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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내란 - 댓글 전쟁 - 민주주의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황희두 지음 / 시월 / 2025년 9월
평점 :
12.3 내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났다. 2명의 남학생이 12.3 내란에 대해서 발표하겠다고 지원했다. 분명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건이기에 12.3 내란에 대해서 비판적인 발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너무도 다른 발표가 이어졌다. 남학생반에서 이루어진 주제 탐구 발표시간에서 교사 1인과 남학생 전체와의 난상 토론형식으로 수업은 진행되었다. 12.3 내란은 '내란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학생! '내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는 학생들의 발표를 듣고, 토론을 이어가며, 남학생들의 극우화가 이렇게 심각할줄은 몰랐다. 12.3내란의 이유가 야당 때문이라는 주장을 남학생들은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설명이다.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언급은 전혀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들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버 내란'을 집어들 수밖에 없었다.
황희두는 사이버 내란의 시작을 이명박 정권시기에 국정원과 일베에서 부터 찾았다. 노무현이라는 걸출한 대통령을 보면서, 그들은 위기의식을 가졌다. 인터넷의 힘으로 당선된 그를 수많은 사람들이 추모하자, 육신의 죽음을 넘어서 사이버상에서 다시 죽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결국, 노무현은 희화화와 모욕의 대상이 되었다. 민주화 정권이 들어서고, 이명박과 그 잔당들이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사이버 내란은 종류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 의해서 뿌려진 씨앗은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었다. 윤석렬의 당선과 이재명의 악마화에 사이버 내란이 일조했다고 황희두 작가는 보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치권은 사이버내란을 외면하면서, 한줌론, 먹이 금지론, 자정작용론을 내세운다. 일베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에 대한 대중의 질문에 대해서, 유시민작가는 '일베가 일베 사이트 안에서 그들의 말들을 배설하게 놓아두되, 그들이 밖으로 나올때 강력하게 단죄해야한다.'라는 내용의 답변을 했다. 그때는 그것이 옳은 대처라고 나도 믿었다. 그러나, 이는 너무도 아닐한 생각이었다. 일베들은 자정작용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자가증식을 반복했다. 디씨, 펨코를 비롯한 수많은 일베와 비슷한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타인을 조롱하며, 각종 밈들을 만들어 냈다. 인스타를 비롯한 sns를 혐오 밈들이 점령했다. 그리고 사이버 내란은 교육현장까지 침투했다. 박근혜가 역사교사과 국정화를 하려했다가 실패했다면, 윤석렬정권 시기에는 리박스쿨이 돌봄 시스템의 헛점을 파고들었다.
"이것은 단순히 교육을 오염시켰다거나 댓글을 좀 조작했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향후 100년을 극우 세계관으로 재설계하려한 시도였다." -87쪽
황희두의 지적에 10000% 공감한다. 유시민이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한다는 공자님 같은 말을 아닐하게 떠드는 사이, 그들은 보다 조직적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그리고 자생적으로 10대들을 극우로 만들고 있었다.
- 한국사 수업시간에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띄워놓고 설명을하려했더니, 비웃으며 조롱하는 남학생의 모습...,
- 박정희가 만주군 출신의 친일파였고 독재를 했다고 말하자, 그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며 자신은 독재를 좋아한다고 반문하는 남학생의 당당한 모습,
- '선생님도 1찍이죠?'라며 격멸하는 표정을 지은 남학생의 모습,
-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때 경제 성장율이 높았잔아요. 1찍들 때문에 경제가 망하겠어요.'라며 한탄하는 남학생들...
- 특정당이 국회를 과반수 이상 장악하는게 말이되냐, 검사들 탄핵을 왜그렇게 많이했냐, 그러니 계엄령을 안내리고 배기냐, 계엄령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아직 법정에서 판결도 나지 않았는데, 왜 '내란'이라고 말하냐! 라며 극우들의 말을 배설해내는 남학생들...
유시민과 민주화 세대들은 우리의 남학생들이 어떤 상황인지 아는걸까? 남학생 4개반 수업을 하고 나면 지친다.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가르치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학생들을 보면서 뿌듯해했던 시절은 아득한 먼옛날의 일이다. 이제는 정색하며 달려드는 남학생들과 부딪혀야만하는 현실을 보면서 이제 젊은 역사교사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하는 시기가 되지는 않았는지 나에게 되묻곤한다.
문제의 남학생들의 입에서 자주 나온는 말은 "표현의 자유"이다. 말그대로 "자유"를 좋아한다. 심지어는 "내가 공부를 하지 않겠다는데 왜? 공부를 강요해요."라며 불손한 말도 서슴치않는다. 이들에게 무슨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저자 황희두의 말대로, "민주 진영은 어차피 봐준잖아. 표현의 자유라고 하고 그냥 넘어가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계속해야돼"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극우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심리와 요즘 10대 남자들의 심리는 절망적이다. 그들을 용서하고 크게 품어주면 그들이 진심으로 감동하여 자신의 죄를 뉘우칠 것이라고 우리는 착각하고 있다. 자신의 혐오발언은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그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는 반대한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을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그들이 지키려한다. 그들에게는 '보편적 자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혐오할 자유만 필요한 것이었다.
노무현 정권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주권자가 자신을 욕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자신은 이를 감내할 수 있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 노무현 대통령의 인품에 감탄할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노무현을 비하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을 비하하는 밈과 노래를 부르는 남학생은 "그래요. 그럼 마음껏 욕하자"라며 노무현 대통령 비하 노래를 불렀다. 그들에게 무슨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일화로 혐오 표현과 죽은자를 비하하는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는 훈계를 듣고는 이를 조롱하는 그들에게 무슨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아마도 "전직 대통령 풍자 못하냐", "표현의 자유이고 해학과 풍자다"라고 변명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의 적들을 위한 특별 허가증이 아니다."라는 독일 연방헌법 수호청장의 말처럼, 10대 남학생들에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며, 책임 없는 자유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야한다. 혐오 표현을 사용하고 자식잃은 부모에게 폭식투쟁과 조롱을 하는 그들을 위해서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EU의 디지털 서비스법 처럼 표현의 자유에 책임을 묻는 법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선한 '자유'를 폭력의 도구로 사용하는 10대 남성들을 바르게 깨우치기 위해서라도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
박근혜 정권에서 국정교과서를 만들어 '역사쿠데타'를 하려했다면, 윤석열 정권 시기에는 리박스쿨이 학교현장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아이들의 역사관을 왜곡하려했다. 이명박 정권 시기 국정원을 동원해서 노무현을 희화화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그 씨앗이 지금의 10대~30대 남성에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근현대사를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학생을 고등학교에서 바로잡으려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중학교에서도 독립운동사와 민주화운동 중심의 근현대사를 교육해야한다.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이는 이루어져야한다. 아울러, 저자 황희두가 바라는 '사이버 내란 대응 TF 신설 및 사이버 내란 특별법 제정'이 이루어져야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며, 타인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자유에는 반드시 댓가가 뒤따름을 그들에게 알려주어야한다. 알량한 용서는 그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빼앗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사실을 민주화세대는 깨달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