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할 수 없는 꿈, 아니 거의 불가능하리라는 막연한 예감 때문에 들뜨고 미치는지 모른다. 사실 희망이나 기대같은 것도 그게 무엇을 향한 것인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상태라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독립되리라는 희망, 더더구나 좋은 세월이 와서 볏섬을 그득그득 쌓아놓고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 그것이 아니다. 현재가 견디기 어려우니 희망에 매달릴 수 밖에 없고 생존을 포기할 수 없으니까 희망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가난한 자여, 핍박받고 버림받은 자여, 희망은 그대들의 것이며 신도 그대들을 위해 있다니, 희망의 무지개는 저 하늘과 하늘 사이에 걸리는 것, 그것은 미래인 것이다. (p133/853)
《토지13》에는 절망 끝자락에서 희망을 쥐어야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든 이가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습니다. 연초를 맞아 가족과 함께 한 여행에서 본 깊은 밤 빛의 아름다움은 ‘절망 속의 희망‘이 아닌 ‘기대 위의 놀라움‘ 이었습니다. 새해가 조금 지났지만, 올 한 해 우리 모두의 희망이 이같기를 소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