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여성학에 대한 편견 두 가지. "여성학은 편협하고 깊이가 없으며 공부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문이 아니다."라는 주장과, "여성의 현실과 상관없이 너무 어려운 이야기만 한다."는 견해는, 사실 같은 이야기다. 이것은 모두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학문 개념에서 나온 편견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여성학은 학문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므로, 여성학이 여성 현실과 거리가 있어서 여성운동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비판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법학이나 물리학의 ‘어려움’은, 그 학문을 비판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언제나 여성학이 어려운 것만 문제가 된다. 나는 여성학은 어려워야 하고,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학문이 어렵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러한 기존 학문은 지배 계급의 도구였다. 만일 여성학이 어렵다면, 그것은 여성학자가 현학적이어서가 아니라 여성주의가 익숙하지 않은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여성학의 내용이, 여성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면’, 새로운 세계를 향한 상상력과 용기를 주지 않는다면 존재할 필요가 없다. 여성학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학이 쉽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통념에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고, 그런 여성학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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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20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디 님 프사 이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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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12-20 12:18   좋아요 1 | URL
결국 제 이미지는 햄스터로 굳어지는 것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20 13:15   좋아요 1 | URL
(햄스터치곤) 시니컬한 것이... 알튀세르하고도 잘 어울립니다.....ㅋㅋㅋㅋㅋ

DYDADDY 2023-12-20 13:17   좋아요 1 | URL
담배도 물고 있구요. ㅋㅋㅋㅋㅋ 출판사에서 연락오지 않으면 계속 써야겠어요. 고마워요, 사랑에 진 잠자냥님.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20 13:24   좋아요 1 | URL
그 곰탱이 녀석 참 감당하기 벅차네요;;

초원 2023-12-24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3년 활기찬 이웃과 함께 한 덕분에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DYDADDY 2023-12-24 14:18   좋아요 0 | URL
올해 무한냥님의 글을 자주 접하고자 친구신청을 드렸는데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24년에는 좋은 일이 많으시고 좋은 글도 많이 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4-01-01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오늘부터 2024년입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성주의는 양성 평등에 관한 주장이 아니라 사회 정의와 성찰적 지성을 위한 방법론이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여성주의를 공부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특히, 논쟁이나 글쓰기, 말하기에 관심 있는 이라면 페미니즘을 공부하길 권한다. 논쟁은 승부가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의 입장(지식)과 그러한 입장이 형성된 과정을 교환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논쟁이 한국 사회의 ‘TV 토론’이다.) 지식 형성 과정을 상호 교환하면 논쟁은 그 자체로 공부가 되지만, 경험하다시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부를 포기(?)하고 논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상대방의 앎의 경로(상대방 논리의 전제)를 파악하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지배 담론 내부에서 지식을 획득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모른다. 페미니즘은 지식의 형성 과정, 권력의 작동 지형과 역사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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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필터가 거의 없든 여러 개를 가졌든 간에, 내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믿는 필터가 하나 있다. 바로 두려움에 대한 프리즘의 관점이다. 두려움을 우리를 압도하는 무언가에서 우리가 통제하고 온전히 수용할 힘으로 바꾸려면 프리즘의 분산 효과가 필요하다. 두려움을 단순히 우리의 삶에서 몰아내기보다는 통제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두려움이 필요하며, 두려움은 영감을 얻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겁에 질렸을 때, 우리는 삶에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새기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대상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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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2-15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디님의 글씨? 😲

DYDADDY 2023-12-15 17:19   좋아요 1 | URL
책에 나온 일러스트인데 좋아서 넣어봤어요. ^^

건수하 2023-12-15 17:20   좋아요 2 | URL
아 손글씨 느낌이라… 대디님이 따라그리신 건 아니군요 ^^;

공쟝쟝 2023-12-15 19:44   좋아요 1 | URL
손글씨 잘쓰는 분 아니랠까바ㅋㅋㅋ
 

열역학이 일상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마찬가지다. 집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일이 어려운 것은, 물건을 접거나 쌓고 모든 물건이 놓일 자리를 마련하며 이불과 씨름하는 일이 고통스러워서만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자연히 무질서로 향하는 환경에서 엔트로피를 낮추려 애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님이나 배우자, 동거인이 당신의 방식을 바꾸고 물건을 정리하라고 할 때, 이들의 요구는 그저 게으름을 극복하라거나 당신만의 독특한 질서 감각을 뒤엎으라는 것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당신에게 열역학의 근본 원리에 대항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정리하기 싫을 때 훨씬 그럴듯한 변명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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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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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라는 씨실과 필연이라는 날실이 사실로 교차되며 직조된 것을 진실이라고 부른다. 그 진실을 조감하려면 수십년의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그런 인내가 있을까.

추가로 확인할 자료 : 그것은 알기 싫다 233, 234회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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