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선조(選曹)가 오직 나이와 공로로만 뽑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나란히 날아가는 기러기와 같은 것이고, 그 다음으로 고기를 한 줄에 꿰어 묶어놓은 것과 같은 것인데, 장부를 들고 이름을 부르는 데는 한 명의 관리로도 충분한 것이거늘, 여러 사람으로 채용하여본들 무슨 전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무릇 표준이라는 것은 율을 대신하여 그 나눈 수를 가져다가 악기를 조율하여 고치는 것입니다. 가만히 조성(調聲, 소리의 조율)의 몸통을 찾아보니 궁(宮)·상(商)은 마땅히 탁(濁)해야 하며, 치(徵)·우(羽)는 반드시 맑아야 합니다. 공손숭(公孫崇)에 의거할 것 같으면, 단지 12율성(律聲)으로 그치면서 돌아가 서로 궁(宮)이 되어 맑고 탁한 것이 모두 갖추어진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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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강현(康絢)에게 말하였다.
"4개의 강은 하늘이 조절함으로써 그 기(氣)를 베푸는 것이기에 오랫동안 막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강의 밑바닥을 뚫어서 동쪽으로 물을 댄다 해도, 흐르는 물결이 느리게 간다면 방죽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3천 개의 죄업(罪業) 중에서 불효보다 큰 것이 없고, 불효의 죄가 크다고 한들 제사를 끊는 것을 넘을 수 없는데, 어찌하여 가볍게 방종하여 예법을 지키는 인정을 배반하고, 그러한 불법을 향한 뜻을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지껄일 수 있습니까? 자신의 한 몸은 친히 늙어 가면 되지만, 가족을 버리고 봉양을 끊는다는 것은 당대의 예법을 이지러뜨리면서 장래의 이익을 구하는 것입니다."

태후가 그것을 질책하자 이창이 말하였다.
"하늘의 신은 신(神)이라고 하고, 땅의 신은 기(祇)라고 말하며, 사람의 신은 귀(鬼)라고 말합니다. 《전(傳)》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밝으면 예의와 음악이 있고, 그윽하면 귀신이 있다.’ 그러하니 밝은 곳은 당당함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윽한 곳은 귀신의 가르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부처는 본래 사람에서 나왔는데, 그것을 이름 하여 귀신이라 하였으니 어리석은 저는 헐뜯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염지(鹽池)는 하늘이 준 창고여서 여러 생명들을 길러 주는 밑천인데, 먼저 왕조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제한하였으니, 또한 힘없는 백성들과 이익을 다툰 것만은 아닙니다. 다만 이익이 천연의 염지에서 일어나게 되면 빼앗아 쓰려고 하여도 방법이 없고, 혹 호족과 귀족이 막아서 보호하며 혹 가까이에 있는 백성들이 인색하게 지키고 있어서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멀리서 오지만 아득히 바라보다가 희망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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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바야흐로 임신하고 있는데, 형벌이 태아(胎兒)를 도려내기에 이르게 되면 걸(桀)·주(紂)가 하였던 짓이니, 잔혹하여 잘못된 방법입니다. 청컨대, 출산이 끝내기를 기다리고 그런 다음에 형벌을 시행하십시오." 이를 따랐다.(p15/117) - P15

"《오경(五經)》은 세상을 다스리는 전범(典範)이니, 응당 힘써 해야 할 것 가운데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니 엎드려 바라건대 경서도 교대로 열람하여, 공자·석가가 함께 존재한다면, 안팎이 모두 두루 하게 되고 진인과 속인이 모두 번창할 것입니다."(p15/117)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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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05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출산이 끝나기를 기다려서 형벌을 시행해야 하겠지요.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이 현실에선 의외로 많아 놀라곤 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10-05 14:50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태아의 생명과 어머니의 생명이 구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미 고대로부터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생명 뿐 아니라 태어나는 순간 부모와 자식은 분리되어야 함에도 부모 덕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대저 들판의 나무가 조정에서 자라고 들새가 묘당(廟堂)에 들어오는 것은 옛 사람이 모두 패망의 징조로 여겼으니, 이 때문에 태무(太戊)·중종(中宗)은 재앙이 닥칠까 두려워하여 덕을 닦았으며, 은도(殷道)가 이로 인하여 번창하였으니, 소위 ‘집안이 이로우려면 괴이한 것이 우선하고, 나라가 흥성하려면 요상한 일이 미리 나타난다.’라는 것입니다.(p15/89) - P15

그러므로 비록 유사(有司)를 두었으나 실제는 백성을 위하여 그것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무릇 한 집안의 어른은 반드시 자손에게 혜택을 주어 기르고 천하의 군주는 반드시 만백성을 은혜롭게 양육하는 것이니 부모가 된 사람으로 자기가 젓 담근 것을 아까워하거나 부유하여 여러 생산물을 소유하였으면서 그 가운데서 하나의 물건을 독점 판매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습니다.(p30/89) - P30

"하루아침에 이것을 철폐하면 본래의 뜻을 어그러뜨릴까 두렵습니다. 한 번 행하고 한 번 고치면 법이 바둑과 같아지니, 이치의 핵심을 함께 논의하여 의당 예전의 방식과 같게 해야만 합니다."(p15/89)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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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05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스트를 보니 저도 역사 책을 사 놓고 완독하지 못한 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읽을 책은 너무 많습니다. 저는 많은 걸 알고 싶고 그래서 많이 읽고 싶어요.
언제나 목표 미달입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21-10-05 14:52   좋아요 0 | URL
살아온만큼 더 산다고 해도 읽어야 하는 고전은 끝도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책들은 나오고 있으니 선택과 집중이 최선의 독서 전략이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