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 & 괴델 : 추상적 사유의 위대한 힘 지식인마을 36
박정일 지음 / 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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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 & 괴델>은 튜링의 '보편 튜링 기계'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개념을 중심으로 현대 수학의 집합론과 컴퓨터에 대해 설명한 수리논리학 입문서다. 


<튜링 & 괴델>에서는 두 수학자의 이론이 다루어진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Imitation game>으로 유명한 튜링(Alan Mathison Turing, 1912 ~ 1954)의 '보편 튜링 기계'를 설명하기 위해 <튜링 & 괴델>에서는  프레게(Friedrich Ludwig Gottlob Frege, 1848 ~ 1925)의 <개념 표기법 Begriffsschrift>(1879)상의 '문장 논리'와 '술어 논리', 칸토어(Georg Ferdinand Ludwig Philipp Cantor, 1845 ~ 1918)의 '집합론'의 개념을 연관설명하고 있다. 또한, 괴델(Kurt Godel, 1906 ~ 1978)의 '불완정성 정리'를 설명하기 위해 힐베르트(David Hilbert, 1862 ~ 1943)의 '힐베르트 프로그램'의 개념을 소개한다. 


프레게는 기존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 ~ 322)의 삼단논법으로 대표되는 기존 논리학 대신 문장연결사를 활용한 '현대 논리학'을 창시했으며, 현대 논리학과 무한(infinty)의 개념을 잠재무한(potential infinity)과 실제무한(actual infinity)으로 구분한 칸토어의 '무한론'은 튜링기계(Turing machine)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책에서는 튜링 기계의 작동원리가 후대 컴퓨터 특히 인공지능(AI)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보편 튜링 기계(universal Turing Machine)'를 통해 설명된다.


'간단히 말하면 보편 튜링 기계란 다른 튜링 기계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흉내낼 수 있는 기계를 말한다(p108)... 그렇다면 보편 튜링 기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보편 튜링 기계에서는 다른 튜링 기계의 프로그램이 하나의 수치로, 다시 말해 하나의 데이터로 입력되고 처리된다'(p123)



[그림] 알파고 서버(출처 :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54225)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제1불완전성 정리'와 '제2불완전성 정리'로 나눌 수 있다.


'수학의 체계가 무모순이라면, 수학의 체계에서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제1불완전성 정리). 나아가 수학의 체계가 무모순이라면, 수학의 체계에서 모순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체계에서는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제2불완전성 정리)' (p161)


'한 문장에 대해서 그 자신과 그것의 부정이 동시에 증명 불가능한 경우, 그 문장을 결정 불가능한 문장이라고 부르며, 이를 "괴델의 제1불완전성 정리"이다.'(p167).. 괴델은 산수 체계의 무모순성이 그 체계 내부에서 증명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p180)


<튜링 & 괴델>에서는 각각의 명령어가 어떤 방식으로 개별 숫자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이러한 수대응(數對應)이 무한히 계속될 수 있음을 통해, 보편 튜링 기계의 작동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은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의 문제제기로 이어진다. 책에서 제기한 이러한 질문에 대해 2015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게임 결과로 답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기계학습'을 통해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튜링 & 괴델>은 컴퓨터의 기본개념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좋은 입문서라 생각된다.



[그림] 바둑의 경우의 수(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249668)


이러한 입문서로서의 역할 이외에도 <튜링 & 괴델>은 수리논리학이 결코 <수학 정석>의 집합, 명제 수준이 아님과 수학의 여러 정리를 추가적으로 제시하여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그 중 두 가지를  소개해본다.


1. 부랄리-포르티 역설과 안셀무스의 신 존재 증명


<튜링 & 괴델>에서는 칸토어의 역설을 설명하면서 '부랄리-포르티 역설'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중세 안셀무스의 신 존재 증명을 연상시킨다. 서양에서 무한(infinity)라는 개념은 신(God)의 존재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부랄리-포르티 역설]

모든 서수들의 집합은 존재하는가? 다시 말해 가장 큰 서수는 존재하는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가상의 집합 Ω를 가정하자. 이 집합에는 0, 1, 2, 3, ... ω(초한 서수)가 포함될 것이다. 모든 서수들의 집합 Ω의 서수는 Ω의 원소인 어떤 서수보다 크며, 가장 큰 서수가 될 것이다. 그런데 Ω로부터 Ω+1을 구성할 수 있다. 또한 Ω+1은 Ω보다 더 크다. 그러나 이는 가 가장 큰 서수라는 사실과 모순된다.(p142)


[안셀무스의 신 존재 증명] 

1. 신은 그보다 더 큰 것이 상상될 수 없는 존재다.(가장 큰 존재다.)

2. 이런 신의 개념은 인간의 지성 속에 존재한다. (즉, 그런 개념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다.)

3. 신이 실재가 아닌 마음 속에만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4. 그것은 마음 속에 한정된 신보다 더 큰 개념이므로, 그보다 더 큰 것이 상상될 수 없는 존재라는 신의 정의에 모순된다.

5. 따라서 신은 실제로 존재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2. 러셀의 역설(Russell's paradox)


책에서는 자기 지시의 모순의 대표적 예로 러셀의 역설을 소개한다.


[그림] 러셀의 역설( 출처 : 네이버)


S라는 집합을 "자신을 원소로 포함하지 않는 모든 집합들의 집합"으로 정의하자. 다시 말해, A가 S의 원소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A가 A의 원소가 아닌 것으로 한다. 이 경우 "S는 S의 원소이다"라는 명제와 "S는 S의 원소가 아니다"라는 명제는 둘 다 모순을 도출하여 맞다 혹은 그르다 중에 어떤 답으로 답할 수 없다. (출처 : 위키피디아)


러셀의 역설을 이용해서 한 가지 명제를 만들어 보면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세상에 바뀌지 않는 사실은 "세상 모든 것은 바뀐다"는 사실이다.'


PS.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다."라는 사실이다' 라는 명제 때문에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 ~ 1951)것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해야한다'고 한 것은 아닐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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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車書 2017-03-11 0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느낀 바지만, 겨울호랑이 님은 수학 세계로 지식의 지평을 넓히고 개척해내는 노력에 감동을 받습니다. 좋은 글을 읽고 모른 척 할 수 없어서 이렇게라도… ^^;;

겨울호랑이 2017-03-11 07:4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오거서님^^: 사실 제가 수학을 잘 못해서 뒷북으로 책을 봅니다..ㅋ 서양철학,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에 수학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감사합니다. 탄핵도 되었으니 오거서님께서도 좋아하시는 카라얀의 연주 즐감하시는 주말 되세요^^!

yureka01 2017-03-11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논리가 다 현상에서 추상으로 나오더군요..그러니 현상의 수리적 추상이 곧 수학?이겠다 싶습니다. 이 책의 난이도가 상당할듯합니다..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3-11 14:40   좋아요 1 | URL
^^: 제목에서 책의 난이도를 산출하시는 것을 보면 유레카님의 내공이 더 대단하십니다^^: 유레카님의 내공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니데이 2017-03-11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파고는 저렇게 생겼군요.^^
겨울호랑이님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날씨가 따뜻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1 20:37   좋아요 1 | URL
꽃샘 추위도 물러가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몸도 마음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AgalmA 2017-03-12 0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가 읽은 책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 내용과 겹치는 게 많네요.

일단 안셀무스 신 존재 증명은 이미 1번부터 틀렸습니다. 신이 가장 크다는 가정은 어디서 나왔는지 그 가정 증명부터 나와야 겠는데요^^ 그렇다고 치고 따라가도 4,5번에서는 엉터리란 말이 절로 터져 나옵니다-_-; 이 논법으로 설득된 사람들이 정말 많단 말인가;;;;
인간의 마음을 어떤 크기로 측정할 수 있는지. 한 사람만이 아니라 이제껏 생존했던 모든 인간의 마음을 측정할 수도 없으면서. 또한 마음 속의 신과 실제하는 신의 비교가 과연 대비적일 수 있는 것인지. 토끼의 마음 속이나 인간의 지성 외에서 신의 존재 증명을 찾지 못한다면 신은 인간 지성 크기보다 더 클 수 없습니다. 여전히 인간 지성 손바닥 안에 있음을 저 명제들은 보여줍니다. 가정한 인간의 지성도 신도 이미 개념 속 대상인데 무엇보다 가장 문제적인 건 마음 속 신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일반화 오류같고 거기서 모순을 말하는 것도 괴이하며 그 도출로 실제가 존재한다는 결론 이것도 논리 모순입니다.


러셀의 역설에 대한 건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구성주의를 비판하며 만든 도식과도 비슷합니다.
{[(T는 S에 상대적이다)는 S에 상대적이다]는 S에 상대적이다}는 S에 상대적이다 ………이것이 무한으로 이어짐. 궁극적인 준거가 되는 최후의 체계가 없죠.


비트겐슈타인의 저 유명한 말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해야한다‘는 여러 전제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자연 과학적 사고를 추구한 비트겐슈타인이<논리-철학 논고>에서 하이데거의 형이상학적 진술들을 비판한 데서 정확히 썼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은 말할 수 있는 것을 분명하게 말함으로써, 말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라고도 말했죠. 분명하게 말하기 위해 생각의 한계로 설정한 것이지 모든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는 불가해적 판단에서 나온 말은 아니라는 겁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2 07:49   좋아요 1 | URL
^^: Agalma님 아침에 보내주신 장문의 편지 감사합니다.ㅋ 덕분에 늦잠자다 깼어요..ㅋㅋ

1. 안셀무스의 신 존재 증명에 대해서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일종의 삼단논법 형식으로 전개된 위 논증은 첫 번째 대전제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성립될 수 없겠지요.. 안셀무스의 증명은 대강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세상 어떤 속성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완전한 존재가 있다고 가정을 하자. 그 존재에게 ˝실존성˝이 빠졌다는 것은 우리가 가정한 ˝완전한 존재˝라는 가정에 모순되는 속성이다. 그래서, 신은 존재한다..‘ 안셀무스의 관점은 현대에서 바라볼 때 받아들여 지기는 어렵지만, 그가 살았던 중세(11세기)에는 ˝믿음의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입니다...이외에도 신 존재 증명은 여러 철학자들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토록 많은 논의가 이루어진 것은 ‘수학의 체계가 무모순이라면, 수학의 체계에서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제1불완전성 정리)‘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이 만든 세계 속에서는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가 답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정작, 괴델은 수학적으로 신 존재 증명을 했습니다.ㅋ )

2. 러셀의 역설

러셀의 역설은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는 언어의 지시적 의미와 형식이 충돌해서 생기는 문제겠지요. 언어는 수단으로서 이미 전제된 부분(사회적 합의)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특정 정의를 통해 모순되게 정의될 때 부딪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결론은 말장난이구요.ㅋ

3. 비트겐슈타인의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해야한다˝는 전혀 제가 ps에 언급한 내용으로 이야기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그냥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의 관계(사제지간이면서 대립되는)를 생각해서 즉흥적으로 던져본 말일테니까요. 아직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언어˝에 대해 주목한 비트겐슈타인이라면 ‘언어와 대상의 1:1 관계성‘과 그 의미에 대해 당연히 한 번쯤은 고민했으리라는 추측으로 말장난처럼 적어놓았습니다.ㅋ 너무 진지하게 Agalma님께서 응답해 주셔서 다음에 <논리-철학 논고> 읽을 때 제가 잡고가야할 포인트를 건졌네요.

항상 제 부족한 글을 읽고 깊이 생각할 문제를 나눠 주셔서 Agalma님 감사합니다.^^:

AgalmA 2017-03-12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 잠 깨워 드려서 죄송합니다^^;; 거기다 성심껏 댓글까지 쓰는 중노동을 시켜드렸군요;; 거듭 죄송합니다;
책 읽고 그 여운에 그와 관계된 글을 보게 되니 저도 모르게a;;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괴델의 수학적 신 존재 증명에 대해서도 그 대상영역(수학) 내에서의 증명일 뿐 모든 것을 포함하는 혹은 설명하는 신 존재 증명은 아니라고 말할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ㅎ
암튼 푹 쉴 일욜 아침부터 죄송; 담엔 새벽에는 댓글 저장해두고 낮에 드리는 예의를 좀 차리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2 14:29   좋아요 1 | URL
ㅋㅋ 아녜요. 할 일 미루고 농땡이 중이었어요.. ㅋㅋ 사실 저는 새벽에 일어나는 편인데 빈둥거리다 Agalma님께 딱 걸렸네요.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연의와 종일 놀아야하니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오히려 제가 Agalma님께 감사드립니다. 거기에 안 굴러가는 머리로 답글쓰느라 충분히 예열이 되었으니 잘 되었네요 저도 Agalma님 글이 반갑다보니 리뷰에 가까운 답글 썼답니다. 전혀 미안해 하시지 마시고 아무 때나 쓰셔도 됩니다.. ㅋ 정말 피곤하면 눈을 지긋이 감고 나중에 답글쓰겠지요.. 그땐 이해해 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