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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차익종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블랙 스완 Black Swan>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저술한 경영서적이다.
0.1%의 가능성, 정규분포를 가정할 때 롱테일(long tail)에 속하는 극히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일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백조는 흰 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1790년 영국의 박물학자 존 레이섬에 의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 백조가 학계에 보고됨으로써 '백조=흰 새"라는 일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이 알려졌고, 블랙스완에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이라는 뜻이 추가 되었다.
[그림] 블랙 스완( 출처 : 나무위키)
<블랙스완>의 특징에 대해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대부분 사람들의 기대를 넘어서 예외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것이며, 둘째,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만큼 충격적이라는 점, 셋째, 일단 블랙스완이 발생한 이후에는 사람들이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6/09/2011060902358.html)
이런 블랙 스완으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으로 자연사적으로는 소행성과 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망, 금융학적으로는 2007년 세계금융위기 등을 들 수 있다. (탈레브가 이 책을 저술한 2007년에 닥친 세계금융위기는 당시 이 책을 주목받게 한 기회였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자.
이 사건은 사람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이며,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우리사회 전반이 마비될 정도로 충격을 주고 있고, 최근 청문회를 통해 사람들은 '최순실'의 존재를 미리 알 수 있었던 수많은 정황에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블랙 스완"으로 손색이 없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이 사건을 세계금융위기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관련 소식이 없이 하루가 지나가지 않는 요즘 다시 책을 생각해본다.
PS. 박근혜 탄핵을 인용하는데 탄핵 소추안의 모든 내용은 검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모든 백조가 희다' 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백조를 일렬로 세워 놓고 예외없음을 입증해야 하지만, '모든 백조가 희지 않다.'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한 마리 검은 백조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 점이 노무현 탄핵과 박근혜 탄핵사건의 큰 차이라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다.
만약, 집 안에 정신이상자가 들어와 집기류를 부수고, 난동을 부리고, 물건을 절도하고 있는 것을 외출하고 돌아온 우리가 봤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신이상자가 한 행동이 가택칩입죄인지, 절도죄인지를 판단하거나, 금치산자(최근 법률용어가 바뀐 것으로 안다)에 해당해서 신고 후 어떤 판결이 나는지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일단, 그 자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끌어낸 후 그의 행동에 대해 추가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상식이다. 법은 상식에 기초해서 입법되고 판결되어야 하며, 집행되어야 한다.
법(法)을 잘 모르지만, 법은 일반적인 상식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식은 성문법이나 불문법 등의 법 형식과 관계없이 모두 통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상식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거북이-아킬레우스'경주에서 빠른 '아킬레우스'가 거북이를 영원히 따라잡지 못하는 역설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