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들을 유인하는 방법은 오직 명예와 이익뿐인데, 명예는 헛된 것에 가까우나 교화에는 중하고, 이익은 실질적인 것에 가까우나 도덕에 있어서는 하찮은 것입니다. 실리를 오로지하면서 허명(虛名)을 가지고 보충하지 않는다면 궤짝을 소모하게 되어 물자의 힘을 다한다 하여도 공급하지 못할 것이고 허명에 전념하면서 실리를 가지고 이를 돕지 않는다면 헛된 것이 되어 인정(人情)이 쫓지 아니 합니다.

"마땅히 이치의 옳고 그름을 물어야 하지, 어찌 일의 크고 작음을 논하십니까! 《우서(虞書)》에서는 ‘삼가하고 두려워해야 하느니 하루 이틀에도 만 가지로 위태롭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설사 의도를 가지고 잘못을 지적하고 간언을 하여 명예를 얻으려고 하였다 해도, 다만 선한 것을 듣고 실행에 옮길 수 있고, 간언을 보고 거절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지적되는 것들은 폐하의 막대한 선을 밝히기에 적합하고 충분한 것이 될 것이며, 얻은 것들은 폐하의 무한한 휴식을 제공해주기에 적합하고 충분할 것입니다. 이어서 이로운 것이며, 얻는 것들도 많습니다."

어찌 겸허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맞이하면 사람들도 붙을 생각을 할 것인데, 술수에 맡겨서 다른 사람들을 어거하려 한다면 사람들은 끝내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음으로 붙으려고 생각한다면 그를 감동시켜서 기쁘게 하는데, 비록 노략질하는 원수라 할지라도 교화하여 심복으로 삼게 될 것이고, 속으로 가까이 하지 않으면 그를 두렵게 만들어서 막으니, 비록 골육(骨肉)이라 할지라도 원수관계를 맺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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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기 이후 동아시아 세계에서 전개되었던 이른바 ‘정복왕조‘의 성립과 ‘투르키스탄‘의 형성은 위구르의 붕괴와 이주로 촉발된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런 새로운 변화는 세계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임에 분명하나 실제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기존 연구에서 배경으로 지적되었던 위구르 유국제국 시기의 정주적 지향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몽골초원에서 유목제국을 건설했던 8세기 중반부터 9세기 중반에 걸년 100여 년의 위구르 역사는 그 이전 6세기 중반부터 8세기 중반까지 200여 년간 유목 세계를 지배한 돌궐의 연장선에서 유목사회를 기초로 성립되어 계기적인 발전을 하다가 붕괴된 고대 유목국가로서 이해해야 한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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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28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진짜 겨울호랑이님의 독서범위는 정녕 어디까지일까요? 위구르역사까지 ^^

겨울호랑이 2022-01-28 08:03   좋아요 0 | URL
예전 신장/위구르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 관련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흘러흘러 예까지 왔네요.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1-28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 책은 미리 사두신 건가요? 확인해보니 절판이더라구요ㅠㅠ 읽고 싶은데 중고는 너무 고가라 엄두가..ㄷㄷ 저희 동네 도서관은 역시나 없더군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2-01-28 09:29   좋아요 1 | URL
저도 절판된 책이라 도서관에서 대출했네요 ㅜㅜ... 왜 좋은 책들은 빨리 독자 곁을 떠나는지, 때문에 품절, 절판되기 전 구매해야한다는 압박응로 책지출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님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1-28 09:39   좋아요 1 | URL
아 그러게요ㅠㅠ 역사 관련 분야는 안그래도 적게 찍는데 2,3쇄도 드물고 초판으로 끝나버리는 것 같습니다 너무 아쉽네요 흑흑 이래서 책이 늘어나나봐요 좋은 책은 바로 못 읽더라도 쟁여야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01-28 11: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덕분에 책장은 언제나 ‘읽은 책‘보다 ‘읽을 책‘이 많은 것 같아요.... 에르메스나 루이비통 같은 명품들은 가격관리를 위해 재고를 떨이하지 않고 불태운다고 하는데, 좋은 책이 품절/절판되는 것도 장서가들에게는 마찬가지로 애타는 일인듯 합니다... ^^:)
 

기자와 여론조사 기관은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올라가자 자신의 영향력과 킹 메이커로서의 역할에 도취했을 뿐만 아니라 매우 인간적인 자기중심적 본능에 무릎을 꿇었다. 시민들의투표 의사를 가시화하기 힘든 (어쩌면 실체조차 없는) 시기인,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선거 6개월 전에 투표 의사에 관한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더 기이한 역설이다. 이처럼 후보 선정이  인위적인 구조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민주선거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다. 과연 언제까지 이 환상이 유지될 수 있을까? 표본의 대표성이 신뢰할 만하지 않고, 계산이 정확하지 않고,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 때, 여론조사의 민주적인 이점에 대한 믿음은 사라질 것이고, 정당의 여론조사 담당자는 지쳐버릴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과 품질 하락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이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반대 방향에서 어떤 강력한 흐름이 이것을 막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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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이 생각하는 "다시 개벽" 은 대단한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말랑말랑하고 깨인 의식을 지닌 민중의 마음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한글가사는 수운이 애초로부터 민중과 교섭하기 위한  매체로 설정한 문학양식이다. 이러한 수운의 깨인  의식은  동학을 민중의 것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890년대 동학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전국적 저력의 원천은『동경대전』이라기보다는 『용담유사』라고 보아야 한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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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지금에 있어서 시급한 업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데 있으며, 만약 여러 사람의 마음이 매우 원하는 것이면 폐하께서 먼저 그것을 시행하시고 아주 싫어하는 것은 폐하께서 먼저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이 듣건대 나라를 세우는 근본은 많은 사람을 얻는데 있으며, 많은 사람을 얻는 요체는 인정(人情)을 보는데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중니(仲尼, 공자)는 인정이라는 것은 성왕(聖王)의 밭이라고 말하였으니, 이도(理道)가 나오는 곳을 말한 것입니다."

"《주역》에 건괘(乾卦)가 아래에 있고 곤괘(坤卦)가 위에 있는 것을 태괘(泰卦)라고 하고, 곤괘가 아래에 있고 건괘가 위에 있는 것을 비괘(否卦)라고 하였으며, 위에서 덜어내서 아래에 더해주는 것을 익괘(益卦)라 하였고, 아래에서 덜어내서 위에 더해주는 것을 손괘(損卦)라고 하였습니다."

무릇 하늘이 아래에 있고 땅이 위에 있으면 위치에서는 어긋난 것인데, 반대로 그것을 태괘라고 한 것은 상하가 교류하기 때문입니다. 주군이 위에 있고 신하가 아래에 머무르면 의리에서는 순종하는 것이나 도리어 그것을 비괘라고 한 것은 위아래가 교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직 믿음과 정성은 잃어버리게 되면 보충할 길이 없습니다. 한 번 정성스럽지 않으면 마음을 보전하지 못하고 한 번 미덥지 않으면 말을 실행하지 못합니다. 폐하께서 말씀하시기를 정성과 믿음에서 실수하여서 재난이 만들어지도록 하였다고 하셨는데, 신이 가만히 보건대 그 말이 잘못입니다."

대개 사람이 되어 행동을 하게 되면 반드시 허물과 부족함이 있는 것은 상지(上智)와 하우(下愚)
가 모두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허물을 고쳐서 선(善)으로 옮기고 어리석은 사람은 허물을 부끄러워하면서 끝내 그른 일을 하는데, 선으로 옮기면 그 덕은 날로 새로워지고 끝내 그른 일을 하면 그 악은 더욱 쌓여집니다.

"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였다는 것이고, 간하는 사람이 직언을 하였다면 내가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입니다. 간하는 사람이 미친 듯 속인다면 내가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고, 간한 것이 새나가면 내가 좇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주군과 간하는 사람이 바꾸어서 서로 이익이 되는 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허물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잘못을 고치는 것이 어려우며, 선을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선을 행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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