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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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14.

다듬읽기 240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다

 미술문화

 2024.7.24.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는 길이 어렵다고 잘못 여기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모든 일은 매한가지입니다. 잘 쓰고 싶으면 “잘 쓰는 길”을 찾고 살펴서 받아들일 노릇입니다. 이제 시골에서 사는 사람은 한 줌조차 안 될 뿐 아니라, 시골 읍내조차 잿집(아파트)이 빼곡한 터라, 흙집이나 나무집에서 지내는 사람은 더더구나 적어요. 이러다 보니 나무를 나무답게 알거나 들꽃을 들꽃답게 알거나 멧새를 멧새답게 아는 사람은 훨씬 적습니다. 서울에서 살더라도 마음을 기울이면서 늘 풀꽃나무한테 다가서며 살피면 나무도 들꽃도 새도 알아보면서 사귑니다. 그냥그냥 익숙한 대로 쓴다면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못 써요. 낱말 하나를 가다듬고, 말씨 하나를 추스르면서, 말결을 통째로 손보려고 할 적에 비로소 글눈과 말눈을 새롭고 즐거우면서 환하게 엽니다.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손글씨로 여민 얼거리는 대단한데, 글결은 예나 이제나 나아진 바가 없다고 느껴요. 손으로 쓸 만큼 마음을 쏟듯, 말빛을 말빛대로 가꾸는 길에도 마음을 기울이면 확 피어날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이다, 미술문화, 2024)


러시아에 가고싶어질 거라곤 생각해 본 적도

→ 러시아에 가고 싶으리라곤 생각해 본 적도

8쪽


이 많은 위시리스트를 제치고 평소에 관심도 없던

→ 이 많은 즐길거리를 제치고 여태 눈도 안 두던

→ 이 많은 할거리를 제치고 그동안 안 쳐다보던

→ 이 많은 바람을 제치고 이제까지 마음도 없던

→ 이 많은 꿈주머니를 제치고 늘 안 바라보던

8쪽


함께 러시아로 떠나게 된다

→ 함께 러시아로 떠난다

10쪽


나는 잠을 증오한다

→ 나는 자기 싫다

→ 나는 안 자고 싶다

11쪽


제안내는 족족 서로가 서로에게 팽을 당하고

→ 말하는 족족 서로서로 내팽개치고

→ 얘기하는 족족 서로 버림받고

13쪽


괜히 나도 하면 멋있을 것 같은 그런 것 아닌가

→ 나도 하면 멋있어 보이지 않은가

→ 나도 하면 멋있어 보이지 않겠는가

15쪽


자자, 이제 시작이다

→ 자자, 이제부터이다

→ 자자, 이제 한다

18쪽


꼭 필요할 듯하다

→ 꼭 있어야겠다

→ 꼭 챙겨야겠다

27쪽


나는 사교인간이 아님을 인정하고 여행지에서의 사교에 신경쓰지 않기로 함

→ 나는 싹싹하지 않으니 마실터에서 안 어울리기로 함

→ 나는 사근하지 않으니 이웃마을에서 안 만나기로 함

31쪽


러시아 가정집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 러시아 살림집에서 돋보이는 곳은

→ 러시아 살림집에서 가장 큰 곳은

45쪽


사람 엄청 많고 북적북적했다

→ 사람 엄청나다

→ 사람 많다

→ 북적북적하다

64쪽


덕분에 러시아에 대한 호감은 수직상승함

→ 그래서 러시아가 확 마음에 든다

→ 이리하여 러시아한테 사로잡힘

69쪽


이렇게 모든 걸 따로 골라 주문하는 시스템이 흔하다

→ 으레 이렇게 모두 따로 시킨다

→ 흔히 이렇게 따로 골라서 시킨다

83쪽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심하다

→ 내가 생각해도 너무하다

→ 내가 생각해도 지나쳤다

93쪽


좌석을 찾느라 생쇼를 하고 있자

→ 자리를 찾느라 미쳐날뛰자

→ 자리를 찾느라 지랄을 하자

→ 자리를 찾느라 허둥대자

→ 자리를 찾느라 부산스럽자

110쪽


최고 음향으로 설정되어 있는 건가

→ 가장 높은 소리로 맞추는가

→ 가장 시끄럽게 놓는가

134쪽


대상을 한참 본 후 색깔을 찾아 색칠中

→ 그림을 한참 보고서 빛깔을 입힌다

→ 그림을 한참 본 다음 빛깔을 바른다

179쪽


이런 복잡한 사연을 가졌지만 성당의 역사는 아직 20년이 안 된 완전 새 성당이다

→ 이런 온갖 이야기가 있지만 거룩집은 아직 스무 해가 안 된 새집이다

→ 이런 숱한 이야기가 있지만 절집은 아직 스무 해가 안 된 새곳이다

199쪽


접시 한두 개로 적당히 먹는데

→ 접시 한둘로 알맞게 먹는데

210쪽


채소 파티, 콩 파티인 거 사랑이다

→ 풀잔치, 콩잔치라서 사랑스럽다

→ 풀범벅, 콩범벅이라 사랑스럽다

211쪽


여기가 정말로 종착역인 거다

→ 여기가 참말로 끝나루이다

→ 여기가 드디어 끝이다

255쪽


건너에 바로 마트가 있길래

→ 건너에 바로 가게가 있길래

263쪽


모스크바서 타는 회전목마라니 낭만의 끝이다

→ 모스크바서 타는 빙글말이라니 끝나게 멋지다

→ 모스크바서 타는 나무말이라니 끝나게 기쁘다

281쪽


이 어메니티는 뭐야

→ 이 마실살림은 뭐야

→ 이 살림꾸러미 뭐야

→ 이 꾸러미는 뭐야

310쪽


렙업한 건가

→ 높였나

→ 늘렸나

→ 뛰었나

→ 뛰어올랐나

359쪽


작가의 길을 늘 응원해 주시는 나의 엄마

→ 그림길을 늘 북돋우는 우리 엄마

→ 그림길을 늘 도와주는 울 엄마

36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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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인간 별숲 동화 마을 27
신양진 지음, 국민지 그림 / 별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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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5.

다듬읽기 185


《녹색 인간》

 신양진 글

 국민지 그림

 별숲

 2020.3.31.



  《녹색 인간》(신양진, 별숲, 2020)은 ‘사람’하고 ‘푸른사람’을 갈라서 보여줍니다. ‘사람’이 망가뜨린 별에서 ‘푸른사람’이 나타나서 조금씩 살리는 길인데, 이때에 ‘사람’은 ‘푸른사람’ 둘레에서 종살이를 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사람’은 또 이 별을 망가뜨릴 수 있다면, ‘푸른사람’이 ‘사람’을 종처럼 다룰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때에는 ‘사람’이 어떤 짓을 벌였고, 얼마나 망가졌고, 숱한 사람들이 어떻게 죽거나 앓아야 했는지도 줄거리로 다루어야 했다고 느낍니다. 한쪽은 억누르고 다른쪽은 억눌리니까 둘이 싸워야 하거나 미워해야 하는 얼거리만 보여줄 적에는 썩 이바지할 만하지 않습니다. 망가진 별을 어떻게 다독여서 되살릴 적에 서로 아름다울까 하는 줄거리를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짚는 눈길을 들려줄 적에 비로소 새길을 열 테지요. 영어와 옮김말씨와 일본말씨를 너무 자주 쓰는 대목도 아쉽습니다.


ㅅㄴㄹ


수백 마리의 애벌레들이 톱밥 위에 세찬 물결을 만들어냈다

→ 숱한 애벌레가 톱밥에 물결을 세차게 일으켰다

9쪽


녹색 인간은 지구에 식량 대란이 일어나며 만들어졌다

→ 푸른사람은 푸른별에 밥수렁이 일어나며 태어났다

→ 푸른사람은 이 별에 밥고비가 일어나며 나타났다

12쪽


유통 기한이 지나지 않은 쿠키는

→ 마감이 지나지 않은 바삭이는

→ 마감날이 안 지난 바삭이는

12쪽


뱃고동 소리가 선착장을 울렸다

→ 뱃고동 소리가 나루를 울렸다

19쪽


누구랄 것도 없이 환영의 함성을 질렀다

→ 누구나 반기며 소리질렀다

→ 누구나 반갑게 외쳤다

19쪽


레드서클만 있으면 블루버드를 탈 수 있고, 그린필드로 가서 녹색 인간이 될 수 있다

→ 빨강공만 있으면 파란새를 탈 수 있고, 푸른들로 가서 푸른사람이 될 수 있다

→ 붉은구슬만 있으면 파랑새를 탈 수 있고, 푸른터로 가서 푸른이가 될 수 있다

23쪽


갑판 위에 커다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 널마루에 글씨를 커다랗게 썼다

→ 뱃마루에 글씨를 크게 썼다

27쪽


쌀을 확인하려고 입구를 묶은 끈을 풀기 시작했다

→ 쌀을 살피려고 아가리를 묶은 끈을 푼다

→ 쌀을 보려고 주동이를 묶은 끈을 푼다

→ 쌀을 헤아리려고 목을 묶은 끈을 푼다

29쪽


연구소의 작은 성의입니다

→ 배움터에서 작게 드립니다

→ 배움곳에서 조촐히 드려요

31쪽


있는 힘을 다해 선착장으로 뛰었다

→ 있는 힘을 다해 나루터로 달렸다

→ 있는 힘을 다해 뱃터로 달려갔다

44쪽


푸르고 맑은 하늘도

→ 파랗고 맑은 하늘도

45쪽


제가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 제가 굳이 이야기를 했네요

→ 제가 구태여 이야기했네요

52쪽


왜 그 많은 배양액이 필요했으며

→ 왜 가꿈물이 그렇게 들었으며

→ 왜 키움물을 그렇게 썼으며

53쪽


희선의 첫 번째 가설은 틀렸다

→ 희선이 첫 얘기는 틀렸다

→ 희선이 첫 생각은 틀렸다

53쪽


수영복 차림으로 기다란 의자에 기대 책을 보고 있었다

→ 헤엄옷 차림으로 기다란 걸상에 기대 책을 본다

58쪽


광합성을 하고 있는 중이야

→ 볕바라기를 해

→ 해바라기를 하지

60쪽


이곳 건물마다 유리창이 많은 이유가 그래서야

→ 그래서 이곳은 집마다 빛받이가 많아

→ 그래서 이곳 집은 햇볕받이가 많아

60쪽


시선을 조금 돌리자, 이번에는 투명하게 비치는 건물 안으로 녹색 인간들이 보였다

→ 눈을 조금 돌리자, 이제는 비치는 집에서 푸른사람이 보인다

61쪽


농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해져 있었고, 저임금을 받으며 일할 사람은 넘쳐 났다

→ 논밭일꾼 일삯은 똑같고, 적은돈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났다

→ 논밭지기는 일삯이 같고, 푼삯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났다

62쪽


인솔자가 웃으며 가벼운 목례를 했다

→ 길잡이가 웃으며 가볍게 까딱했다

→ 이끎이가 웃으며 가볍게 손절했다

64쪽


이후에는 진짜 꿈을 꾸게 될 겁니다

→ 이담에는 참말 꿈을 꿉니다

→ 그 뒤에는 참말 꿈을 꿉니다.

67쪽


일단 모두 정상적인 레드서클이라고 하니 내가 실수를 한 거겠죠

→ 모두 반듯한 빨강공이라고 하니 내가 잘못을 했겠죠

→ 모두 올바른 붉은구슬이라고 하니 내가 잘못했겠죠

81쪽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 다시 따뜻이 웃는다

→ 다시 가만히 웃는다

81쪽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요

→ 살짝 여쭐 말씀이 있어요

→ 넌지시 할 말이 있어요

127쪽


먼저 하늘나라에 가 있거라

→ 먼저 하늘나라에 가거라

174쪽


곳곳에 있던 비밀의 방들이 모두 파헤쳐졌다

→ 곳곳에 있던 숨은칸이 모두 드러났다

→ 곳곳에 숨긴 자리가 모두 드러났다

19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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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살지만 - 문화로 읽는 부산
박훈하 지음 / 비온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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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0.18.

다듬읽기 225


《부산에 살지만》

 박훈하

 비온후

 2022.2.28.



  《부산에 살지만》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부산이라는 고장을 안팎으로 짚으려는 대목은 돋보이는구나 싶으면서도 굳이 ‘문화·경제·사회·스포츠·맛집·문학’이라는 틀을 안 세워도 될 텐데 싶더군요. ‘내가 사는 마을’하고 ‘내가 깃든 집’이라는 결을 바탕으로 ‘이웃이 사는 마을’에다가 ‘이웃이 깃든 살림길’을 바라보려고 할 적에는 줄거리나 얼거리가 확 다릅니다. 밖에서 보는 부산이 아닌, 밖으로 알릴 부산이 아닌, 그저 부산내기로서 터를 잡고서 하루하루 삶을 일구는 길이란 무엇인지 들여다보고서 들려주는 이야기로 짠다면, 고루고루 즐겁게 나눌 마음씨앗과 생각씨앗을 흩뿌릴 만할 테고요. 부산에 살기에 부산을 잘 알지 않습니다. 서울에 살더라도 서울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시골에 살더라도 시골을 등지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는 왜 어느 고장에 뿌리를 내릴까요? 우리가 서로 아름답게 만나고 맺으며 마주하는 길을 살핀다면, 책으로 담는 글결도 이웃 누구나 읽기 수월하도록 가다듬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부산에 살지만》(박훈하, 비온후, 2022)


이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가 어떻게

→ 이 다른 삶이 어떻게

→ 이 여러 삶이 어떻게

3쪽


이야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자연 지리적 요소는 바다입니다

→ 이야기하려면 가장 먼저 바다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 이야기할 때에 가장 먼저 바다부터 봐야 합니다

11쪽


한국의 어디서나 쉽게 만나게 되는 것이 바다이지만

→ 이 나라 어디서나 바다를 쉽게 만나지만

→ 우리나라 어디서나 바다는 가깝지만

11쪽


문화에 대한 보다 깊은 공부는 앞으로 차근차근 해보기로

→ 살림살이는 앞으로 차근차근 깊이 알아가기로

→ 살림길은 앞으로 하나씩 깊이 익혀가기로

18쪽


부산은 바다를 통해 형성된 역사와 강을 통해 형성된 역사가 이중적으로 얽혀 있는 도시입니다

→ 부산은 바다와 가람을 거쳐 이룬 발자취가 얽힌 곳입니다

→ 부산은 바다와 냇물을 바탕으로 삶을 이루어 왔습니다

19쪽


국가정책에 따라

→ 나라에 따라

→ 나라길에 따라

22쪽


부산의 모든 해안엔 계절을 가릴 것 없이 사시사철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 부산 바닷가에는 늘 사람들이 모입니다

→ 부산은 언제나 바닷가가 붐빕니다

→ 부산바다는 노상 사람들이 모입니다

24


부산 해안선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 아름다운 부산 바닷가를 이야기할 때 늘 다루는 꼭지가 있습니다

26


일종의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한 거지요

→ 이른바 뒤집혔지요

→ 이를테면 거꾸로이지요

→ 엉터리이지요

→ 우스운 일이지요

28


해수욕장으로서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건 결코 아니었을 텐데

→ 바다놀이터로 썩 낫다고 할 수 있지는 않았을 텐데

→ 놀 만한 바닷가라고 하기는 어려웠을 텐데

38


공통의 언어는 타 지역과의 차이를 쉽게 만들기도 하지만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하나로 통합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도 하니까요

→ 두루말은 다른 고을과 섞이기 쉽기도 하지만 말을 나누는 사람들이 하나로 생각하는 힘을 놀랍게 내기도 하니까요

56


많은 이주민의 유입을 통해 매우 빠르게 대도시로 발전한 부산의 경우

→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매우 빠르게 큰고장으로 자란 부산

→ 사람들이 잔뜩 옮겨와서 매우 빠르게 큰고을로 발돋움한 부산

65


이 과정에서 한국의 모든 방언은 공적 영역에서 거의 다 추방당했고

→ 이동안 모든 사투리는 나라에서 거의 다 밀려났고

→ 이 동안 모든 고을말은 모든 곳에서 거의 쫓겨났고

78


이 땅에서 만들어진 음식, 그리고 그것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 보려고 합니다

→ 이 땅에서 지은 밥과 사람들 이야기로 채워 보려고 합니다

89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희귀한 사례일 겁니다

→ 어제오늘을 떠나 비슷한 일을 찾아보기 어렵도록 매우 드뭅니다

107


계속해서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지금 우리들의 삶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행위이자 대상입니다

→ 꾸준히 새롭게 바꾸어 오늘 우리 삶에 알맞게 가다듬는 일이자 길입니다

121


이런 조형물들이 왜 그렇게 표현되었는가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 왜 이렇게 만들고 나타내는가에 마음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 왜 이렇게 빚어서 얘기하는가를 바라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150


새로운 도심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 새롭게 복판으로 떠올랐으니

→ 새롭게 북적거렸으니

17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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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5
사와라 토모 지음, 나민형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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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9.26.

다듬읽기 45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5》

 사와라 토모

 나민형 옮김

 시리얼

 2021.4.25.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를 읽다가 자꾸 걸립니다. 옮김말이 영 안 알맞구나 싶고, 잘못 옮겼을 텐데 싶기도 하고,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를 그대로 두기 일쑤이거든요. 석걸음을 읽을 무렵 책이름을 찾아보니 더 얄궂군요. “へんなものみっけ”는 어떻게 옮겨야 어울릴까요? 영어로 이 그림꽃을 보는 분들은 “I Found Something Strange”로 옮겼더군요. ‘낯설다·보다’를 바탕으로 보았습니다. ‘신기’하고는 다른 길인 ‘낯설다’입니다. ‘낯선보기’라든지 ‘낯선하루’라든지 ‘낯선길’로 옮길 수 있고, “낯설지만 새로워”나 “낯설기에 즐거워”로 옮겨도 어울립니다.‘식흔·낙우송·적을 두다·귀국자녀’ 같은 일본말씨는 그대로 두어야 할까요? 아니면 우리 나름대로 짚고 헤아리고 살펴서 길을 찾아야 할까요? 여러모로 낯설 수 있는 말마디이기에 오히려 새롭고 재미있다고 여기면서 차근차근 다가서 즐겁게 풀어내거나 옮길 수 있습니다.


ㅅㄴㄹ


#早良朋 #へんなものみっけ #I Found Something Strange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5》(사와라 토모/나민형 옮김, 시리얼, 2021)


오랜만의 휴일에 비라니

→ 오랜만에 쉬는데 비라니

6쪽


이 오니구루미에 난 식흔(食痕)은 쥐군요

→ 이 오니구루미에 난 밥자국은 쥐군요

→ 이 오니구루미를 갉은 자국은 쥐군요

→ 이 오니구루미를 먹은 자국은 쥐군요

12쪽


낙우송이 많은 습지림이 아니었을까요

→ 잎깃나무가 많은 늪숲이 아니었을까요

20쪽


인류학 연구실에 적을 두고

→ 사람밭 배움칸에 깃들고

→ 사람숲 살핌칸에 머무르고

27쪽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거든

→ 사람들이 몰려들거든

→ 사람들이 많이 오거든

42쪽


접수하시는 분들이 친절하네

→ 맞이하는 분이 따뜻하네

→ 받는 분이 사근사근하네

49쪽


귀국자녀라서 어렸을 때 10년 정도 미국과 일본을 오갔어

→ 바깥손이라서 어렸을 때 열 해쯤 미국과 일본을 오갔어

→ 돌림살이라서 어렸을 때 열 해쯤 미국과 일본을 오갔어

11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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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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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9.26.

다듬읽기 41


《바다 생물 콘서트》

 프라우케 바구쉐

 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2021.7.15.



  《바다 생물 콘서트》(프라우케 바구쉐/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2021)를 곰곰이 읽으며 왜 ‘생물 콘서트’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알쏭했습니다. “The Blue Wonder”라면 “파랗게 놀랍다”쯤으로 옮길 만합니다. 빗대는 말이니, 똑같이 빗대는 결로 옮겨서 ‘파란바다’가 어떻게 팔랑팔랑 펄떡펄떡 휘파람처럼 이 파란별을 밝히는지 나누는 이야기밭으로 삼을 만할 테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탈라소필’이라는 말씨를 그대로 둘 뿐 아니라, 옮김말씨가 그닥 알맞아 보이지 않습니다. 글을 옮긴다고 할 적에는, 종이에 찍힌 글씨만 한글로 바꾸는 일이라고 할 수 없어요. 같이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함께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서, 나란히 바다빛으로 물드는 하루를 살아내면서 ‘바다말씨’를 살리는 길을 들여다보아야지 싶습니다. ‘바다·바당·바랄’은 ‘바람’이며 ‘밭’이며 ‘바탕·바닥’하고 말밑이 같습니다.


ㅅㄴㄹ


#FraukeBagusche #TheBlueWonder



나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탈라소필thalassophile(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 나를 한 낱말로 그리자면 아마도 ‘바다사랑’이 가장 어울린다

→ 나는 ‘바다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를 ‘바다사랑꾼’으로 볼 수 있다

11쪽


어느 날 스노클링을 마치고 다시 보트로 돌아오던 길에

→ 어느 날 무자맥을 마치고 다시 배로 오던 길에

→ 어느 날 바다자맥을 마치고 배로 돌아오던 길에

12쪽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을

→ 헌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을

→ 낡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을

14쪽


새들의 뛰어난 후각은 안타깝게도 종종 치명적인 덫이 되기도 한다

→ 새는 코가 뛰어나 안타깝게도 이따금 덫에 끔찍히 걸리기도 한다

→ 새는 코가 뛰어나 안타깝게도 곧잘 스스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34쪽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접한 경험이 있다

→ 작은 물톡톡이를 만난 적이 있다

→ 작은 바다톡톡이를 본 적이 있다

38쪽


해파리는 외형뿐만 아니라 그 크기에 따라서도 다양한 종류로 분류된다

→ 해파리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크기에 따라서도 여러 갈래가 있다

→ 해파리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크기로도 여러 가지가 있다

44쪽


이런 대규모 증식의 원인으로는

→ 이렇게 잔뜩 늘어난 까닭은

→ 이처럼 확 퍼진 까닭은

45쪽


계정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 길이 있더라면

→ 이름이 있더라면

60쪽


산호초에 서식하는 물고기는 수천 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 바다꽃바위에 사는 물고기는 여러 즈믄이라고 알라졌지만

80쪽


총 85가지의 서로 다른 소음을 식별해내었다

→ 모두 85가지 서로 다른 소리를 가려내었다

→ 85가지 서로 다른 소리를 읽어내었다

81쪽


암초에 서식하는 또 다른 동물들

→ 숨은바위에 사는 또다른 숨결

→ 숨은돌에 깃든 여러 숨붙이

101쪽


흡혈오징어의 몸통은 거의 전체가 섬광을 방출하는 발광포로 덮여 있고

→ 피빨이오징어 몸통은 거의 다 반짝이는 빛살옷으로 덮고

→ 핏니오징어 몸통은 거의 모두 반짝거리는 빛옷으로 덮고

237쪽


우리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 우리는 땡별을 온몸으로 느낀다

→ 우리는 찜볕을 그대로 받는다

→ 우리는 불볕을 고스란히 쬔다

314쪽


식용 물고기와 관상어만 매력적인 수입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밥고기와 곁헤엄이로만 돈을 잘 벌지 않는다

→ 먹는고기와 곁헤엄이로만 잘팔리지 않는다

328쪽


특히 문제가 되는 어획 방법들이 몇 가지 있다

→ 더 골치아픈 낚시가 몇 가지 있다

→ 더 나쁜 고기낚기가 몇 가지 있다

33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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