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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마사지다
마샬 맥루한.꽹땡 피오르 지음, 김진홍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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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신부- 산업사회 인간의 민속설화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 지음, 박정순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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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21세기 인류의 삶과 미디어의 변화
마샬 맥루한.브루스 R. 파워스 지음, 박기순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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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 은하계
마샬 맥루한 지음, 임상원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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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리학(性理學)은 조화로운 국정 운영을 보장할 수 있는 문관 계층을 양성하는 방법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태조의 손자인 세종대왕은 이런 기본 방침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려, 1420년에 집현전을 설치했다... 문맹을 줄이도록 장려하는 것이 성리학의 중요한 이념이므로 태조는 이미 왕실이 후원하는 학교를 설립하도록 지시한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한국어를 기록하려면 한자를 사용해야 했는데, 한자는 한국어의 음을 정확히 표기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 방대한 문자를 일반 백성들 모두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단순화된 문자 체계인 한글을 만들었다. 이 문자의 창제 원리는 1445년에 간행된 책 <훈민정음>에 해설되어 있다... 한글의 도입은 전통주의자인 귀족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그들은 한글을 도입하면 다른 신분의 사람들에게도 과거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제공하여 자신들의 권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했다.(p131) <역사의 책> 中


  <역사의 책 The History Book>은 세계사에서 의미있는 주요 사건과 그 의미를 제시한 책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사건 중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건은 하나가 실려있는데, 그 사건이 바로 '세종대왕이 새 문자를 도입하다(1443년)'다. <역사의 책>에서는 우리 역사의 수많은 사건 중 한글 창제를 세계사에 의미있는 유일한 사건으로 평가하는 것일까. 이번 페이퍼에서는 한글날을 맞아 이를 찾아보려 한다.


 <역사의 책>의 한글 창제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글은 표음문자이며, 백성들 모두가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문자이며, 당시 양반들의 격렬한 반대를 받아 19세기에 한글이 재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차례로 따라가보자.


 먼저, 한글은 우리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자라는 면에서 중요하다. 월터 J.옹(Walter J. Ong, 1912 ~ 2003)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Orality and Literacy>에서 '쓰기'가 자연스러운 '말하기'와는 달리 '의도적'이며, '의식적'인 행위임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적인 행위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손쉽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모 24자로 만들어진 한글은 이 점에서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다.


  '쓰기'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소리를 정지된 공간으로 환원하고, 소리로 된 말 그 혼자만이 존재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현재로부터 그 말을 분리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구술로 하는 말하기와는 대조적으로 쓰기는 완전히 인공적이다. '자연스럽게' 쓰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쓰기(writing)나 스크립트(script)는 반드시 무의식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말하기와는 구분된다... 쓰기는 그 밖의 인공적인 작품과 마찬가지로, 아니 어떠한 작품 이상으로 두말할 것 없이 가치 있으며 실제로 인간의 내적인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p129)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中 


 자기 생각을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쓰기'라고 했을 때, 쓰기에 어떤 언어가 사용되는가는 중요하다. 특히, 몸짓이나 표정 등으로 비언어적 의미가 동반되는 '말하기'와는 달리, 글을 통해 모든 것을 담아내는 쓰기에서 작은 단어의 선택은 전체 뜻을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에, 말과 글의 대응은 더욱 중요해진다. 예를 들면,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 ~ 1546)의 <교회의 바빌론 포로에 대한 마르틴 루터의 서주 De Captivate Babylonica Ecclesiae> 에는 대명사 hoc의 사용을 통해 자신의 교리를 입증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는 말과 글의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이런 면에서 우리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우리 글이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헤아릴 수 없다.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대명사 'hoc'(이것)이 몸을 지시하는 것은 성의 유사성 때문이다. 그러나 중성이 없는 히브리어에서 '이것'은 빵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나는 'hic est corpus meum'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언어의 용법과 상식은 그리스도가 "이것은 나의 몸이다"라고 말할 때 주어 '이것'은 빵을 가리키는 것이지 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준다. 이 말은 "이 빵은 내 몸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p171) <교회의 바빌론 포로에 대한 마르틴 루터의 서주> 中


 한글 창제는 이처럼 우리 생각을 우리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한글이 표음 문자이며, 이로 인해 우리 문화(文化)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는 것 역시 한글 창제의 효과라 여겨진다. 이는 마셜 맥루헌(Herbert Marshall McLuhan, 1911 ~ 1980)의 <구턴베르크 은하계 The Gutenberg Galaxy>의 내용으로 뒷받침된다.


 표음 문자 알파벳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효과의 핵심은 과잉 의미를 제거한 것이 아니다. "과잉 의미"란 "내용(content)"적인 개념이고, 그 자체가 알파벳적 기술의 유산이다. 즉, 모든 표음 문자로 된 된 글은 말을 대신한 시각적 기호이다. 말은 표음 문자로 쓰여진 글의 "내용'이다. 이는 어떤 다른 종류의 글의 내용은 아니다. 글이 상형 문자나 표의 문자로 쓰여진 것은 장(Gestals) 혹은 개인이나 사회적으로 다양한 상황을 스냅 사진으로 찍은 것이다.(p97)... 알파벳에 의해 인간은 탈부족화 혹은 개별화되어 "문명"화되었다. 문화는 인간에 의하여 문명 이상으로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다. 단, 표음 문자인 알파벳이 없이는 중국인이나 일본인처럼 부족적인 상태로 남아 있게 된다.(p100) <구텐베르크 은하계> 中


 표음문자인 알파벳의 사용에 의해 서양 문명은 탈(脫)부족화를 이룰 수 있었고, 이러한 우수성으로 서양 문명이 다른 문명을 압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맥루헌의 주장이다. 일본도 표음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구텐베르크 은하계>에서 표음문자를 사용하는 일본도 부족상태로 남아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다소 무리하다라고 비판할 수 있겠만, 실제 일본어가 한자와 함께 사용되고 있는 상태임을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문자만으로 언어 표현이 가능한 알파벳의 우수성을 강조한 저자의 의도가 무리한 것만은 아니라 여겨진다. 

 

 알파벳 정도 또는 알파벳 이상의 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면에서 '한글' 역시 우수한 표음문자임을 생각해본다면, 우리 문화 역시 탈부족화한 독창적인 문화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이 MS-Word가 장악한 word Processor 시장에서 '한글'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서 무너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 여겨진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글은 우리가 문화제국주의 시대에서 한국문화를 지켜주는 방파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널리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은 사상과 정보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대표되는 시민의식의 표현이 가능했던 것이 인터넷(Internet)으로 대표되는 IT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이지만, 여기에 내용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한글'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자처럼 글자를 찾아서 입력을 해야한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독창적인 인터넷 문화가 형성될 수 있었을까.


 허웅 선생의 국어 운동은 국민의 글자생활은 한글만으로, 언어생활은 쉽고, 바르고, 고운 말로,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말글의 가치를 높이 받드는, 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활동이었다. 선생이 주창한 '한글은 우리 겨레와 민중을 위한 글자로 태어난 것이다'라는 생각은 글자생활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한 정신이다. 한글만 쓰면 모든 국민들이 모두 편하게 글자생활을 하며 모두가 문화와 정보를 누릴 수 있게 되지만, 한글-한자를 섞어 글자생활을 하면, 일정한 교육을 받은 지식층만이 문화와 정보를 누리게 된다는 점에서 한글만 쓰기를 주창한 것이다.(p16) <우리 옛말본> - 해제 중 -


 한글날을 맞아 세종 대왕의 한글 창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한글이 가져다 준 여러 선물로 인해 오늘날 우리가 자신의 생각을 손쉽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오해없이 소통하며 세계의 다른 문화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역사의 책>에서 한글 창제를 세계사적 사건으로 바라본 것은 무리없는 판단이라 생각한다. 


다만, <역사의 책>에서는 '한글 창제'시기를 중세 세계 The Medieval World에 할당했지만,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은 근대 초기 The Early Modern Era에 배정하였다. 양반 계층 중심의 관료제 국가, 중앙집권 국가였던 조선(朝鮮)시대를 봉건시대(封建時代)인 중세(中世)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다른 의미에서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페이퍼를 마무리하기 전 바른 글쓰기에 대해서 이오덕(李五德, 1925 ~ 2003)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의 한 대목을 옮겨본다. 


 

아이들은 이렇게 해서 글을 쓴다. 아이들은 머리로 이야기를 꾸며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삶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말을 문법에 맞게 맞추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입으로 늘 하고 있는 말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글은 재미가 있고 감동을 준다. 만약 아이들에게 자기가 보고 듣고 한 일들을 쓰게 하지 않고 책에 나온 어른들의 글에 따라 쓰게 하거나 책에 나온 낱말을 문법에 맞추어서 쓰게 하는 짓을 글짓기 공부라 해서 시킬 때 아이들은 글을 못 쓰게 된다. 쓰더라도 아주 맛없는 글, 죽은 글밖에 못 쓰게 된다.(p181) <우리글 바로쓰기 5> 中


 아이들처럼 글쓰는 것. 그것은 잃어버린 동심을 찾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래전 내가 어렸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렸을 적 쓴 일기를 펼쳐본다. 


 1982년 2월 18일 수요일 날씨 맑음


 숙제를 하고 있을 때 밤에 쓰는 일기를 생각했다. '게으름뱅이처럼 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숙제를 다하고 나면 자유다. 또 거기에 밤에 쓰는 일기도 다 쓰면 자유다. 잠잘 때 쓰는 일기는 싫었다. 그렇지만 일기는 왜 쓰냐고 묻는다면, 다 크면 어렸을 때 생각을 잘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라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기를 쓴다.


 국민학생(초등학생)도 마음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제는 기억할 수 없는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쉬운 한글이 주는 멋진 경험이 아닐까 생각하며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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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10-09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글 날 가장 어울리는 공들인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10-09 18: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페이퍼를 정리하면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10-09 18:17   좋아요 1 | URL
러시아 키릴 문자도 표음 문자인데 다소 복잡하여 소위 카톡 보내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더라구요. 그래서 소위 카톡을 말로 하고 문자로 전환하던데, 한글의 편리성과 위대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10-09 18:22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요즘 북다이제스터님께서 러시아 역사책을 읽으시던데, 러시아 문화와 언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듯합니다. 이미 러시아어 능통자이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북다이제스터님이라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

雨香 2019-10-09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자 문화권임에도 표음문자 한글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문화적 축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IT 시대에 걸맞는 문자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듯 하고요.

겨울호랑이 2019-10-09 18:12   좋아요 0 | URL
그러습니다. 한자와 한글을 함께 익혀야 하는 것이 어렸을 때는 부담이 되지만,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다만, 말을 어렵게 쓰는 것을 특권처럼 생각하는 인식은 바뀔 필요가 있다 여겨집니다. 저 또한 말을 어렵게 쓰는 편이라 고쳐야 하는데 생각만큼 쉽질 않습니다...ㅜㅜ

2019-10-10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0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0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2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9-10-16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버럴리스트 어린 겨울호랑이ㅎㅎ 겨울호랑이 님 어릴적 일기 넘 정감가네요^^ 제 일기는 집 떠나 있는 사이 버려져서 참 아쉬운데 그때 뭐라고 썼나 가끔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가지고 있는데요. 국가와 사회에 대해 시시때때로 고민을 하는.... 교육의 힘이었다고 봐야 할까요. 지금으로선 매우 저답지 않다고 할(-,-);; 읽으면 오글거려요

겨울호랑이 2019-10-16 01:25   좋아요 1 | URL
^^:) 어릴 때 일기를 보면 가끔 이럴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저는 얌전히 지낸 학생인줄 알았는데, 당대 기록을 보니 제가 전투 민족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나더군요 ㅜㅜ 그래서 인간의 기억은 부정확하다 여겨집니다. 지금 일기장은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작은 호랑이 연의랑 보고 있습니다. 아빠도 어렸을 땐 게으름뱅이였네 하면서 웃다보면 자신도 일기를 쓰고 싶다하니 과거 일기가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ㅋ
 
진보와 보수의 12가지 이념 - 다원적 공공 정치를 위한 철학
폴 슈메이커 지음, 조효제 옮김 / 후마니타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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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역사적으로 일단 판정이 난 전체주의 이념과 일부 극단주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정치 이념들이 다원적 공공 정치철학의 지붕 아래에 모일 수 있다고 가정한다. 더 나아가 이 이념들이 다원적 공공 정치철학을 공유할 때 정치의 영원한 쟁점을 놓고 일종의 거대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또한 다원적 공공 정치철학은 어떤 이념을 신봉하든 그것이 편의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동기가 아니라 확고한 철학에 기반을 둔 신념이어야 하고, 자신이 믿는 이념이 정치 공동체의 전체 선익에 나름대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p29)

다원적 공공 정치철학은 그런 ‘이익‘ 추구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모든 정치 이념들이 최소한의 토대적인 공공성에 대해서 동의해야 한다고 가정한다. 즉, 나의 직접적인 이익과 관계없이, 또는 나의 직접적인 이익이 단기적으로 침해받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사회 공동체의 정상적인 구성원이라면 동의해야만 하는 합의의 영역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p29)

정치의 영원한 질문에 관한 합의점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보면 다원적 공공 정치철학 pluralist public philosophy이 되며,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치를 인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철학이라고 제안하고 싶다.(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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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투부터 바꾸셔야겠습니다만- 1분 안에 아이를 변화시키는 골든타임 대화법
우치다 겐지 지음, 오현숙 옮김 / 길벗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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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학부모는 처음이야- 아이가 학교에 가면 부모 역할이 달라진다!
최재정 지음 / 길벗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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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1학년 엄마 1학년 (최신 개정판)- 정서지능부터 공부 태도까지 초등학교 1학년 심리 교과서
이호분.남정희 지음 / 길벗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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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김선호 지음 / 길벗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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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자존감의 힘 - 소극적인 아이도 당당하게 만드는
김선호.박우란 지음 / 길벗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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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감'은 단지 '자아존중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더 근본에 '자아존재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자아존재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아존중감'이 자라기 어렵다.(p17)... '내가 있다'라는 존재감은 나 스스로의 힘으로 느끼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바라봄'을 통해 인지된다.(p19)... 자아존중감은 '내가 여기에 형편없이 있음에도 누군가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 형성된다.(p20) <초등 자존감의 힘> 中


 <초등 자존감의 힘>에서 저자들(김선호, 박우란)은 초등학생 어린이의 자존감을 크게 자아존중감과 자아존재감으로 나누어 자존감을 설명한다. 자신을 존중하기 전, 존재(存在)를 인식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며, 자아존재감과 자아존중감 형성을 위해서는 아이 뿐 아니라 다른 '한 사람'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다수의 가정에서 이 역할은 엄마나 아빠가 맡을 수 있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이 바닥에 떨어졌음에도 누군가 바라봐주는 단 한 사람이 있을 때 형성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변의 많은 사람이 바라봐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단 한 사람만 그 순간 곁에서 아무 판단 없이 바라봐주면 된다.(p178) <초등 자존감의 힘> 中


 결국, <초등 자존감의 힘>의 저자들(김선호, 박우란)은 아이들 자존감을 형성하기 위해서 부모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존감 높은 부모가 될 필요가 있음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부모가 먼저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쏟아부어서는 안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엄마아빠 자신이 본인의 역사와 원가족(family of origin)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더불어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는 시간과 작업들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p133)... 부모의 메시지는 정교해야 한다.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큰 의도 없이 던진 엄마아빠의 감정해소 표현에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그대로 위치시킨다. 부모가 남긴 감정의 찌꺼기를 통해 아이들은 무의식적인 자기상을 그린다.(p138) <초등 자존감의 힘> 中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자녀에게 쏟아부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초등학교 시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경계선'을 세우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를 먼저 알고,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름을 인식한 후 경계선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서 부모의 과도한 감정표출과 간섭은 치명적이다.


  내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릴 때 자기존재감을 맛본다.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자신이 휘감기지 않도록 어느 정도 경계선이 유지된다. 아이들에게는 아직 경계선을 형성시킬 능력이 부족하다. 부모가 감정을 쏟아부으며 경계선을 허물지 않도록 의식하는 깨어 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p198) <초등 자존감의 힘> 中


 부모의 감정 표출이나 의사 강요는 아이들 자신을 깨닫지 못하게 하며, 타인과 자신을 구별하지 못하고, 경계선을 형성하지 못한 채 부모의 뜻과 자신의 욕구를 혼동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누구에게든 충분한 '자기중심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아(自我)'가 뿌리를 내리는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과 같다... '자기중심성'을 충분히 누려보지 못한 아이는 대신 타인의 욕망을 자기중심으로 착각하거나 혹은 짋어진 채 초등 시기를 보낸다. 자신에게 시선을 돌려 행동하고 말하는 과정을 보일 때마다 혼이 난 무의식은 '자기중심성'을 죄의식과 함께 묻어버리거나 감추어버린다.(p47) <초등 자존감의 힘> 中


 <초등 자존감의 힘>에서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즉 아이들이 스스로 설 수 있게 여유를 가지고, 믿음으로 지켜보는 부모가 자존감있는 아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많은 경우 부모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들이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강요한다. 자녀들이 실패하지 않기를 원하기에 자신의 실패를 자녀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부모들의 못다 이룬 꿈을 바라는 것은 아닐런지. 이들 부모가 놓치고 있는 것은 사람은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이며, 배우면서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점이 아닐까. 실패를 무조건 '악(惡)'으로 규정하는 태도가 부모의 과도한 간섭을 합리화하는 기제로 작용함 또한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부모들의 감정배출구는 아니며, 부모의 한(恨)을 풀어주는 존재 역시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가진 별개의 존재임을 부모가 먼저 인정하지 않은다면, 세상의 어느 누가 자녀의 존재를 인정해 줄 것인가. <초등 자존감의 힘>에서 아이의 자존감을 세우기 위해서는 아이를 인정하는 '한 명'이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을 인정하는 부모, 자신을 절제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의 자존감이 세워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자존감 없는 자녀' 걱정 이전에 내 자신이 '자존감 없는 부모'가 아닌지 돌아보면서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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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6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06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19-10-06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아 존재감과 자아 존중감은
초등생뿐만 아니라 저 자신에게도
부여되는 문제인것 같아요~~
언제쯤 주위의 것들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 쓰지 않고, 상처 받지 않고
떡하니 버틸 수 있는 나의 굳건한 자아를 가지게 될는지요 으흐흑!!

겨울호랑이 2019-10-07 00:13   좋아요 1 | URL
자아 존재감과 존중감 문제가 페넬로페님만의 문제겠습니까... 살아가면서 주변의 압력으로부터 자신을 지켜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라 여겨집니다...^^:)

2019-10-10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0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