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악의 형식
'일반적인 의미의 형식은 어떤 것이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존재 방식이자 행동 방식이죠. 형식은 어떤 것이 다른 것 아닌 바로 그것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형식이 있기에 그것을 지각하고 분별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거죠. 형식 없는 것에는 "의미"도 없습니다.(p299)'
'작곡은 다양성을 통일성으로 끌고 가는 겁니다. 창작의 문제는, 그러니까 최종적으로 요약하자면, 일자 一者와 다자 多者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죠. 미학자들은 통일성이 모든 형식의 조건이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대조, 명암, 갈등은 통일성에 대한 갈망을 낳기 위해서, 결국은 전체를 조화시켜 통일성을 획득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죠... 작곡가는 화음 배열에서 으뜸조를 수립하고 전조 轉調를 결정하며 통일성과 다양성을 얻습니다. 리듬은 교차, 지속, 변화를 통해 통일성과 다양성에 기여를 합니다. 여기에 멜로디 악구의 주기적인 반복, 악기군들과 음색들의 대조도 가세하고요.(p301)'
2. 슈만 그리고 클라라 슈만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 ~ 1856)이 자기 친구 멘델스존을본받아 5중주와 교향곡을 끙끙대고 쓸 때에는 부자연스럽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죠. 반면에, 슈만의 소곡들은 얼마나 유려합니까. 그의 소곡들에서 음악은 열정을 제 형식으로 쏟아내죠. 이 작품을 냉철하게 분석해보면 형식의 교과서적인 성격 못지않게 놀라운 음악성이 넘쳐난답니다.(p307)'
'그래도 이 작품이 전개되어갈수록 점점 더 망가지는 건 사실이죠. 반면, 슈만에게 있어서 감정의 분출로 나온 것은 뭐든지 완벽하고 훌륭해요. <카니발>은 번득이는 재기들이 완벽한 전체를 이루는 작품이죠. 슈만과 더불어, 슈만 이후에야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근대음악이 엄격한 형식에 대한 경멸과 샤를 보들레르가 무절제하 형식 취향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나뉩니다.(p307)'
슈만은 작곡가로서 자신뿐만 아니라, 부인인 클라라 조제핀 비크 슈만(Clara Josephine Wieck Schumann, 1819 ~ 1896)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안타깝게도 피아니스트인 클라라 슈만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없지만, 음악가로서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사랑, 그리고 클라라를 평생 사랑한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 ~ 1897)와의 관계는 음악외적으로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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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로화 제작 이전 독일 화폐 100마르크 인물 클라라 슈만( 출처 : 경향비즈)
2. 깊이 읽기 : 음악의 형식과 내용
'교향곡, 서곡, 소나타, 아리아, 합창과 같은 "형식"은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이나 단락의 구축성 Architektonik을 말하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부분들이 나열되고 대조를 이루고 반복되고 발전해나가는 데 있어서의 부분간 균형을 말한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은 그러한 구축성을 이루고 있는 주제들을 내용이라고 이해한다. 여기서는 "대상"으로서의 내용은 전혀 문제되지 않고 오로지 음악적인 내용만이 거론된다... 우리가 이것을 음악의 개념에 적용하려면, 모든 부분들이 합쳐진 전체 작품이 아니라, 최후의, 미적으로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핵심에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주제 혹은 주제들이다. 주제에서는 내용과 형식이 어떤 경우에도 분리되지 않는다.(p186)'
'작곡이 형식적인 미적 법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은 자의적으로, 무계획적으로 방황하는 즉흥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듯이 유기적으로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게 하면서 점점 발전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p187)'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바깥은 흐리고 비도 내리지만, 마음만은 추석임을 느끼게 됩니다. 아내가 명절 준비를 하는 동안 연의와 함께 '쿼드릴라'를 만들었습니다. 책상을 활용해서 같이 쿼드릴라를 만드니 더 재밌게 만들어진 것 같네요.
책상의 높이를 활용는 방법은 새로운 방식이어서 연의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번에 유치원 친구들 앞에서는 자신의 방법으로 만들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블럭을 만들고 보니 자연지형을 활용한 우리나라의 산성이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마침 추석연휴 기간 <남한산성>, <아이캔스피크> 등 많은 영화가 개봉합니다. 긴 연휴기간동안 가족들과 함께 좋은 영화를 보시는 것도 즐겁게 연휴를 보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되네요. 이웃분들 모두 즐거운 연휴 되세요.^^:
[사진] 남한산성(출처 : http://fallsfog.tistory.com/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