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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그래픽 노블) ㅣ 동물 농장 (만화)
백대승 지음, 조지 오웰 원작, 김욱동 해설 / 아름드리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원작에는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이 그래픽 노블에서는 특별히 강조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인데요. 동물과 인간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마당에 모여든 동물들이 눈을 번뜩이며 바라보고 있죠. 이를 통해 민중들이 밝은 눈으로 지켜보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_ 《동물 농장(그래픽 노블)》 (조지 오웰 원작, 백대승 그림 p.227)
조지 오웰의 고전 《동물 농장》을 그래픽 노블로 각색한 작품으로, 원작의 내용을 시각적 이미지로 보기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이 작품에서 그림 작가의 의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마지막 장면이다. 미워하던 인간들과 공생의 길을 택한 동물 농장의 권력자들. 많은 희생을 대가로 얻어낸 ‘동물 농장‘이 다시 ‘매너 농장‘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그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작가는 이 장면을 통해, 모든 것이 무너진 상황에 이르더라도 시선을 거두지 말고 지켜볼 것을 당부한다. 그와 같은 행위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라는 이상을 반드시 실현시킬 수는 없지만, 그마저 없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리라. 옳은 말이지만 참 쉽지 않은 길이다. 지켜봄을 통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면 뚫어져라 지켜보겠다는 결의를 다질 텐데. 지켜보고도 당장 달라지는 것이 없을 때면 무력감을 느끼고, 이내 시선을 거두고 싶어지기도 한다. 끝까지 지켜보지 못한다고 나무랄 수 있을까.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쳐서 잠시 고개를 돌리더라도 ‘잊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사실 지켜봄도 잊지 않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만큼, 때로는 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빠르게 가기보다 더 멀리 가기 위한 마음가짐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마지막 그림 앞에서 생각하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물 농장의 동물들이 처음의 일곱 계명을 끝까지 잊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물음을 던져 본다. 돼지들이 계명을 한 줄씩 고쳐 쓰는 동안, 처음의 내용을 기억하고 되짚는 동물이 몇 마리만 더 있었더라도 다른 동물들은 그 변화를 그토록 쉽게 받아들였을까. 이 물음을 마지막으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