사회에서는, 개별 생산자들이 상호 독립적으로 자기 자신의 계산에 따라 수행하는 여러 가지 형태의 유용노동 사이의 질적 차이는 하나의 복잡한 체계, 사회적 분업으로 발전한다.(p53) <자본론 1-(상)> 中


 가치관계를 매개로 상품 B의 현물형태는 상품 A의 가치형태로 된다. 다시 말해 상품 B의 물체는 상품 A의 가치를 드러내는 거울로 된다. 상품 A는, 가치체이자 인간노동의 체현물인 상품 B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용가치 B를 자기 자신의 가치의 표현재료로 삼는다. 상품 A의 가치는 이와 같이 상품 B의 사용가치로 표현되어 상대적 가치형태를 얻게 된다.(p67) <자본론 1-(상)> 中


 시간이 흘러 교환경제가 발달하게 되면서 상품들의 교환가치를 표시할 필요가 생겨나게되고 이에 따라 화폐가 생겨났고, 화폐를 매개로  'C 상품 - M 화폐 - C 상품'형태의 교환거래가 생겨났다. 


 화폐는, 종류가 다른 노동생산물이 실제로 서로 동등시되고, 따라서 상품으로 전환되는 교환과정의 필연적 산물이다. 교환현상의 역사적 확대와 심화는 상품의 성질 속에 잠자고 있는 사용가치와 가치 사이의 대립을 심화시킨다.(p114)... 화폐 자신의 가치는 화폐의 생산에 소요되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되며, 동일한 양의 노동시간이 응고되어 있는 다른 상품의 양으로 표현된다.(p120) <자본론 1-(상)> 中


 교환과정은 상품을 상품과 화폐라는 두 개의 요소로 분화시키는데, 이것은 상품에 내재하는 사용가치와 가치 사이의 대립이 외적 대립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 대립에서 사용가치로서 상품들이 교환가치로서 화폐와 맞선다.(p136)... 상품의 교환과정은 대립적이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두 개의 탈바꿈 - 상품이 화폐로 전환과, 화폐가 상품으로 재전환 - 에 의해 수행된다.(p137) <자본론 1-(상)> 中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교환거래로부터 다른 물건들과 쉽게 교환할 수 있는 화폐(금)를 보유하고자 하며, 이에 따라 교환의 형태는 'C - M - C' 에서 'M - C - M'으로 바뀌었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이러한 교환의 형태 변화는 단순한 순서 바뀜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앞선 식에서 M(monetary)는 두 C(commodity)의 교환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뒤의 식에서 M은 목적이 된다. M을 얻기 위한 것이 교환의 목적이라면, 사람들은 최초의 상태 M 이상의 것을 기대하게 된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교환을 통해 잉여가치를 추구하게 되고, 유통과정에서 '자본(資本 capital)'이 만들어진다. 이제부터 마르크스는 논의를 가치론에서 자본으로 옮긴다.


 화폐는 이제 과정을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교환가치의 절대적 존재형태[즉 일반적 상품]로서 독립적으로 개입해 유통과정을 종결짓는다. 판매자가 상품을 화폐로 전환시킨 것은 화폐로 어떤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였고, 화폐퇴장자가 상품을 화폐로 전환시킨 것은 상품을 화폐형태로 보존하기 위해서였으며, 채무를 진 구매자가 상품을 화폐로 전환시킨 것은 지불할 수 있기 위해서였다.(p177) <자본론 1-(상)> 中


 과정 M-C-M은, 그 두 끝이 모두 화폐이기 때문에, 두 끝의 질적 차이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고 오직 두 끝의 양적 차이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다시 말해 처음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화폐가 유통에서 끌려 나와야 한다... 그러므로 이 과정의 완전한 형태는 M-C-M'이다. 여기서 M'은 최초에 투하한 화폐액에 어떤 증가분을 더한 것과 같다. 이 증가분, 즉 최초의 가치를 넘는 초과분을 나는 잉여가치 剩餘價値 surplus-value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최초에 투하한 가치는 유통 중에서 자신을 보존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가치량을 증대시키고 잉여가치를 덧붙인다. 바꾸어 말해 자기의 가치를 증식시킨다. 그리고 바로 이 운동이 이 가치를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p197) <자본론 1-(상)> 中


  자본가들은 M 이상의 가치를 지닌 M'를 원한다. 그렇지만, 교환(유통)자체는 상품의 가치를 변동시킬 수 없다면(노동가치설) , 어떤 방식으로 M'을 획득할 것인가. 잉여가치를 획득을 위해 자본가들은 관심을 상품 '노동'으로 돌린다. 마르크스는 노동으로부터 '교환가치를 실현하면서, 사용가치를 자본가에게 넘겨주는' 특성을 발견한다. 교환과 동시에 자본가들은 노동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로부터 자본가들은 노동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의 상품가치를 끌어올리고자하는 의도를 갖게 된다.


 자본가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상품[노동력]의 독특한 사용가치[가치의 원천일 뿐 아니라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가치의 원천이라는 것]였다. 이것이야말로 자본가가 노동력으로부터 기대하는 독특한 봉사며, 그는 노동자와의 거래에서 상품교환의 영원한 법칙에 따라 생동한다. 사실상 노동력의 판매자는 노동력의 교환가치를 실현하면서 그 사용가치를 넘겨준다.(p258) <자본론 1-(상)> 中


 구체적으로, 상품의 가치가 더 많은 사회적 평균노동의 투입이라고 했을 때,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에게 노동력의 가치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다면(노동의 착취를 통해)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자본가들은 필요노동시간을 최소화하고, 잉여노동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생산성을 높이게 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제 자본을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노동력의 정상적인 유지가 노동일의 한계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노동력의 가능한 최대한도의 일상적 지출[그 지출이 아무리 병적이고 강제적이며 고통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이 노동자의 휴식 시간의 한계를 규정한다. 자본은 노동력의 수명을 문제 삼지 않는다. 자본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로지 1노동일 안에 운동시킬 수 있는 노동력의 최대한도일 뿐이다.(p358) <자본론 1-(상)> 中


 잉여노동의 연장에 필요노동의 단축이 대응하고 있다. 즉 노동자가 이때까지 사실상 자기 자신을 위해 쓰고 있던 노동시간의 일부가 자본가를 위해 지출되는 노동시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노동일의 길이가 아니라 노동일이 필요노동과 잉여노동으로 분할되는 비율이다.(p428)... 노동일의 연장에 의해 생산되는 잉여가치를 나는 절대적 잉여가치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 필요노동시간의 단축과 이에 따라 노동일의 두 부분들의 길이 변화로부터 생기는 잉여가치를 나는 상대적 잉여가치라고 부른다.(p431) <자본론 1-(상)> 中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자본을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으로 구분한다. <자본론>에서 노동가치설에 따라 불변자본에서는 잉여가치가 생겨날 수 없다. 불변자본은 오직 노동생산성을 증대시켜 노동자의 필요노동시간을 줄일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주장으로, <자본론 1-(상)>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간단하게 언급되고 있다. 이윤율과 이윤량 등과 연관되는 이 개념에 대해서는 <자본론>의 다른 권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고 일단 넘기자.


 자본 중 생산수단[원료, 보조재료, 노동수단]으로 전환되는 부분은 생산과정에서 그 가치량은 변동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이것을 자본의 불변부분 또는 간단하게 불변자본 不變資本 constant capital이라고 부를 것이다.(p278) 이와는 반대로 자본 중 노동력으로 전환되는 부분은 생산과정에서 그 가치가 변동한다. 이것은 자기 자신의 등가물을 재생산하고 또 그 이상의 초과분, 즉 잉여가치를 생산하는데, 이 잉여가치는 역시 변동하며 상황에 따라 크게도 작게도 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자본의 가변부분 또는 간단하게 가변자본 可變資本 variable capital이라고 부를 것이다. 노동과정의 관점에서는 객체적 요소와 주체적 요소[즉 생산수단과 노동력]로 구별되는 바로 그 자본요소들이 가치증식과정의 관점에서는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으로 구별된다.(p279) <자본론 1-(상)> 中


 가치생산물은 얼핏 보아서는 (c+v)+s 또는 410원 c + 90원 v + 90원 s인 듯이 보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고 v+s, 즉 90원 v + 90원 s이다. 다시 말해 가치생산물은 590원이 아니라 180원이다.(p284)...  잉여가치율은 s/C 또는 s/(c+v)가 아니라 s/v이며, 따라서 90/500(=18%)이 아니라 90/90(=100%)인데, 이것은 외견상의 착취도의 5배 이상이나 더 크다.(p290)... 노동일의 길이와 순이윤의 관계에 관련된 문제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공장주들에게 기계설비, 공장건물, 원료, 노동을 뒤섞지 말고, 한 쪽에는 공장건물, 기계설비, 원료 등에 투하된 불변자본을 놓고, 다른 쪽에는 임금에 투하된 자본을 놓아달라고 요청했어야 할 것이다.(p299) <자본론 1-(상)> 中


 불변자본인 생산수단은 가치증식과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오직 노동을 흡수하기 위해서만, 그리고 노동의 한 방울 한 방울과 함께 그것에 비례하는 양의 잉여노동을 흡수하기 위해서만 있다. 생산수단이 이렇게 하지 않는 한, 생산수단의 존재는 자본가에게는 일종의 소극적인 손실이다. 왜냐하면 생산수단이 사용되지 않는 동안은 쓸모없이 투하된 자본을 대표하기 때문이다.(p345) <자본론 1-(상)> 中


 정리하자면, <자본론 1-(상)>에서 마르크스는 상품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인간의 노동에 의해 상품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전제로 교환경제에서 화폐의 등장되면서 일어나는 교환식의 변화를 설명한다. 또한, C- M -C에서 M - C - M'의 변화를 통해 잉여가치를 추구하는 자본가의 등장과 상품으로서의 노동의 특성을 말하면서, 불변자본의 사용이 가져온 노동생산성의 향상이 결국 노동자의 잉여노동시간을 증가시키고 자본가 몫이 확대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뒷편인 <자본론 1-(하)>에서는 기계의 발달로 인한 대자본의 출현과 잉여가치의 생산에 따른 자본의 축적에 대해 밝히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고, <자본론 1-(상)>의 내용정리 리뷰는 이만 줄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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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5-19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시대의 고전이라는 자본을 독파
하시고 계시다니 그저 존경할
따름이네요.

겨울호랑이 2020-05-19 10:29   좋아요 0 | URL
에고 아닙니다. 몇 차례 내용을 정리하고자 했는데, 계속 미루다가 올해 겨우 마음 먹고 정리해 봅니다. 레삭매냐님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20-06-06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6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치활동 정지, 언론/출판/보도/방송의 사전검열, 대학에 대한 휴교조치, '북괴'와 동일한 주장이나 용어사용 및 선동행위 금지 등을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엄포고 10호를 발포한 신군부는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통해 대통령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던 김대중, 김종필 등을 체포하고 김영삼을 가택연금했다. 많은 재야인사들을 체포했으며, 신현확(申鉉碻) 내각을 사퇴시키고 새 내각을 구성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신군부의 계엄령 확대에 반대하는 학생시위가 일어났고, 진압을 위해 파견된 계엄군이 이를 과잉진압하여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가담하고, 무기를 탈취한 '시민군'이 형성되어 약 10일간 광주시 전체가 무정부상태로 되었다가 계엄군이 다시 투입되어 무력으로 시민군을 섬멸한(5.27)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났다.(p310) <고쳐 쓴 한국 현대사> 中


 내일이면 신군부 쿠데타 및 계엄령 확대에 항의하며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그렇지만, 한국 현대사의 수많은 문제들처럼 아직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사건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간략하게 나마 5.18 민주화운동 중 가장 희생이 컸던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내용을 <고쳐 쓴 한국 현대사>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980년 5월 17일 전두환 장군은 자신의 쿠데타를 완수하고자 했다. 계엄령 확대를 선포하고 대학을 폐교하고 입법부를 해산하고 모든 종류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5월 17 ~ 18일 야밤에 수천 명의 정치지도자와 반체제 인사들을 체포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자신이 상임위원장이 되었다. 이런 비상조치와 함께 전두환은 광주항쟁을 터뜨렸다.(p540)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 


 12.12 군사반란 이후 계엄령 확대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일자 신군부는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계엄령을 확대해간다. 이와 함께 신군부는 시위의 강경진압을 위해 공수부대의 훈련(충정훈련)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5월 18일 16:00를 기해 광주에 진입하면서 유혈참극은 시작되었다.


 5월 18일 광주 거리에 약 500명의 사람들이 몰려나와 계엄령 철폐를 요구했다. 약물을 복용했다고 여겨지는 정예 공수부대가 이 도시에 도착하여 학생, 여성, 어린이 가릴 것 없이 길을 막는 사람은 누구든지 무차별하게 학살하기 시작했다. 한 여학생은 시청광장 근처에서 공수대원의 총검에 가슴이 찔린 채 군인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몇몇 학생들은 화염방사기로 얼굴이 지워져 버렸다. 5월 21일에 이르러서는 광주지역의 수십만의 시민들이 군인들을 도시에서 몰아냈고 그후 5일간 시민들의 수습대책위원회가 이 도시를 통제했다.(p540)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 中


 5월 21일 전남도청 집단 발포 이후 시민군들은 예비군 무기고에서 총을 꺼내 무장을 시작했고, 일부는 아시아자동차에서 장갑차량을 탈취하고 광주시를 장악했다. 이들 광주 시민에 의한 자치는 5월 27일 계엄군의 광주 재진입이전까지 유지되었지만,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전남도청에 진입하면서, 광주민주항쟁은 처참하게 끝나게 되었다. 


 헬리콥터의 확성시에서 광주시민들에게 5월 27일 새벽에 20사단이 광주시로 진입할 것이며, 모든 사람들은 무장을 해제하고 집으로 돌아가라는 경고 방송이 있었다. 새벽 3시 군인들은 사격을 하며 진격하여, 인근지역의 무기고에서 탈취한 무기를 내려놓기를 거부한 수십 명의 사람들을 살해했다. 하지만 이 부대들은 군율을 지켰고 신속하게 도시를 장악했다.(p541)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 中


 수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한 5.18 민주항쟁은 40년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진행형이다. 대표적인 논란이 지만원 등이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인데, 이러한 근거 없는 주장은 논외로 하더라도, 시민군들이 파출소의 예비군 무기고에서 무기를 탈취한 행동을 위법행위이며 폭동으로 인식하는 인식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국가 내에서 '합법적으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인 군대(軍隊)가 폭력을 행사할 수 없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법행위이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불법행위에 대한 저항을 우리는 폭동이라고 봐야할 것인가.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어떠한 권리자든 다음과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즉 그들이 권리를 주장해야 할지, 적대자에게 저항해야 할지, 혹은 투쟁해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싸움을 피하기 위하여 권리를 포기해야 할지의 문제다. 여하튼 누구도 이와 같은 결심을 그로부터 빼앗을 수는 없다. 그런데 그 결심이 어떻게 내려지든 두 가지 경우 모두 희생이 따른다. 한 경우는 권리가 평화에, 다른 경우는 평화가 권리에 희생된다. 이러한 관계에서 볼 때 문제는 사람이 처해 있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어느 것이 더 참을만한 희생인가 하는 것으로 집중된다.(p28) <권리를 위한 투쟁> 中


 루돌프 폰 예링 (Rudolf von Jhering, 1818 ~ 1892)는 <권리를 위한 투쟁 Der Kampf ums Recht>에서 권리를 침해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을 요약한다면, '불법에 대한 저항은 권리자의 의무'이다.  이를 민주화 운동에 적용해 본다면, 국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저항은 주권자의 의무가 될 것이다. 평화주의자인 예닝은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법에 의한 투쟁인 소송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바로 눈 앞에서 착검을 하고 조준사격을 하는 상대를 두고 법적인 투쟁을 말하는 것은 한가로운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광주시민들의 자치 기간 동안 큰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이들의 투쟁이 단순한 폭동이 아님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여겨진다.


 내면의 소리는 그에게 속삭인다. "너는 뒤로 물러서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치 없는 투쟁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명예, 법감정이며 자기존중이기 때문이다."고.(p31)...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즉 인격 자체에 도전하는 비열한 불법에 대해서, 다시 말해서 실행방법에서의 권리의 경시는 물론, 인격모독의 성격을 띰으로써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에 대한 저항은 의무다. 그와 같은 저항은 권리자의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다. 그 저항은 도덕적인 자기보존의 명령이며 사회에 대한 의무다. 왜냐하면 법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저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p32) <권리를 위한 투쟁> 中


 그렇지만, 아직도 5.18 민주화운동에는 밝혀져야 할 진실들이 너무도 많다. 발포명령자가 누구인지부터 헬기 기총소사 문제, 미군과의 관련성 문제, 숨겨진 사망자 문제 등 수많은 문제가 남아있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5.18 민주화운동은 진행형임을 다시금 느낀다...


  시민 수습대책위원들은 미국대사관에 개입을 호소했으나 오히려 위컴장군에게는 5월 22일 한국군 20사단을 DMZ의 임무에서 면제하도록 허용하는 일이 맡겨졌을 뿐이다. 미국이 전두환의 부대를 거부하거나 광주시민의 편을 든다면 그것은 19140년대 이후 유례가 없는 내정간섭이었을 것이므로 광주시민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책임은 면할 수 없었고 전선부대 이탈을 허용함으로써 카터의 인권정책은 난자질당한 꼴이었다.(p541)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 中


 PS. 1979년 10.26사건과 12.12 군사반란 그리고 1980년 5.18 민주화운동까지 약 7개월의 역사 속에서 프랑스에서 일어난 1848년 2월 혁명과 루이 보나파르트(Charles Louis Napoleon Bonaparte, 1808 ~ 1873)의 쿠데타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후의 파리 코뮌(La Commune de Paris, 1871)을 떠올리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 ~ 1883)의 <루이 보나빠르트의 브뤼메르 18일>과 <프랑스에서의 내전>을 통해 다른 기회에 정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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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5-17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왠지 모를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즐건 휴일 저녁시간 되십시요!

겨울호랑이 2020-05-17 20: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막시무스님께서도 일요일 저녁 잘 마무리 하시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2020-05-18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5-18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튜브에서 음악을 재생하고 책을 읽는 일이 이제는 습관이 되버린 요즘이다. 오늘도 유튜브 화면을 열자 여느 때처럼 추천 동영상이 여럿 뜬다. 무슨 근거로 내게 이런 자료들을 추천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쳐다 본 동영상 하나에 눈을 좀처럼 떼지 못하게 된다. 'UP - Ppuyo ppuyo, 유피 - 뿌요뿌요, MBC Top Music 19970614'. 20년도 더 지난 이 동영상에 마음이 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미처 의식할 사이도 없이 내 손은 동영상을 재생시켰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마들렌 과자를 맛보고 느꼈던 감정을 나 또한 맛보게 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다. 그 맛은 내가 콩브레에서 일요일 아침마다 레오니 아주머니 방으로 아침 인사를 하러 갈 때면, 아주머니가 곧잘 홍차나 보리수차에 적셔서 주던 마들렌 과자 조각의 맛이었다.(p89)... 아주 오랜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에도, 존재의 죽음과 사물의 파괴 후에도, 연약하지만 보다 생생하고, 비물질적이지만 보다 집요하고 보다 충실한 냄새와 맛은, 오랫동안 영혼처럼 살아남아 다른 모든 것의 폐허 위에서 회상하고 기다리고 희망하며, 거의 만질 수 없는 미세한 물방울 위에서 추억의 거대한 건축물을 꿋꿋이 떠받치고 있다. 그것이 레오니 아주머니가 주던 보리수차에 적신 마들렌 조각의 맛이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아주머니의 방에 있던, 길 쪽으로 난 오래된 회색 집이 무대장치처럼 다가와서는 우리 부모님을 위해 뒤편에 지은 정원 쪽 작은 별채로 이어졌다.(p90)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中


 1997년 6월 14일 토요일.


 그날은 소속 대대로 배치된 첫 날이었다. 강원도 화천의 깊은 산중에 위치한 대대에도 내려 중대로 이동했을 때, 부대의 열악한 환경에 매우 실망했었다. 첩첩산중에 위치한 대대에서도 중대는 뒷편 구석에 떨어져 있었다. 당시 중대 건물이 신축공사 중이었기에, 중대원들은 부대 내 창고를 막사로 수리해서 임시로 내무반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고문을 떼내어 임시로 만든 출입문, 유리창 대신 비닐로 막은 유리창, 야외에 간이로 설치된 재래식 화장실 등등. 건물 밖에서 중대 행정반으로 들어섰을 때는 마침 개인 정비 시간이었고, 모두들 내무반과 개인 정비를 하느라 정신없었다. 건물이 창고 건물이었기에 통풍은 잘 되지 않아 6월 장마철에 그 안은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났다. 고참들로 보이는 병장 몇 명은 TV를 보고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에서는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음악이 바로 MBC <인기가요 50>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UP의 <뿌요뿌요>였다. 그리고, 이어 4시 25분 을 가르키는 벽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이 모든 시각, 청각, 촉각, 후각의 냄새가 유튜브의 노래에 맞춰 되살아나는 느낌 속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화자를 떠올리게 된다.


  유튜브에서 재생되는 오래전 노래와 영상은 나를 23년 전 신임 소위시절의 나로 데려갔고, 이로 인해 당시 내가 느꼈던 모든 감각이 다시 살아나는 감정을 느낀다. 오래 전 시간이라 모든 것을 재생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어느 한 때와 지금의 내가 UP의 노래를 통해 연결되는 이 느낌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화자도 느꼈을까. 잠시나마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행복을 맛보면서, 다른 책을 꺼내든다. 과연 화자가 먹은 마들렌 과자는 <뿌요뿌요> 같은 맛이었을까는 물음과 함께.


 나는 도대체 이 알 수 없는 상태가 무엇인지 아무런 논리적인 증거도 대지 못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이 그 앞에서 사라지는 그런 명백한 행복감과 현실감을 가져다주는 이 상태가 무엇인지를 물어보기 시작한다. 그것을 다시 나타나게 하고 싶다. 생각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차의 첫 모금을 마신 순간으로 되돌아가 본다. 똑같은 상태가 보이지만 새로운 빛은 없다.(p88)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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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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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2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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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2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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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2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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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20-05-16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뿌요뿌요˝를 들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5-16 20: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bookholic님. 모처럼 옛 생각을 해 본 날이었습니다^^:)

하니의 책다방 2020-05-27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마들렌과 뿌요뿌요라니요😍 아련하고도 귀여운 조합이네요💕 저 예전에 알라딘 굿즈로 받은 마들렌 모양이 수놓아져 있는 ˝프루스트 수면양말˝ 갖고 있는데🧦 마들렌 수면양말 신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으면 딱 좋겠네요ㅋㅋ

겨울호랑이 2020-05-27 14: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식주의님. 잘 몰랐는데, ˝프루스트 수면양말˝이 있었군요. 굿즈로 나왔으니 예쁘게 나왔을 것 같네요. 멋진 조합이라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수면 양말을 신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면. 영영 잠들 것 같아 맨발로 읽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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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20-05-15 0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항상 건강 챙기시고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05-15 18:10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후애님께서도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이유가 있어요」와 「불만이 있어요」는 자녀와 부모사이에 의레 이뤄지는 대화가 담긴 그림책입니다. 코를 후비는 아들의 습관을 지적하는 엄마와 이에 대한 이유를 대는 아들이 「이유가 있어요」의 내용이라면, 「불만이 있어요」는 딸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습니다.

고쳤으면 하는 습관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아들의 이유를 들어주는 엄마와 딸의 불만에 귀기울이며 변명(?)하는 아빠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마치 「스타워즈」시리즈 중 4편 「새로운 희망」과 5편 「제국의 역습」을 떠올리는 책 구성이 재미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는 딸이 과제물로 「불만이 있어요」의 내용을 바탕으로 책띠를 만들었습니다. 아빠도 가려먹으면서 왜 골고루 먹느냐는 딸의 질문에 책 속의 아빠는 참 재치있게 대답합니다. 평소 딸의 관심사를 잘 아니 가능한 대답이겠지요. 이제 같은 질문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책의 아빠만큼 대처하기에는 순발력이 부족해서 정공법을 택하기로 합니다.

˝그렇구나, 아빠도 가려먹는게 있으니 다음부터 아빠는 김치를 잘 먹을께. 연의도 버섯을 함께 잘 먹자.˝

책의 아빠처럼 재밌는 대답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야기를 통해 엄마와 아빠, 아들과 딸을 이해하는 시간을 「이유가 있어요」「불만이 있어요」를 통해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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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17: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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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1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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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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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2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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