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조치는 결코 선진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중간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는 의료 시스템의 취약성이 더욱 크며, 이주 노동자의 유입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은 어떤 점에서 보든 나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은 대개 아이들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교사들도 아니었다. 이탈리아의 경험에서 드러났듯이, 심각한 문제는 더 취약한 노인 인구에 감염이 집중되는 것과 이러한 노인 확진자들이 공중보건 시스템, 특히 중환자실에 부담을 가하는 것이었다. 중요한 변수는 질병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를 설명하는 수치인 ‘기초감염 재생산지수 R -naught(R0)’였다

문자 그대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실제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혹은 미디어를 통해 바이러스를 접하면서, 삶의 방식을 조정한 것은 더더욱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된 계기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긴 병원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일들과 박사와 과학자, 유행병 학자들이 만들어낸 어두운 전망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집단적 행위 주체성
collective agency이 발현되는 순간으로 묘사하고 록다운 대신 셧다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대응에 따르는 대가나 제약을 부정하려는 목적에서가 아니다. 정부의 권한이 민간 부문의 행위에 보완적이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정부가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이 조화로웠다거나 그 과정에 억압적인 요소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대응에 따르는 대가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였다. 그것은 이에 따르는 정치적 갈등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행병은 일반적이지 않은 공급 충격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술 혹은 부나 소득의 부존
endowment 같은 경제 변수를 통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유행병은 우리 몸을 통해 나타난다. 유행병은, 집단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인류의 신체가 사회적인 삶과 경제적인 삶의 공통분모임을 드러냈다. 우리 몸을 통해서 유행병은 우리에게 포괄적인 영향을 미치며, 직장과 가정생활, 생산과 생식의 세계에 얽혀들었다.

원격 생활이라는 새로운 삶의 형태로 도약할 가능성은 기술과 기반시설뿐 아니라 직접 손으로 하는 육체노동에도 달려 있다. 사회적 계층 구조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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