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절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전통에 집착하는 것은 개인의 삶을 연장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있던 우리 자신보다 큰 존재의 일부가 되는 셈이니까. 그것은 영원한 삶과 같다. 그리고 옛날로 돌아가 전통을 되살리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은 죽음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힘든 시기에는 에덴동산 같은 낙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편안하고 안전했던 어머니의 자궁으로. 모든 것이 순수하고 단순했던 시절로. 어린 시절로. 그때는 지금보다 좋았으니까. 우리에게는 자취를 더듬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분명히 존재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진심으로 ‘리셋 버튼’을 원한다.

마지막으로 다수의 종교가 자연적 재해를 종말의 전조로 해석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근, 지진, 병충해, 생물다양성의 상실, 폭염, 산사태, 산성비 같은 재해는 일부 종교에서는 종말의 조짐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전 세계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충분한 기후변화는 세계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종말론적 신념을 강화시킬 수 있다.

요점은 우리가 인류의 멸망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종교인과 종말론자들은 새로운 구원이 도래하길 기다릴 뿐 멸망의 가능성은 배제한다. 인류에게 멸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GNR 기술을 특별히 우려스럽게 만드는 또 다른 특성은 이런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다. GNR 기술들은 미래의 인간들로 하여금 점점 더 심원한 방법으로 물질계를 조작하고 바꿀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예컨대 합성생물학 분야에서는 병원성을 가질 수도 있는 전적으로 새로운 미생물의 설계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종말론적 테러가 21세기 말까지 인류문명에 가장 심각한 위협 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강력한 역사적, 인구통계학적, 기술적 증거가 있음을 밝힐 것이다. 아래에서 살펴볼 이유들 때문에 이는 실제 현존하는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인류의 멸망이나 미래 세대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믿음에 기반을 둔 종교적 사고방식의 위험성과 그것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는다면 대재앙의 가능성은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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