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조치는 결코 선진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중간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는 의료 시스템의 취약성이 더욱 크며, 이주 노동자의 유입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은 어떤 점에서 보든 나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은 대개 아이들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교사들도 아니었다. 이탈리아의 경험에서 드러났듯이, 심각한 문제는 더 취약한 노인 인구에 감염이 집중되는 것과 이러한 노인 확진자들이 공중보건 시스템, 특히 중환자실에 부담을 가하는 것이었다. 중요한 변수는 질병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를 설명하는 수치인 ‘기초감염 재생산지수 R -naught(R0)’였다

문자 그대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실제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혹은 미디어를 통해 바이러스를 접하면서, 삶의 방식을 조정한 것은 더더욱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된 계기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긴 병원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일들과 박사와 과학자, 유행병 학자들이 만들어낸 어두운 전망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집단적 행위 주체성
collective agency이 발현되는 순간으로 묘사하고 록다운 대신 셧다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대응에 따르는 대가나 제약을 부정하려는 목적에서가 아니다. 정부의 권한이 민간 부문의 행위에 보완적이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정부가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이 조화로웠다거나 그 과정에 억압적인 요소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대응에 따르는 대가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였다. 그것은 이에 따르는 정치적 갈등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행병은 일반적이지 않은 공급 충격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술 혹은 부나 소득의 부존
endowment 같은 경제 변수를 통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유행병은 우리 몸을 통해 나타난다. 유행병은, 집단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인류의 신체가 사회적인 삶과 경제적인 삶의 공통분모임을 드러냈다. 우리 몸을 통해서 유행병은 우리에게 포괄적인 영향을 미치며, 직장과 가정생활, 생산과 생식의 세계에 얽혀들었다.

원격 생활이라는 새로운 삶의 형태로 도약할 가능성은 기술과 기반시설뿐 아니라 직접 손으로 하는 육체노동에도 달려 있다. 사회적 계층 구조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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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혁명 2030- 구글, 이케아, 월마트 등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 참여한 세계적 리테일 전문가가 말하는
더그 스티븐스 지음, 김영정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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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혁명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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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B. 버락 지음, 엄성수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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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혁명 2030- 주거의 의미가 변화되고 확장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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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 전쟁은 19세기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쟁은 군주제, 귀족제, 노예제 같은 제도들의 정당성과 전통적 생활방식을 뒤흔들었다. 또한 해소되지 않은 여러 쟁정들을 남겼다. 그러므로 후속 세대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중앙집권화와 근대화, 공화주의와 군주정주의, 산업화와 급진주의의 유산들을 두고 씨름했다. 세인트헬레나섬에 유배된 나폴레옹은 정치적 전설이 자라나게 했고, 전설은 재빨리 그에 맞서 싸웠던 사람들의 후손들에 의해 기려지고 이상화된 자애로운 황제에 대한 강력한 신화로 진화했다(p843)... 이는 대분기의 시작이었고, 이 전환의 엄청난 의미는 19세기가 흐를수록 더 분명해진다. _알렉산더 미카베리즈, <나폴레옹 세계사> , p844/1210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가 급등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금융 위기,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위기가 진행 중이다. 마침 이 주제들과 관련하여 '혁명 2030' 시리즈를 꺼내들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물음에 적절한 답을 주지는 못했다. 가깝게는 2030년, 길게는 2050년까지 우리 삶을 바꿀 미래전망서인 관계로 눈 앞의 위기가 아닌 낙관적인 미래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는 인터넷 연결, 모바일, 정보기술 플랫폼이다. 테슬라 Tesla의 모델 S는 무선으로 운영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거나 해치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S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자동차는 정보기술의 산물이며, 정보기술의 다른 산물들과 마찬가지로 무어의 법칙이 적용된다(p39)... 대형화, 중앙집권화, 하향식, 공급자 중심의 에너지산업 역시 막다른 길에 몰려 있으며 모듈 방식, 분산화, 상향식, 개방형, 지식 기반, 소비자 중심의 에너지산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에너지산업의 붕괴는 자동차산업의 붕괴와 결부되어 도미노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화물운송, 공공 운수, 렌터카, 주차, 보험 등 많은 부문의 산업이 붕괴할 것이다. 도시계획과 토지이용계획 역시 급변하고 그 파장은 놀라운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_ 토니 세바, <에너지 혁명 2030> , p41


 환경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내연기관 대신 그 자체로 전자제품인 전기차(자율주행차 포함)는 관련 소재 산업부터 보험 등 금융산업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기존 화력, 원자력 중심의 대규모 설치 산업으로서의 에너지 산업은 소형화, 친환경 산업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혁명 2030>) 또한, 향후 금융거래에서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가치를 거래하게 되면서, 기존 화폐를 대신하는 지불수단과 방식이 도입될 것이며, (금융 혁명 2030>) 소유 중심의 주거가 아닌 공유 공간으로서 스마트 기술에 의해 우리의 삶이 보다 쾌적하게 바뀌는 변화(<주거 혁명 2030>)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의 공통된 바탕은 과학에 의한 기술혁신이 전제된다. 

 

 가상화폐는 기계에서 기계로 가치를 거래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기계 내부에 있는 칩의 형태를 띤다. 우리는 웹 3.0으로 이동하면서 거래 방식도 M2M으로 이동했다. 이 새로운 가치 체계에서는 모든 기계 혹은 상거래가 가능한 대상이 칩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소유한 이 칩은 거래에서 주인으로 지정되며 우리의 신원을 파악하는 구조의 일부가 된다... 가상화폐 체인은 가치를 거래할 뿐만 아니라 신분과 소유권도 관리한다. 이런 방식으로 당신은 인터넷으로 즉시 그리고 눈에 띄지 않게 공상과학에나 나올 법한 가치 교환을 해낼 수 있다. _ 크리스 스키너, <금융 혁명 2030> , p41


 '혁명 2030' 시리즈는 낙관적인 미래를 전망한다. 아직 2030년이 되려면 여러 해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특이점이 온다 The Singul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에서 전망한 인간을 초월한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근심과 걱정이 자리할 공간은 없어보인다. 반면, 이러한 점때문에 현재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비유되는 위기상황에서 책에 그려진 내용이 실감나게 다가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가까운 미래 대신 장기추세를 전망한 책 내용으로 현 위기의 주요 주제와 제목만 같은 미래전망서들. 현재의 분위기 상 이러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또 이러 전망을 무조건 틀렸다고 볼 수만도 없는 것이, 실제로 책에 다루어진 과학기술 중 상당부분은 이미 상용화된 것도 있고, 개발 중인 프로젝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혁명 2030' 시리즈의 전망은 장기적인 추세(trend)를 파악한다는 측면에서 유용하지만, 전면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는 조금 더 늦춰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혁명은 기술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50년, 주택은 소유가 아닌 공유가 일반적인 풍경이 될 것이다. 또한 움직이는 벽을 설치하는 등 공간을 재배치함으로써 소비를 줄이고 집은 더욱 작아질 것이다. 집을 포함해 가전제품들은 모두 하나의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상호 소통하는 IoT 기술이 적용될 것이며, 가전 가운데 오작동을 하거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면 네트워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p186)... '그린' 개념은 '스마트' 개념을 포함하게 되어 디지털 도시, 상품과 기술이 합쳐질 것이다. 2050년의 인프라는 도시와 도시가 가진 중요한 인프라 시스템의 탄력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 도시들은 국경을 초월해 더욱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_ 박영숙, 숀 함슨, <주거 혁명 2030> , p243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과연 우리 인간이, 사회가 그 변화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된다고 하지만, 전기차가 주력이 되는 상황이 왔을 때, 기존 자동차 산업 종사자와 기업의 반발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신재생 에너지 사업 육성과 관련하여 탈(脫)원전과 관련한 사회적 갈등은 넘어가더라도, 자율주행자동차 도입에 따른 손실 보장 기준 마련 등 법 제도 정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새로운 가치측정 및 교환 수단이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가치측정이 기존 화폐인 달러에 연계된다면 이는 다른 하나의 파생상품의 등장에 불과하지 않을까? 새로운 주택 등장과 스마트 시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기존 부동산 시장 가격 결정 기준이 교육과 교통임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기술의 변화가 현재 부동산 시장에 과연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등등의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까지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전망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는 이루어지기 힘들지 않을까.


 

 버크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인간 지성의 자랑인 법률학(science de jurisprudence)은 ... 시간이 흐르면서 전수되는 이성이다. 그것은 근본적인 정의의 원리와 극히 다양한 인간의 이익을 결합한다... 이러한 것이 바로 버크 교의의 기본적인 특징이다. 모든 인간 제도의 토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역사이며, 시간의 흐름 속에 나타나는 느린 변화만이 지속될 수 있다. 버크에 따르면 추상적인 철학적 원리에 기반을 둔 모든 개혁 시도는 곧 실패할 수밖에 없다. 어떤 원리도 풍속이 될 수 없으며, 오랜 전통에 근거하지 않은 법은 민중에게 진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시행될 수도 없다. 이들 연설에서 버크는 결코 이성에 호소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역사를 논거로 이용했다. _ 자크 고드쇼, <반혁명> , p90


  '혁명 2030' 시리즈를 읽으며 혁명(革命 revolution)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기존의 가치와 절연한 전혀 새로운 시대를 가져온 것에 비유되는 변화도 결국은 기존 방식의 또다른 변주가 아닐까. 전혀 새로운 가치로 등장한 것들도 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반(反)혁명의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들였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실현되기에 처음에 등장한 혁신만으로 세상을 온전히 바꾸기는 쉽지 안음을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촉발된 혁명의 이념이 나폴레옹 전쟁을 통해 유럽과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간 듯 보였으나, 결국은 많은 문제를 과제로 남겼듯이, 과학혁명으로 촉발된 변화도 그 과제가 풀리지 전까지 많은 혼란이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혁명 2030에서 그려지는 낙관적인 유토피아(Utopia)는 아쉽게도 그리 금방 오지 않을 듯하다. 다른 한편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디스토피아(Dystopia) 또한 그렇게 쉽게 오지 않을 수 있겠다는 점은 그런 아쉬움을 충분히 위로할만한 희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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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8-10 2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08-10 22:1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

꼬마요정 2022-08-11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22-08-11 09:11   좋아요 2 | URL
꼬마요정님 감사합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

얄라알라 2022-08-11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당선작들 제목 보다가, 누구 작품일까? 호기심과 함께 클릭했는데 겨울호랑이님!!! 축하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22-08-11 12:31   좋아요 2 | URL
제목 작명이 좋았습니다 ㅋㅋ 얄라얄라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그레이스 2022-08-11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겨울호랑이 2022-08-11 12:31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mini74 2022-08-12 0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보고 나폴레옹 세계사 관심이 생겼어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려요 호랑이님 *^^*

겨울호랑이 2022-08-12 08:01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통해 나폴레옹 전쟁을 단순히 개인의 야심을 충족하기 위한 전쟁이 아닌, 세계사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니님 좋은 독서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8-12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08-12 08:01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모처럼 맑은 날, 건강한 하루 되세요! ^^:)
 

암스트롱은 고대 또는 근대적 형태의 폭력은 그 근원을 종교 그 자체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인간과 국가에 내재된 본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신명기에 나타나는 제노포비아Zenophobiaa적 신학사상은 유대왕국이 정치적으로 붕괴에 직면했을 때 나타났"고, 무슬림의 지하드Jih?db나 타크피르takfir(배교자 혹은 불신자를 규정하는 절차)의 부활은 "주로 서구 제국주의(기독교와 결탁한)가 초래한 정치적 긴장상태와 팔레스타인 문제"때문이라는 것이다.

엘러는 모든 종교가 ‘본질적’으로 폭력 성향을 갖는다는 주장을 부인한다. 그러나 그는 일신교의 선과 악을 명확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성향이 "돌이킬 수 없이 적대적"이며 "투쟁과 폭력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두 영역을 만들어냄으로써, "세계의 기본 구조에 분쟁의 씨앗을 심었을" 뿐 아니라, "타 종교에 대한 박해는 필수불가결하고 중요한 행동이라고 여기도록 하는 맹렬한 신념을 추종자들의 마음속에 새긴다."라고 주장한다.

성소聖所와 신의 영감을 받았거나 그와 유사한 권위를 부여받은 성서聖書가 애벌로스가 언급한 첫째와 둘째 희소자원에 해당한다. 이것들이 희소자원인 이유는 이것에 접근하거나 이것을 통제하고 해석하는 자격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권 의식과 구원이 나머지 희소자원인데 이것들은 종교적 전통에 따라 특별한 경우 외에는 개인에게 부여되지 않는다. 네 가지 자원은 분명 서로 관련되어 있는 한편, 여러 측면에서 상호독립적이다.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일신교는 대단히 효율적으로 내집단과 외집단의 구별을 만들어냈으며, 또한 그것을 강화하고 정당성을 부여해왔다. 아브라함 종교는 모든 동정심을 없애고("너희의 눈이 그들을 동정하지 말 것이며", 신명기 7:16) 모든 형태의 폭력을 허용한다("그들의 머리와 손가락을 잘라 버리라", 수라 8:12). 1차 십자군전쟁은 이런 유혈폭력의 좋은 보기이다.

수컷 동물들 (특히 유인원과 원숭이) 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끔찍한 진화적 전략은 영아살해다. 오직 수컷만이 그런 행동을 저지르며, 특히 다른 수컷을 권좌에서 밀어낸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영아살해의 번식적 이득은 명백하다. 경쟁자 수컷의 자손을 살해함으로써 살해자(그리고 그의 수컷 자손)는 미래에 암컷을 두고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한 이렇게 자식을 잃은 암컷은 즉시 발정기에 들어가 살해자에게 추가적인 번식의 기회를 제공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폭력이 폭력보다 목적 달성이란 측면에서 더 뛰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민중의 힘"이라고 체노베스는 말한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민중이 저항에 참여해야 하는가? 그녀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단 전인구의 3.5%가 능동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한 저항운동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으며, 많은 경우 그보다 작은 참여율로도 성공했다." 또한 "실제로 3.5%의 문턱을 넘어선 모든 투쟁은 비폭력적인 것이었다. 순전히 비폭력 수단에 의지한 투쟁의 규모는 평균적으로 폭력적 투쟁의 네 배였다. 그리고 성별, 연령, 인종, 정치세력, 사회계층, 그리고 생활 영역권에서의 대표성도 훨씬 높았다."

테러리스트는 자신보다 강한 적들로 하여금 그 칼날을 스스로에게 향하도록 하는 전술을 쓴다. 그리고 그런 전술이 미국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사법제도와 법 집행의 왜곡, 프라이버시의 침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선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의 낭비 등을 자초했다. 미국에 진정한 위협은 테러리즘이 아니라 공포의 문화다.

의식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수록 자아의 실재에 대한 믿음은 약해진다. 그러므로 자아의 환영에 현혹되지 않고 의식의 실체를 직접 경험한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 결과로 우리는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압박감을 극복할 수 있으며, 보편적인 사랑을 비롯해 명상이 약속하는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피케티는 조세와 재정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의 마법이 아니라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한다. 피케티에 따르면 불평등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은 정치적 상황이다.

피케티는 지난 100여 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소득불평등은 노동과 자본 영역 모두에 널리 퍼져 있지만 자본 투자 영역에서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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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치가들은 제국이란 ‘무력’으로 얻어내고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동일한 수단에 의해 더 우세한 열강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믿었다. 나폴레옹의 태도가 영국의 태도와 조금이라도 다른 게 있는가?

나폴레옹이 러시아에서 패배했다는 소식은 세력 균형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프랑스의 헤게모니를 무너뜨릴 기회를 알리면서 유럽 전역에 충격파를 몰고 왔다. 1812년 12월 러시아 협상가들과 프로이센 장군 요한 폰 요르크 사이에 체결된 타우로겐 협약은 나폴레옹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아마도 최종 조약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참패를 당한 프랑스에 대해 동맹 세력이 놀랄 만큼 관대했다는 점일 것이다. 중요한 양보로서 그들은 최종 조약이 공식 비준되기도 전에 프랑스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더 나아가 프랑스 군대의 향후 규모에 아무런 제한을 부과하지 않았고, 프랑스가 내야 할 배상금을 산정하거나 프랑스 군대가 점령지와 정복지에서 뜯어낸 막대한 액수를 보상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놀랍게도 나폴레옹이 정복전쟁 동안 탈취한 막대한 양의 예술품을 반환하라는 요구도 없었다.

메테르니히는 유럽 사회들이 일종의 균형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균형이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정복전쟁들로 깨졌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유럽에 다시 안정을 가져오려면 "정당한" 통치자들이 왕위에 복귀해야 하며 나폴레옹이 초래한 변화들의 전부는 아니라 해도 일부는 되돌릴 필요가 있었다. 정치적 평형 상태는 또한 서부에서 프랑스를 억제하고 동부에서 러시아의 지배를 방지함으로써 유럽에서 오스트리아의 입지를 수호하려는 메테르니히의 목표에 핵심적 성격을 부여했다.

정당성 원칙의 옹호자로 스스로를 내세움으로써 탈레랑은 실질적으로 프랑스를 패전국에서 러시아의 침략적 행위를 억지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파트너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당연히 영국과 오스트리아에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나폴레옹 전쟁은 19세기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쟁은 군주제, 귀족제, 노예제 같은 제도들의 정당성과 전통적 생활방식을 뒤흔들었다. 또한 해소되지 않은 여러 쟁점들을 남겼다. 그러므로 후속 세대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중앙집권화와 근대화, 공화주의와 군주정주의, 산업화와 급진주의의 유산들을 두고 씨름했다. 세인트헬레나섬에 유배된 나폴레옹은 정치적 전설이 자라나게 했고, 전설은 재빨리 그에 맞서 싸웠던 사람들의 후손들에 의해 기려지고 이상화된 자애로운 황제에 대한 강력한 신화로 진화했다.

나폴레옹 전쟁은 무엇보다도 유럽 내 갈등이었지만, 유럽과 나머지 세계와의 관계를 형성했다. 이 무력 분쟁은 유럽 국가들이 개혁과 근대화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과하도록 강요하고 촉진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계 여러 지역들 간 세력 균형을 변화시켰다. 유럽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유럽은 중국과 이슬람 세계의 더 선진적이고 세련된 문명들에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나폴레옹 전쟁이 막을 내릴 때쯤 군사적 문제, 산업 발달, 기술력 측면에서 나머지 세계에 대한 유럽의 우위는 확연했다. 이는 대분기의 시작이었고, 이 전환의 엄청난 의미는 19세기가 흐를수록 더 분명해진다.

빈 회의에서 도출된 나폴레옹 전쟁 이후 평화 정착은 네 가지 원칙을 토대로 했다. 첫째, 유럽 열강은 어느 한 나라가 유럽을 지배하는 상황을 막고 평화 유지에 협력적인 접근법을 장려함으로써 정치적·군사적 세력들 간의 국제적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자 했다.

두 번째는 정당성의 원칙으로서, 이 원칙은 합법적인 군주정들을 복귀시키고 그리하여 대륙에서 전통적인 제도들의 보전을 외견상으로는 꾀했다. 프랑스 혁명 기간 동안 그리고 나폴레옹 치하에서 많은 군사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귀족계급이 주관하는 군주제 국가들의 구질서는 살아남았고 궁극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자유주의의 주요 관념들─개인의 자유, 법 앞에서의 평등, 자유방임 경제─은 1815년에 결코 패배한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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