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상을 지배해왔고 또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좀더 세련되지만 거친 많은 도덕을 편력하면서, 나는 어떤 특질이 규칙적으로 서로 반복되거나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 결국 나는 두 가지 기본 유형이 드러났고, 하나의 근본적인 차이가 나타났음을 알았다. 즉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이 있다.(p275) <선악의 저편> 中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는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Jenseits von Gut und Ba''se.Zur Genealogie der Moral >에서 도덕(道德)을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으로 구분한다. 니체에 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음 - 나쁨'의 대립의 이분법 구조와 '선 - 악'의 대립은 결코 같지 않다. 앞의 경우가 '주인도덕' 이라면, 뒤의 경우는 '노예도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고귀한 인간은 그와 같이 고양되고 자부심 있는 여러 상태이다. 고귀한 인간은 그와 같이 고양되고 자부심 있는 상태의 반대를 나타나는 인간들을 자신에게서 분리시킨다... 사람들은 이러한 첫번째 종류의 도덕에서 '좋음'과 '나쁨 schlecht'의 대립은 '고귀한'과 '경멸할만한'의 대립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 -'선 gut'과 '악 bose'의 대립의 유래는 다르다.(p275) <선악의 저편> 中


 노예도덕은 본질적으로 유용성의 도덕이다. 여기에는 '선'과 '악'의 저 유명한 대립을 발생시키는 발생지가 있다 : - 즉 힘과 위험, 경멸을 일으키지 않는 일종의 공포, 정교함, 강함이 악에 포함된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따라서 노예도덕에 따르면 '악인'이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주인도덕에 따르면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선인(善人)'이며, 반면 '나쁜' 인간은 경멸할 만한 인간으로 느끼게 된다.(p278)... 노예도덕이 우세한 곳에서는 어디서나 언어는 '선함'과 '어리석음'이라는 단어를 서로 접근시키려는 경향을 나타낸다.(p279) <선악의 저편> 中.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을 가르는 차이는 무엇일까.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바로 '공포'를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다. 주인은 '공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행동을 부끄럼이 없는 방향으로 결정하지만, 노예는 공포를 통해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일 뿐이다. 주인은 '힘에의 의지'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겨내는 선택을 하는 반면, 노예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니체는 이러한 노예의 문제가 '언어(言語)'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칸트나 헤겔의 고상한 모범에 따르는 저 철학적 노동자들은 그 어떤 거대한 가치 평가의 사실을, 즉 지배적인 것이 되어, 한동안 "진리"라고 불렸던 이전의 가치 정립과 가치 창조의 사실을 확정하고, 논리적인 것의 영역에서든지 정치적인 것의 영역에서든지 예술적인 것의 영역에서든지, 이것을 일정한 형식에 밀어 넣어야만 한다.(p188)... 진정한 철학자는 명령하는 자이자 입법자이다. 그들은 창조적인 손으로 미래를 붙잡는다. 그들의 '인식'은 창조이며, 그들의 창조는 하나의 입법이며, 그들의 진리를 향한 의지는 -힘에의 의지이다.- (p189) <선악의 저편> 中


 철학한다는 것은 일종의 최고 수준의 격세유전(隔世遺傳)이다. 인도, 그리스, 독일의 모든 철학적 사유 행위가 놀랄 정도로 가족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아주 간단하게 설명된다. 언어 유사성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는 공통된 문법 철학에 힘입어 철학 체계가 동일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배열되도록 처음부터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도저히 피할 수 없다.(p40) <선악의 저편> 中


 <선악의 저편>에서는 노예도덕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민족이 제시되는데, 바로 유대민족이다. 오랜 기간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은 유대민족과 유일신앙(唯一神仰)은 '선 - 악'의 도덕을 유대민족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유대인 '예수'를 통해 '선 - 악'의 도덕은 노예도덕은 정점에 달하고, 유대인 '니체'에 의해 부정되는 노예도덕을 보면, 유대민족은 '노예도덕'의 처음(alpha)이자, 마지막(omega)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대인들 - 타키투스 Tacitus 나 고대 세계 전체가 말한 바로는 '노예로 태어난' 민족, 그들 스스로 말하고 믿기로는 '모든 민족 가운데 선택된 민족' - 이 가치의 전도라는 저 기적적인 일을 해냈다. 그 덕분에 지상에서의 삶은 몇천 년 간 새롭고 위험한 자극을 받아왔다 : 그들과 더불어 도덕에서의 노예반란이 시작된다.(p152) <선악의 저편> 中

 

  '노예(slavery)'라는 말을 들으면, 개인적으로 베르디의 오페라의 유명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떠올리게 된다. 베르디는 이 작품을 통해 민족주의 감정을 불러일으켰지만, 니체에게 있어 <노예들의 합창>의 주제는 노예 도덕에서의 해방이었을까.



 베르디(Giuseppe Fortunino Francesco Verdi, 1813 ~ 1901)의 초기 오페라들은 로시니, 벨리니, 특히 도니체티의 전통 위에 만들어졌다. 첫 성공작인 <나부코 Nabucco>(밀라노, 1842)는 성경에 나오는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여기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날아가라 내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는 이후 외국 지배에 항거하는 이탈리아 독립운동의 상징이 되었다.(p135)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 (하)> 中


 '주인도덕'과 '노예도덕'과 그 안에 담겨있는 '좋음 - 나쁨' , '선 - 악', '언어'의 문제는 니체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낯선 개념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 도올 김용옥 교수가 TV 강의 <노자 도덕경>을 통해 대중에게 니체 철학의 일부를 소개했다.  왕필(王弼, 226 ~ 249)의 주(註)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노자(老子, BC 601 ~ ?) <도덕경 道德經> 해설은 대중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알기 쉬우면서도, 죽은 신을 대신하지 못한 서양철학의 한계를 동양철학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니체 철학을 보다보면, DNA의 나선구조를 연상하게 된다. 목사 집안에서 태어나 나중에

<안티 크리스트>를 통해 기독교를 부정하고,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1813 ~ 1883)와 예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후에 <니체 대 바그너>를 통해 바그너를 부정했으며, 유대인으로 태어나 <선악의 저편>을 통해 유대인의 사상을 비판한 니체의 모습을 보면서 끊임없는 '자기 파괴'가 이루어졌음을 생각하게 된다. 

(주 : 니체가 유대인이라는 내용과 유대인의 사상을 비판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니체는 '노예도덕'을 통해 기독교를 비판했지만, 유대민족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었고 이는 후에 바그너와 사상적으로 결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됩니다. 본문의 내용 일부를 수정합니다.)


 이처럼 끊임없는 부정을 통해 추구한 '생명(삶)'. 그리고, 이를 위한 '힘에의 의지'가 최대의 상대인 '신(神)'마저 죽였을 때, 부정할 수 없는 상대가 없어 더이상 나아가지 못한 것은 아닐까. 영화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트루먼이 요트를 타고 스튜디오 끝에 도달했을 때 상황이 여기에 비길 수 있을까. 스스로 바깥을 향해 나갈 출구를 찾지 못한 트루먼. 그것이 니체철학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진] 영화 <트루먼 쇼> 中 (출처 : http://standplaatswereld.nl/re-viewing-the-truman-show/)


PS. 니체의 부정을 하나 더 추가하자. '플라톤은 싫지만, 플라톤이 싫어했던 민주주의도 싫어요.' 


  "그러니까 민주 정체는 이런 점들을 그리고 그 밖에도 이것들과 유사한 점들을 갖고 있겠으며, 또한 즐겁고 무정부 상태(anarchos) 다채로운 정체이며, 평등한 사람에게도 평등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일종의 평등(isotes)을 배분해 주는 정체인 걸로 보이네." 내(소크라테스)가 말했네.<국가 Politeia> 제8권 558c


 가장 숭고한 무리동물의 욕구에 따르고 아부했던 종교의 도움으로, 우리는 정치/사회 제도에서조차 언제나 이러한 도덕이 좀더 명백하게 표현되어 있음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민주주의 운동은 그리스도교적 운동의 유산을 상속한 것이다. 그러나 조급한 사람과 앞에서 언급한 보능에 시달리는 병자나 중독자에게는 속도가 아직도 너무 느리고 졸릴 정도라는 사실, 이것은 현재 유럽 문화의 뒷골목을 방황하는 무정부주의자의 개들이 더욱 광포하게 으르렁거리며 더욱 이빨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p162)... 유럽의 민주화는 가장 미묘한 의미에서 노예 근성을 준비하는 인간 유형을 산출하는 데 이르게 된다.(p240) <선악의 저편> 中


 플라톤(Platon, BC 428 ~ BC 348)의 사상 중 언어에 기반한 이데아(idea)론에는 반대하지만, '주인도덕'을 강조하며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니체의 사상에서 스파르타(Sparta)의 정치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니체의 부정은 완전 부정이 아닌 부분 부정이었으며, 그의 파괴가 슘페터(Joseph Schumpeter, 1883 ~ 1950)가 말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가져오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만일 니체가 이 글을 읽는다면, '정신없는 글'이라 욕할 정신없는 페이퍼를 이만 줄인다. 진짜다.

 

 기업가 이윤은 절대로 소득분야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가 기능이 수행되자마자 기업가의 손에서 벗어나 버린다. 그것은 새로운 일의 창조와 관련이 있고, 발전가치 즉 장래 가치체계의 실현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발전의 총아임과 동시에 희생이다. 발전 없이 기업가 이윤은 없고 기업가 이윤 없이는 발전이 없다. 자본주의 경제에 대해 기업가 이윤 없이는 재산형성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덧붙여 설명해야 한다.(p231) <경제 발전의 이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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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8-31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체 철학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지 않은데요, 유일하게 동의하는 부분이 ‘노예도덕’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9-08-31 18:02   좋아요 1 | URL
니체 철학이 고대 그리스 문화, 기독교 문화에 기원한 것이라 동양사상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서양인들이 느끼는 만큼의 충격은 안오는 것 같습니다. 니체가 말한 ‘노예도덕‘에서 벗어나 ‘주인도덕‘을 가져야 한다는 말에 ‘처음부터 유일신앙을 가지지 않은 다른 민족들은 주인으로 살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노예‘라는 속성이 ‘선-악‘의 구분을 가져다 주는 유일신앙의 문제라기 보다는,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기제‘라고 하는 편이 낫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08-31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이 맞습니다.
종교 문제는 아닌거 같습니다.
노예에 빠질수도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 모두 사람이 갖고 있는 거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8-31 19: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가 스스로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시 여러 조건들(사회적, 경제적 제약)에 의해 제약된 선택이 대부분이기에 진정한 주인이 되는 선택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노예와 주인의 어느 사이를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2019-09-01 10: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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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4: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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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5: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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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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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 2019-09-16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대인으로 태어나 <선악의 저편>을 통해 유대인의 사상을 비판한 니체의 모습을 보면서 끊임없는 ‘자기 파괴‘가 이루어졌음을 생각하게 된다. - 위 본몬내용 중-

니체는 유대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니체는 유대인을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여동생 엘리자베스가 유대인 차별주의자와 경혼하자 결혼식에 불참하며 하나 뿐인 동생과 완전히 결별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09-16 19:07   좋아요 0 | URL
팥쥐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먼저 니체가 유대인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팥쥐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그리고, 니체가 유대인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니체가 바그너와 결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그너의 반(反) 유대주의성향에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어, 니체가 유대인이라고 단정지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한, 니체가 노예도덕으로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기에, 반유대교적인 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페이퍼를 작성했습니다.

팥쥐님 말씀을 듣고 자료를 찾아보니, 니체가 유대인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다면, 유대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리고, <니체 사전>을 보니 니체는 유대 민족에 대해 고귀한 민족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팥쥐님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

막시무스 2020-08-23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나온 이진경쌤의 선악의 저편과 도덕의 계보에 관한 강의서를 가이드로 니체의 책을 읽어 나가려고 했는데 이 페이퍼 보니 그냥 니체로 들어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시원한 저녁시간되세요!ㅎ

겨울호랑이 2020-08-23 18:32   좋아요 1 | URL
부족한 글입니다만, 막시무스님의 독서에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초이스 2021-07-21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자에 관한 서평이어야 하는데 웬 니체?
 
아침놀 책세상 니체전집 10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찬국 옮김 / 책세상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기존의 윤리 법칙을 전복시킨 사람은 모두 지금까지 항상 악한 인간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이 윤리 법칙을 더 이상 고집할 수 없게 되고, 사람들이 이런 사태에 만족하게 되었을 경우, [악하다는] 술어는 점차 바뀌게 된다. 역사는 훗날 선한 인간이라고 불리게 되는 이러한 악한 인간들만 다룬다.(p38)

브라만교의 시인들은 관습을 모든 좋은 것들의 시혜자로 끊임없이 찬양했다. 그들의 논지는 참되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들에게는 승려와 매개하는 사람들 역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력에 의한 구원을 가르치는 교사, 즉 부처가 출현했다. 아직도 유럽은 이러한 문화적 단계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p104)

사람들은 단지 커다란 신체와 그것의 지체들만 있으면, 보다 값싸고 덜 위험하게, 그리고 보다 균일하고 보다 통일되게 운영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어쨌든 이러한 신체와 지체들을 형성하는 충동들과 보조적인 충돌들에 일치하는 모든 것은 선한 것으로 느껴진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도덕적인 근본 흐름이다.(p152)

초조감과 애정 속에서 힘에 대한 저 열광적인 욕망이 다시 나타난다. 힘에 대한 이러한 열광적인 욕망은 옛날에는 진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신념에 의해 불붙었고 너무나 아름다운 이름으로 자신을 가장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떳떳한 양심으로 비인간적인 일을 감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p224)

‘강함의 악‘은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고통을 준다. 그것은 자신을 분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약함의 악‘은 타인에게 고통을 주려 하면서 상대방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려 한다.(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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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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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4: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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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5: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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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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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사회학 - 근대 민주주의의 과두적 경향에 관한 연구 한길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6
로베르트 미헬스 지음, 김학이 옮김 / 한길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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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세기 초를 살다간 로베르트 미헬스 (Robert Michels, 1876 ~ 1936)가 바라보는 언론과 정당과의 관계를 <정당사회학>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세상과 살아가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음을 확인한다. 여름에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가 매년 무성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절망하지 않고 매년 잡초를 뽑고 땅을 고르는 일은 현명한 농부의 일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 역시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언론과 자신의 이익에 골몰하는 정당의 욕심에 쉽게 절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언론은 지도자가 대중에 대한 지배력을 장악하고, 보존하고, 강화하는 강력한 무기다. 언론은 물론, 유명한 선동 정치가가 집회연설을 통하여 청중에게 행사하는 집접적인 영향력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언론이 발휘하는 영향력의 범위는 훨씬 더 넓고, 쓰인 언어는 말해진 언어보다 훨씬 더 멀리 전달된다.(p164)

 언론은 또한 자극적인 화제거리를 만들어서, 당권을 쥐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대중의 애정을 집중시키고 또 그들의 성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주 이용되는 수단이다.(p164)

 거대 정당의 이름으로 말해지는 ‘우리‘는 아름다운 낱말이 아니라 권력이다... 익명의 기사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처벌을 두려워할 필요 없이 가차없는 악의적 비난을 유포하기에 편리한 수단이고, 비겁한 인간이 자신의 사적/공적 적대자를 음해하는 장이다.(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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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0 12: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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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0 1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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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08-30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조국의 차가 주차 중인 것도 뉴스의 가치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군요. 놀랍네요...

겨울호랑이 2019-08-30 16:01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자유한국당과 언론이 조국 후보자를 이렇게 키워주는 것을 보면서 서글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Conan 2019-08-30 16:11   좋아요 1 | URL
심지어 뉴스속보라고 써있네요~

2019-09-01 1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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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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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5: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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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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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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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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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너희들의 의지와 가치를 생성이라는 강물 위에 띄웠다. 민중은 믿어왔던 선과 악이라는 것에서 예로부터의 힘에의 의지가 드러난다... 더없이 지혜로운 자들이여, 너희들의 위험은 강에 있는 것도 선과 악의 종말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위험은 의지 자체에, 곧 힘에의 의지, 끝없이 생산해내려는 생명 의지에 있는 것이다.(p188)

자기 자신에게 순종할 수 없는 존재에게는 명령이 내려지는 것이다. 이것이 생명체의 본성이다. 내 보기에 모든 명령에는 시도와 모험이 따른다.(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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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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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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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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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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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 이론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382
레온 페스팅거 지음, 김창대 옮김 / 나남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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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부조화, 즉 여러 인지내용들 사이에 서로 부합하지 않는 관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동기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나는 이 책의 전체에서 인지(cognition)라는 단어를 주위 환경이나 자기 자신, 또는 자신의 행동에 관한 지식이나 의견 또는 신념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인지부조화(cognition)라는 것은 마치 배고픔이 배고픔의 감소를 지향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선행조건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심리학자들이 지금까지 다룬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동기화이지만 모두 아는 바와 같이 매우 강력한 동기화 기제이다.(p20) <인지부조화 이론> 中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 1919~ 1989)은 <인지부조화 이론 A 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을 통해 자신이 인지하는 내용들이 가져다 주는 부조화가 동기부여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서술한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인지부조화가 가져다 주는 동기부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2019년 8월 위기의 한-일관계보다 더 중요하게 언론에 의해 다뤄지는 고위공직자 임명에 관련한 사건을 통해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 또한 정리해본다.


 두 요소만을 고려했을 때, 한 요소의 상반되는 내용이 다른 한 요소에서 도출되면 이 두 요소는 부조화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조금 더 형식적으로 진술하면, x의 부정(not-x)이 y로부터 도출되면 x와 y는 부조화의 관계이다.(p34)... 만약 두 요소가 서로 부조화를 이룬다면, 이때의 부조화의 크기는 해당 요소들의 중요성에 비례하는 함수가 될 것이다.(p37) <인지부조화 이론> 中


  이 사건(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비리의혹)에서 인지부조화를 가져오는 두 요소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가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과 높은 준법정신이 요구되는 자리에 법 위반자가 임명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 인지부조화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x1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법을 위반했다.

 y1 : 법무부장관은 법을 다루는 행정부서의 장(長)이니만큼, 높은 수준의 준법정신이 요구된다.

 

 부조화가 생기면 이 부조화를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려는 압력이 발생한다.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압력의 강도는 부조화의 크기에 비례하는 함수이다. 다시 말하면, 부조화는 추동(drive)이나 욕구(need) 또는 긴장상태(tension) 등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p41)... 부조화가 생기면 개인은 부조화의 총량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그는 기존의 부조화를 증가시킬지 모르는 새로운 정보는 회피하려고 할 것이다.(p45) <인지부조화 이론> 中


 부조화의 감소는 주로 다음과 같이 3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 부조화관계에 속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인지요소 바꾸기

(2) 기존의 인지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인지요소 추가하기

(3) 부조화 관계에 속한 인지요소의 중요도 낮추기(p309) <인지부조화 이론> 中


 이번 상황에서 x1과 y1과 같은 부조화가 발생했을 경우 우리는 이러한 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노력을 할 수 있다. 


(1)  'x1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법을 위반했다.'는 인지요소를 바꾸기

(2) 'y1 : 법무부장관은 법을 다루는 행정부서의 장(長)이니만큼, 높은 수준의 준법정신이 요구된다.'는 명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을 찾기

(3)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에 대해 관심을 끊기


 2주간 약 270,000건에 달하는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음을 감안한다면, (3)의 대안은 현실성이 없기에, 인지부조화를 줄이려는 노력은 (1)과 (2)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 (1)과 (2)중에서 어느 대안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 기준은 실재(reality)를 갖춘 실체(substance)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분석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자리, 청문회라 생각된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요소들의 내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인 실재(reality)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의 논의에서 핵심 사항은 실재는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개인이 실재와 부합되는 적절한 인지요소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향으로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p31) <인지부조화 이론> 中


 그렇지만, 불과 며칠 전 전대미문의 '국무위원의 2일 청문회'가 합의되기 전 얼마나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해 나는 얼마나 많은 인지부조화를 느껴야 했는가. 그리고, 이러한 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이 뉴스를 접하며 신경을 써야 했는가.


 '소문(rumor)'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입으로 전해지는 정보의 내용과 관련하여 사용된다. 종종 이 '소문'이라는 단어에는 허위라는 의미가 내포된다. 그러나 여기서 정보의 진실 여부는 별 관심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그 소문이나 어떤 정보가 널리 퍼지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들이다... 사실 소문을 널리 퍼지게 하는 다른 요인들, 예를 들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불확실성 같은 것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p238)....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이유로 의견을 바꾸는 데 저항이 심하다면 그 조화를 줄이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사람들은 그 새로운 정보와 조화를 이루는 더 많은 인지요소를 바꾸려고 시도할 것이다. 아니면 현재 의문시되는 자신의 믿음과 조화를 이루는 더 많은 인지요소를 획득하고자 할 것이다.(p239)  <인지부조화 이론> 中 


 지금까지 논의에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부조화가 발생하면 이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시도가 실패했을 경우, 이 부조화가 충분히 인식할만하고 이 상태에 대한 불편함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심리적으로 불편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을 분명히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p47) <인지부조화 이론> 中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여러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정리되지 못하고 휘둘리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인지부조화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S2)이 또다시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다른 상황에서 인지부조화를 가져오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다음의 두 명제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x2 : 시급한 현안에 대한 적절한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y2 :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이익집단이 존재한다. 


 y2의 이익집단은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질 것이기에, 그대로 변수처리를 해도 좋을 듯하다. 그럼, x2와 y2의 인지부조화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여기서 저자의 처음 말로 돌아가보자.


 나는 부조화, 즉 여러 인지내용들 사이에 서로 부합하지 않는 관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동기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민소환제가 존재하지 않는 지금, 매번 되풀이되는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표를 통한 의사표명만이 답이라 생각한다. s2의 상황이 해결되었을 때, s1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는 반드시 투표해야겠다.(동기부여).  -> 인지부조화는 동기부여를 가져올 수 있다.(증명 끝)


 <인지부조화 이론>의 저자 레온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가 동기부여의 기제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본문에서는 좀 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으나, 일상의 사례를 통해 저자의 주장에 근거가 있음을 확인하면서 이번 페이퍼 같은 리뷰를 마무리한다.


PS.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어울리지 않는 위법을 저질렀다면 낙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떨 때는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고, 다른 경우에는 '법적 기준'을 들이대는 '플루크루스테스 침대(Procrustean bed)'와 같은 감정적 평가가 아닌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사람이 아무리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말못할 상황에 놓이게 하고 무조건 때리는 여론몰이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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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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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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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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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5: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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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9 05: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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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9 19: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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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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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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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5: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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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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