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채택안은 달랐지만 대책의 기본 방향은 같다. 데이터와 경험상 과거 비가 많이 오고 피해가컸던 지역에 크고 튼튼한 배수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비는 그 용량 또한 뛰어넘었다. 국내 현존하는 최신식 · 최대 배수시설이라 할 수 있는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과 반포천유역분리터널이 최대로 처리해낼 수 있는 시간당 강수량이 각각100㎜, 95(완공 시) 정도다. 8월8일 폭우가 집중되던 오후 8~9시 서울 강남 일대의 시간당 강수량은 10㎜를 넘겼다. - P13

치수의 해법을 ‘치수‘ 바깥에서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환경단체에서 오랫동안 정부의 물관리 정책을 살펴온 신재은활동가(풀씨행동연구소)는 이제껏 정부가 펼친 좋은 수해방지대책 중 하나로2010년 서울시 수해 이후 제정된 ‘반지하주택 건축허가 제한‘을 꼽는다. 이후 10년사이 서울시내 반지하 주택이 약 10만여 가구 감소했다. - P14

다시 큰 물난리를 겪게 된 서울시가8월10일 내놓은 대책은 10여년 전과 비슷하다. 이번에는 침수 우려 지역과는 상관없이 반지하 주택을 짓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이미 지어진 반지하 건축물은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없애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주거 취약계층이 반지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이유를 간과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 P17

지난해 출범한 TTC의 핵심 목표는서방국가(미국과 EU)들이 기술 부문의글로벌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떤기술의 중국 수출이 서방의 국가안보를위협할 수 있는지 기준을 정해서 ‘수출가능 장비‘와 ‘불가능 장비‘ 사이에 선을 그으려 한다. 마침 EU의 행정부라 할 수 있는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3월, EU 내의반도체 제조 능력을 강화하는 데 500억 달러(약 430억 유로)를 투자하는 내용의 ‘EU 반도체법‘을 제안해놓은  상태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TTC 협의직후 나온 공동성명의 골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슬의 재균형화 (rebalancing)‘였다. 
여기서 재균형화는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중국 배제‘의 부드러운 표현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일본·타이완 등동아시아에 대한 이른바 ‘칩4‘ 역시 대중수출규제를 위한 국제협력의 시도로 볼수밖에 없다.  - P22

‘펠로시 패싱‘이 해프닝이 아니라면,
더 큰 의문이 남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의 큰 방향이 바뀌었느냐는지점이다. 정확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한·미동맹 약화,
대중 굴종 외교, 주종의 남북관계‘라는 프레임으로 적극 공격하며 선거 캠페인을벌였다. 사드 추가 배치를 하겠다는 한 줄 공약도 남겼다.  - P25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의장을 만나지 않음으로써, 신냉전 질서가 격화하는 시기에 ‘윤석열 정부는 어떠한 대응책과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펠로시 패싱‘으로 미국이 받은 충격은 "타이완해협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은동맹국인 한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더 힐>)"라는 보도로 드러난다. - P26

 <워싱턴포스트>는사설에서 "펠로시 의장이 왜 하필 이 시점에 우군 민주당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타이완을 방문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혹시 이번 방문을통해 그가 공화당 승리가 예상되는 올가을 중간선거 이전에 하원의장으로서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굴뚝같더라도 시기적으로 타이완행은 현명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노정치인 펠로시의 타이완행을 국익을 무시한 채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는 ‘욕‘으로 본것이다. - P29

사납금 폐지는 법인택시 기사들의 오랜 염원이다. 택시가 못한 것을 타다는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첫째, 타다는 법인택시 회사들처럼 차량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앱도 직접 운영했기 때문이다. 택시1 노동자들의 주행거리, 횟수, 시간은 물론= 누적 휴게 시간까지 초 단위로 추적할 수있었다. 기사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지정한 대기 장소로 이동시켰고, 기사들이 콜을 자주 수락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부여했다. 둘째, 손님이 별로 없는시간에도 시급 1만원을 준 부분은 피크시간대에 기존 택시보다 50% 더 요금을올리는 방식으로 만회할 수 있었다.
- P36

발사체와 분리돼BLT 궤적에접어든 탐사선은 지구로부터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1까지 태양 중력에 이끌려 간다 (라그랑주는 우주공간에서 태양과 지구가 서로 당기는 힘이 0이 되는 지점이다). 라그랑주 1에서 방향을 바꾼 탐사선은 이번에는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 방향으로 돌아오다가 달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굽이굽이 600만km를 돌아가기에 4.5개월이 걸리지만, 태양과 지구의중력을 이용하는 덕분에 달에 갈 때까지연료를 거의 쓰지 않는다.
2019년 다누리의 무게가 변경된 이후, 당시 달탐사사업단 단장이던 이상률항우연 원장은 2020년 1월 급하게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하고 돌아와BLT 궤적이라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 P48

 다누리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달 전체를 찍어서 달 전체에대한 ‘편광 지도‘를 얻는 것이 목표다."
달 탐사선에 편광 카메라를 탑재해 달주위를 돌며 편광 사진을 찍는 건 다누리가 세계 최초이다. 그동안 지구상의 망원경으로 달을 편광 관측한 적은 있지만 달의 앞면만 볼 수 있었다. 다누리에 실린
‘폴캠‘은 달의 뒷면과 옆면을 모두 관측할수 있다. 2023년 2월 1일 다누리가 정상운영을 시작하며 보내오는 폴캠의 데이터는 인류가 처음으로 보는 사진이다.
- P50

 언론역사학자인 파트리크 에베노는 같은 날 라디오 프랑스앵포에서(수신료 폐지가) 공공기관의 재정에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최근 증액된 정부예산에서 공영방송 운영비용을 충당하면오히려 세수가 간결해진다"라고 말했다.
좌파 정당 후보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3월8일 유럽녹색당(EELV)의 야니크 자도 후보는 "공공기관에 대한 대통령노선이 극우 정당과 같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신료폐지는 극우 성향 ‘재정복(Reconquête)당‘의 에리크 제무르, 우파인 공화당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 등의 공약이기도 했다.
사회당(PS) 안 이달고 후보는 "TV 수신료 폐지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죽이는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 P53

투자사가 작품에 거액의 예산을투입할수록 작품에 대한 입김이 세지는건 당연하다. 흥행 리스크를 짊어지고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와 드라마를통틀어, 국내 관행상 쿠팡플레이가 거의불가능한 일을 해버렸다는 평가도나왔다. 영화·드라마 업계를 두루경험하고 현재 제작사를 독립 운영 중인A씨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감독과제작사, 투자사가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평행선을 달리는 일은 흔하다. 언성을높이고 진땀을 빼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적정선을 찾아 서로 양해하고조율하면서 작업을 마무리한다.  - P57

그러니 아스팔트 틈새에서 자라는식물에는 ‘그런 데서도 자랄 수 있는생명력‘과 함께, 머지않아 스러질것이라는 예견된 죽음이 겹쳐 있는셈이다.
그 죽음은 바로 그 좁은 틈에 또조금의 양분을 남기고, 또 다른 싹이그곳에서 자라날 것이다. 아스팔트의작은 틈새에서도 꽃이 피고 갈라진 계단틈에서도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나듯이,
아무리 흙으로 덮고 없애도 식물은 그틈에서 집요하게 되살아난다. 식물의삶의 방식이란 그렇게 틈새를 찾고파고들어 자기 자리를 느리게,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닐까생각한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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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들은 항상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길을 정권창출과 장기집권에서 찾으면서 온갖 방법을 강구한다.
그것이 그들의 직업이다. 그들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은 생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정치꾼들을 꺾기 힘들다. 그래서 정치꾼들은 속으로 낙관했다. 그리고 민의보다는 권력 편에 선 국회의원은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촛불을 드는 민심은 달라졌다. 시민들은 아무리 추워도 광장에 나갔고, 연말에도 나갔다.

시민들은 어렵게 만든 기회를 헛되이 놓아버리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두 눈 부릅뜬 채 지켜봐야 한다. 아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장 자크 루소는 선행의 첫걸음이 악행을 하지 않는 것이라 말했는데, 자기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자들이 악한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쥐가 달걀을 낳기를바라는 일과도 같다. 어렵사리 민주주의를 쟁취했던 우리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잇달이 대통령 노릇을 하는 9년 동안 눈뜨고 보기 어려울 만큼 국격이 땅에 떨어지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루소의 말이 옳다는 사실을 또다시 절감했다. 우리는 투표할 때만 주인이었고, 9년 동안 정치적 ‘노예‘가 되었던 것이다.

‘진보적인 양심세력은 ‘입안보‘, ‘입애국‘ 세력과 싸워야 한다. 그들은 매사에 인보와 애국을 들먹이면서
"그 말을 독점했지만, 북한의 핵실험에는 겨우 확성기만으로 대응한, 그래서 진정한 ‘입안보‘ 세력일 뿐이되었고, 막대한 국방예산을 쓰고서도 자주국방의 길을 제대로 열지 못한, 그래서 진정한 ‘입애국‘ 세력에 시
" 내지 않는다. 그들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깨닫는 시점까지 진보세력은 사회의 건강한 부분에 대한 비판보했다는 아픈 부분을 고치는 데 전념하기를 바란다. 진보세력끼리 ‘입진보‘라고 비판하면서 선명성을 경쟁하기보다 더욱 절박하게 해결할 일이 있음을 명심하자. 한마디로 대의제 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촛불혁명을 완수해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치적 모형을 제시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서 프랑스 혁명을 생각할 거리도 많아졌다. 나는 프랑스 혁명이 무엇보다도 프랑스의 근대화 역사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합리화, 산업화, 정교분리와 함께 민주화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근대화라 하겠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민주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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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뭐가 되었든 청년 튜링이 정의한 네 가지 부품만으로 만든 것이다. 미리 정해진 부품들이다. 따라서 기계를 글로 표현할 때, 정해진 형식으로 제한된 단어만 사용해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기계를 입력으로 받아서 그 기계가 하는 일을 고스란히 따라 하는 기계. 이런 특이한 기계를 그래서 청년 튜링은 ‘보편만능의 기계universal machine’라고 이름 붙인다. 임의의 기계를 입력으로 받아서 그 기계가 할 일을 그대로 해주는 기계기 때문이다.
바로 이 보편만능의 기계가 컴퓨터의 원천 설계도다. 기계(소프트웨어)를 글로 표현해서 넣어주면 그 기계가 하는 일을 따라 해 주는 기계(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넣어주면 그 소프트웨어대로 일을 하는 도구. 바로 오늘날 우리가 컴퓨터라고 부르는 도구다.

따라서 비록 자유론적 자유의지(비물질적이고 의식을 갖춘 통제자에게 부여되는 자유의지론의 자유)는 없을지라도, 우리의 결정이 자연적이든 초자연적이든 외부의 힘에 의하여 통제되지 않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능력(정신질환이나 뇌질환이 없는)에 의한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의 결정’이다.

사회가 형법 체계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인간의 행동을 재조명하고 우리에게 자유론적 자유의지가 없음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밝힌 새로운 과학적 결론에 기초한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가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기초해 응분의 대가를 요구하는 응보주의 형벌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반면에 사람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사실이 범죄 행동에 대한 기존 형벌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강화하는 데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이것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게임이론(사기꾼과 무임승차자의 처벌이 부정행위와 무임승차를 줄인다)적 분석에 의거한 결과다.

보어의 설명은 다소 철학적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배타적인 특성이 상보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자의 입자성과 파동성은 상보적이다. 전자는 입자이며 파동이다. 하지만 실험을 하면 이 둘 중에 하나의 성질만 확인할 수 있다.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 되는 실험은 절대 할 수 없다. 입자에 대한 실험을 하면 입자를 보게 되고, 파동에 대한 질문을 하면 파동을 보게 된다. 결국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무엇을 물어보느냐가 답을 결정한다는 거다.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측정은 그 과정 중에 필연적으로 대상을 교란한다. 측정을 통해 얻어낸 결과는 전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성질이 아니다. 그 결과는 측정 중 교란을 통해 얻은 불확실성을 반드시 포함한다. 전자가 원래 가진 성질을 절대 알 수 없다면 원래의 성질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는 걸까? 블랙홀 내부에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SM: Flying Spaghetti Monster’i이 있다면, 그것은 존재하는 걸까? 누구도 블랙홀 안을 볼 수 없지 않은가? 결국 전자는 실재가 아닌 거다. 훗날 보어는 이런 말을 했다. "자연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물리학의 임무가 아니다. 물리학은 우리가 자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가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로스웰 음모론의 진짜 핵심을 종종 잊어버리거나 간과한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어느 누구도 로스웰에서 일어난 사건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아무도. 이 사건은 30년간 UFO 신봉자들의 연구 대상에 끼지도 못했고 SF 소설이나 타블로이드 신문 오락면의 소재로도 환영받지 못했다. UFO 관련 문헌의 각주에라도 소개되면 다행이었다. 교묘하게 은폐되어서가 아니라 형편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로스웰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빈틈하게 조사됐으며, UFO 주장의 실체를 가장 철저히 밝힌 사건이다. UFO 연구자들이 그 사건의 허구성을 인정하려 해도 이미 때가 늦어버렸다. 외계 생명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은 외계인들이 어디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외계인이 정말 어딘가에 있다면 지구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우주공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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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NATO의 확대를 극력 반대한다. 자유주의와 친서방적 태도를 보이는 러시아 인사들도 NATO의 확대가 러시아 내의 민족주의 세력과 반서구 정치 세력의 입지를 크게 강화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서구 그리스도교 세력권에 들어갔던 나라들로만 NATO의 확대 범위를 제한할 경우, 세르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몰도바, 벨라루스가, 또 분열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도 NATO의 울타리 바깥에 남아 있으리라는 확신을 러시아도 가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러시아는 자신의 주도 아래 정교의 심장부로서 하나의 블록을 형성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이슬람 국가들에 둘러싸인 완충 지대를 만들어 이슬람 국가들을 다양한 수준으로 지배하면서 다른 열강들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러시아는 또한 세계가 이러한 체제를 수용하고 승인하기를 바란다.

러시아를 제외하고 옛 소련 공화국들 중에서 가장 인구도 많고 비중이 큰 나라는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근대로 접어들면서 모스크바가 통치하는 정치적 실체의 일부로 머물렀다. 그 결정적 전기가 되는 해는 1654년이었다. 당시 폴란드의 지배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카자크 지도자 보흐단 흐멜니츠키Bohdan Khmelnytsky는 폴란드와의 항쟁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얻는 대가로 차르에게 충성할 것을 맹세했다. 그 이후 1991년까지, 1917년에서 1920년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정치적으로 모스크바의 지배를 내내 받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2개의 상이한 문화를 가진 단절국이다. 서구 문명과 정교 문명의 단층선이 몇 세기째 우크라이나의 심장부를 가로지르고 있다.

그러나 그 선거는 러시아와 점점 가까워지는 우크라이나에서 서부 지역이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부 러시아인은 오히려 그것을 환영할지 모른다. 한 러시아 장성은 "우크라이나, 아니 동부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5년이나 10년, 아니면 15년 안에 돌아올 것이다. 서부 우크라이나는 지옥에나 가라지!"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러나 서구 지향의 우크라이나 연합동방가톨릭 세력은 강력한 의지와 서구의 효과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독립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자신을 한반도, 베트남, 때로는 일본을 포함하는 ‘중화 지대’, 비중국계가 거주하지만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이 지배하는 만주, 몽골, 위구르, 튀르크, 티베트로 이루어진 ‘아시아 내곽 지대’, 야만족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조공을 바칠 것으로 기대되었던 ‘외곽 지대’ 모두를 포함하는 세계로 이해했다.13 현재의 중화 문명 역시 비슷한 양식으로 구조화되고 있다.

새로운 중국의 역할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첫째, 그것은 중국이 국제 문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둘째, 해외 화교와 중국의 경제적 결속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셋째, 중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중국적 색채가 강한 세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외교적 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화교가 중요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남아시아 각국이 중국에 점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대만 정부의 자기 이해는 전체 중국의 정부에서 중국 일부의 정부로, 다시 중국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는 정부로 단계적으로 발전해왔다. 독립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마지막 견해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으므로 중국 정부는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행사할 뜻이 있음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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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절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전통에 집착하는 것은 개인의 삶을 연장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있던 우리 자신보다 큰 존재의 일부가 되는 셈이니까. 그것은 영원한 삶과 같다. 그리고 옛날로 돌아가 전통을 되살리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은 죽음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힘든 시기에는 에덴동산 같은 낙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편안하고 안전했던 어머니의 자궁으로. 모든 것이 순수하고 단순했던 시절로. 어린 시절로. 그때는 지금보다 좋았으니까. 우리에게는 자취를 더듬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분명히 존재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진심으로 ‘리셋 버튼’을 원한다.

마지막으로 다수의 종교가 자연적 재해를 종말의 전조로 해석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근, 지진, 병충해, 생물다양성의 상실, 폭염, 산사태, 산성비 같은 재해는 일부 종교에서는 종말의 조짐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전 세계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충분한 기후변화는 세계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종말론적 신념을 강화시킬 수 있다.

요점은 우리가 인류의 멸망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종교인과 종말론자들은 새로운 구원이 도래하길 기다릴 뿐 멸망의 가능성은 배제한다. 인류에게 멸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GNR 기술을 특별히 우려스럽게 만드는 또 다른 특성은 이런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다. GNR 기술들은 미래의 인간들로 하여금 점점 더 심원한 방법으로 물질계를 조작하고 바꿀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예컨대 합성생물학 분야에서는 병원성을 가질 수도 있는 전적으로 새로운 미생물의 설계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종말론적 테러가 21세기 말까지 인류문명에 가장 심각한 위협 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강력한 역사적, 인구통계학적, 기술적 증거가 있음을 밝힐 것이다. 아래에서 살펴볼 이유들 때문에 이는 실제 현존하는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인류의 멸망이나 미래 세대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믿음에 기반을 둔 종교적 사고방식의 위험성과 그것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는다면 대재앙의 가능성은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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