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물리학이라는 단어는 양자 역학의 출현 이전의 물리학을 일컫는다. 고전 물리학은 양자 역학적인 불확정성이 중요하지 않은 모든 현상을 지배하는 일련의 원리들과 규칙들이다. 그러한 일반 규칙들을 고전 역학이라 부른다. 고전 역학이 하는 일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p17)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와 조지 라보프스키(George Hrabovsky)는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The Theoretical Minimum: What You Need to Know to Start Doing Physics>에서 고전 물리학의 계에서부터 출발하여 해밀토니언과 라그랑지언 방정식에 이르는 개념을 설명한다. 수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본문에서는 극한, 미적분 등 수학의 기초개념부터 설명하고 있지만, 많은 수학식은 독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페이퍼에서는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1 The Princeton Companion to Applied Mathematics 1>의 내용과 함께 곁들여 라그랑지언과 해밀토니안 방정식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1>의 설명에 따르면, 뉴턴 역학에는 두 가지 재수식화가 있는데, 이들이 바로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라그랑주와 해밀토니안 방정식이다. 이들 방정식은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전제 아래에서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연결고리가  되는데, 이를 보기 전 에너지 보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종종 많은 형태의 에너지가 있으며 그 모든 에너지의 총합은 보존된다고들 배운다. 하지만 그 모두를 입자의 운동으로 환원하면 고전물리학에는 오직 두 형태의 에너지, 즉 운동 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만 존재한다. 에너지 보존을 유도하는 최성의 방법은 형식적인 수학 원리로 바로 뛰어드는 것이다.(p149)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입자의 위치에 의해 결정되는 함수인,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힘 F=F(r)을 먼저 살펴보자. 그중에는 보존력이라고 하는 특별한 종류의 힘이 있다. 보존력의 중요성은 에너지 E라고 하는 보존되는 양의 존재에 있다. E(에너지)= T(운동에너지)+V(퍼텐셜에너지)로 구성된다... 보존력의 가장 간단한 예로는 용수철에 매달린 입자를 나타내는 조화 진동자가 있다. 조화 진동자는 모든 이론 물리학에서 단연코 가장 중요한 체계이다. 퍼텐셜 에너지 V에 의해 서술되는 어떠한 체계에서도, V는 안정된 평형인 점들에서 극소이다.(p606)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정리하면,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조화 진동자는 에너지 보존을 잘 나타내는 개념이며 우리는 조화 진동자를 통해 퍼텐셜 에너지는 안정된 평형의 점들에서 극소이며, 입자는 그 평형인 점에 계속 머무른다는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나아가, 뇌터 정리에 의해 대칭성과 보존법칙은 연결되면서, 에너지 보존은 전하량 보존으로까지 확대된다.


 회전에 대한 불변을 의미하는 공간의 등방성이 각운동량의 보존을 준다는 것도 보일 수 있다. 사실 적절하게 일반화하면, 자연계의 모든 보존법칙은 뇌터 정리(Noether's theorem)를 통하여 대칭성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전하량의 보존과 양성자나 중성자 같은 입자의 보존을 포함한다.(p615)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재수식화 중 첫 번째 방법인 라그랑지언 수식화는 벡터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뉴턴의 접근법보다 강력하다. 시간과 공간의 좌표 상에서 두 점의 궤적을 최적의 궤적을 찾는 방법. 그 방법이 오일러 - 라그랑주 운동방정식이다. 최소 작용 원리에 의해 도출된 라그랑지언 방정식은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만약, 라그랑지언 방정식에서 시간의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우리는 해밀토니안 방정식을 통해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 


 최소 작용의 원리는 각각의 순간에서 바로 다음 순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미분 방정식이 될 뿐이다.(p174)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공간과 시간 속에 주어진 임의의 두 점에 대해 이 둘을 잇는 많은 궤적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직 하나만이 입자가 취하는 진짜 궤적이다. 진짜 궤적은 작용을 최소화하는, 또는 작용을 정적으로 만드는 궤적이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정적인 작용의 풀이를 찾을 때까지 두 점을 잇는 모든 궤적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 원리로부터 우리는 오일러 - 라그랑주 운동 방정식을 유도했다.(p293)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여러분은 무한소의 각도 a만큼 회전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결국에는 어떤 유한한 회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환을 연속적이라고 부른다. 이는 연속적인 변수(회전각)에 의존하며, 게다가 그 변수를 무한히 작게 만들 수 있다.(p201)...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퍼텐셜 에너지가 원점으로부터의 거리의 함수가 아니라면 라그랑지안은 무한소 회전에 대해 불변이 아니다.(p202)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시간 이동 대칭성, 또는 그의 부재가 어떻게 역학의 라그랑지안 공식에 반영되어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런 대칭성이 있는 경우들에는 라그랑지안이 명시적으로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다. 라그랑지안의 값은 시간에 따라 변할수도 있지만, 오직 좌표와 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그렇다.(p216)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해밀토니안이 라그랑지언과 구별되는 지점은 위상공간이다. 위상공간에서는 시간의 변화가 고려되기 때문에, 무한소 회전에 대해 불변이 아닌 라그랑지언의 약점을 보완하여 궤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상공간의 한 점은 그 계의 미래 진행을 결정하는 데 충분하기 때문에, 위상공간의 곡선은 결코 교차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간에 따른 변화가 위상공간 안에서 흐름에 의해서 제어된다는 것이다.(p615)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구성 공간과 운동량 공간의 합은 위상 공간과 같다.(p142)... 모든 점에는 전체 운동량의 집합이 명시되어 있어서 위상 공간 속의 모든 점은 총 운동량의 값으로 특정된다. 우리는 위상 공간 속으로 들어가 각 점에 총 운동량의 딱지를 붙일 수 있다.(p146)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H라는 양을 해밀토니안(Hamiltonian)이라 부르며, 계의 에너지이다.(p220)... 해밀토니안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해밀토니안은 고전 역학을 완전히 개조하기 위한 기초이며 양자 역학에서 매우 중요하다. 역학에 대한 라그랑지안 공식에서는 2차 미분 방적식이며 초기 좌표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초기 속도 또한 알아야만 한다. 해밀토리안 공식에서는 위상 공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위상공간의 차원은 구성 공간 차원의 2배인 점을 명심해라. 차원의 수를 2배로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인가? 답은 운동 방정식이 1차 미분 방정식이 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단지 위상 공간의 초기 점들만 안다면 미래가 펼쳐져 있을 것이란 뜻이다.(p224)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 中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에서는 다음과 같이 라그랑지언과 해밀턴의 관계를 설명한다. 경계치 문제에서는 라그랑지언 방정식이 보다 효과적이며, 초기기 문제에서는 해밀턴 방정식이 효과적이라는 내용과, 해밀토니언 방정식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이 이 두 방정식에 대한 설명이다.


  라그랑지언이 시간의 영향을 받으면서 해밀턴 방정식이 된다. 즉, n개의 2계 미분방정식이 2n개의 1계 미분방정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재구성함으로써 해밀턴의 방정식들은 경계치 문제보다 초기치 문제를 다루는 데 매우 적합하게 된다. 반면에 경계치 문제에서는 라그랑지언 수식화가 더 자연스럽다.(p616)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해밀토니언의 진정한 가치는 고전역학의 구조에 관해서 그 수식화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에 있다. 그 핵심은 고전역학의 기하학적 수식이고, 사교기하학의 언어를 빌리면 더 추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해밀토니언 체계는 혼돈이론과 적분 가능이론을 포함한 이후의 발전에 발판을 제공하였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해밀토니언이 물리학의 더 근본적인 이론들, 특히 약자역학과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p616)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1> 中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자면, 뉴턴 역학의 두 개의 재수식화된 방정식이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을 연결하는 고리가 되는데, 라그랑지언과 해밀토니언 방정식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방정식은 각각 구성 공간과 위상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해밀토니언 방정식은 그 구조 안에 시간에 대한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그랑지안과 차이가 있다. 한편, 라그랑지언 방정식의 재수식화는 최소 작용 원리에 의해 도출되고, 이들 모두는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가정 하에서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서 잠시 라그랑지언 방정식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뜻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자. 이는 고전역학의 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서 도출된 라그랑지언 방정식에 최소 작용 원리가 사용된다는 것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 ~ 1988)의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에서는 직진하는 빛의 경로를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개념이 최소 경로 이론임을 생각해본다면, 최소 작용 원리와 최소 경로 이론의 이론적 유사성을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틀릴 수도 있다.


 빛이 직진하는 이유 역시 양자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경로를 다 고려했을 때, 구불구불한 경로와 그 주변의 경로를 비교해보면 소요시간의 차이가 크다. 그러나 경로 D와 같이 직선에 가까운 경로들은 그 주변의 경로와 차이가 거의 없으므로 이 근처에서 화살표는 거의 같은 방향을 갖는다. 따라서 최종 화살표의 길이는 주된 경로 D 근방의 화살표들에 의해 좌우되며, 그 결과 빛은 직진하는 듯이 보이게 된다.(p92)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강의> 中


 <물리의 정석 : 고전역학 편>은 수식이 많이 나와 수학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쉽게 읽히지 않는다. 또한, 수식 하나하나를 따라가다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게 되어 물리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수식 역시 하나의 언어(言語)이며, 물리학 수식은 자연과학의 언어임을 생각한다면 단어 하나에 매이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겨진다. 그런 면에서 사전식으로 개념을 설명한 다른 책(여기서는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과 함께 큰 줄기를 잡고 수식을 눈에 익힌다면, 물리학과 수학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음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번 페이퍼를 마무리 한다.


PS. 개인적으로는 물리학과 수학이 어렵지 않음을 느끼고 싶지만, 아쉽게도 그런 경험은 없다... 이 책의 후속편 <물리의 정석 : 양자역학편> 을 잠시 훑어보니, 삼각함수와 미적분은 보이지 않는 대신 확률이 눈에 많이 띈다. 이번에는 <수학의 독본>시리즈를 곁에 두고 함께 볼까 고민 중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19-09-30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어려워요. ㅠㅠ

겨울호랑이 2019-09-30 21:24   좋아요 0 | URL
네... 필자들이 일반 대중의 수학 실력을 너무 과대 평가해서인지 아주 깊게 들어갔네요. 귀여운 표지와 두께에 속아서는 안 될 책입니다..ㅠㅠ

갱지 2019-10-01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동감입니다:-)

겨울호랑이 2019-10-01 12: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갱지님 쾌청한 가을 오후 되세요!^^:)

syo 2019-10-01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호랑이님은 그냥 리스펙할래요..... 고개가 절로 숙여져서 페이퍼를 다 읽기가 난망할 지경이네요. 알라딘에서 라그랑지언과 해밀토니언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될 줄이야..... 최고시다.

겨울호랑이 2019-10-01 19:47   좋아요 0 | URL
아이고 아니에요. 저도 잘 모르는 걸요. 많은 부분 놏치고 겨우 뼈대만 잡아보았습니다. 여기에 살을 붙여 나가야겠지요... syo님 칭찬에 많이 쑥스럽습니다.^^:)

짜라투스트라 2019-10-01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경이롭네요 ㅋㅋㅋ

겨울호랑이 2019-10-01 21:03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더 잘 알았다면 더 깔끔하게 정리했을텐데,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좀 더 많이 접하다보면 수식도 점차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