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73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완구 옮김 / 책세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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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야생과 일치한다. 가장 활동적인 것은 가장 야생적인 것이다. 아직 인간에게 정복되지 않았지만 그 존재는 인간을 기운 나게 만든다. 끊임없이 서둘러 나아갔고 결코 노동을 그치지 않았던 사람, 즉 빠르게 성장했고 생명을 끝없이 요구했던 사람은 항상 자신이 새로운 지역이나 야생 자연 속에서 생명의 원료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는 원시 산림수의 포복성 줄기 위를 타고 넘을 것이다. 나에게 희망과 미래는 잔디밭이나 경작된 벌판, 즉 시내와 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손상되지 않고 흔들리는 습지에 있다.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산책> , p34/172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1817 ~ 1862)는 <산책 walking>에서 야생(wild)과 생명(life)을 말한다. 가공되지 않고 날 것 그대로의 원재료에서 그는 새로움을 발견하고,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부여한다. 소로는 말로만 그치지 않고, 생활에서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소로는 기꺼이 콩코드 월든 호수에서의 삶을 선택한다. 이 시기에 탄생한 <월든>이 불후의 명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을 사랑하고 가까이 하고자 했던 그의 사상과 삶이 접점을 가졌기 때문이고, ‘야생=생명‘을 말하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있는 울림으로 퍼져나간다.

이렇게 모든 자연적인 산물들에는 그것들의 최고 가치를 나타내는 휘발성의 공기 같은 무형의 성질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속되게 될 수도 없으며 사거나 팔 수도 없다. 이제까지 어떤 인간도 어떤 과일의 완벽한 맛을 향유하지 못했다.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야생사과> , p86/172

<산책>은 <월든>과 마찬가지로 자연에 대한 예찬이 담긴 짧은 에세이다. 그렇지만, 이 짧은 에세이 안에서 <월든>을 읽을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소로의 자연관(自然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는 과연 자연을 사랑했을까? 그리고 그에게 자연은 어떤 의미일까?

그렇다면 인생의 사과, 세계의 사과를 맛있게 먹으며 즐기기 위해서는 얼마나 건강한 야외의 식욕을 가져야 하는가?... 이와 같이 들판에 어울리는 사유가 있고 집에 어울리는 사유가 있다. 나는 야생 사과처럼 산책가를 위한 양식이 되는 나의 사유를 가지고 싶다. 그런데 그것을 집에서 맛본다면 맛이 있으리라고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야생사과> , p106/172

소로는 다른 에세이 <야생사과>에서는 사과의 맛을 즐기기 위해 야외의 식욕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말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맛있는 자신만의 사유를 갖고 싶어 자연에 있고 싶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말하는 ‘자연‘의 소중함은 자신에게 신선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결국 자신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의 도구에 불과하는 것이 아닐까.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4원인설의 방식으로 해석하자면, 자신과 인간을 목적인(目的因)로 하는 새로움을 주는 작용인(作用因)으로서의 자연을 그는 사랑한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해 우리의 이해력도 우리의 평원처럼 광범위해지고 포괄적이게 될 것이고, 우리의 지성도 우리의 천둥과 번개 그리고 우리의 강이나 산, 숲과 같이 전반에 걸쳐 더욱 대규모가 될 것이며 우리의 마음도 폭과 깊이 그리고 웅대함에 있어서 우리의 내해와 대등하게 될 것이다. 아마 여행자들에게는 우리의 얼굴에 있는, 마음을 기쁘게 하고 차분하게 하는 어떤 것,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그 어떤 것이 보이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가 어떤 목적을 향해 나아가겠으며 아메리카는 어떤 이유로 발견되었겠는가?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산책> , p30/172

만약 그렇다면, 소로가 사랑한 자연은 낭만주의적인 숭고미(崇高美)의 대상을 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날 것‘이 주는 경이와 위대함이 자신과 인류의 사상과 영감이 원천이 되는 한 자연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어린왕자>에서 사막여우가 말한 사랑 - 서로를 길들이는 것-과 소로의 자연사랑은 분명 결이 다를 것이다. 소로에게 자연은 길들여지지 않았을 때 오히려 가치를 갖는 것일테니까. 서로 길들이며 닮아가면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영감은 한계생산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Marginal Returns)에 따라 감소할 것이기에 최적의 상태는 인간(문명)과 자연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가 아닐까. 마치 DMZ의 남북 4km의 길이에 보존된 자연을 수색대원이 간간이 수색, 매복하면서 느끼는 원시의 힘을 소로는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역사를 실현하고 예술과 문학 작품을 연구하기 위해 인류의 발자국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동쪽으로 간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진취적인 기상과 모험심을 가지고 미래로 발을 들여놓듯이 서쪽으로 간다. 대서양은 우리가 그 통로 위에서 구세계Old World14)와 그 제도를 잊을 기회가 있었던 레테의 강이다. 만일 우리가 이번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지옥의 강Styx가에 도착하기 전에 아마도 인류에게 남겨진 기회가 한 번 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세 배나 더 넓은 태평양이라는 레테의 강에 있다.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산책> , p26/172

과거 서부 개척시기 북미원주민(인디언)들을 보호구역으로 몰아넣고 결국 그들의 공동체를 파멸로 이끌었던 역사에서 보듯 이러한 격리 상태가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해석된 소로의 자연관은 위험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물론, 소로가 자연파괴를 원했다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생각도 소로의 사상 전반을 통해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이미 소로 전문가들은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그의 사상을 정리했을 것이지만, 아직 공부가 미진한 관계로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인 숙제로 남겨놓고 <산책 외>에 대한 리뷰를 갈무리한다...

우리가 자랑했던 소위 지식이라는 것의 대부분이 우리에게서 실제적인 무지의 장점을 빼앗아 가는, 그저 우리가 어떤 것을 안다는 자부심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소위 지식이란 종종 우리의 적극적인 무지이고, 무지란 소극적인 지식이다.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산책> , p46/172

야생 사과에 대한 나의 경험에서 볼 때, 나는 문명인이 거부하는 많은 종류의 음식을 미개인이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한다. 미개인은 야외에서 사는 인간의 미각을 가지고 있다. 야생 과일을 음미하는 것은 미개의 또는 야생적인 미각을 가지는 것이다. 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야생사과> , p104/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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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1-09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11-09 20:4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날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아요. 저녁시간 따뜻하게 보내세요! ^^:)

이하라 2022-11-09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22-11-09 20:50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

모나리자 2022-11-09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겨울호랑이님~^^

겨울호랑이 2022-11-09 20:50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

거리의화가 2022-11-09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상 축하드려요*^^*
소로의 자연관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덕분에 저도 체크해갑니다.

겨울호랑이 2022-11-09 20:52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감사합니다. <월든>과 <시민의 불복종>에 담긴 소로 사상이 짧은 글 안에 담겨 있는 좋은 독서시간이었습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

thkang1001 2022-11-09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2-11-09 21:00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 풍요로운 한 주 되세요! ^^:)

마루☆ 2022-11-09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셨네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겨울호랑이님의 감동이 고스란히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11-09 22:49   좋아요 1 | URL
마루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

강나루 2022-11-10 0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작 서정을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11-10 07:45   좋아요 1 | URL
강나루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