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폭동을 지원하는 것부터 위성국을 무장침략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에서 사용된 공산주의자들 방식의 대표적인 예로 1950년 한국 전쟁을 들 수 있다. 1950년 6월 25일 러시아식 훈련을 받은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남한을 침략했다.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어느 면에서 한국 전쟁은 그 지역에 국한된 제한적인 전쟁(국지전) limited war였다... 한국 전쟁은 1953년 7월에야 끝났다.(p939) <전쟁의 역사> 中


  <전쟁의 역사 A Histoty of Warfare>의 저자 버나드 로 몽고메리 (Bernard Law Montgomery, 1887 ~ 1976)가 한국전쟁에 대해 기술한 바는 적지만, 짧은 내용 안에 담긴 한국전쟁의 기원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반해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1943 ~ )는 한국 현대사에서 전면전으로서의 한국전쟁의 원인을 양측의 입장을 함께 제시한다.


 1950년 6월의 전쟁 발발 상황에 대한 설명들 대부분은 완전히 방심하고 있는 적을 향해 북한이 새벽녘에 38도선 전역에서 공격을 개시한 듯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전쟁은 1949년에 많은 전투가 벌어진 바로 그 외진 옹진반도에서 시작되어 몇 시간 후에 38도선을 따라 동쪽으로 확산되면서 개성, 춘천, 동해안에 이른 것이다.(p364)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中


 공식적인 미국사에 따르면, 옹진반도에서는 제17연대 병사들이 1950년 6월 24일, 25일, 조용한 여름밤에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 4시 정각에 너무나 급작스럽게... (대포와 박격포의 사격이) 굉음을 울리며 대한민국의 경계선을 침입하였다.(p364)... 북한의 공영 라디오 방송은 이와 다르게 발표했다. 남한 군대가 6월 23일 오후 10시에 은파산 일대를 포격하기 시작했으며, 곡사포와 박격포를 동원한 이 포격은 6월 24일 새벽 4시까지 계속되었다는 것이다.(p365)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中

 

 브루스 커밍스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에서 1950년 이전에 남북간에 이미 많은 충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공간적으로 옹진반도가 전면적인 한국전쟁 확산의 진원지라면, 시간적 배경을 올바로 이해할 때 비로소 한국전쟁의 기원의 참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전쟁의 기원>은 이러한 시간적 배경을 보다 상세하게 서술한다. 본래 2권으로 이루어진 <The Origins of The Korean War> 중 1권을 번역한 <한국 전쟁의 기원>에서는 해방 정국을 중심으로 그 원인을 보다 상세하게 고찰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 ~ )의 '동아시아 30년 전쟁'의 사관(史觀)을 통하는바를 발견한다 .



  만주에서의 항일 활약상의 인식은 한국 공산주의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긴요한 것이다... 만주를 배경으로 한인이 이룩한 최소한의 성공도 항일운동이라는 사실로 인하여 대전 후의 한국에서 영도적 지위를 확보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p71)... 이러한 만주에서의 경험에 있어서 특히 언급해야 할 다른 요소 하나가 유격대들을 살해하는 데 기꺼이 참가할 한인들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한인(韓人) 수백 명이 사병 혹은 하급장교로 토벌작전에 가담했다. 일본신문들을 이들 한인들 사이의 대결을 크게 보도한 바 있다... 1950년 6월의 실상은 일본인들이 바람의 씨앗을 뿌렸으며, 한인들은 거센 회오리바람을 거둬들인 것이다.(p72) <한국 전쟁의 기원> 中


 미국의 정책들은 개념과 결과에 있어서 식민 잔재의 완전한 재편성을 요구하는 한인들의 염원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무리 의도한 바가 좋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염원을 대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무지와 과오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의 미국의 실패의 본질인 것이다. 그리하여 해방 후의 첫 해는 한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하나의 시련을 제공했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통치체제가 그 자체의 이익에 입각한 논리를 전개시켰다.(p541) <한국 전쟁의 기원> 中


 일단 읽던 책은 마무리하고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 전쟁의 기원을 정리하는 것도 의미있는 독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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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14: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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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19: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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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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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14: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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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EBS.펭수 지음 / 놀(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요즘 딸 아이가 펭수에 푹 빠져 있어 훝어보고, 어려운 내용 없이 펭수 사진이 많이 들어 있고, 그림 그릴 수 있는 여백이 많은 책이라 가져왔습니다. 계산 후에.

Hip hop 연습생이 던지는 힘내라, 할 수 있다 라는 주제로 압축되는 책 내용은 별로 공감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제가 아닌 사용하는 사람마음이겠지요. 저녁에 기쁜 마음으로 훑어보고 펭수에게 편지를 쓰는 연의를 보니 흐뭇해 집니다...

이런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연의가 더 자라서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있을 때, 제가 비록 그 음악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친구와 함께 가라고 표를 구해 주는 아빠. 그보다 더 자라서 자신의 배우자를 데려왔을 때, 아빠 기준이 아닌 딸 기준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아버지. 아마 쉽진 않을 겁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문제들이 늘어가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주어진 상황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그런 아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보니 펭수가 마냥 힙합전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펭수가 인기있는 것도 이유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리뷰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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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11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0-06-11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돌 콘서트표 예매해주는 아빠를 꿈꾸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습니다. 전 딸 이해의 시작이 콘서트표 예매라고 생각하거든요^^

겨울호랑이 2020-06-11 13:46   좋아요 0 | URL
^^:) 함께 하기는 어렵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응원해 주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꼬마요정 2020-06-11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하지만 표 구하시기 쉽지 않으실 거에요^^ 아이돌 콘서트는 뭐 눈 한 번 깜박 하니까 포도알 다 사라지더라구요. 어떨 때는 접속 자체도 안 되고..ㅠㅠ 방탄 티켓팅 돕다가 전 화병 나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ㅎ 나훈아 콘서트 역시 장난 아니더라구요. 부모님 선물 드리려고 예매 했는데 나훈아님 진짜 전설입니다. ㅎㅎ (근데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결론은 겨울호랑이님 멋진 아부지세요!!!

겨울호랑이 2020-06-12 07:34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아이돌 콘서트 예매를 해본 적이 없어서 미처 몰랐네요. 직접 예매가 어려우면 자금 지원으로 방향을 바꿔야겠어요.. 꼬마요정님 감사합니다^^:)
 
칸트철학 입문 중원문화 아카데미 신서 120
W. O. 되에링 지음, 김용정 옮김 / 중원문화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이 저술은 칸트의 사상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가장 뚜렷하고, 동시에 가장 간단한 입문서이다.˝ - 3판 머리말-

「칸트 철학 입문」은 칸트의 인식론인「순수 이성 비판」, 윤리학인 「실천 이성 비판」과 「도덕형이상학」, 미학인 「판단력 비판」과 함께 종교철학과 국가론에 대해 서술한다. 전체 300페이지 중 절반을 「순수 이성 비판」의 내용 설명에 할애하고 있어 내용과 체계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는 다른 2개의 비판서 역시 같은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생각하면, 무리없는 분량할당이라 여겨진다. 책은 내용을 잘 요약하고 표로 도식화하고, ‘to be continued‘ 없이 끝까지 함께 하며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유클리드 수학 체계에 따라 만들어진 「비판」의 건축물을 헤매다보면, 마치 미노타우로스의 미궁 속을 헤매는 테세우스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칸트 철학 입문」은 이런 우리에게 아리아드네처럼 칸트의 난제를 따라갈 수 있는 붉은 실타래를 주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곁에 두고 칸트 저작의 길잡이로 삼을만한 책이라 여겨진다. 모험이 끝난 다음에 아리아드네를 버린 테세우스처럼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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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6-10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칸트에 대해 자세히 나와 흥미롭게 읽었었죠.
입문, 이라니 제가 보기에 괜찮겠네요.

겨울호랑이 2020-06-10 16:31   좋아요 0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판본은 2011년에 발간된 것인데, 역자 후기에 마침 샌델 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네요. <정의란 무엇인가>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반증하는 한편, 이 책이 대중들을 대상으로 쓴 글임을 알려준다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이후 개정판이 출간되어 이를 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06-12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칸트 철학 원본을 읽으신 겨울호랑이 님께서 별 다섯 개 주신 해설서라 전혀 고민없이 구매 신청했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원전은 여전히 두려움이 앞서기애 좋은 해설서가 반갑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0-06-12 20:01   좋아요 0 | URL
에고 감사합니다. 사실 리뷰 전에 완역본을 몇 번 읽었습니다만, 해제로 정리하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해설서를 보니 정말 간결하게 정리되었음을 느꼈습니다. 마치 편곡과 편집의 중요성을 발견할 느낌이랄까요. 북다이제스터님 즐거운 독서 되세요!^^:)

초록별 2020-06-14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칸트 입문서로 제게 맞을 것 같습니다. 추천 감사드리고 차근차근 읽어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6-14 22:03   좋아요 0 | URL
초록별님께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판단력 비판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51
임마누엘 칸트 지음, 김상현 옮김 / 책세상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판단력 비판>은 본래 자연과 자유 사이에 놓인 커다란 심연 Abgrund을 매개하려는 의도에서 집필되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식을 감성계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러한 칸트의 주장은 결국 세계를 엄밀한 과학 법칙이 적용되는 합법칙성으로서의 감성계와 자유개념에 근거한 도덕 법칙이 적용되는 초감성계로 분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감성계와 초감성계의 매개가 요청되는데, 바로 이런 요청에 부응해 양자의 매개 원리를 밝히기 위해 쓴 것이 <판단력 비판>이며, 이 매개의 원리가 ‘합목적성‘이다.(p118) <판단력 비판> 해제中

칸트(Immanuel Kant, 1724 ~ 1804)는 <판단력 비판 Kritik der Urteilskraft>에서 아름다움(美)과 숭고(崇高)를 주제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 결론적으로 자연개념의 감성계와 자유개념의 초감성계를 연결하는 초감성적인 통일 근거로서, 합목적성을 제시한다.

취미란 대상이나 표상 방식을 아무런 관심 없이 만족 또는 불만족을 통해 판정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만족의 대상이 아름답다고 일컬어진다.(p26)... 미란 개념 없이 보편적으로 만족을 주는 것이다.(p40)... 미는, 대상에서 합목적성이 목적을 표상하지 않고도 지각되는 한에서, 그 대상의 합목적성의 형식이다.(p66)... 미란 개념 없이 필연적 만족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이다.(p72) <판단력 비판> 中


숭고란 그것과 비교했을 때 다른 모든 것이 작은 것을 말한다.(p90)... 숭고란 그것을 단지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관의 모든 척도를 능가하는 어떤 마음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p91) <판단력 비판> 中

칸트에 의하면 자연과 인간은 모두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가지고 있지만, ‘목적‘은 오직 인간의 의지 안에만 존재한다. 자연 안에 있는 목적은 직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합목적성‘을 통해 인간의 의지에만 있는 목적은 자연에도 전용될 수 있고, 이성의 원리 안에서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이 <판단력 비판>의 결론이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자연보다 우월하며, 그럼으로써 우리 외부의 자연(그것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한에 있어서)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의식할 수 있는 한, 숭고성은 자연의 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의 마음 속에 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이러한 이념을 전제할 때에만 그리고 그 이념과 관련해서만, 우리 안에 내면적 존경감을 일깨우는 이러한 존재자의 숭고성의 이념에 도달할 수 있다.(p113) <판단력 비판> 中

책세상 판(版)의 <판단력 비판>은 <판단력 비판>의 <미감적 판단력 비판> 중 일부인 <미의 분석학>과 <숭고의 분석학>만을 다루고 있지만, 저자의 해제를 통해 책 전반의 구조를 제시하기에, 책의 얼개를 보여주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이와 같이 <판단력 비판>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하고 보다 상세하게 <판단력 비판>으로 접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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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성 비판 서문- 개정판
임마누엘 칸트 지음, 김석수 옮김 / 책세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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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12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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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 비판
임마누엘 칸트 지음, 김상현 옮김 / 책세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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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숭고함의 감정에 관한 고찰
임마누엘 칸트 지음, 이재준 옮김 / 책세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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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놓기
임마누엘 칸트 지음, 이원봉 옮김 / 책세상 / 2019년 2월
9,900원 → 8,91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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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6-10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세상 좋아해서 몇 권 가지고 있어요.

겨울호랑이 2020-07-04 08:22   좋아요 0 | URL
책세상으로 나온 문고판들은 핵심을 잘 간추려서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곁길로 새지 않도록 해주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페크님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