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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3년 12월
평점 :
봄이 되면서 이웃분들로부터 감사하게도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신영복의 엽서」역시 이웃님의 선물입니다. 영인본은 작성자의 필체를 느낄 수 있기에 저자와 교감하는 느낌을 전해 줍니다. 그런 면에서 영인본으로 작성된 「엽서」는 또다른 느낌을 전해 줍니다.
우리가 잘 아는 ‘토끼와 거북‘을 해석하는 저자의 해석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무엇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거북이를 얕보고 잠을 잔 토끼도 나쁘지만 그러나 잠든 토끼 앞을 살그머니 지나가서 1등을 한 거북이도 나쁘다. 화용이와 민용이와 두용이는 공부를 잘 한다고 게으름을 피우는 토끼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공부 못하고 친구를 얕보는 토끼같은 사람이 되어서느 안된다. 친구를 따돌리고 몰래 혼자만 1등을 하는 거북이 같은 사람이 되어서도 안된다. 잠든 토끼를 깨워서 함께 가는 거북이가 되자. 그런 멋진 친구가 되자.(p274)
하얗게 언 비닐 창문이 흐미하게 밝아오면, 방안의 전등불과 바깥의 새벽빛이 서로 밝음을 다투는 짤막한 시간이 있습니다. 이 때는 그럴 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더 어두워지는듯한 착각을 한동안 갖게 합니다...저는 이 짧은 시간에... 작은 고통들에 마음 아파하는 부끄러운 자신을 청산하고 더 큰 아픔에 눈뜨고자 생각에 잠겨 봅니다.(p178)
영인본 속의 글 속에서 ‘있읍니다‘와 같은 예전 표기법을 보면서 글 속에서 세월 또한 느끼게 됩니다. 내용 전달 이외에 저자의 일상생활에 초대받은 느낌을 전해 주는 영인본의 아름다움을 이번 선물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예쁜 파우치 역시 선물로 받았습니다. 마침 여권을 보관할 파우치가 없던 차에 여권을 넣으니 색과 잘 어울리네요.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다소 쌀쌀한 요즘이지만, 이웃님들 덕분에 봄의 아름다움을 더 풍성히 느끼게 됩니다.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웃분들 모두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