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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 디렉터스 컷 - [초특가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존 론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3살에 청의 마지막 황제에 올라 위안 스카이에 의해 강제 퇴위 당한 후 일본에 의해 괴뢰 만주국 황제에 올려졌던 청나라 선통제 푸의에 대한 이야기다.
잃어버린 청제국의 영광을 만주국을 통해 부활시키고자한 푸이의 모습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유신체제로 돌리려는 박근혜의 모습을 본다.
두 사람 모두 어린 시절을 황궁에서 보냈다. 푸이는 자금성,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그리고 둘 다 권력에서 쫓겨나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듯 했으나, 사실 둘 다 꼭두각시였다. 한 명은 제국주의 일본의, 다른 한 명은 최태민, 최순실의.
「마지막 황제」의 푸이는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일개 서민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마음은 일반인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게 된다. 영화는 그의 마지막 마음을 보여주듯 늙은 푸의가 앉았던 옥좌를 마지막 배경으로 끝낸다. 아마도 그의 몸은 옥좌에서 끌어내려졌지만, 그의 마음은 옥좌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아직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제‘는 옥좌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열망을 무시한 채 아무리 잘 버텨도 고작 1년. 그 뒤에 그녀는 청와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장엄한 주제곡과 푸의가 3살에 옥좌에 숨겨 놓은 귀뚜라미가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후 옥좌에서 느릿하게 나오는 장면이라 생각된다. 푸의에게 사연 많았던 수십년의 시간이 귀뚜라미에겐 다시 빛으로 나가는 단지 ‘긴 기다림‘의 시간임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 이 순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얼마나 더 긴 기다림이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ps. 3살 때 푸의는 귀엽기라도 했지만, 청와대 길라임은 별로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