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웅이 스스로 군영 가운데에서 상소를 올려 말하였다.

"무릇 사람이 진지에 다가가서 몸을 잊고 번득이는 칼날을 만지면서도 꺼리지 않는 까닭은 첫째 영예로운 이름을 얻으려는 것이며, 둘째로 중상(重賞)을 탐내는 것이고, 셋째는 형벌을 두려워해서이며, 넷째는 화란(禍難)을 피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몇 가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은 비록 성스러운 왕이라도 그의 신하를 부릴 수 없으며, 자상한 아버지라고 하더라도 그의 아들을 격려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그 마음을 깊이 아니, 그러므로 상은 반드시 시행하고 벌은 반드시 믿게 하여야 하며, 가깝거나 멀거나, 귀하거나 천하거나, 용맹하거나 겁을 내거나, 현명하거나 어리석은 사람들로 하여금 종고(鐘鼓)의 소리를 듣고 정기(旌旗)의 대열을 보면 분발하거나 부딪치며 다투어 적(敵) 있는 장소에 가지 않을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니, 어찌 오래 살기를 싫어하고 신속히 죽기를 즐겨하여서이겠습니까? 이로움과 해로움이 앞에 걸려있으니 철회하고자 하여도 그렇게 못할 뿐입니다.

무릇 태풍이 바람을 일으켜 오게 되면 거슬리는 사람은 일만 분의 일의 성공기회를 추구하는 것인데, 높은 성벽과 깊은 보루가 있다고 하더라도 왕사(王師)에게는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책략이 있어야 합니다.?다만 천하가 오랫동안 태평하여 사람들은 전쟁을 알지 못하고 이익을 다투며 서로 기다려주지 않으며 어려움에서 도망하며 서로 돌아보지 않으니, 장차 법령(法令)은 없어질 것이고, 선비들은 가르치거나 익히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생각하지 않으니, 각기 적을 경시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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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선조(選曹)가 오직 나이와 공로로만 뽑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나란히 날아가는 기러기와 같은 것이고, 그 다음으로 고기를 한 줄에 꿰어 묶어놓은 것과 같은 것인데, 장부를 들고 이름을 부르는 데는 한 명의 관리로도 충분한 것이거늘, 여러 사람으로 채용하여본들 무슨 전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무릇 표준이라는 것은 율을 대신하여 그 나눈 수를 가져다가 악기를 조율하여 고치는 것입니다. 가만히 조성(調聲, 소리의 조율)의 몸통을 찾아보니 궁(宮)·상(商)은 마땅히 탁(濁)해야 하며, 치(徵)·우(羽)는 반드시 맑아야 합니다. 공손숭(公孫崇)에 의거할 것 같으면, 단지 12율성(律聲)으로 그치면서 돌아가 서로 궁(宮)이 되어 맑고 탁한 것이 모두 갖추어진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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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강현(康絢)에게 말하였다.
"4개의 강은 하늘이 조절함으로써 그 기(氣)를 베푸는 것이기에 오랫동안 막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강의 밑바닥을 뚫어서 동쪽으로 물을 댄다 해도, 흐르는 물결이 느리게 간다면 방죽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3천 개의 죄업(罪業) 중에서 불효보다 큰 것이 없고, 불효의 죄가 크다고 한들 제사를 끊는 것을 넘을 수 없는데, 어찌하여 가볍게 방종하여 예법을 지키는 인정을 배반하고, 그러한 불법을 향한 뜻을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지껄일 수 있습니까? 자신의 한 몸은 친히 늙어 가면 되지만, 가족을 버리고 봉양을 끊는다는 것은 당대의 예법을 이지러뜨리면서 장래의 이익을 구하는 것입니다."

태후가 그것을 질책하자 이창이 말하였다.
"하늘의 신은 신(神)이라고 하고, 땅의 신은 기(祇)라고 말하며, 사람의 신은 귀(鬼)라고 말합니다. 《전(傳)》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밝으면 예의와 음악이 있고, 그윽하면 귀신이 있다.’ 그러하니 밝은 곳은 당당함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윽한 곳은 귀신의 가르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부처는 본래 사람에서 나왔는데, 그것을 이름 하여 귀신이라 하였으니 어리석은 저는 헐뜯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염지(鹽池)는 하늘이 준 창고여서 여러 생명들을 길러 주는 밑천인데, 먼저 왕조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제한하였으니, 또한 힘없는 백성들과 이익을 다툰 것만은 아닙니다. 다만 이익이 천연의 염지에서 일어나게 되면 빼앗아 쓰려고 하여도 방법이 없고, 혹 호족과 귀족이 막아서 보호하며 혹 가까이에 있는 백성들이 인색하게 지키고 있어서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멀리서 오지만 아득히 바라보다가 희망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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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바야흐로 임신하고 있는데, 형벌이 태아(胎兒)를 도려내기에 이르게 되면 걸(桀)·주(紂)가 하였던 짓이니, 잔혹하여 잘못된 방법입니다. 청컨대, 출산이 끝내기를 기다리고 그런 다음에 형벌을 시행하십시오." 이를 따랐다.(p15/117) - P15

"《오경(五經)》은 세상을 다스리는 전범(典範)이니, 응당 힘써 해야 할 것 가운데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니 엎드려 바라건대 경서도 교대로 열람하여, 공자·석가가 함께 존재한다면, 안팎이 모두 두루 하게 되고 진인과 속인이 모두 번창할 것입니다."(p15/117)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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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05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출산이 끝나기를 기다려서 형벌을 시행해야 하겠지요.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이 현실에선 의외로 많아 놀라곤 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10-05 14:50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태아의 생명과 어머니의 생명이 구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미 고대로부터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생명 뿐 아니라 태어나는 순간 부모와 자식은 분리되어야 함에도 부모 덕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대저 들판의 나무가 조정에서 자라고 들새가 묘당(廟堂)에 들어오는 것은 옛 사람이 모두 패망의 징조로 여겼으니, 이 때문에 태무(太戊)·중종(中宗)은 재앙이 닥칠까 두려워하여 덕을 닦았으며, 은도(殷道)가 이로 인하여 번창하였으니, 소위 ‘집안이 이로우려면 괴이한 것이 우선하고, 나라가 흥성하려면 요상한 일이 미리 나타난다.’라는 것입니다.(p15/89) - P15

그러므로 비록 유사(有司)를 두었으나 실제는 백성을 위하여 그것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무릇 한 집안의 어른은 반드시 자손에게 혜택을 주어 기르고 천하의 군주는 반드시 만백성을 은혜롭게 양육하는 것이니 부모가 된 사람으로 자기가 젓 담근 것을 아까워하거나 부유하여 여러 생산물을 소유하였으면서 그 가운데서 하나의 물건을 독점 판매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습니다.(p30/89) - P30

"하루아침에 이것을 철폐하면 본래의 뜻을 어그러뜨릴까 두렵습니다. 한 번 행하고 한 번 고치면 법이 바둑과 같아지니, 이치의 핵심을 함께 논의하여 의당 예전의 방식과 같게 해야만 합니다."(p15/89)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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