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3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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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국의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열정이 필요한 작업이다. 학교에서 세계사를 배웠다할지라도 개별 국가의 역사를 제대로 안다고할 수 없다. 아무리 유럽을 중심으로한 세계사 서술이 이뤄지고 있다할지라도, 영국의 역사는 세계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배울뿐이다. 영국사를 잘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명화를 통해서 역사를 이해하고, 역사를 통해서 명화를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책에 눈이 갔다.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의 책장을 넘겨보자. 


  나카노 교코는 영국 역사 전체를 서술하지 않았다. 켈트시대부터 중세까지의 영국역사는 과감히 건너뛰었다. 영국 역사의 근대시기라 할 수 있는 튜더가부터 스튜어트가와 하노버가까지의 역사를 명화와 역사로 재미있게 버무렸다. 단순히 명화만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복잡한 가계도를 도표를 깔끔하게 정리하여 역사 이해를 도왔다. 사실 한국의 역사책들을 읽다보면, 지도와 도표, 가계도를 첨부해서 책을 만들었다면, 독자의 이해를 많이 도왔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이드는 경우가 많았다. 지도와 도표, 가계도를 책에 삽입하는 것은 나카노 교코만이 아니라, 일본에서 출판되는 역사책의 친절한 특징이기도하다. 

  이책의 가장큰 재미는 명화를 감상하며 역사를 읽는 것이다. 특히, '찰스 1세의 시신을 보는 크롬웰'이라는 작품 참으로 인상적이다. 참수형을 당한 찰스1세의 머리가 몸과 결합되어 관에 누워있을줄은 몰랐다. 왕의 머리를 발로차며 왕에 대한 분노를 달래려하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했는데, 왕의 시신에 대한 예우를 하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나카노 교코는 명화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게 했다. 딱딱한 논문 스타일의 역사책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 책과 같은 역사책이라서, 영국역사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는 책장을 넘길 수록 높아지고 깊어졌다. 빅토리아 여왕이 남성에게 심리적으로 의존적이었다는 이야기, 아들을 싫어하는 전통을 가진 하노버가의 이야기를 다른 역사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이기에 읽을 수 있는 쏠쏠한 재미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다가 책날개를 보었다.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시리즈가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합스부르크, 부르봉, 로마노프, 프로이센의 역사를 명화로 읽을 수 있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그래, 이들책도 나의 독서 리스트에 넣어 놓자. 앞으로 읽을 '명화로 읽는' 역사 시리즈에 가슴이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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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명화로 보는 시리즈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선종 엮음 / 미래타임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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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의 신곡의 원제는 Divina Commedia(신성한 희곡)이다.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이루어진 이 방대한 희곡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명화가 '신곡'을 읽는데 길잡이가 되어 준다면 읽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신곡'의 거의 모든 장면을 명화를 배치하여 책으로 역을 수 있다는 사실은 '신곡'의 문학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은 명화를 보며 신곡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신곡을 압축하여 쉽게 풀어쓰다보니, 시적인 아름다움을 살리지는 못했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을 읽고 흥미를 느껴서 완역본을 읽을 용기를 얻는다면 이 책은 좋은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9살 소년시절, 동갑네기 베아트리체를 만난다. 18살때 다시 만났으나, 그녀는 다른 남자의 여인이 되었다. 그리고 24살의 아리따운 나이에 천국으로 갔다. 그 아련한 사랑의 감정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뇌에 깊은 발자국을 남겼다. 지울 수 없고, 대체할 수 없는 베아트리체를 단테 알리기에리는 문학의 뮤즈로 부활시켰다. 숲속에서 길을 잃은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부탁을 받은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에 온다. 천국에서 그는 그리도 사랑하던 베이트리체를 만난다. 그러나,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지 쉽게 그녀를 바라보지 못한다.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천국을 여행하지만, 결국 그녀와 작별인사도, 사랑한다는 달콤한 속삭임도 나누지 못하고 그녀를 떠나보낸다. 

  어린시절, 학교 사택에 살던 선생님의 딸을 짝사랑했던 나의 추억을 떠올리며 단테 알리기에리의 감정을 이해했다. 초라한 나의 모습에 비해서, 나의 짝사랑, 그 소녀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나의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일부러 그 소녀에게는 못되게 굴었다. 그리고 그 소녀가 이사갈때도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다면 반드시 내 마음을 털어 놓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어린시절 짝사랑 이야기가 이렇게 끝났다면, 구준엽과 서예원의 사랑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클론의 맴버인 구준엽은 대만에서 만난 서예원과 사랑했다. 그러나, 둘은 헤어졌고 서예원은 중국 사업가와 결혼했다. 서예원이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준엽은 다시 연락을 했다. 서예원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면, 서예원은 그런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구준엽과 서예원은 결혼을 했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것 같았다. 그러나, 일본 여행중 서예원은 재가 되어 대만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무덤을 구준엽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단테 알리기에리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은 나의 짝사랑과 구준엽과 서예원의 사랑을 합쳐 놓은 것 같다. 아련한 사랑의 아픔을 단테 알리기에리는 '신곡'으로 승화시켰다. 이탈리아인들이 학교에서 반드시 배우는 이탈리아의 대표 문학작품이자, 인류 문학작품을 베아트리체가 뮤즈가 되어 단테 알리기에리가 탄생시킨 것이다. 아마, 구준엽도 자신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단테 알리기에리가 했던 것 처럼, 예술로 서예원과의 사랑을 승화시켜야할 것 같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이 마냥 읽기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명화를 감상하는 재미는 있었으나, 철저한 기독교 세계관과 신에 대한 맹목적 찬양일색의 내용은 강한 거부감을 자아냈다. 그중에서 제1옥 림보에 있는 인물들은 지옥에 있을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이 왜? 지옥에 있을까?


  "비록 세상에서 훌륭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창조주 하느님을 믿거나 숭배하지 않던자들은 천국에 계신 하느님을 대면할 수 없기 때문에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네"-27쪽


  아무리 훌륭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기독교가 있기 있전에 존재했다는 이유로, 기독교가 전파되지 않은 곳에 살았기 때문에, 기독교의 신을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은 지옥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위선자, 아첨꾼, 성직 매매자 등의 사악한 자들이 모여있는 지옥의 제8옥에 마호메트가 있다고 단테는 말하고 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그를 '세상에 사는 동안 불화와 분열의 씨앗을 뿌린자'로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단테에게 마호메트는 자신의 찢어진 가슴을 활짝 열어보이기까지 했다. '신곡'은 철저한 서양의 크리스트교 중심의 문학작품이다. 타종교와 문화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큰 분노를 할까?


  단테의 '신곡'은 중세 유럽의 기독교 내세관을 종합한 작품이다. 지옥은 9옥으로, 연옥은 7권역으로, 천국은 첫째 하늘 월성천에서 아홉째 하늘 원동천으로 나누어 있으며, 그곳에 단테와 안면이 있는 사람들에서 부터 고대의 유명한 정치인, 철학자, 예술가를 등장시켰다. 특히, 연옥은 중세 기독교인들이 창조해낸 개념이다. 지옥과 천국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그들은 연옥이라는 개념을 창조해냈다. 단테는 그 연옥을 '신곡'에서 완벽하게 형상화해냈다. 그러하기에 비기독교인인 나로서는 '신곡'의 내세관에 전혀 공감을 할 수 없었다. 이 책에 배치된 명화와 어린시절 나의 베아트리체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아니었다면 책을 다 읽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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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6-02-21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다면 무슬림들이 상당히 열 받을만 하겠군요.

저는 패밀리의 협조 차원에서 성당에 꽤 오래 다녔지만
기독교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데요.
강나루님의 리뷰를 보니 신곡에대한 없던 흥미로움이 생겼습니다.
강나루님께서 전혀 공감할 수 없는 기독교의 내세관이 많이 궁금해지네요.

신곡을 다이렉트로 만나야하나
살짝 우회해야 하나 생각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사전 리스트에 없는 항목이라 천천히 생각해보고
행여라도 손에 쥐는 날
저도 리뷰를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게는 아주 좋은 참고가 되어준 리뷰였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강나루님!





강나루 2026-02-21 12:35   좋아요 1 | URL
신앙이 있으시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기독교의 내세관을 이해할 수있고 신앙심도 깊어질 것입니다.
우회할지 정공법을 선택할지 현명하게 결정하세요.
시를 좋아하고 신곡의 명문들을 접하시려면 정공법을 추천합니다. 우회로를 선택했더니 이점이 아쉽더군요.

차트랑 2026-02-21 12:54   좋아요 1 | URL
아, 강나루님,
저는 기독교의 신앙과는 전혀 관련이 없답니다.
성당에는 협조 차원에서 참석한 정도이구요.
생각해보니 꽤 오래 다녔더군요.

오히려 대대로 붓다의 가르침을 받던 집안에서 살았습니다.
절에는 지금도 다니고 있고요.
그렇다고 불교에 신앙심이 있냐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멋대로, 제방식대로 불교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고보니 성당에도 나가고 절에도 나가고, 그랬네요
사이비네요 완전~

저는 단순하게
기독교의 내세관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것인데요
말씀을 들어보니
다이렉트가 좋은 선택일듯 싶군요.


유익한 조언 고맙습니다 강나루님!!
 
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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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용한 박사의 글은 믿음이 간다.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감탄하면서 보았던 나로서는 임용한이 쓴 전쟁사 이야기는 믿음이간다.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찾아낸다. 남들이 하는 피상적인 교훈과는 다르다. 역사의 근저에 흐르는 원리의 맥을 잡아 교훈을 추출해낸다. 그의 통찰력이 그리워 '중동전쟁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를 읽었다. 

  '중동전쟁'은 우수 경제교사 제주 특별연수에 가면서 가져간 책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여객기 안에서, 호텔에서, 버스안에서... 틈나는데로 읽어내려간다면 충분히 2박3일 연수동안 이책을 다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중동전쟁에 대해서는 이미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통해서 탄탄한 기본기를 다져 놓았으며, 이슬람 관련 책들을 읽어 놓은 상태라서 연수 기간동안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4차에 걸친 중동전쟁을 다시 살펴보아도 고구마 30개를 한꺼번에 먹은 듯한 답답함은 여전했다. 1차 중동전쟁 초반기를 제외하고 이스라엘은 최정예군들이 모여 전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공격적이며 능수능란했다. 반면, 낙타를 타다온 상인들 처럼, 아랍의 군대는 이스라엘 군을 보면 도망치기에 바빳다. 더욱이 소련제 최첨단 무기를 사용할 줄몰라 이스라엘 군에 무기를 노획당하는 수모를 보이기도했다. 더욱이 군함을 자침시킬 벨브를 간신히 찾고서도 밸브가 고장나서 자침시키지 못하고 이스라엘에 군함이 노획당하는 웃지못할 일들을 보면서 아랍군들이 왜 이리도 무능한지 한탄스러웠다. 

  이경우 보통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아랍의 국민성, 민족성을 들먹인다. 하나님에게 선택받은 이스라엘인들이기에 탁월한 민족성을 바탕으로 탁월한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는 하나마나한 말들을 한다. 그러나 임용한 박사는 달랐다. 이스라엘과 아랍의 특수성과 구조적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임용한 박사의 책을 선택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중동전쟁을 읽어내려가며, 토크멘터리 전쟁사의 내용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허준씨와 이세환기자, 임용한 박사님의 대화가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책의 이해를 도왔다. 토크멘터리 전쟁사에서는 지도를 바탕으로한 설명이 적어서 답답했는데, '중동전쟁'에서는 다양한 지도를 제시하여 전쟁상황을 머릿속에 잘 그릴 수 있도록 도왔다. 4차 중동전쟁을 읽는 동안은 전쟁 당시로 내가 뛰어든 느낌을 받았다. 무협지를 읽는 듯할 정도로 책에 몰입감이 대단했다. 대중이 쉽게 전쟁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임용한 박사는 글을 썼다. 

  제주에서 청주 공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책을 다읽었다. 여행을 할때마다 반드시 한권이상의 책을 읽겠다는 나의 목표를 이번에서 지켰다. 물론, 이번 연수는 여행으로 간 것이 아니라, 제주의 로컬경제를 배우러간 연수였다. 배우는 것은 즐거운 것이기에 연수가 여행과도 통하는 것이 많다. 여기에 '중동전쟁'과 함께 했으니, 이번 연수의 기쁨은 3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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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역사 - 지식을 향한 욕망의 문화사 Philos 시리즈 36
앤드루 페티그리.아르트휘르 데르베뒤언 지음, 배동근.장은수 옮김, 장은수 해제 / arte(아르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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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동네의 공공도서관이었다."라는 빌 게이츠의 글을 읽으면서, 어린시절 우리집 옆에 도서관이 있었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책으로 집벽을 장식한 방통을 부러워했다. 어린시절, 나에게 책은 언제나 부족한 존재였다. 그래서 대학 도서관을 둘러보며 가슴이 설래였던 추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대학도서관 서가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책속의 지식이 나의 머릿속에 담겨지는 듯했다. 지금도 도서관 서가를 거니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도서관의 역사'를 읽게된 것도 내가 좋아하는 도서관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책의 원제는 'The LIBRARY A Fragile History"이다. 도서관 서적들의 파괴의 역사를 담았다. 도서관 서적들은 정치적 이유에서, 혹은 전쟁에 의해서 파괴될 수있다. 그러나, 전쟁과 정치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도서관은 파괴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도서관을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도서관은 존속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을 때만이 도서관은 존속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모두가 아는 것은 아니다. 

  튀빙겐 대학교 도서관은 도서관을 찾아오는 학생들보다 장서 자체를 더 중요시했다. 


  "역저기 널린 무수한 제약은 대학이 도서관은 학생을 위한 필수 자료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오히려 학생을 장서를 훼손할지도 모르는 근거로 보았던 것 같다." -216쪽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돈을 만들었으나, 돈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키기도하는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와 비슷한 모습을 튀빙겐 대학교 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인간을 지식을 키위기 위해서 책을 한곳에 모아 도서관을 만들었으나, 그 책을 보존하기 위해서 학생의 접근을 싫어한 도서관측의 모습은 주객이 전도된 슬픈 우리 주변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다. 

  책을 읽다가, 도서관 업무를 했던 기억이 슬며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기적으로 도서를 폐기해야할때, 자식을 버리는 듯한 쓰라림을 느꼈다. 어떤 책을 버리고, 어떤 책을 남길 것인지를 고민했다. 이런 고민은 과거 도서관 사서들도 했던 고민이었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과거의 기록으로 물려주어야할 것인가. 아니면 새책을 들여놓기 위해 처분해야할 것인가?"- 38쪽


  파괴와 생성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근육이 미세 균열이 되어야 이를 회복하면서 근육이 성장하듯이, 도서관의 의미없는 책들을 폐기해야, 새책을 도서관에 들여 놓을 수 있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책 없이도 독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만을 빌려주는 곳이라면 도서관은 사라질 것이다. 1473년 베네치아 총독에게 필경사인 자신은 "외양간의 짐승 처럼 살고"있다며 인쇄업을 금지해달라는 청원한 것 처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도서관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려 사서들은 노력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면, 정작 도서관에는 책이 없을 수도 있다. 책이 없는 도서관을 도서관이라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종이책이 가지는 물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점토판에서 파피루스, 양피지로 종이의 물성이 바뀌었듯이, 책의 물성을 바뀔 수 있다. 인간이 책을 읽지 않고, 인공지능이 학습을 위해서 모든 기록을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읽으려하고 있다. 인간은 책을 읽으려하지 않는데 인공지능은 책을 읽는 아이러니한 현실은 인간의 파멸을 뜻할까? 문자 매체가 아닌, 영상매체를 읽기의 대체방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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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빙하 에디션)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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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년에 한권 이상은 과학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역사와 국제 정세를 중심으로 한 나의 독서 편식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나의 몸부림이다. 

  '찬란한 멸종'은 다른 과학 서적과는 달리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인류가 만들어 놓은 인공지능에서 부터 시작하여 4만년전 네안데르탈인을 거쳐서 5억 4천만년전 삼엽충을 거쳐서 눈이 생겨나고 섹스가 시작되고, 바다와 지구의 대화로 책은 마무리된다. 미래에서 시작하여 현재를 거쳐 과거로의 역진행이라는 구성과, 이정모 관장이 각 시대의 멸종직전의 생명체가 되어 인류에게 경고를 하는 구성이 독특했다. 마무리는 달과 바다의 대화라는 희곡적 서술은 참으로 참신했다. 이정모 관장의 입담으로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다보니 책을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지금이라도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인류가 일어서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에다가 공룡처럼 생겼다고 모두가 공룡은 아니라는 상식을 알았다. 2억 5천 맥만년전 디메트로돈이 있었는데, 신경배돌기가 있는 공룡처럼 생겼다. 그런데, 디메트로돈은 단궁류로 파충류보다는 포유류에 가깝단다. 책을 읽으며 과학 상식을 늘릴 수 있는 기쁨도 켰다. 

그런데, 옥의 티도 있다. 1만년 전 구석기인이 고백하는 자신의 멸종 편을 읽을때는데, 신석기인 마을을 관찰하고 나서는 "높은 사람이 있고 낮은 사람이 있어요.", "많이 먹는 사람이 있고 조금 먹는 사람이 있어요."(129쪽)라는 대화가 나온다. 이는 계급의 출현과 빈부격차를 표현한 문장이다. 그런데, 계급과 빈부격차이는 청동기시대에 나타난다. 구석기와 신석기는 생산력이 낮아서 잉여생산물이 축적되지 않는 사회이다. 누군가가 타인의 먹을 것을 빼앗아 먹는다면, 먹을 것을 빼앗긴 사람은 굶어 죽는다. 그러하기에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는 원시공산사회라 할 수 있다. 이 정모 관장이 이부분은 옥의 티이니 만큼 반드시 수정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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