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할 수 없는 꿈, 아니 거의 불가능하리라는 막연한 예감 때문에 들뜨고 미치는지 모른다. 사실  희망이나  기대같은 것도 그게 무엇을 향한 것인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상태라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독립되리라는  희망, 더더구나 좋은 세월이 와서 볏섬을 그득그득 쌓아놓고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 그것이 아니다. 현재가 견디기 어려우니 희망에 매달릴 수 밖에 없고  생존을  포기할 수 없으니까 희망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가난한 자여, 핍박받고 버림받은 자여, 희망은 그대들의 것이며 신도 그대들을 위해 있다니, 희망의 무지개는  저 하늘과 하늘 사이에 걸리는 것, 그것은 미래인 것이다. (p133/853)

《토지13》에는 절망 끝자락에서 희망을 쥐어야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든 이가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습니다. 연초를 맞아 가족과 함께 한 여행에서 본 깊은 밤 빛의 아름다움은 ‘절망 속의 희망‘이 아닌 ‘기대 위의 놀라움‘ 이었습니다. 새해가 조금 지났지만, 올 한 해 우리 모두의 희망이 이같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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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2-01-04 08:21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토지 21권 분량이 많아서 그렇지 한번 시작하면 책을 놓을수 없죠. ˝생존을 포기할수 없으니 희망을 포기할수 없다˝ 오늘의 경구네요. 어느 토지인지 아름답습니다. 다만, 나무도 밤엔 잠을 자야 하는데 ㅎㅎ

겨울호랑이 2022-01-04 13:49   좋아요 8 | URL
대장정님 말씀을 듣고 보니 나무의 야근은 미처 생각 못 했네요... 아름다움 뒷면에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수고가 있었음을 대장정님의 글로 배워갑니다 ^^:)

오거서 2022-01-04 12: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새해 메시지가 감동적입니다. ^^

겨울호랑이 2022-01-04 13:23   좋아요 4 | URL
오거서님 감사합니다. 멋진 2022년 첫 주 되세요!^^:)

거리의화가 2022-01-04 14: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저 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합니다.
좋은 메시지 주셔서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22-01-04 14:31   좋아요 4 | URL
거리의화가님 말씀처럼 감당할 수 없는 크나큰 행운보다 소소한 행복이 주변에 가득한 한 해가 되길 저 또한 소망합니다^^:)

바람돌이 2022-01-04 16: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겨울호랑이님은 새해 인사도 멋지게 하시는군요
기대 위의 놀라운이라 이런 멋진 표현은 잘 기억하고 있다가 꼭 써먹어야죠. ㅎㅎ

겨울호랑이 2022-01-04 22: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해에 멋진 곳을 간 덕을 봤습니다. 바람돌이님 평안한 밤 되세요! ^^:)

mini74 2022-01-04 1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대 위의 놀라움과 나무의 야근. 넘 멋지네요.

겨울호랑이 2022-01-04 22:24   좋아요 1 | URL
미니님께서 멋지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그레이스 2022-01-04 17: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문장은 피를 토하는 듯 하다는 생각을 해요.

겨울호랑이 2022-01-04 22:28   좋아요 2 | URL
《토지》에 담겨 있는 시대의 아픔이 너무도 절절하기에 작품에 불멸의 가치를 부여한다는 생각을 저 역시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