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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 물리학과 천문학의 위대한 업적들
스티븐 호킹 지음, 김동광 옮김 / 까치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는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이 저술한 천문학의 5대 위인인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케플러, 뉴튼, 아인슈타인 등에 대한 요약서다. 책은 각각 위인의 삶을 각 장의 초반에 제시하고 후반부는 그들의 이론을 요약 제시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같은 내용 구성은 입문자들에게 개념을 소개하는데 적합한 구성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전체 288페이지의 분량의 책이다. 책의 서문이라든지 뒷부분 등을 제외하면 본문은 대략 250페이지 남짓 본문에 할당되었다. 이 페이지를 각각 5명의 학자들에게 배분하면 1인당 50페이지 분량이 나온다. 그중 25페이지를 그들의 삶에, 나머지 25페이지를 그들의 연구 성과 요약에 g할당한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결과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는 평전과 요약본 사이의 애매한 위치 선정이 되버리고 말았고, 독자들은 무엇인가 좋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 좋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버렸다.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의 전반부에서는 평전이 주는 인간적인 삶에 대한 공감을 주지 못하며, 후반부에서는 그들의 연구성과에 대한 전달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부에 대한 인상은 독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실망한 부분은 후반부라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론의 내용을 설명하지만, 정작 그 설명에 해당하는 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그림인지 상상하면서 책의 설명을 읽어야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내용 이해가 가능한 사람에게나 가능하지 입문자에게는 어려운 요구라 생각된다.
예를 들면, 본문 설명 중, "선분 AB는 AC와 길이가 같으며,.... 이러한 이유로 지구에서 공전했을 때 화성의 위치가..." 등의 내용이 있는데, 해당 그림이 없다면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 이해가 갈 수 있을까? 책에는 수많은 우주에 대한 사진이 장식되어 있지만, 정작 독자가 필요로 하는 그림은 제시되어 있지 않는다. 설령 그림이 있다고 해도 뉴튼의 <프린키파아>를 입문자들에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텐데, 이와 같이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내용 설명은 책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린다고 생각된다.
그나마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가 어떤 책을 요약했는지 목록을 제시한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는 절판, 요하네스 케플러의 책은 소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두 저자들의 작품 <On the Revolutions of Heavenly Spheres>와 <Harmonies of the World>을 알게 된 것이 그나마 이 책을 통해 얻은 작은 성과라 생각된다.
ps. 아마 이와 같이 그림없이 이론만으로 책을 저술한 것은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저자의 상황 때문이라 생각된다. 평소 스티븐 호킹과 대화하려면 적어도 물리학 박사 정도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그에게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고, 호킹은 자판을 통해 'yes/no'를 알려준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천체학 입문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