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태자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정직하구나! 이것은 사람의 감정상 어려운 것인데 고윤이 능히 그렇게 하는구나. 죽음에 임박하여서도 말을 바꾸지 않았으니 믿음직하고, 신하가 되어서 임금을 속이지 않았으니 곧은 것이다. 마땅히 그의 죄를 특별히 없애주어서 그를 표창하여라."

마침내 그를 사면하였다.(p49/150) - P49

고윤이 말하였다.

"무릇 역사라는 것은 인주(人主)의 선악을 기록하여 장래를 위해 권고하거나 경계하기 위한 것이니, 그러므로 인주는 두려워하여 꺼리는 바가 있게 되어 그의 행동거지를 신중히 하는 것입니다. "(p52/150)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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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9-04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임박해서도 말을 바꾸지 않다니... 저는 역사 속에서 이런 인물을 보면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목에 칼을 대고 있으면 살기 위해 무슨 말이라도 막 할 것 같습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21-09-04 18:07   좋아요 1 | URL
자신의 믿음,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살고자 하는 본성을 거스른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아름다운 모습이라 여겨지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태자 탁발황(拓跋晃)이 말하였다.
"하늘과 사람의 도(道)는 다르며, 비천하고 고상한 것은 본분이 결정되어 있어서 서로 만날 수 없는데, 이치는 반드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창고에 있는 물품을 쓸데없이 쓰고 백성들을 피폐하게 하며 유익함이 없는 일을 하여 장차 어디에 그것을 이용하려 하십니까?(p20/175) - P20

황상이 이에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려서부터 넉넉하고 편안하게 자라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보지 못하였다. 이제 너희들로 하여금 배고픈 고통을 이해하도록 하여 어물(御物)을 절약해야 한다는 것을 알도록 할 뿐이다."(p60/175)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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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9-04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고픔과 가난을 겪어 봐야 남의 형편을 헤아리게 되고 배려하게 되지요.
그러고 보면 경험이 자산인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9-04 18:10   좋아요 0 | URL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힘든 경험이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 큰 것은 분명함에도, 그 길이 좁은 길이기에 피하려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어쩌면 그 모습이 더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수운(水雲) 최제우의 종교 체험과 신비주의 문명텍스트 32
성해영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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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양인을 인의(仁義)를 모르는 존재로 간주하는 동양인들이나, 동양을 문명화할 야만으로 여기는 서양인들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삼아 타자를 주변화하는 태도로서, 이는 천도에 반하는 것이었다. 수운은 이런 자기중심적 편견이, 모든 인간은 한울님을 모신 존귀한 존재이므로 궁극적인 우주의 중심이라는, 상제가 전해 주고 자신이 직접 체득한 오심즉여심의 무극대도(無極大道)에 어긋난다고 믿었던 것이다. _성해영, <수운(水雲) 최제우의 종교 체험과 신비주의> , p214

깨우친 이들 또는 종교인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신비로운 체험을 한다. 하늘의 목소리 또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깨어나는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는 체험. 우리는 역사 속에서 종교적 체험의 사례를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종교적 체험에서 이뤄지는 계시는 큰 줄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계시는 종교체험자가 '선택받은 자'로서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고, '선택받은 자'는 그를 따르는 '선택받은 집단'을 이끌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든다는 결론으로 흐른다. 대체로 큰 종교의 창시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경험은 '선민'과 '비(非)선민'의 구별이라는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대표적인 유일신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나타는 배타주의는 구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최제우의 동학(東學)의 진행 방향은 조금 다르게 흘렀다. 같은 계시, 다른 결론. 수운 최제우의 종교적 체험은 이전 선지자들과는 어떤 점에서 달랐던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리뷰에서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뜻밖에도 사월에 마음이 선뜩해지고 몸이 떨려서 무슨 병인지 알 수도 없고 말로 형언하기도 어려울 즈음에 어떤 신선의 말씀이 있어 문득 귀에 들리므로 놀라 캐어물은즉 대답하시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 세상 사람이 나를 상제(上帝)라 이르거늘 너는 상제를 알지 못하느냐?" 라고 하셨다.(p90)... 너는 무궁 무궁한 도에 이르렀으니 닦고 단련하여 그 글을 지어 사람을 가르치고 그 법을 바르게 하여 덕을 펴면 너로 하여금 장생하여 천하에 빛나게 하리라." _ 성해영, <수운(水雲) 최제우의 종교 체험과 신비주의>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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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은 온수(溫水, 수도인 平城에서 서남쪽으로 80㎞ 지점)의 서쪽에 학관을 설치하여 700여 명을 가르쳤는데, 상상이 상과 벌에 관한 조항을 세우니, 제자들이 그를 섬기는 모습은 엄한 임금에게 하는 것 같았다. 이로부터 위의 유학의 기풍이 비로소 진작되었다.(p42/110) - P42

유아는 자주 재난이나 이변을 가지고 고윤에게 물었는데, 고윤이 말하였다.
"음양(陰陽)·재난(災難)·이변(異變)은 알기가 대단히 어렵고, 이미 이를 알더라도 누설될까 두려우니, 알지 못하는 것만 못합니다. 세상에는 묘한 이치가 대단히 많은데 어떻게 이러한 것을 묻습니까?"
유아가 마침내 중지하였다.(p44/110) - P44

《역(易)》에서 ‘군자는 이전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많이 알아서 그 덕을 쌓는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자께서는 ‘말이란 뜻이 통하게 할 뿐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역사란 것은 유학의 일부분이며, 문학이란 유학의 찌꺼기인데, 노자(老子)·장자(莊子)의 허무(虛無)에 이르러서는 진실로 가르침이라고 여겨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무릇 학문이란 것은 도(道)를 탐구하는 것인데, 천하에 두 개의 도가 없으니, 어찌 사학(四學)이 있겠습니까."(p29/110) - P29

"무릇 위에 있는 사람이 선(善)하다는 것은 마치 구름이 움직여서 비가 내리면 만물이 그 내려준 것을 받는 것이며, 그가 악하게 되면 마치 하늘이 찢어지고 땅이 흔들려서 만물이 놀라는 것과 같은 것이니, 누군가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 누가 그것을 못 보겠는가? 어찌 한 사람의 몸을 죽이고, 한 남자의 입을 다물게 한다고 물리치고 도망칠 수 있으며 복종시켜서 없앨 수 있겠는가? 이는 모두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도리어 병을 키운 것이다.(p60/110)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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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큰 축복 - 성석제 짧은 소설
성석제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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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기사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이제 학생은 지금까지의 나하고 같은 운을 갖게 된 거야.... 자연스럽게 학생도 여러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귀신처럼 재수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게 되겠지. 마치 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도 되는 양. 그런다고 너무 좋아하지는 말게. 나 또한 그런 운수를 믿고 내 일을 게을리 해서 여직 평범한 삶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_ 성석제,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p68

성석제의 <내 생애 가장 축복>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길지 않은 분량의 각 이야기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내용이기에 잔잔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읽게 된다. 어떤 이야기는 운(運) 좋게 끝나기도 하고, 다른 이야기는 운 나쁘게 흘러가기도 하지만 모두 삶을 송두리째 바꿀 극적인 이야기들은 아니다. 책을 읽으며 삶 속에서 있으면 좋을 행운, 없다고 해도 크게 아쉬울 것 없는 운들은 우리의 삶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앞서 택시 기사가 놓쳐버린 일상의 깨달음이 아닐까. 살아가면서 얻는 깨달음이 어떤 운보다 더 소중한 것임을<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통해 배워 간다...

같이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닮아간다.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고 무언의 대화 상대가 되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깨달음을 준다. 삶에서 얼마 되지 않을 ‘개좋은‘ 만남을 놓치지 말고 누리라는 것을,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할 수 있는 존재를 사랑하라는 것을, 길드는 게 길들이는 것임을. 산소(개 이름)를 만나기 전까지, 진정 난 그걸 몰랐었다. _ 성석제,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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