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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정으로 가는 길- 구국위원회와 헌정의 유보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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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의 시대- 공포정의 끝인가, 출구인가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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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세운 공화국- 9월 학살에서 왕의 처형까지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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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혁명- 입법의회와 왕의 폐위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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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사의 서막 - 혁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1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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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전후관계를 새로 인식한 현대 역사가들은 문제를 다시 검토했다. 혁명가들이 앙시앵레짐이라고 부른 것은 무기력하고 타성에 젖었기 때문에 마땅히 사라져야 할 것인었던가? 그들은 이렇게 묻고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검토하면서 구체제, 앙시앵레짐이 역설적으로 죽어가면서 태어났음을 깨달았다. 따라서 현대 역사가들은 혁명이 발명한 앙시앵레짐이 아니라 혁명을 낳은 앙시앵레짐, 혁명으로 연결되는 앙시앵레짐의 참모습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32/380

주명철 교수는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중 제1권 <대서사의 서막-혁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Liberte> 앙시앵레짐(Ancien Regime)과 혁명(Revolution)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앙시앵레짐이라는 구체제는 과연 혁명으로 사라져야할 적폐(積弊)인가, 아니면 혁명(革命)의 부모인가?

프랑스 혁명은 무엇보다도 경제문제 때문에 일어났다. 왕정이 빚을 많이 지고 더는 돈을 끌어올 곳을 찾지 못한 채 세제개혁을 하려 했지만 특권층의 반발로 실패하면서 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한편 그 사실 못지않게 왕정은 그 나름대로 국가를 '근대화'하려고 노력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42/380

이 이야기는 가난(미제르)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끝나는지 보여준다. '미제르'의 유일한 재산은 자연이 주는 선물인데 아무나 훔쳐가기 때문에 가난하며, '죽음'도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미제르, 즉 가난을 데려가지 못한다... 민중은 남에게 자기 물건을 도둑맞기 때문에 가난하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잠자리를 제공할 정도로 선량하다. 그러므로 민중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가난하게 살지 모른다.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민중을 보호해줄 공권력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직 가난이라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켜야 할 뿐이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76/380

저자는 혁명의 근원을 경제적 원인으로부터 찾는다. 이와 함께 본문에 소개된 프랑스 혁명 직전시기 널리 유행한 민담(民譚)은 당시 민중의 어려운 처지를 하나의 예시로 보여주지만, 사실 이것만으로 혁명으로의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역사상 수많은 '민란(民亂)'이라 불리우는 사건의 가장 큰 이유가 어려운 경제여건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추가적인 설명이 요구된다. 이전 시기와는 다른 18세기 말 프랑스가 처한 다른 시대 상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루이 16세는 계몽사상가 튀르고를 중용했지만 치세 초부터 곡물 값을 안정시키지 못해 '밀가루 전쟁'을 맞아야 했고, 튀르고의 정책에 반대한 네케르를 중용했지만 이 사람이 추진하는 '영국식 군주정(입헌군주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더욱이 궁정에서 그의 동생 프로방스 백작의 질투와 음모, 그의 사촌 오를레앙 가문의 야망, 왕비의 측근들을 경계하면서 다른 뾰족한 수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저 전통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했다. 루이 16세는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아메리카 독립전쟁에 참여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것이 절대주의 체졔를 더욱 거세게 뒤흔드는 위기의 시작이었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197/380

저자는 루이 14세기 절대왕정 시대와는 다른 시대 상황을 '앙시앵레짐의 변화'로 설명한다. 바로크(Baroque)의 장중함에서 로코코(Rococo)의 경박한 화려함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대중들은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절망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를 체제의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던 이들은 이제 구조적 문제에 눈을 뜨면서 이전과는 다른 대처를 하게 되었다.

루이 15세 치세말의 이야기, 이를 테면 비천한 창녀 출신 뒤바리 백작부인이 루이 15세의 공식 애첩이 되고 이 여인을 중심으로 파벌이 생겨 국고를 탕진하고 음모를 꾸민 이야기와 함께, 루이 16세의 성적 무능 그리고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낭비와 자유로운 생활을 헐뜯는 중상비방문이 마구 쏟아져 나와 선왕시대부터 누적된 적자와 더불어 루이 16세 치세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았다.(p126)... 이것은 문화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대중은 절대왕정의 이상과 이념을 구현하는 왕의 몸이 신성하기는커녕 창녀에게 오염되었다고 생각했으며, 그러한 믿음은 앙시앵레짐 문화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는 절대주의의 절정기가 끝나고 그 표상마저 바뀌었음을 반영한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130/380

루이 16세 치하에서 14년 동안 모든 상황이 변했고 평생 정치와 직접 관련 없이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이 정치화하면서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앙시앵레짐의 문화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14/380

민중들에게 주어진 가난과 고통이 민중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특권층의 결정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했을 때, 그들은 더이상 자신들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큰 문제없이 사회를 작동시키던 구조가 민중들의 깨달음을 통해 문제점으로 인식되는 순간 '레짐'은 '앙시앵레짐'으로, 그리고 혁명의 대상으로 변화되었음을 본문에서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민중들은 아폴론의 손이 닿기전 월계수가 된 다프네처럼 정치적 인간으로 갑작스럽게 변화했다. 이제 대혁명은 예정된 사건이었고, 10부작의 서막은 이렇게 시작된다...

제3신분은 강건한 인간이지만 한 팔이 아직 사슬에 묶여 있는 사람이다. 만일 특권층을 제거한다면 국민은 전보다 못한 존재이기는커녕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 전부다. 그러나 구속받고 압제에 시달리는 전부다. 만일 특권층이 없다면 그는 무엇이 될 것인가? 전부가 된다. 자유롭고 번성하는 전부가. 제3신분이 없이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존재들(제1신분, 제2신분, 특권층)이 없어도 무한히 발전할 것이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82/380

앙시앵레짐과 혁명을 분리하는 문턱을 정확히 어느 시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국 신분회 대표를 뽑는 유세 기간에 프랑스인들이 갑자기 정치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왕국의 모든 곳에서 오랫동안 의식의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때로는 거의 무의식에 가까울 만큼 잊고 지냈던 불만을 구체적인 언어로 되살려내면서 프랑스인은 자유와 평등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희망했다. _ 주명철, <대서사의 서막> , p29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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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8-07 18: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호흡이 긴 프랑스사네요
10부작!

겨울호랑이 2022-08-07 20:17   좋아요 2 | URL
아마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책들 중에서는 가장 장편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마치 중계방송을 하는 듯한 저자의 친절함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바람돌이 2022-08-07 2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또 이렇게 10권의 장대한 여정을 시작하셨군요. 저는 읽지는 못하고 겨울호랑이님 글을 보면서 아 그렇구나 하며 맛만 보는..... ^^;;

겨울호랑이 2022-08-07 21:35   좋아요 1 | URL
에고 아닙니다. 프랑스 혁명에 관한 10권의 책이긴 합니다만, 대중 교양서로 쉽게 읽히는 책이라 마치 트래킹 코스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시리즈입니다. 저도 말씀은 이렇게 드립니다만, 읽다가 중도에 딴 길로 새는 경우가 많아서 언제 끝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ㅜㅜ 이번에는 좀 집중해서 읽어야겠지요... 바람돌이님 하루 마무리 잘 지으세요!.^^:)

초란공 2022-08-07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공권력을 가진 권력이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고, 일반 국민은 가난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요. 저자의 엄청난 공부와 고민 속에서 탄생한 작품 같아요.

겨울호랑이 2022-08-08 04:51   좋아요 2 | URL
초란공님 말씀처럼 생생하게 당대의 모습을 재현하면서 독자들이 역사의 교훈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배려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깊은 내공없이는 불가능함을 느끼게 됩니다. 초란공님 감사합니다 ^^:)

기억의집 2022-08-08 1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읽고 작가분에게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니 책도 많이 내셨네요. 혁명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한 깊은 사고에서 내려진 것 같아 멋진 분이시네요.

겨울호랑이 2022-08-08 11:16   좋아요 1 | URL
주명철 교수의 사촌이 <바다 인류>,<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저자 주경철 교수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서양사학자 두 분이 가까운 관계이기에, 인간적으로 더 깊게 교류하면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기억의집 2022-08-08 11:18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이름이 비슷하긴 해도 사촌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어요.

겨울호랑이 2022-08-08 12:56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건강한 오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산하 치안비서관을 없애는 대신, 행안부장관이 직접 경찰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경찰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까지만 해도 청와대가 음성적으로 경찰의 인사 등에 개입했고, 그 주된통로가 민정수석실이었다는 주장이다.
핵심은 인사권이다. 7월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직제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국은 경찰 관련 정책·법령 국무회의상정, 총경 이상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 제청, 자치경찰지원 등을 전담한다.  - P10

원·하청 구조는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중대한 과제다. 산업경쟁력의 핵심일숙련과 임금의 연결고리는 끊어진 지 오래다. 정규직은 속속 정년퇴직 중이고 신규 채용은 씨가 말랐다. 정규직과 하청의연대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지만 위태롭다.  - P17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코레일이 철도노조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을 두고, 한국 정부에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이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운영에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덧붙여 손해배상 소송이 노동조합의 존속 그 자체에 심각한 재정적 위협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조합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갖는다는 노조의 지적에도 "우려를 표하고 유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회 비준 동의로 인해 국내법적 효력을 가진 ILO의 국제노동기준은, 파업 노조를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는 권장되는 일이 아니며 오히려 신중하라고 요구한다.  - P20

북한 이슈는 우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기에 용이한 사안이다. 두 번째는 정보의 독점성이 있다. 정부·여당이 정보를독점하게 돼 있다. 세 번째로는 NLL 대화록 사건 등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윤석열정부의 기대에 못 미친 거 같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다수가 윤석열 정부의 의도대로 따라가지 않고 있다. 과반이 공감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몰이로 전임 정부를 혼낼 수 있고 정치적으로 이득이 될 거로 생각하는데, 그건 선거 때나가능하다. 선거라는 특정 시기에 제한된정보를 가지고 정보 장난을 칠 때 재미를봤던 건데, 지금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게문제다. - P24

기후변화를 막고 곤충에 대한 인식을바꾸면 벌레 떼 문제는 해결된다. 다만
‘다음 신종 벌레 떼‘가 몰려올 때 대처할 단기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박멸보다 관리‘가 낫다고 말한다. 도심에는 약을 뿌리되, 야산은 두고보자는것이다. 곤충에 대한 애정이나 생명존중때문이 아니다. 이유가 있는 전략적 접근이다.
DDT 부작용을 처음 맛본 뒤 30년, 미국 학계는 화학이 아닌 생물학적 방제를시작했다. 약을 뿌리는 대신 진드기를 잡아먹는 포식성 생물을 키웠다. 생물학적방제는 결과를 얻기까지 오래 걸린다. 살충제 살포와 병행하기도 까다롭다.  - P29

메타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의도치않게 SNS의 본질이 광고이고, 빅테크 기업의 수익원은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 P32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트릴레마(Trillemma)다. 어떤 스테이블 코인이든 ‘탈중앙화‘,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 세 가지 중 하나는  반드시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여기서 안정성(stability)은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얼마나 안정적이냐를 말한다. 특히 미국채등 담보자산과 연동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으로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더욱 중요시된다. 효율성 (capital efficiency)은 코인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트릴레마에 따르면, 만약 어느 스테이블 코인이 적정한 수준의 자금을 투입해 높은효율성) 미국채와의 연동을 안정적으로유지할 수 있다면 (안정성이 높다), 그 코인은 탈중앙화된 코인일 수가 없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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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 새로운 현상도 아니다. 지배계급에 대한 절망은 지배계급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그릇된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시대’, 즉 상황이며, ‘대인들’이 올바른 일을 한다고 믿을 수 있는 한 상황은 바뀔 수 있다. 대인들을 믿는 것말고 다른 방도는 없으며, 시대가 좋아지기를 기대해야 한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6장)에서 설명한 것처럼,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조건은 두 가지가 있다. 포르투나fortuna, 즉 ‘운’이나 순조로운 상황이 결합되어야 하고 필요한 비르투virtu, 즉 이런 상황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나 기술을 갖춘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병적 징후들은 앞선 수십 년간 이루어진 성장과 번영에 연결되어 있다. 대체로 현재의 불만은 환멸, 희망의 상실과 밀접히 관련되며, ‘담대한 희망’ 같은 슬로건으로도 희망을 되살리지는 못한다. 버락 오바마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내세운 뒤 베스트셀러 저서의 제목으로 삼은 이 구절은 시카고의 목사 제러마이어 라이트가 한 설교에서 빌려온 것이다. 라이트는 영국 화가 조지 프레더릭 와츠가 그린 〈희망Hope〉(1886)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림 속 눈을 가린 여자는 허름한 옷차림으로 공 모양 위에 앉아서 현이 하나뿐인 리라의 희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무 희망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 소리가 그나마 위안이 될지 모른다.

오늘날 ‘국제적인’ 것은 ‘인류’가 아니라 세계화된 시장이다. 그리하여 대기업과 소수 부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나라끼리 싸움을 붙이는 한편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정부 간섭을 비난하면서 밑바닥을 향한 경쟁을 부추긴다. 각국이 다른 나라에게서 투자를 빼앗아오기 위한 경쟁이다. 마틴 울프가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쓴 것처럼, "자유주의의 국제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이 질서가 우리 사회의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20

오늘날 우리는 그렇게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며, 지옥이 바로 코앞에 다가온 것은 아니라고 여전히 희망을 품는다. 어쨌든 지난 여러 세기 동안 우리의 삶이 좋아졌다면, 그것은 바로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 아무리 시대가 병들었어도 계속 끈질기게 싸움을 이어간 사람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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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세균은 항생제에 적응하여 결국 항생제에 듣지 않는 균이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안다. 그런데 역시 세 가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1) 항생제 내성균은 항생제를 썼을 때만 생긴다. 해열제나 감기약을 먹는다고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지는 않는다. 2) 항생제 내성은 인간의 몸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세균이 변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주장에 현혹되어 백신을 맞지 않기로 한 부모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백신을 맞지 않아 질병이 유행할 경우 자신의 자녀가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왜 백신을 맞으면 질병 자체가 없어질까? 집단면역herd immunity이란 현상 때문이다. 한 사회나 국가에서 충분히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 면역을 갖추면 병이 발병해도 걸린 사람만 앓고 끝나기 때문에 전염되지 않는다. 전염되지 않으니 유행할 수 없다. 이런 집단면역이 오랜 기간 유지되면 원인균 자체가 서식지를 잃고 결국 영원히 소멸된다

의학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성공을 거둔 지금, 뜻밖에도 네 가지 모순적인 현상이 관찰된다고 진단한다. 1) 점점 많은 의사가 자신의 직업에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2) 대중은 갈수록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고, 3) 의학의 테두리를 벗어난 대체의학의 인기는 점점 더 커지고, 4) 모든 국가에서 의료비 지출액이 끝 간 데 없이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 의사, 국가 등 모든 주체가 불만족 상태에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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