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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과 시간여행 - 아인슈타인의 찬란한 유산
킵 손 지음, 박일호 옮김, 오정근 감수 / 반니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 Time and Space
'물질 존재의 기본적 형식. 공간은 3차원을 갖고 시간은 1차원이다. 공간은 동시에 존재하는 사물의 분포 상태를 나타내고, 시간은 각종 현상이 서로 연속하여 나고 드는 그들의 계기를 가리킨다.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처럼 물질 경과의 일방향적 변화, 즉 비가역(非可逆)적인 경과를 가리킨다.' (출처 : <철학사전> 중원문화, 2009)
<블랙홀과 시간여행 Black Holes and Time Warps>의 저자 킵손(Kip S. Thorne, 1940 ~) 교수는 불가역적인 시간의 양방향적인 변화가 가능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펼치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2014)를 통해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진 웜홀을 활용한 시간 여행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질 수 있다.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다소 쉽다. 이 블랙홀에서 저 블랙홀로 이동하는 당신의 항해가 보여주듯이 말이다. 하지만 과거로의 여행은 쉽지 않다. 사실 그러한 여행은 근본 물리법칙에 의해 완전히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웜홀(wormhole)이라고 불리는 가설적 시간 뒤틀림의 도움을 얻으면 달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의 변형은 2개의 입구인 구멍(웜홀의 입)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블랙홀처럼 보이지만 지평면을 가지고 있지 않고, 우주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하나의 입으로 들어간 모든 것은 다른 입으로 통하는 매우 짧은 터널(웜홀의 목구멍)을 지날 것이다.(p69)... 그러한 웜홀은 공간 뒤틀림일 뿐만 아니라 시간 뒤틀림이기도 하다(p70).'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계산상으로는 25광년 거리에 있는 별에 가는 방법이 반드시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타는 방법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블랙홀(Black hole)과 화이트 홀(White hole)을 연결하는 통로인 웜홀을 통해 우리는 빠르게 다른 별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사진] 웜홀(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ubjp&logNo=70012706265&parentCategoryNo=60&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사진에서 웜홀을 통해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는 것을 우리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시간적인 제약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X-Men: Days of Future Past>(2014)속에서 판빙빙이 연기한 블링크(Blink)가 보여준 텔레포트(teleport)를 통해 이를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X-men Blink 이미지(출처 : https://www.picstoc.com/tag/xmenblink)
블랙홀은 거대한 힘으로 시공간을 왜곡시키게 되고, 웜홀의 양 입구와 웜홀 내부의 시간이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서로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미래로의 여행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웜홀이 매우 작은 크기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한다는 것이다.
'양자중력법칙은 이러한 유형의 극히 작은 웜홀의 존재를 예측한다. 양자 웜홀이 얼마나 작으냐면 단지 10의 -33승 cm의 크기를 갖고, 아주 순간적으로만 존재한다. 시간 여행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인 10의 -43승 초 정도만 존재한다. 여기저기 어느 곳에서든 무작위로 순간 존재했다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곧 사라진다.(p70)'
그래서, 킵 손 교수는 시간여행을 위해 그 웜홀을 공간적으로 확대시키고, 시간적으로 지속시키자는 주장을 <블랙홀과 시간 여행> 속에서 펼치고 있다. 킵 손 교수를 비롯한 몇몇 물리학자는 이론적으로 이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다른 물리학자들은 누적되는 '진동요동 광선'에 의해 스스로 붕괴한다는 반론을 펼친다. 또한,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 ~ )은 이에 대해 시간의 상대성과 양자중력에 의한 진동요동의 방해를 주장하는 등 시간 여행과 관련한 여러 이견(異見)이 있다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이러한 물리학자들의 다른 의견 이외에도 개인적으로도 시간 여행과 관련해서는 저자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블랙홀과 시간여행> 속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하는 기본 전제는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입자나 전자기 복사를 비롯한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정의(출처 : 위키백과)되지만, 사실 블랙홀에 대해 많은 내용이 가설로 존재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당연히, 화이트홀과 웜홀의 존재 역시 가설로서만 존재하기에 이들을 활용해서 시간여행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가까운 미래는 아니라 생각된다. 또, 이러한 존재가 확인된다고 할지라도 블랙홀이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의 입구가 아니라 11차원으로 구성된 다른 차원의 세계(Universe)로 연결되는 입구라면, 이미 시간여행은 논외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블랙홀과 시간여행>의 결론은 다소 싱거울 수도 있겠다.
비록 <블랙홀과 시간여행>의 결론은 관점에 따라 싱거울 수도 있지만, 여기까지 논의를 하기 위해 본문에서는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 ~ 1955)부터 로저 펜로즈(Sir Roger Penrose, 1931 ~ )에 이르기까지 현대 이론물리학 내용을 약 700페이지에 걸쳐 정리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식을 거의 쓰지 않고 친철하게 이론 물리학을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블랙홀과 시간여행>은 이론 물리학의 과학사(科學史)를 공부하는 목적으로 읽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블랙홀과 시간여행>이 주는 교훈을 정리하며 이번 리뷰를 마친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힘이 많이 든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러니 뒤늦게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하루하루 살아가자.'
이웃분들 모두 2018년 새해 시간과 공간 계획 잘 세우시고, 소원하시는 많은 것을 이루시는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