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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나야 시작되는 여행인지 몰라
김현 외 28인 지음 / 알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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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1- 바이러스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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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김초엽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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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을 이야기- 팬데믹 테마 소설집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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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 책타래 추천도서 모음>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 파울 페르하에허가 쓴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의 원제는 심플하게도 ‘권위’입니다. 갈수록 성인이 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청년 세대의 문제를 포함해, 현시대의 육아·교육·정치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원인을 ‘권위의 부재’로 설명하며, 그 해법 역시 ‘새로운 권위’에서 찾는 책이니 말입니다. 

헌데 ‘권위’라는 개념은 여전히 20세기의 전쟁과 독재를 연상시키는, 부정적이고 구세대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이런 오해를 해소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인데요. 우리가 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뢰 관계, 책임감, 안정된 정체성 등을 형성하는 데 권위(자)의 존재 유무가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반비 책타래에서는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이 품고 있는 보다 구체적인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책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 책들과 함께 성인,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그 과정에 개입하고 틀 짓는 사회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pip 

“우리는 한 시대의 종말을 겪고 있다. 약 1만 년 동안 성, 사회, 종교, 정치, 경제 등 우리 인생의 모든 분야를 좌우했던 가부장적 권위가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권위 자체와 작별을 고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어떤 형태의 권위를 새로 형성해야 하는가이다.” -파울 페르하에허,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페르하에허는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에서 오늘날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만연하고, “연대가 듣기 싫은 단어가” 된 이유가 “개인에게 끊임없는 위협을 가하고 성공하지 못한 자에게 자책감을 불어넣는” 신자유주의의 규범과 가치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신자유주의 경제의 심리적, 문화적 영향을 분석하는 책이라는 면에서도 함께 읽어보면 더 흥미로울 책은, “불확실한 시대의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라는 부제를 지닌 «커밍 업 쇼트»입니다.
    이 책은 노동계급 청년 100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산업 경제를 대체한 서비스 경제, 신자유주의적 환경에서 살아가는 노동계급 청년들에게 성인이 되는 과정이 무엇인지, 성인 자아를 구축하는 핵심에 무엇이 있는지 밝혀냅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청년 세대가 왜, 어떤 경험을 거쳐 점차 “안전한 성인의 삶을 꾸리지 못하”게 되고, 보수화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연구에 참여한 노동 계급 청년들은 사회 제도들 때문에 혼란스러워했고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하여 이들은 자기 힘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정의하고자 고심해야 했다. 사회 통합과 정체성의 전통적인 원천들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심각한 상실감을 느끼며, 어디도 아닌 곳으로 향하는 길고도 험한 길 위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다.”  «커밍 업 쇼트», 105쪽

    인터뷰이의 목소리와 그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내내 긴밀하게 엮여 있는데요. 덕분에 우리는 구조적인 고통, 제도적인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고자 분투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안정적인 블루칼라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를 채운 불안정한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 직업은 보증하지 못하고 큰 빚만 남기기 일쑤인 대학 진학, “헌신하는 관계에 대한 경계심, 사회 제도에 대한 폭넓은 불신, 타인들과의 깊은 단절, 감정과 정신 건강에 최우선으로 집중하는 태도”, “자아가 삶의 가장 큰 리스크”라는 이해 방식…… 낯설지 않은 모습입니다. 곳곳에서 공감 가는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되고요. 특히 5장이 전해주는 분석과 통찰이 깊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치료 서사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자기 삶의 영웅, 피해자, 악당으로 여기게 만든다. 청년들에게 자기 자신만이 감정을 관리할 수 있고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치료 에토스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꼭 어울린다. 힘 없는 노동 계급 청년들이 스스로의 행복에 책임이 있다고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 «커밍 업 쇼트», 255쪽



페르하에허의 전작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에는 마크 피셔가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전개한 논의가 언급되는데, 후주의 서지 정보 옆에 이런 문장이 덧붙어 있습니다. “이 책은 분량이 96쪽[원서 기준]에 불과하지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 출간 소식이 매우 기다려졌던 책이었습니다.

    훌륭한 문화 비평서이자 사상서인 이 책은, 1장의 제목처럼 “자본주의의 종말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다”고 여겨지는 오늘날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피셔는 교육 분야를 주요하게 들여다봅니다. 교육 시스템뿐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만난 학생들·청년들이 보이는 특징, 즉 고질병처럼 퍼져 있는 우울증과 무기력을 지적합니다. “오락과 쾌락에 아주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동시에 우울증이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또한 피셔는 이런 정신적 문제들이 신경계의 화학적 불균형이나 가족 등 개인의 책임으로만 설명되는 경향, ‘개인화를 비판합니다정신 건강 문제의 사회적·정치적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정신질환을 정치화해야 한다고 말하지요이는 시장주의 사회에서 정체성 및 권위 개념의 변화를 파헤친 페르하에허의 작업이나자아의 성숙자기서사심리치료의 언어 같은 개인적인 층위로만 성인기를 이야기하는 현상을 분석한 «커밍 업 쇼트»와 상통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모든 정신 질환은 신경학적으로 설명되지만 이 설명이 그것들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하다. 가령 우울증이 세로토닌 수치의 저하로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왜 특정한 개인들의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지는 여전히 설명되어야 할 문제다. 이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설명을 요구한다.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도전하고자 하는 좌파에게는 정신 질환을 재정치화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 «자본주의 리얼리즘», 70쪽



마크 피셔는 “통제 사회는 이제 노동자들에게 생산뿐 아니라 정서도 요구한다.”라고 씁니다. 이런 설명은 오쓰카 에이지가 «감정화하는 사회»에서 논하는, 플랫폼경제가 야기한 사회문화적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에이지는 잡지 편집장, 만화 원작자, 작법서 저자이자 서브컬처·문학·정치 비평가로 독보적인 이력을 쌓아왔는데요. 

이 책에서는 ‘감정화’라는 키워드로 플랫폼, 콘텐츠, 유저화, 2차 창작, 무상 노동, 자기표현 등의 이슈를 꿰어 흥미로운 비평을 보여줍니다. 유저의 활동을 수익으로 전환해 가는 플랫폼 자본이 “근대적 자아와 한 몸”인 자기표현 욕구를 간편하게 유도할 수 있는 공간을 전략적으로 창출하며, 그런 영향 아래 유저인 우리는 ‘감정’을 순식간에 표출하도록 훈련받고 더 많은 감정 노동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특히 끄덕거리며 읽었습니다. 이런 흐름들이 초래할 더 심화된 ‘감정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두려워하면서요. 

    오스카 에이지는 첫 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오랜만에 문예 비평스러운 글을 쓰게 된 것은 ‘비평’이 지금, 간신히라고 할지라도 ‘있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7년 전에 발표한 비평 «이야기 소비론» «이야기 노동론»으로 업데이트하는 데서 이 비평가에 대한 신뢰가 한층 두터워지는 듯합니다.

‘감정’은 이성적이고 사회적인 경제학적 분석이나 역사학의 집적 같은 것보다 단번에 ‘감정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지성주의’라는 이름의, 간신히 존재하던 ‘지성’마저도 능가하는 ‘감정’의 정체다. 그 ‘감정’ 앞에 저널리즘도 문학도 비평도 침묵하고 있다.  «감정화하는 사회»,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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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이승욱 외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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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화하는 사회
오쓰카 에이지 지음, 선정우 옮김 / 리시올 / 2020년 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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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장혜경 옮김 / 반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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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마크 피셔 지음, 박진철 옮김 / 리시올 / 2018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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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사전
문학3 엮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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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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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bles: The Mysteries of God's Kingdom Revealed Through the Stories Jesus Told (Paperback)
John F. MacArthur / Thomas Nelson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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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 하늘의 왕-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은 어떻게 신학과 목양으로 이어지는가
존 맥아더 외 지음, 윤종석 옮김 / 디모데 / 2020년 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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