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4.
《자개장 할머니》
안효림 글·그림, 소원나무, 2024.9.30.
한결 포근히 누그러지는 날씨이다. 요 몇날 사이에 옆땅에서 시끌시끌하다. 큰고장에 산다는 어느 분이 집을 새로짓는다면서 큰수레가 왁자지껄 오간다. 길을 파헤치고 잿더미(시멘트)를 들이붓는다. 그러나 이런 삽질을 하면서 가림천을 세우는 일이 없고, 알림판을 놓고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뭘 하느니 너그러이 헤아려 주십사 하고 여쭙지도 않는다. 가까이에서 시끄러이 삽질을 하면 멧새가 찾아오지 않는다. 아니, 멧새가 무서워서 얼씬을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하는 삽질은 들숲을 등지고 이웃을 등돌리는 굴레로구나 싶다. 《자개장 할머니》를 읽으면서 줄거리를 잘 잡았다고 느끼면서도 여러모로 아쉬웠다. 새집으로 옮기는 일이 나쁠까? 우리는 집을 옮길 적에 늘 “새집”으로 간다고 여긴다. 말 그대로 “새로 지은 집”이기도 하지만, 으레 “지은 지 오랜 헌집”으로 옮기면서도 언제나 “새집살림”이라 여긴다. 왜 그럴까? 아무리 어제까지 가난했든 가멸찼든 오늘부터 새로 걸어간다는 뜻이다. 가난이 나쁘거나 가멸이 좋지 않다. 또래처럼 무슨무슨 학원에 굳이 가야 하지 않는다. 엄마아빠는 꼭 밖에 오래 나가서 돈만 잘 벌어야 할까? 우리나라 그림책에는 ‘돈걱정’과 ‘마음앓이’만 넘친다. ‘꿈’과 ‘사랑’은 못 그릴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