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도마복음한글역주 2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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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올의 도마복음 한글역주 2>(이하 도마복음 한글역주 2)는 도올 김용옥(檮杌 金容沃, 1948 ~ )교수가 본격적으로 <도마복음 Gospel According to Thomas>에 대해 풀이한 주석서다. <도마복음(토마스의 복음)>은 기독교 신약성경의 외경(外經)이고, 이 문헌은 1945년 나그함마디(Nag Hammadi)에서 발견된 최근 문서다. 때문에 이에 대한 통일된 해석보다는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도마복음 한글역주 2>는 이들과는 또다른 차별화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도마복음 한글역주2>는 저자가 자신의 전공인 동양철학 특히 노자(老子, BC 533 ? ~ ?)적 관점에서 <도마복음>을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도마복음>에 대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도마복음> 관련된 책은 총 3권이다. 그 중 도입에 해당하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를 제외하고, 주석에 해당하는 <도마복음 한글역주>는 전체 2권으로 이루어져있다. <도마복음 한글역주 2>에서는 전체 114장 중에서 25장을 주석하고 있는데 나머지 89장을 분량이 비슷한 <도마복음 한글역주 3>에서 할당하였음을 생각해본다면, 저자는 <도마복음 한글역주 2>에서는 복음서에 대한 전체적인 틀을 잡는데 중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도마복음>의 전체 틀은 무엇일까? 이번 리뷰에서는 그 줄기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1. 말씀의 해석과 영원한 생명


  <도마복음>의 1장에서는 말씀의 해석을 발견한 자는 죽음을 맛보지 않는다고 언급되어 있으며, 18장에서는 시작이 곧 종말이며, 여기에 서 있는 자들은 죽음을 맛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결국, <도마복음>에 의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말씀의 해석'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제1장 그리고 그가 말하였다. "이 말씀들의 해석을 발견하는 자는 누구든지 죽음을 맛보지 아니하리라."(p115)... 제18장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시작을 발견하였느뇨? 그러하기 때문에 너희가 지금 종말을 구하고 있느뇨? 보아라! 시작이 있는 곳에 종말이 있을지니라. 시작에 서 있는 자여, 복되도다. 그이야말로 종말을 알 것이니, 그는 죽음을 맛보지 아니 하리라."(p319) <도마복음한글역주2> 中 


2. 말씀의 해석에 이르는 길 : 고통과 경이로움


 그렇지만, 말씀의 해석을 발견하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끊임없는 정진을 통해 고통을 겪고 고통 속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말씀의 해석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에 그 길은 좁은 문으로 나가는 길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길은 다같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닌 <숫타니파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처럼 실존적 고독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이런 고통을 통해 발견한 경이(驚異)는 무엇일까?


 제2장 예수께서 가라사대, "구하는 자는 찾을 때까지 구함을 그치지 말지어다. 찾았을 때 그는 고통스러우리라. 고통스러울 때 그는 경이로우리라. 그리하면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리라."(p133) <도마복음한글역주2> 中 


 제16장 그들은 내가 이 땅위에 충돌을 던지러 온 줄을 알지 못한다. : 불과 칼과 싸움을 선사하노라. 한집에 다섯이 있게 될 때, 셋은 둘에, 둘은 셋에, 아비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비에게 대항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리고 그들은 모두 각기 홀로 서게 되리라.(p307) <도마복음한글역주2> 中 


3. 말씀의 해석에 이르기 위한 하나됨


 <도마복음한글역주 2>에서는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지지만, 제25장까지 반복되는 주제 중 하나는 '둘이 하나됨'이 아닐까 여겨진다. 시작이 있는 곳에 종말이 있고(18장), 나라가 너희 안과 밖에 있으며(3장), 남자와 여자가 하나된 자로서 존재할 때(22장), 비로소 그는 말씀의 해석을 발견을 위한 출발점에 설 수 있다.


 제3장 진실로, 나라는 너희 안에 있고, 너희 밖에 있다.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 때 비로소 너희는 알려질 수 있으리라. 그리하면 너희는 너희가 곧 살아있는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그러나,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지 못한다면, 너희는 빈곤 속에 살게 되리라. 그리하면 너희 존재는 빈곤 그 자체이니라."(p157) <도마복음한글역주2> 中


 제22장 "너희들이 둘을 하나로 만들 때, 그리고 너희들이 속을 겉과 같이 만들고, 또 겉을 속과 같이 만들고, 또 위를 아래와 같이 만들 때, 그리고 너희가 남자와 여자를 하나된 자로 만들어 남자가 남자 되지 아니 하고 여자가 여자 되지 아니할 때, 그리고 너희가 눈 있는 자리에 눈을 만들고, 손 있는 자리에 손을 만들고, 발 있는 자리에 발을 만들고, 모습 있는 자리에 모습을 만들 때, 비로소 너희는 나라에 들어가게 되리라."(p355)  <도마복음한글역주2> 中 


 <도마복음한글역주 2>에서는 안타깝게도 말씀의 해석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사실,  <도마복음> 전체에서 결코 '말씀의 해석'에 대해 결코 명료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다만,  '아버지의 나라'로 끊임없이 은유될 뿐이다. '아버지 나라는 ~과 같다.' 뚜렷이 볼 수 없는 그리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 길을 외롭게 가되, 자신의 영(靈)과 육(肉), 자신 내면의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를 통합시켰을 때 그는 비로소 시작점에 설 수 있음을 <도마복음한글역주 2>에서 저자는 밝히고 있다.


[그림] 아니마와 아니무스(출처 : http://toma.daretodonate.co/anima-animus/)


 제11장 너희가 죽은 것을 먹던 그날에는 너희는 죽은 것을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었도다. 너희가 빛 속에 거하게 되었을 때는 과연 너희는 무엇을 할 것이냐? 너희가 하나였던 바로 그 날에 너희는 둘이 되었도다. 그러나 너희가 둘이 되었을 때 과연 너희는 무엇을 할 것이냐?"(p265) <도마복음한글역주2> 中


 <도마복음한글역주 2>에서는 이러한 큰 틀에서 <도마복음>을 해석한다. <도마복음>에 대한 해석을 성경(聖經)내에서만 찾지 않고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기존 신학(神學)의 관점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독자들은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저자의 접근방법은 신선함과 낯섬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이 책에 대한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지점이라 여겨진다.


 책과 해석에 대한 판단은 독자 개인에게 맡겨두도록 하자.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도마복음>에 대한 해석을 3권에서 이어가는데, 남은 이야기는 <도마복음 한글역주 3>리뷰로 넘기도록 하며 리뷰를 갈무리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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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0 0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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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0 06: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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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아내 앞으로 3권의 아동 도서가 배달되었습니다. 연의 책인가 싶어 물어보니, 도서의 달을 맞아 유치원에서 읽을 책이라 합니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나의 자전거>, <이상한 손님>, <수영장 가는 날>은 어떤 책인지 아내와 함께 나눈 이야기를 이번 페이퍼에 정리해 봅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면 무엇을 가져가야할까? <나의 자전거>는  자신의 자전거를 가지고 세상여행을 떠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전혀 상상하지 못할 물건들이 이 자전거 여행에 함께 하게 됩니다. 잠깐 맛을 보자면...

 

 내 자전거에는 목장도 있어. 우유를 짜서 달콤하고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만들 거야.

 

 <나의 자전거>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함께 그 언젠가 어른들도 한번은 상상해봤던 과거를 돌이킬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책은 7세 아이들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이상한 손님>은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의 작품입니다. <구름빵>은 2차원의 종이 인형을 3차원으로 표현해서 아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지요. <이상한 손님> 역시 단순하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점토인형으로 장면을 구성했기 때문에 마치 애니메이션북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시각적으로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만 아내와 저 모두 공통적으로 느꼈던 부분이지만, 이야기 구성의 치밀함은 뛰어난 시각 효과에 미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개연성이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이 책은 6세 아이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랍니다. 6세 아이들 중 남자 아이들이 다수 있는데, 도깨비, 달걀 귀신 등 신비아파트 시리즈를 좋아하는 아이들인만큼 나름 만족할 것이라 여겨지네요.

 

  <수영장 가는 날>은 수영을 싫어하는 어느 아이의 성장기입니다. 새롭게 수영을 시작하는 아이가 처음 시작하는 수영에 두려움을 느끼다가 점차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 편안하게 진행됩니다. 표지에는 얼굴을 찡그리며 수영장 밖에서 서성이는 아이가 있지만, 이야기가 끝나는 뒷날개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즐기는 모습으로 마무리 됩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이 책은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부모들이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름이 끝나가는 요즘이라 인기가 덜 할 듯 하지만, 이 책은 5세 아이들과 읽어주실 부모님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독서의 달을 맞아 <나의 자전거>를 통해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이상한 손님>을 통해서 환상과 신비로운 세상을, <수영장 가는 날>을 통해서 성장하는 기쁨을 유치원 아이들 모두가 느끼길 바라면서 이번 페이퍼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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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7 0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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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7 08: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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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9 0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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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9 0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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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9 09: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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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 대표적인 사상 중에 음양사상이 있다. 음양사상은 만물이 음과 양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때 음과 양은 각각 독립된 개체가 아니다. 음은 그늘을 뜻하고 양은 햇빛을 뜻한다. 마치 빛과 그림자가 따로따로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음양사상은 이 세상 만물이 홀로 존재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p49)... 동양에서는 사람이라는 개념 속에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 즉 환경과 맥락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서양에서 말하는 사람 man이 땅, 하늘과의 관계를 전제하지 않은 독립된 개별적 존재를 의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p50)... 서양에서는 모든 사물이 독립된 물체들의 결합이라고 믿기 때문에 쪼개고 또 쪼개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본질적인 물체에 도달한다 믿었고, 이것을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여겼다.(p51) <동과 서> 中 


 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에서는 동양(東洋) 사상과 서양(西洋) 사상을 위와 같이 대조하고 있다. 관계 중심의 동양 사상과 본질 중심의 서양 사상은 의학(醫學)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며 발전해왔을까. 이번 페이퍼에서는 서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of Cos, BC 460 ~ BC 370)의 전집에서 내용을 발췌하여 엮은 <의학이야기>와 고대 중국의 의학서인 <황제내경 黃帝內經> 발췌본을 통해 두 문명의 의학에 담긴 사상(思想)을 비교, 대조해 보고자 한다.


 오늘날의 서양 의학과 동양 의학은 서로 다른 경로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있어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의학 이야기>와 <황제 내경> 속의 내용을 살펴보면, 초기 의학 발전 단계에서 병(病)의 원인에 대한 생각은 큰 차이가 없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인간은 건강한 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인간의 몸은 운동을 하고 있는 자연의 일부분으로서, 이 운동은 밖에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호흡과 체온, 체액의 작용 등에 의하여 알맞게 조립되어진 것이다. 다만 태어날 때 혹은 유아 때 어떤 결함을 가졌다면 이것은 다른 문제이다.(p18) <의학이야기> 中


 올바른 생각으로 의학에 몸담을 의욕이 있는 사람은 먼저 사계절이 어떤 방법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계절은 각각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같은 계절일지라도 환절기에는 온도차가 매우 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는 새로운 장소에 도착하면 먼저 바람은 어디서, 어떻게 불어오고 해는 어느 쪽에서 뜨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런 점을 깊이 살핀 후 물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를 알아본다.(p21) <의학이야기> 中

 

 각 계절에 해당하지 않는 바르지 않은 기운을 때맞춰 피하고, 생각을 고요하게 하고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면 바른 기운이 이를 따르고 정(精)과 신(神)이 몸 안에 충만한데, 어떻게 병이 들어올 수 있겠는가(p17)... 사계절 음양의 기를 거역하면, 근본을 해치게 되어 생명을 유지하는 기운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계절의 음양이라는 것은 만물의 시작이고 끝이며, 삶과 죽음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거역하면 재해가 생기고 이를 따르면 질병이 발생하지 않습니다.(p22) <황제내경> 中


 이처럼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인간 병의 원인을 공통적으로 환경으로부터 찾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동양 사상과 서양 사상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서양 의학의 경우에는 자연 환경의 영향을 보다 큰 것으로 생각하였음을 <의학 이야기>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동서양 의학의 작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의 체형/체질이 땅의 성질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과 이로부터 정체(政體)까지 결정되었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설명은 자연(환경)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절대요소였음을 짐작케 한다. 인간에게 일방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자연으로부터 절대적인 신(神), 엄한 아버지의 느낌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체형은 땅의 성질에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땅이 비옥하고 부드럽고 수분이 많으며, 물이 지표 가까이 있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순조로운 기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살이 찌기 쉽고, 관절이 굳어 벌어지지 않고, 게으름이 엿보인다.(p48) <의학이야기> 中

 

 이번에는 아시아와 유럽의 차이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 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체질은 많이 다르다. 아시아의 땅에서 자라나는 초목과 인간은 유럽의 그것과는 다르다. 아시아는 땅이 비옥하여 모든 것이 아름답고 크게 성장하고, 기후도 온화하여 인간의 기질을 보다 부드럽고 온건하게 만든다.(p35)... 아시아 사람들은 유럽 사람보다 전투적이 아니고 기질이 온화하여 무기력하고 용기가 없어 보인다. 그 주요 원인은 계절에 따라 더위와 추위의 변화가 심하지 않는 온화한 날씨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왕이 통치하고 있다. 전제 군주 밑에서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통치하거나 독립하지 못한다.(p39) <의학이야기> 中


 사실, 이러한 설명은 히포크라테스만의 독창적인 인식은 아니다. 거의 동시대를 살다간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BC 485 ~ ?)의 <역사 Histories Apodexis>안에도 기후가 기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이 거의 같은 내용으로 언급된 것을 보면 고대 그리스인들의 인식이 이와 같았음을 알 수 있다.

 

 아이귑토스[이집트]의 기후가 특이하고 그곳의 강이 다른 강과 다르듯이, 아이귑토스들의 관습과 풍속도 거의 모든 점에서 다른 민족의 그것과 정반대다.(제2권 35)p181... 아이귑토스인들은 리뷔에인들 다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민족이다. 그것은 기후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말하자면 계절의 변화가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 것은 대개 변화 때문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계절의 변화 때문이다.(제2권 77) p206 <역사> 中


 다만, 이들 문헌에서는 고대 인간의 힘이 미약해서인지는 몰라도, 자연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데, 이에 반해 동양 문헌인 <황제 내경>에서는 자연 법칙이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보편적인 도(道)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맛의 경우 동양에서 다섯 가지의 맛 안에는 변화의 질서가 담겨 있는 반면, 서양에서는 강한 자극은 제거할 대상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여겨진다.


 동방(東方)은 바람을 낳고 바람은 나무를 낳으며, 나무는 신맛을 낳고 신맛은 간을 낳으며, 간은 힘줄(筋)을 낳고 힘즐은 심장을 낳으며, 간은 눈을 주관합니다. 그 음양은 하늘에서는 현(玄)이 되고 사람에게는 도(道)가 되며 땅에서는 변화(化)가 되는데, 이 변화로부터 다섯 가지 맛이 생겨나고 도는 지혜를 낳으며 현은 신(神)을 낳습니다.(p24) <황제내경> 中


 그들은 또한 건습열한(乾濕熱寒) 이외의 것들은 인체를 해치는 것도 아니고 또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이들 각각이 갖는 강한 자극, 즉 인체가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의 강한 것이 해를 준다고 생각하여 이를 제거시키고자 노력하였다. 단 것 중에서도 더 단 것, 쓴 것 중에서도 더 쓴 것, 신 것 중에서도 더 신 것이 있어 각각에 함유된 모든 성질의 가장 강한 것들이 몸 속에 있어 인체를 해롭게 함을 발견하였다.(p81) <의학이야기> 中


[그림] 4원소와 오행(출처 : http://energy75.blogspot.com/2017/02/2.html?m=0)


 <의학이야기>와 <황제내경> 속에 담긴 내용을 통해 우리는 자연(自然)을 인식하는 구조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서로 소통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동양과는 달리, 일방의 영향을 주는 절대적 존재로 바라본 서양. 이러한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이후 동양과 서양 의학의 다른 발전을 가져오는 요인 중 하나는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순수한 형식인 공간/시간 표상에서만 한 대상은 우리에게 직관될 수 있다. 일정한 공간/시간 관계에서만 한 대상은 우리에게 주어진다. 우리에게는 이 형식에서만 한 사물이 존재한다.... 현상들을 주관적인 형식적 조건 아래서만 성립한다. 그러나 주관적인 현상만으로써 현상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물들은 사물 자체가 우리 감성을 촉발하는 것을 계기로 우리 의식 안에 생기는 감각을 매개로 해서만 현상한다.(p44)... 요컨대, 객관으로서의 사물 그 자체와 주관이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두 근거이다. 이 관계에서 전자를 초월적 객관이라고 일컫고, 후자를 초월적 주관이라 일컫는다.(p45) <순수이성비판 1 : 해제> 中


 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4 ~ 1804)는 <순수이성비판 純粹理性批判, Kritik der reinen Vernunft>을 통해 사물(자연 현상)이 우리의 주관을 통해 인식되었을 때 현상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칸트가 이러한 주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근대 이후 과학(科學, science)의 발전으로 인간의 힘이 자연과 대등하거나 우위에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자연의 영향을 받았던 고대에서 문명(文明)의 발달로 인해 자연을 정복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자연은 신(神)의 위치에서 내려와 이제는 사물(事物)로 존재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근대 철학은 출발하게 되었음을 우리는 여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왕>은 소위 운명 비극이다. 비극적 효과는 신들의 절대적 의지와 파멸에 직면한 인간들의 헛된 반항 사이의 대립에 근거하고 있다.(p319)... 오이디푸스처럼 우리도 자연이 우리에게 강요한 소원, 도덕을 모욕하는 소원의 존재를 모르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소원이 폭로되면, 우리는 모두 유년시절의 사건들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p320) <꿈의 해석> 中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 ~ 1939)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Oedipus complex)라는 개념을 통해 강한 아버지와 이로부터 초래되는 거세 불안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갈등구조가 현실적인 자아를 만들면서 극복된다고 해석한 바있다. 이처럼, 서양 문명은 강한 자연의 힘 앞에서 불안감을 느끼다가, 이러한 공포를 과학이라는 힘을 통해 극복하고, 이에 대한 복수를 자연과 주변 문명에게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복수의 구체적 모습은 유발 하라리가 <호모 사피엔스>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資本主義), 제국주의(帝國主義), 과학(科學), 기독교(基督敎)의 형태로 표현된 것은 아니었을까.


 페이퍼가 길어졌지만, 이처럼 <의학이야기>와 <황제내경> 속에는 의학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고대인들의 인식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의 현재 모습은 이러한 과거의 인식에서 비롯되었음을 다시 확인하면서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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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9-05 2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에 대한 인간의 ‘복수’... 곰곰 생각해 볼만큼 새롭고 흥미있는 말씀이세요. ^^

겨울호랑이 2018-09-05 20:28   좋아요 3 | URL
관련한 책들을 읽다 보니, 그쪽으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편협한 제 생각이겠지만요. ㅋ 또 동시에, 자연으로부터 ‘환경의 역습‘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지금의 현실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오늘 북다이제스터님 글을 읽으면서 또 여러 생각할 거리를 받아갑니다. 감사합니다.^^:)

AgalmA 2018-09-06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자본주의 기타 등등에 벌벌 떠는 지금 생각하면 이게 다 무슨 코미딘가 싶어요...으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뒤 했다는 말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모르나이다˝ 그 짝인 걸까요.
바람만 살짝 바뀌어도 이리 살만한데 우리의 욕심은 끝도 없지요.

겨울호랑이 2018-09-06 09:42   좋아요 1 | URL
사실 우리가 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발달시킨 자본주의, 과학, 종교가 이제는 인간의 삶을 옭아매는 것을 보면, AgalmA님의 말씀처럼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초심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2018-09-06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6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9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9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9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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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위험에 처해 있는데, 이는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 1938 ~ )에 따르면 적어도 어느 정도는 세계화 때문이다. 그는 근대성이 정부와 개인들이 기후변화 같은 세계적 위험에 직면하는 '질주하는 세계'를 낳았다고 믿는다... 근대성의 세계화와 그 결과는 인류 문명의 새로운 단계를 나타내는데, 기든스는 이를 '후기근대(late modernity)'라고 부른다. 후기근대의 생활이 때론 유익하고 신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개개인은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해야 하고, 추상적인 체제를 신뢰해야 하며, 새로운 문제와 위험을 헤쳐나가야만 한다.(p148)... 기든스는 심각한 기후변화의 피해에서 벗어나려면 전 세계가 지금부터 즉시 과격할 정도의 획기적인 온난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기든스는 미래를 낙관한다. 그는 첨단기술 사회를 낳은 바로 그 인간 독창성이 탄소 방출 절감을 위한 혁신적 해결책을 찾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믿는다.(p149) <사회학의 책> 中


 앤서니 기든스는 근대의 결과로 세계화가 진행되었고, 이의 부산물로서 기후변화라는 위기가 초래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급진적인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기후 변화로 초래된 위기는 인간의 독창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펼친다. 이러한 생태 문제에 대한 기든스의 입장은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일관되어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페이퍼에서는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Beyond Left and Right>와 <제3의 길 The Third Way>을 통해 기든스의 관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생태학적 위기는 이 책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비정통적인 방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생태학적 위기 및 그와 관련하여 발생한 여러 철학과 운동은 근대성의 표현이다. 근대성은 전 지구화 추세에 따라 그리고 스스로 자신에게 등을 돌리게 됨에 따라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당연히 새로운 전략들과 계획들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그에 따라 제시될 대부분의 실천적, 윤리적 고찰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p23)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中


 기든스는 1994년 출간된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를 통해 현재 사회의 인위적 불확실성(manufactured uncertainty)이라 칭하면서, 전 지구화, 탈전통화, 사회적 성찰(social reflexivity) 등이 불확실성을 가속화 시킨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


 삶의 정치문제는 전 지구화(globalization)와 탈전통화(post- traditional)가 결합된 영향력의 결과로서 중요성을 띠게 된다. 전 지구화와 탈전통화 과정은 서구적 의미를 강하게 띠고 있으나 전 세계 국가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괄적으로 볼 때 급진적 정치틀은 유토피아적 현실주의의 관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네 가지 근대성 범주와의 연관 속에서 발전된다. 절대적/상대적인 빈곤과의 전쟁, 환경 파괴의 구제, 전제권력에 대한 대립, 사회적 삶에서의 강제력과 폭력의 역할 감소 이것들이 유토피아적 현실주의의 지향점이다.(p272)... 내가 해석한 생태학적 위기는 전 지구화 되어가는 세계에서 본질적으로 도덕적 의미의 위기를 의미한다.(p273)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中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에서 제기한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기든스는 자율성과 의존성의 결합, 연대성 증진, 삶의 정치 확대 등을 대화민주주의(dialigic democracy)의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그의 관점은 환경 문제를 인간의 독창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그의 낙관적인 전망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사회적 연대성의 재건은 경제영역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삶의 영역에서 조화로운 자율성과 상호 의존성을 결합시키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탈전통사회에서 연대성 증진은 능동적 신뢰(active trust)로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에 달려 있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책임의 회복과 연결된다.(p26)... 삶의 정치(life politics)는 삶의 기회의 정치가 아니라 삶의 스타일의 정치이다... 능동적 신뢰는 발생적 정치(generative politics)의 개념을 포함한다. 발생적 정치는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목표라는 맥락에서 개인과 집단이 무슨 일인가를 발생시키도록 하는 정치이다.(p28)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中


 그렇지만, 이러한 인류적 과제 앞에 기존의 정치사상들은 과거와 달리 변화되고 있다. 보수주의는 급진화되고, 사회주의는 보수화되면서, 신자유주의는 그 모순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기든스의 진단이다. 그리고, 저자는  1998년 출간된 <제3의 길>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제3의 길>을 통해 저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체제는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기 전에 그가 추구하는 방향을 먼저 살펴보자.


 보수주의는 경쟁자본주의와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경향인 극적이고 원대한 변동과정이라는, 이전 같았으면 거부했을 면들을 다소 갖고 있다... 보수주의가 급진화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사회주의는 보수화되었다.(p14)... 좌파 급진주의자들은 또 다른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페미니즘, 생태학, 평화와 인권에 관련된 새로운 사회운동이 그것이다.(p15)... 우파는 급진적으로 전환된 반면 좌파는 보수적 기질을 보인다. 복지국가적 특성들을 보존하려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다른 한편 신자유주의는 내적으로 모순적이고 이 모순은 점점 더 흔하게 발견된다. 한편으로 신자유주의는 전통에 대해 적대적이고 곳곳의 전통을 소멸시키는 주요 동인의 하나이며 시장과 공격적인 개인주의 증진의 결과이다. 다른 한편 신자유주의는 정당성을 위해 그리고 보수주의와의 유착을 위해 국가, 종교, 성, 가족의 영역에서 전통의 보존에 의존한다.(p22)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中


 기든스는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를 통해 생산성주의를 자본주의와 연계시키고 이를 비판한다.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이 생산성주의라고 했을 때, 내적으로 모순을 가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사상은 결코 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급진화된 보수주의나 보수화된 급진주의 역시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의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든스가 제시한 개념이 '제3의 길'이다.


 이상적 지향으로서의 탈결핍사회 개념과 생산성주의 비판은 이러한 관점에서부터 도출된다. 간단히 말해서 탈결핍사회는 더 이상 생산성주의를 지배적 규칙으로 삼지 않는 사회이다. 나는 생산성주의를 노동이 자율적인 사회, 경제발전 기제가 개인의 성장과 타인의 조화를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목표를 대체하는 사회의 핵심으로 규정한다... 생산성주의는 자본주의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생산성주의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사상과는 아주 다른 정책을 취해야 한다.(p274)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中 


  기든스는 <제3의 길>을 통해 정부와 시민사회의 조화로운 협력을 강조하면서, '신혼합경제'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규제완화'와 '작은 정부'를 말하는 우파와 '복지 사회'를 주장하는 좌파를 넘어선 새로운 길이 기든스가 주장하는 제3의 길이다. 


 국가와 정부의 개혁은 제3의 길 정치의 근본 방향을 설정하는 원칙이어야 한다. 즉 국가와 정부의 개혁은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확장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정부는 공동체의 복원과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시민사회의 행위 주체들과 동반자로서 활동해야 한다. 이 동반자 관계의 경제적 기반은 바로, 내가 신혼합경제(new mixed economy)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다.(p125)... 제3의 길은 '정부를 적이라 말하는' 우파와 '정부가 해답이라고 말하는' 좌파를 넘어서서 국가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p127) <제3의 길> 中


  기든스가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와 <제3의 길>을 통해 새로운 정치방향을 제시한 지도 벌써 20여년이 넘었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이를 둘러싼 문제를 돌아본다면 기든스의 이론을 낡았다고 비판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림] 새정부 경제정책 기본 방향 (출처 : 경북일보)


 경제 문제에 있어 소득주도 성장인가, 혁신주도 성장인가 하는 문제를 양자택일(兩者擇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부의 문제 인식과 정치 성향을 '진보', '보수'의 기준으로 구분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기든스의 조언은 여전히 유효다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제3의 길'의 여섯 가지 중심 과제를 마지막으로 이번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저는 특히 제3의 길을 이루는 여섯 가지 중심 과제를 강조합니다. 첫째는 정부의 재창조입니다. 둘째는 시민사회를 재구성하는 것이며, 셋째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민영화등을 통하여 시장 중심적인 신혼합경제를 이끄는 과제입니다. 넷째는 인적 자원의 개발과 위험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처방으로 복지체제를 개편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생태환경적 현대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여섯째는 세계적 민주주의를 관철할 수 있는 세계적 관리운영 체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p274) <제3의 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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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23: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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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2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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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1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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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1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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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산책 - 인류의 정신세계와 종교문화의 보고
이태승 지음 / 정우서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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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철학 산책>은 인도 철학의 흐름을 알기 쉽게 정리한 입문서다. 이에 따르면 오랜 기간 걸쳐 형성된 인도 철학은 전형적인 변증법(辯證法, dialectics)적 구조를 가지고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인도철학은 크게 두 파(派)로 구분할 수 있다.


 인도에서 전개된 철학을 말할 때 중요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베다(veda)와 우파니샤드(Upansad)에 나타나는 철학사상이다. 베다는 고대인도 아리아인에 의해 만들어진 종교문헌이며, 우파니샤드는 베다문헌의 핵심적인 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는 문헌이다.(p18)...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권위와 전통을 인정하는가의 여부와 그 핵심적인 개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인도철학은 유파(有派)라는 의미의 아스티카(Astika)와 무파(無派)라는 의미의 나스티카(Nastika)로 나누어진다.(p19) <인도 철학 산책> 中


 여기에서 말하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권위는 크게 '브라흐만'과 '아트만'이라는 존재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거칠게 표현해서 자연법칙인 '브라흐만'과 사회법칙과 심리학의 요소가 있는 '아트만'을 깨달아 카르마(karma)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아스티카가 추구하는 바였다. 반면, 이러한 '브라흐만'과 '아트만'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나스티카의 입장이다.


 철학적 사색을 통해 우주자연의 근본원리로 발견된 것이 브라흐만(Brahman)이고, 이 브라흐만은 우주자연의 궁극적인 원리 혹은 근원적인 힘으로 여겼다(p39)... 이 브라흐만은 우주자연은 물론 인간 삶의 근원적인 이치를 알게 하는 본질적인 요소이다. 이와 동일한 근원적인 요소를 인간의 내면에서 발견한 것이 아트만(atman)으로, 아트만을 알게 되면 인간은 고(苦)에서 벗어나 해탈을 이루게 된다.(p40) <인도 철학 산책> 中 


 유파란 베다와 우파니샤드를 존중하고 받들며 그것들의 중심 개념을 인정하는 사상전통을 가리킨다. 이러한 사상전통을 대표하는 것이 오늘날 6파 철학으로 불리는 상키야, 요가, 바이쉐쉬카, 니야야, 미맘사, 베단타의 여섯 학파이다... 유파 곧 아스티카로 불리는 정통철학에 반대하는 새로운 철학적 전개가 무파 곧 나스티카라 불리는 비정통 철학이다. 여기에 속하는 철학사상으로는 유물론, 불교, 자이나교를 들 수 있다.(p19) <인도 철학 산책> 中


 반면, 나스티카의 대표 사상인 불교철학에서는 절대적인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업(業 Karma)를 소멸시키는 것을 강조한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이나교(Jainism) 역시 고행(苦行)을 통한 업(業)의 소멸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무파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하겠다.


 연기(緣起, Pratityasamutpada : 인간의 심신 心身 일체의 삶이 서로 관련되어 존재한다는 것)적인 삶에 대한 통찰을 통해 얻은 지혜로 고(苦)를 소멸시키는 것이 붇다의 근본적인 가르침이다. 여기에는 브라흐만이나 아트만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란 있을 수 없다. 브라흐만이나 아트만과 같은 개념은 연기의 이치를 모르고 고(苦)에 속박된 인간이 상정한 것이며, 따라서 사람들은 연기의 이치를 아는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p71) <인도 철학 산책> 中


 절대 존재인 '브라흐만'과 '아트만'의 인정 여부에 따라 철학의 유파에 따라 유파(아스티카)와 무파(나스티카)로 나눈다면, 이들을 각각 정(正)과 반(反)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만나는 합(合)의 위치에 있는 것은 '힌두교'라 여겨진다.


 힌두교(Hinduism)는 베다 우파니샤드 이래 브라만의 종교전통을 바탕으로 하고 힌두철학을 교리적 근간으로 하여 형성된 종교문화현상이다.(p157)... 힌두교가 지니는 종교적 특성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강력한 포용과 수용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포용력과 수용력은 특히 비슈누(Visunu)신에 대한 신앙에서 더욱 잘 나타난다.(p158)... 불교의 개조인 붓다도 비슈누신의 화신으로 간주되었다. 이것은 종교문화의 형태로 불교를 힌두교 속에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p159) <인도 철학 산책> 中


 이처럼 우리는 힌두교 교리 안에 녹아있는 유파(아스티카)와 무파(나스티카)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기에, 힌두교가 인도 종교에 있어 합(合)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렇게 인도 철학을 종합한 힌두교지만, 뒤이어 전파된 이슬람의 영향으로 인도 사회는 또다시 변화하게 되었음을 <인도 철학 산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도 철학 산책>은 인도 철학 입문서라 하기에는 내용적으로 다소 가볍게 느껴겨진다. 때문에, 많은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인도 철학의 전체적인 틀을 잡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비록 책의 내용은 가볍지만, 이 안에서 담겨진 인도 철학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는 인도 철학안에 함께 녹아 들어가 있는 동서양 철학 때문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우리는 힌두교 사상안에서 기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 Trinitas) 교리를 떠올릴 수도 있으며, 동시에 카르마라는 개념을 통해서 동양의 주역(周易)의 순환론적 시간관을 느낄 수 있다. 고대 헬레니즘(Hellenism) 문화권 아래 있으면서 동시에 중국과 교류했던 문화 중심국으로서 인도의 역량을 우리는 철학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사진] 트리무르티(출처 : 위키백과)


 힌두교의 신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삼위일체(三位一體, Trimurti)로 표현되는 브라흐마(Brahma), 비슈누(Visunu), 쉬바(Siva)이다. 이 중 브라흐마신은 우주의 창조를 담당하며, 비슈누는 우주의 전개와 지속을, 쉬바는 우주의 파괴와 소멸을 담당한다... 불이론(不二論) 베단타의 견해에 따르면, 고차원의 유일 전래의 브라흐만이 저차원의 상대적인 모습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곧 신들을 포함해 존재하는 일체의 것들은 절대적인 브라흐만이 그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그 본질은 모두 동일한 브라흐만이다.(p158) <인도 철학 산책> 中


 또한, 아스티카와 나스티카로 구분되는 인도 전통 철학의 결합과 외래사상인 이슬람교의 대립은 우리나라에서 무속신앙과 불교의 결합과 기독교의 대립 양상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인도 종교사가 우리에게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도 철학 산책>을 통해 다음에 읽을 인도 철학의 큰 틀과 몇 가지 물음은 이정도로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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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8-29 2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의 끝판왕인 인도철학까지 가셨습니다.
솔직 부럽습니다. ^^
거의 모든 책이 식상하고 재미없을 때 종국 도달하는 책이 불교와 인도철학이라고 배웠습니다. ^^ 전 언제 이런 책 읽을 날 올지 궁금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8-08-29 21:10   좋아요 2 | URL
에고... 그렇다면 제가 실수로 번지수를 잘못 찾아갔네요. 그 전에 읽을 책이 많은데 잘못 기웃한 것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8-29 21:13   좋아요 2 | URL
별말씀을요. 전 단지 부러워서... 제겐 넘 어렵고 가당치 않아서 부러워 드린 말씀인데.... 죄송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8-29 21:20   좋아요 1 | URL
아니에요^^:) 저야말로 분에 넘치게 「마하바라따」를 들고 있습니다만, 이 양반들 스케일이 이만저만 큰게 아니라 아주 혼쭐이 나고 있습니다 ㅜㅜ 인도가 끝판왕이라는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2018-08-29 2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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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0 0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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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y 2018-08-29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읽고 갑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이신 이원복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인도 인사이트˝가 발간되었습니다. 알기 쉬운, ˝먼나라 이웃나라˝ 스타일의 나래티브로 힌두교와 불교의 관계를 포함, 인도에 대한 소개를 쉽게 꾸민 책인데, 한 번 추천 드려요

겨울호랑이 2018-08-30 09:49   좋아요 1 | URL
classy님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책도 읽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8-08-30 23: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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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0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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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0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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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1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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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13: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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