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쇼 라즈니쉬가 전하는 삶의 연금술
오쇼 라즈니쉬 지음, 나혜목 옮김 / 큰나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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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옳고 그른 것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만 고집하면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다.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 상대적인 세상에서 상대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p45)

존재계 하나하나는 변화하지만, 거기에는 그 모든 것들을 뒤에서 관장하는 불변의 우주법칙이 있다. 그리고 그 우주법칙을 궁극의 신, 무한의 신, 불변의 신이라고 부른다.(p66)

뒤로 물러서는 것이 두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다. 두려움 속으로 들어가라. 만일 어두운 밤이 무서우면 어두운 밤으로 나가라. 이것만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길이다.(p80)

자유와 두려움 없는 용기가 주는 기쁨을 맛본 사람들은 지식이 결여된 삶을 결코 아쉬워하지 않는다.(p107)

만일 그대가 상대에게 진정으로 화를 표현할 수 있다몀, 그 가운데 깊은 사랑과 연민이 싹튼다. 바로 그것이 진정한 형제애, 자매애다.(p167)

수레바퀴는 끊임없이 돌고 또 돈다. 인간은 사랑과 자유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인생의 수레바퀴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역설을 선택하라.(p227)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그냥 다른 것이 아니라 정반대이다. 그들은 하나로 맞출 수 없다. 그렇기에 그들이 하나 되는 것은 아름다운 기적과 다름없다... 기적은 매일 같이 일어날 수 없다. 기다려야 한다.(p243)

중심에 머무르고자 애쓴다면 일탈은 죄악이 된다. 일탈을 받아들여라. 거기에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p265)

진리는 우리가 바라보는 것들 속에 있다. 보물은 우리가 찾는 그 가운데 있다. 구도자라면 바로 이 한 가지 사실을 터득해야 한다... 그냥 있어라. 그러면 놀랍게도 찾을 것이다.(p289)

그대를 한 점 남김없이 태우는 강렬한 욕망, 즉 열망을 가져라.(p311)

ps. 진리를 찾고자 노력하지 말라는 p289의 문장과 열망을 가지라는 말은 서로 어긋나는 말이 아닐까. 이것은 p227 역설을 선택하라는 이야기일까, 아니면 언어의 한계일까. 물음을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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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4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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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4 21: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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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는 거리마다 탐욕스러운 쥐떼가 들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무서운 나머지,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마침내 쥐떼는 집 안 부엌이나 곳간까지 쳐들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과 분노에 휩싸였다. 하지만 마을에 닥친 이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그저 발만 동동 굴렀다.(p4)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中


 마을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미사를 올리는 사이, 남자는 피리를 불며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세상에! 일찍이 쥐떼가 그랬던 것처럼, 집집마다 아이들이 물밀 듯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걷거나 뛸 수 있는 아이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p16)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中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The Pied Piper of Hamelin>는 그림 형제 -  야코프 그림( Jacob Grimm)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 - 가 독일 민담을 바탕으로 어린이를 위해 엮은 이야기들 중 하나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대로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쥐떼가 들끓는 마을에 한 남자가 나타나 사례금을 약속받고 쥐떼를 퇴치하지만, 사례금을 받지 못하자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이 이야기의 유래 중 하나인  '소년 십자군 운동'을 살펴보려 한다. 


[그림] child crusades(출처 : https://www.history.com/news/the-disastrous-time-tens-of-thousands-of-children-tried-to-start-a-crusade)


 1212년, 역사에는 니콜라스라고만 알려진 한 독일인 청년이 선언하고 나서길, 하느님이 자신에게 어린아이들로 십자군을 조직해서 성지로 이끌고 오라는 명을 내렸다고 했다. 이에 그리스도교 교회에서는 평신자와 성직자 할 것 없이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당시는 감정적 열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세상을 휩쓸던 터라, 니콜라스의 이 생각은 삽시간에 사람들 사이에 퍼져 나갔다. 그리하여 부모들이 한사코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집을 나서서 성지로가겠다는 사내아이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평균 열두 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그렇게 이끌리듯 집을 나와 니콜라스의 뒤를 따랐으니, 아이들로서는 집안의 폭정에 억눌려만 지내다 길거리에 나와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마냥 신나기만 했을 터였다... 행군 도중 수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에 지쳐 목숨을 잃었고, 일부는 무리에서 이탈했다. 늑대에게 잡아먹히기도 했으며, 또 무리 중간중간에 도둑이 섞여 들어와 아이들의 옷가지며 음식을 훔쳐 가기도 했다.(p84) <문명 이야기 4-1>中

 

 그렇다면, 소년 십자군운동은 왜 일어났을까? 소년 십자군 운동은 제4차 십자군의 탈선에 대한 일종의 반동(反動)으로 독일과 프랑스에서 일어났다. 제4차 십자군은 베네치아 상인에게 자금을 원조받는 대가로 같은 기독교 국가인 헝가리의 자라(Zara)시를 공격하고, 급기야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며 라틴 왕국을 세우며 성지(聖地) 회복이라는 자신들이 이념이 허구라는 것을 여실하게 입증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등장한 소년 십자군 운동은 타락한 어른들이 성지를 회복할 수 없으니, 순수하고 소박한 영혼들만이 그리스도 성채를 탈환할 수 있다는 절망적인 생각 끝에 태어난 비극적인 운동인 것이다. 마치, 황산벌 전투의 관창(金官昌, AD 645~ AD 660)처럼.


 <하멜른의 피리부는 아저씨>가 주는 교훈은 서로간의 약속은 소중한 것이기에 지켜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 민담의 유래가 소년 십자군 이야기라면 교훈은 조금 달라질 것이다. 이 이야기가 주는 진정한 교훈은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의 대가는 그들의 자녀가 대신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만큼은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명심해서 새겨들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


PS. 어렸을 때 내가 읽었던 판본에서는 결론이 조금 각색되어, 아이들이 모두 돌아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대학생 때 내가 가진 책만 결론이 다른 것이 궁금하여 뒤의 해설 부분을 찾아보니, 아이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서 결론을 바꿨다고 적혀 있었다. 사실과는 다르지만, 아이들에게는 해피 엔딩도 좋지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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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7-03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 현실은 넘 잔인한 것 같습니다. ㅠㅠ

겨울호랑이 2019-07-03 08:55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래 민담을 동화로 내용을 바꾸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동화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씌여져야 함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2019-07-03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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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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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혁명 - 약과 병원에 의존하던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
조한경 지음 / 에디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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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가장 큰 비극은 제약 회사가 의료계를 장악했다는데 있다.(p20)... 제약 회사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다. 건강을 지키기는커녕 환자들을 해치고 상하게 하고 죽게 만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런 제약 회사에 의사도 매달리고 환자도 매달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p27)

진정한 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훨씬 더 확실한 보험이다. 1년에 한 번 하는 정기검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먹는 음식이다.(p83)

세포를 건강하게 만드는 유전 활동을 유발하는 것은 음식뿐만이 아니다. 운동을 통해 일어나는 단백질 활동과 화학 활동도 유전자를 바꾼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긍정적인 생각이나 부정적인 생각 모두 세포 활동과 유전자 변화에 영향을 주는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이를 후생유전학이라고 한다.(p92)

비만 환자들은 사실 영양 결핍 환자들이다. 영양 공급이 충분하면 살찌지 않는다. 살찌면 임신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영양결핍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정상적인 발육이 어려우리라는 것을 자연이 아는 것이다.(p236)

병원 치료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1. 성격과 스트레스 관리 2. 깨끗한 음식과 충분한 영양 두 가지를 들 수 있다.(p270)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단최면‘만 존재할 뿐, ‘집단면역‘은 없다.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을 이룬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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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0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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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0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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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02 1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질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질병의 원인을 개인의 생활방식이나 식습관 문제로만 보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사람들은 의료 복지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특히 신자유주의 사회는 개인을 ‘개인 스스로 책임져야 할 존재’로 보기 때문에 질병의 원인을 개인 탓으로 돌리기 쉬워요.

겨울호랑이 2019-07-02 12:13   좋아요 1 | URL
cyrus님의 말씀처럼 질병의 원인과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한다면, 사회 안전망이 느슨해 질 염려가 있다 생각됩니다. 또한, 현대 사회구조에서 심화되는 여러 질환(직업병, 악성 스트레스, 우울증)도 있는 만큼 의료 복지에 대한 문제가 개인 문제로 축소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2019-07-03 0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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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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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지속한다면, 중국은 분명히 초강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지구 전역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의 투사능력을 건설하게 될 것이다.(p505)... 중국은 세상을 향해 자신들은 온건한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결코 막강하고 두려운 군사력을 건설할 계획이 없음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p506)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中


  존 J. 미어셰이머(John J. Mearsheimer)는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을 통해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이 군사력 확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한다. 기존의 패권국에 대항한 새로운 강대국의 부상은 결코 평화롭게 이어질 수 없다는 '공격적 현실주의'의 이론에 기반하여 현재 상황을 들여다 본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서막에 불과하다.


 나는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라 부르는 이론을 통해 강대국들은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면서라도 자신의 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국가간 분쟁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조건들을 밝히고자 한다.(p39)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中


 안보 연구 분야의 공격 현실주의자인 존 미어샤이머 John Mearsheimer(1990, 1994/1995)는 국가들에게 절대적 권력보다 상대적 권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그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각국 지도자들은 자국의 잠재적인 적국을 약화시키는 안보정책을 추구해야 하고 다른 국가의 국력이 증가되는 데 비례해서 자국의 국력도 증가시켜야 한다. 지구화 시대에 국가들의 목표와 이익이 양립될 수 없는 것은 무정부 체제의 성격을 강화하고 협력보다는 갈등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공격 현실주의자들이 볼 때 냉전이 끝났다고 해서 군사비를 감축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p182)<세계정치론> 中


 이러한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崛起) 야망에 기존의 패권국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할 것인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이웃나라(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 등)와 긴밀하게 동맹을 강화하여 중국을 포위, 고립시켜 중국의 야망을 꺾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미어샤이머는 강조한다. 떠오르는 강대국과 위협을 느끼는 주변국의 모습에서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BC 403 ~ BC 221)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무리일까.


[사진] 미-중 무역전쟁( 출처 : https://edition.cnn.com/2018/09/18/politics/china-us-tariffs/index.html)


 미국은 바다 건너편의 균형자 혹은 해외의 균형자(offshore balancer)로서 풍부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며, 미국에게 이상적인 전략을 가능한 한 배후에서, 중국의 이웃나라들로 하여금 중국을 봉쇄하는 주요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중국 주변에 있는 나라들 중 스스로의 힘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질 수 있는 나라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에 대항하는 균형 노력에서 주도국이 되지 않을 수 없으며, 미국의 막강한 힘을 이 같은 목표에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p512)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中


 새롭게 어느 한 나라가 떠오르고 국제정세가 바뀌었을 때, 세력지형이 바뀌는 것은 오늘날의 일만은 아니다. 우리는 중국 역사에서 전국시대 진(秦)이 새롭게 강국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합종(合縱), 연횡(連橫) 등의 외교전략이 나왔음을 알고 있다. 우리가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안에서 종횡가(從橫家)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이는 소진의 합종책이 육국(六國)이 진나라를 견제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는 것과 진(秦)이 중국(China)의 어원이라는 작은 우연, 양 자 모두 무력(武力)을 강조했다는 점때문이리라. 

 

 소진은 처음으로 연횡(連橫 : 진나라와 연결해 나라를 유지하려는 계책)을 꾀하려고 진혜문왕에게 이같이 건의했다.(p100)... 전쟁은 여유가 있으면 양군이 군진을 정연히 하여 다투지만 사세가 절박해지면 칼과 창을 마주치는 혈전으로 치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대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밖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안에서도 도의를 확립할 수 있고, 위에서 위엄을 갖춰야만 아래에서도 백성들이 복종케 되는 것입니다. 이제 만승(萬乘)의 제후국에 승리를 거둬 천하를 병탄하고, 적대국을 굴복시켜 해내(海內)를 제압하고, 원원(元元 : 백성)을 자식처럼 애호하고 제후들을 신하로 삼고자 하면 무력 이외의 방법은 없습니다.(p102) <전국책 戰國策> <진책 秦策> 中 


 냉전(冷戰) 이후에도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미어셰이머의 주장은 미 육군사관학교(West Point)를 졸업한 저자의 이력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이러한 이력때문에 국제정세를 주로 '안보'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그의 정치관이라 여겨지지만, 또한 한계라고 생각된다. 미어셰이머 주장의 한계 중 하나는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의 독창성 문제다. 그는 자신의 공격적 현실주의를 강조하기 위해 자유주의 이론을 비판하지만, 두 이론이 사실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 것을 보면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신현실주의-신자유주의 neo-neo 논쟁으로 일컬어진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 사이의 논쟁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국제정치학계의 주류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신현실주의 neo-realism와 신자유주의 neo-liberalism는 각각 현실주의 realism와 자유주의 liberalism의 전통을 잇는다.(p176)...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그 차이점을 크게 과장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신자유제도주의자인 로버트 코헤인 Robert Keohane에 따르면, 신자유제도주의는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양쪽으로부터 동등하게 빌려 온 이론이다.(Baldwin, 1993)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 이론 모두 국제 체제의 주요한 개혁이나 급진적인 변환에 대한 처방을 내리지 못한다. 오히려 그것들은 체제 유지 이론이며, 현재의 국제 체제와 국제 체제의 행위자, 가치, 권력 배분 상태에 일반적으로 만족한다. 다만 서로 다른 의제를 주된 관심사로 삼을 뿐이다.(p177) <세계정치론> 中


 그리고,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의 다른 한계는 미국 군인 출신이라는 저자의 배경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한국어 판 서문에는 세계 정치를 바라보는 저자의 입장이 잘 드러나는데, 주한미군의 한국 내 역할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개인적으로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과연 미군이 평화유지만의 목적만으로 주둔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은 단지 평화유지라는 목적 아래 아시아와 유럽에 군대를 주둔하는 것은 망설였다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할 의도를 품을 정도로 막강해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 지역으로부터 철수할 것이고 한국에 대한 안보제공을 중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지속적으로 위험한 이웃들 사이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며 국가의 생존에 대해 염려를 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핵우산이 없어질 경우 한국은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p27)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한국어 1판 서문 中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은 이처럼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중국의 경제대국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역사 속의 교훈을 통해 경제 대국화가 군사대국화로 갈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에 대항한 미국의 최선의 전략은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는 이웃국가들과 연합을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임을 결론으로 도출한다. 위에서 말한 책의 한계도 분명하지만,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들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부상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레오폴트 폰 랑케(Leopold von Ranke, 1795 ~ 1886)의 <강대 세력들(Die großen Ma¨chte)>의 글로 답을 대신하며 페이퍼를 마무리하려 한다. 19세기 자유, 평등, 우애(自由, 平等, 友愛 Liberte, Egalite, Fraternite)을 앞세워 유럽을 지배하려 했던 프랑스라는 강대국을 바라보는 독일 역사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세계를 통치하려는, 박멸될 수 없는 프랑스의 오만에게는 혁명 정신이 경멸할 만한 동맹자가 아닐 것이다. 혁명 정신은 과거에 프랑스가 우세를 유지하고 있었던 모든 시점들에서 무력적으로 일어났고, 지금의 세계정세에도 중요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정신은 필연적인 방식으로 자기 자신 속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저항을 발견한다.(p101),,, 세계사는 첫눈에 잘 나타나는 바와 같은, 국가들과 민족들의 이와 같은 우연적인 혼란스러운 공격들, 중첩적인 기습들, 계기적인 연속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힘들이며, 그것도 정신적인,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창조적인 힘들(shopferishe Krafte), 생 그 자체이며, 우리가 그 힘들의 발전 속에서 알아보는 도덕적 에너지들(moralische Energien)이다... 사람들은 이 힘들의 현존재(Dasein)에 대한 공감(Mitgefuhl)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도덕적 힘들은 꽃을 피우고 세계를 수용하여, 가장 다양한 표현으로 나타나며, 상호 부정하고 제약하며 극복한다.(p102) <레오폴트 폰 랑케의 강대세력들, 정치대담, 자서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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