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의 경제학
헨리 조지 지음, 전강수 옮김 / 돌베개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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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기심이나 이기심 같은 감정이 아니라 그보다 더 고상한 감정에 호소하고 싶다.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거대한 불의[노예제도를 의미한다]가 힘을 잃어갈 때 온 나라에 울려 퍼졌던 승전가 속에 거칠지만 강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감정이다.(p125)

「사회문제의 경제학」에는 헨리 조지가 「진보와 빈곤」에서 제기한 불평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이 담겨있다. 아담 스미스가「국부론」에서 말한 개인의 이기심 이 아닌 「도덕감정론」의 동감, 기독교 사랑에 근거하여토지공개념이 어떻게 현실에서 적용되어야 하는지 서술된 책이다. 헨리 조지의 사상을 쉽게 요약한 책이며, <진보와 빈곤>의 좋은 입문서로 여겨진다...

본질적으로 토지는 당연히 개인의 소유물이 되어야 하는 인간 노동의 생산물과 다르다. 토지는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지만 노동생산물은 인간이 생산한 것이다. 토지는 양이 고정되어 있지만 노동생산물은 무한히 증가할 수 있다. 토지는 여러 세대가 왔다가 가더라도 그대로 있지만 노동생산물은 금방 마모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p260)

우리의 근본 실수는 토지를 사유재산으로 취급한 데 있다. 현대 문명은 이 잘못된 기초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물질적 진보가 진행됨에 따라 가공할 만한 불평등이 생기는 걸 피할 수 없다. 이 불평등은 결국에는 현대 문명을 파멸시킬 것이다... 한 나라의 토지를 소유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사람들을 소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들을 산업적/사회적/정치적으로 복종시킨다는 뜻이다.(p249)

나는 토지사유제하에서는 모든 개선의 혜택이 궁극적으로 토지 소유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자명한 원칙을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p250)

토지의 최선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것은 개량물에 대한 보장이다. 즉, 토지에 투입되는 노동과 자본이 각각 그 대가를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면 된다.(p261)... 토지가 모든 사람의 공동재산으로 취급된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개선에 나설 것이다.(p262)... 토지 지대를 징수해서 공동의 이익이 되도록 쓰려면 다른 조세들을 모두 철폐하여 조세 부담이 토지가치에만 돌아가게 한 후 지대를 징수하여 공동의 이익이 되도록 쓸 수 있다.(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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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3-23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미 <진보와 빈곤> 읽으셔서 별 4개 주신거세요?^^

겨울호랑이 2020-03-23 20:53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대로 <진보와 빈곤> 을 먼저 읽어서인지 내용이 중복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먼저 <사회문제의 경제학>을 읽은 후 <진보와 빈곤>을 읽을걸 그랬습니다^^:)
 
양화소록 - 선비, 꽃과 나무를 벗하다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1
강희안 지음, 이종묵 옮김 / 아카넷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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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의 별칭은 천하의 우물(尤物), 곧 ‘허물이 있는 물건‘이다. 이 말은 범성대의 <매보서(梅譜序)>로부터 비롯한다. 원래 ‘우물‘이라는 말은 춘추시대 진(晉) 숙향(叔向)의 모친이 ˝미모가 뛰어난 여인은 사람의 마음을 미혹시키기에 충분하니, 참으로 덕을 쌓고 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반드시 재앙을 받게 마련이다.˝라 한데서 나온 말로 후에는 아름다운 여인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범성대는 이 말을 이용하여 매화의 매력을 극진하게 말한 것이다.(p150)... 매화는 운치가 빼어나고 격조가 높다. 이 때문에 비스듬히 누워 성글고 수척한 것과 늙은 가지가 기괴한 것을 귀하게 여긴다.(p151) <양화소록> 中

강희안(姜希顔, 1417 ~ 1464)의 <양화소록 養花小錄>에는 위와 같이 사군자(四君子), 매난국죽(梅蘭菊竹) 중 하나인 매화의 격조 높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오후에 본가에 다녀오면서 베란다에 핀 군자란(君子蘭)과 단지에 핀 매화를 보니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아직은 바람이 다소 차갑게 느껴지지만, 이 칼바람도 머지 않아 산들바람으로 바뀌겠지요... 이웃분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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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0-03-22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03-22 22: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DYDADDY님께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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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
황제 지음, 이창일 옮김 / 책세상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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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지음 / 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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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지토 편집부 지음, 홍순도.홍광훈 옮김 / 김영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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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치료법과 논설을 연구할수록 (그 내용이) 경강부회(牽强附會)한 것이어서, 밝히려고 하면 점점 더 어두워지고 바로잡으려 하면 점점 더 잘못되어, 하나라도 쓸 만한 것을 보지 못하니 한단(邯鄲)의 걸음을 배우는 사람처럼 망연해하였다. 난서(蘭書) 가운데 난해한 곳이 10 가운데 7에 이르지만, 한설(漢說)에서는 채용할 만한 것이 10 가운데 1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p71)... 사물(事物)에 그것을 시험해보았더니 취하는 것마다 근원에 이르는 것이 명백하여 불을 보듯 분명하였다. 이에 해부의 책을 가져다 그 통설에 의거하여 해부하여 살펴보니 하나도 어긋나지 않았다... 해부(解剖)의 서적이 옿고 한설은 틀렸다. 오직 <영추(靈樞)> 가운데 "해부해서 보았다"라는 글이 있는데, 한인(漢人)도 옛날에는 반드시 해부의 법이 있었을 것이다. 후세 사람이 그것을 전하지 못하고선 다만 찌꺼기만을 믿고는, 고찰할 수 없는 말만을 하면서 수천 년이 흐르는 동안 끝내 진면목을 알지 못하였으니 어찌 애석하지 않겠는가.(p72) <해체신서> 中


 스기타 겐파쿠(杉田 玄白, 1733 ~ 1817) 등이 저술한 <해체신서 解體新書> 서문은 한의학 漢醫學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해부와 관련한  한의학 내용을 비판하고, 서양의학의 지식을 취한 이유를 서문에서 설명한다. 우리는 서양의학이 르네상스 Renaissance를 거치면서, 쌓여진 해부학 지식을 바탕으로 급격하게 발전해왔음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해체신서>의 말대로 전통의학에서는 우리가 취할 것이 없는 것일까. 이번 페이퍼에서는 <황제내경>의 개략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황제내경>으로 표현되는 동양철학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어느 날 황제(黃帝)가 천사(天師)인 기백(岐伯)에게 물었다. "상고(上古) 시대의 사람들은 모두 백 살이 넘어도 동작이 노쇠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쉰 살만 되어도 동작이 모두 노쇠한데, 시대가 달라서 그렇습니까, 아니면 양생(養生)의 도를 잃었기 때문입니까?"(p17) <황제내경> 中


 <황제내경>은 황제와 신하이자 스승 기백과의 문답(問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천수를 누릴 수 있는 방법, 양생에 관련한 질문으로부터 음양오행(蔭陽五行)의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의학 전반에 관련한 내용이 설명된다. 


 '생명'이라는 것은 바로 생장, 발육하는 활력을 갖고 있는 자연법칙에 따라 발전, 변화하는 모종의 형태를 가리킨다.(p24)... 양생 養生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 및 정서, 음식, 일상생활, 운동 등의 모든 분야에서 하나같이 화합할 화 和자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다.(p164) <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中


 <황제내경>은 책 전반에서 조화를 강조한다. 조화의 원리를 설명하는 기본 원리는 음양오행 사상이며, 이러한 사상이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장場이 인체 人體이다. 그리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오행의 성질을 담고 있는 장기 腸器와 정 精, 기 氣, 신 神의 조화가 필요함을 <황제내경>은 강조한다.


 옛사람들은 대자연 속의 모든 사물이 하나같이 금, 목, 수, 화, 토 등 다섯 가지 기본요소로 구성됐고 이 다섯 가지 요소의 성쇠에 따라 대자연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했다. 더불어 오행이 사람의 운명에도 영향을 주고 우주만물의 순환과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깨달아, 얼마 후 오행 상극과 상생 이론이 탄생하게 됐다.(p38)<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中


 <황제내경>에서는 병의 원인을 기 氣를 해치는 것으로 설명한다. 지나친 감정의 소비로 인해 몸을 상하게 되면 균형이 깨져 병이 든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평소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는 중용 中庸의 삶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리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주행 시 잦은 속도 변속을 하는 것보다 일정속도로 운전 시 같은 양의 연료로 보다 멀리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이론의 근거가 될 것이다.


 황제가 기백에게 물었다. "모든 병은 풍,우, 한, 서와 기쁨, 노여움에서 생겨납니다. 기쁨과 노여움을 절제하지 못하면 오장이 손상되고, 풍사나 우사는 몸의 윗부분을 손상시키며, 한사나 습사는 몸의 아랫부분을 손상시킵니다.(p89)... 황제가 물었다. "나는 이미 모든 병은 기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화를 내면 기가 위로 오르고, 기뻐하면 기가 완만해지며, 슬퍼하면 기가 흩어지고, 두려워하면 기가 가라앉게 됩니다.(p94) <황제내경> 中


 이처럼 <황제내경>은 오행의 성격에 신체의 각 부분 특성을 대응시키고, 음양을 통해 적정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신체기관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해부학에 근거하여 설명한 <해체신서>와는 차이점을 보인다. 피 血와 관련한 두 책의 설명은 이들의 차이를 보여주는 일면으로, <황제내경>에서는 관계성에 초점을 두는 반면, <해체신서>에서는 작동원리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인체의 시스템은 오장육부를 중심으로 신과 경락의 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는 "사람의 삶과 죽음은 신 神, 정 精, 혈 血, 진액 津液, 기 氣, 경락 등에 의해 결정된다.(p30)... 혈과 정, 기는 서로 화생하는 특징이 있다. 다른 점이라면 정은 응집돼 거의 움직이지 않고 혈은 혈관 사이를 흐르고 기는 활력이 비교적 강하다는 것이다. 피는 흐르면서 안으로 장부에 영향을 공급한다. 또 밖으로는 형체에 관개 灌漑하는 역할을 한다.(p218)  <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中


 혈맥(血脈)은 부드러우며 박동하지 않는다. 온몸의 동맥(動脈)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시작하는 곳은 미세(微細)하다. 그것이 동맥의 미세한 곳과 교차하면서, 동맥의 혈액을 받는다. 끝나는 곳은 두 줄기의 대간(大幹)으로, 그곳에서 혈액을 크게 모아 우심실(心之右方)로 들여보낸다. 동맥은 순행(順行)하고 혈맥(血脈)은 역행(逆行)한다.(p284) <해체신서> 中


 <황제내경>과 <해체신서>의 차이는 이처럼 사람의 몸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정리될 것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우리는 동양의 개방적 세계관과 서양의 폐쇄적 세계관의 차이로 나갈 수 있다. <황제내경>에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조화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음양이 상대적 개념이듯,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계절과 때에 맞는 음식섭취와 행동이 있다는 세계관은 상대적이며 유기적 세계관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화는 개인의 삶 뿐 아니라, 사회윤리로도 확대될 수 있음을 우리는 확인하게 된다. <황제내경>로 대표되는 동양의 세계관에서는 나와 자연, 사회가 다르지 않기에, 일이관지一以貫之 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 修身齊家治國平天下 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에 반해, <해체신서>안의 세계관은 절대적이며 고정적인 세계관이다. 보편법칙과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 세계. 이것이 두 책을 둘러싼 배경의 차이가 아닐까. 


 양생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자연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다. 사계절의 추위와 더위의 변화에 따라 일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자연계의 기후 변화에는 특히 주의를 해야하고 봄과 여름이는 양기 陽氣를 많이 보강해야 한다. 가을과 겨울에는 음정 陰精을 많이 보충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p20) <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中


 군주가 현명하지 못하면 12개의 장부가 위태로워지고, 길이 막혀 소통할 수 없게 되어 형체가 크게 상하게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천하를 다스린다면 종묘사직이 크게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p31) <황제내경> 中


 건강이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신체 및 정신, 사회 복지적 차원에서의 완벽한 상태를 가리킨다. 단순히 육체적으로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은 상태는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p64) <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中


 이처럼 우리는<황제내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서로 소통하는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인간에 의한 자연 정복이라는 서구의 가치관과는 반대되는 것으로, 이러한 반대의 입장은 '정신-신체'의 관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꿈 dream과 관련헤서 <황제내경>은 신체의 의사표현으로 바라보는 반면,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 ~ 1939)는 <꿈의해석 Die Traumdeutung>에서 꿈을 무의식의 작용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체 body의 증상이 정신 mind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우리는 이원론(dualism)의 전형을 확인하게 된다. 


 꿈은 대단히 복잡한 현상이다. 더불어 꿈의 생성 원인 역시 매우 복잡하다... 사실 병리학적 각도에서 보면 많은 육체적, 정신적 질병은 잠복 기간 동안에는 그 증세가 그다지 뚜렷하지 않다. 더구나 낮에는 대뇌가 활동하고 뇌세포가 항상 흥분 상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체내에 잠재된 병변이 뇌세포에 전달하는 미약한 자극을 감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신체는 꿈을 통해 사람들에게 건강이 나빠졌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밖에 없다.(p204) <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 中


 이제는 꿈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활동들이 더 이상 꿈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낮에도 활동하는 무의식적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해야 한다. 셰르너의 주장대로 꿈이 아주 다양한 상징을 이용해 신체를 묘사하는 것처럼 보이면, 우리는 이것이 다분히 성적 충동에 굴복했을 무의식적 공상들의 활동이라는 것을 안다. 이 같은 공상들은 꿈에서뿐 아니라 히스테리성 공포증과 다른 증상들에서도 표출된다. 꿈이 낮의 작업을 이어받아 해결하고 가치 있는 생각들을 직접 밝혀 내는 경우, 우리는 정신 깊숙한 곳에 있는 미지의 힘들이 조력한 징표와 꿈-작업의 활약으로 보고 꿈의 위장을 벗겨 내기만 하면 된다. (p704) <꿈의 해석> 中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우리는 <해체신서>로 표현되는 서양사상과<황제내경>에 나타난 동양사상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배타적인 내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때에 맞는 행동과 음식을 섭취해야 할 것이며, 이 경우에는 <황제내경>의 내용이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우리가 앓아 누운 경우에는 <해체신서>의 지식을 활용한 빠른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때에 맞는 적절한 처방 지혜를 우리가 갖고 있기에 과학 science의 시대에 한의학 韓醫學이 오늘날에도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며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PS. 고속도로 주행 시 크루즈(cruise) 기능은 정말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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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김영사 모던&클래식
존 스타인벡 지음, 안정효 옮김 / 김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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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를 봐도 미친 듯 싶었다. 형성되어가는 이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안전과, 이익과, 미래를 위해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닥치는 대로 싸웠다. 아메리카인은 땅이 소중한 줄을 알지 못해서, 그 땅을 마구 파헤치고, 약탈하고, 때로는 파괴하기까지 했다... 가족이 이루어지자 그 가족은 다른 모든 가족과 맞섰다. 마을이 이루어지자 그 마을은 다른 모든 마을과 맞섰다.... 불가피한 필요성에 따라 데려온 사람들은, 불안정하고 궁핍하지만 힘센 자들의 새로운 무리를 이루었고, 그들은 저항과 미움의 대상이 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또다시 새로운 다른 사람들의 무리가 몰려온 다음에야 겨우 이웃이 되었다.(p88).. 그래도 한 세대나 두 세대, 그리고 아무리 오래 걸려도 세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모든 인종 집단은 예외없이 그들의 복수성 複數性, pluribus을 상실하지 않은 채 한 덩어리 속으로 흡수되었다.(p89)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존 스타인벡 (John Ernst Steinbeck, 1902 ~ 1968)은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America and Americans>에서 미국의 기원을 이주자와 이전 거주자들의 대립으로부터 찾는다. 1492년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 ~ 1506)년 산타마리아호(La Santa Maria와 3척의 배를 타고 중남미로 건너갔을 때부터, 1620년 메이플라워호(Mayflower)가 청교도 개척자들을 싣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갈 때부터 대립은 시작되었다. 


[사진] 메이플라워호(출처 : https://www.britannica.com/topic/Mayflower-ship)


 여러 가지 보편적인 특성이 많지만, 그것들은 상반되는 특성들 때문에 서로 상쇄한다. 아메리카인들은 모순 속에서 살아가고 숨을 쉬고 힘을 발휘하지만, 우리들이 스스로 엮어낸 신화에 대한 열정적인 믿음만큼 모순이 심한 측면은 또 없다.(p116)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그렇지만, 미국은 이러한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집단과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대신 새로운 이주자 또는 적에 대항하여 단결하는 방편을 택한다. 성조기(星條旗, Stars and Stripes)의 깃발 아래 현재의 모든 문제는 수면 아래로 끌어내려지고, 눈앞의 문제만이 중요한 사회가 된 것이다.


 아메리카인들이 한 민족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직면한, 가장 중대하다고까지는 못하더라도 아주 심각한 문제를, 내가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회피했거나, 적어도 뒤로 미루어왔다는 생각이 든다.(p265)... 인간은 독립적인 개성이 강하면서도 무리를 지어 다니며, 사람이 우글거리는 도시와 집단 주택의 소음과 불편 속으로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이 우글거리는 도시와 집단 주택의 소음과 불편 속으로 떼를 지어 몰려든다.(p267)... 우리는 홀로 있기가 두렵고, 같이 있기도 두렵다. 우리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뿌리가 깊고, 필연적이고, 제멋대로 날뛰는 그 무엇 때문이다.(p268)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산업혁명기를 거치면서 부유해진 미국이 과거로부터 쌓여온 모순을 해결하기는 더 어려웠다. 그리고, 스타인벡은 이러한 풍요로운 미국에서 오히려 미래없는 사회 모습을 발견했다. 풍요로움이 가져온 공허함. 이것이 스타인벡이 발견한 미국의 문제점이다.


 모두가 평등하고, 평범하고, 민주적이고, 대부분이 신교도이고, 물질주의적이고, 속되게 하나같이 잘 먹고 잘 살아가던 19세기에 돈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부유해지자, 우리들이 한때 거부하고 몰아냈던 화려함과, 치장과, 의식과, 멋진 명칭과, 풍채와, 예절에 대한 깊은 갈망이 머리를 들었으리라. 그런 갈망이 존재했으므로 우리들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했다.(p184)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나는 국가를 파괴하는 요인으로 안락함과, 풍요와 안정을 열거했다. 거기에서 권태롭고 짜증스러운 냉소주의가 자라나며, 그런 냉소주의로 인해서 현존하는 세계와 현재의 나 자신에 대한 반발이 무기력한 자기만족 속에 잠겨버린다.(p285)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에서 스타인벡은 대립과 갈등으로부터 시작한 사회가 자신의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계속 미루다가 20세기의 풍요로움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속한 미국사회의 모습을 결코 밝게 보고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은 비극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지난 세기와 21세기 초반에 거친 세계패권국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비극이기도 하다. 구대륙에서 꿈과 희망을 잃고 신세계로 떠난 이들이 이룬 것이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이 아닌, 전쟁의 제국이었다는 사실은 인류 모두에게 아픔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의무도 없고, 충족시킬 목적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믿는다. 인류에게는 최초의 목적이 우호적이지 못했던 자연계에서 끊임없이 생존하려는 것이었다... 우리의 필요성은 충족시키기가 불가능할 만큼 컸다. 우리의 꿈은 너무나 터무니가 없어서, 그 실현성은 천국에서나 찾아야 했다.(p278)... 우리는 절대로 길을 잃지는 않았다. 과거의 길들이 끝났으며, 우리는 아직 미래로 향하는 길을 찾아내지 못했다.(p284)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中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을 통해 우리는 스타인벡의 뛰어난 통찰과 함께 그가 지적한 문제들이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확일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좌절감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스타인벡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아무도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찾는 시작점이 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이 리뷰의 마지막은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되, 청교도 이주로 시작된 미국에 맞게 해당 성경 구절로 끝내려 한다. 해당 구절들은 대립으로 시작한 기원과 신생국에서 세계 패권국으로까지의 성장, 그리고 물질문명의 종착점에서 미국 지성인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구절들이라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이제부터는 한 집안의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져,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맞서고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설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 갈라지게 될 것이다." (루카 12 : 51 ~ 53) 中


 처음에는 보잘것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욥 8 : 7) 中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다.(코헬 1: 2 ~ 4)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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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3-20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교도 정신으로 시작한 나라
가 새로운 시기에 접어 들어서는
기득권 탐욕의 나라로 시대적
전환을 맞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3-20 09:05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이제는 탐욕의 제국이 되버린 미국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박해받거나 본국에서 밀려난 이들이 피해의식을 가지고 세운 나라이기에 태생적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