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6.10.

숨은책 1157


《全國敎育者에게 보내는 諭示(敎育近代化의 길)》

 박정희 말

 청와대

 1967.1.24.



  새벽에 눈뜨며 배웁니다. 새벽이슬을 훑으며 배웁니다. 오늘은 어떤 새가 우리집으로 깃들려나 지켜보면서 배웁니다.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비질을 하고 집일을 하는 동안에 배웁니다. 저잣마실을 다녀오거나 나무를 쓰다듬으면서 배웁니다. 어린배움터·푸른배움터·열린배움터 같은 데에 들어가서도 배울 테지만, 이 삶 모두가 배움길입니다. 《全國敎育者에게 보내는 諭示(敎育近代化의 길》는 ‘전국대학총학장·교육감회의’에서 나라지기가 내린 말씀(유시)이라고 하는군요. 예나 이제나 푸른지붕에서는 나라말씀을 사람들한테 알리려고 애씁니다. 한자로 새까맣게 씌운 줄거리를 짚으면, ‘근대화역군’으로 키우려면 ‘입시폐단’을 없애고 ‘인문교육’을 줄여야 한다고 외칩니다. 그렇지만 예나 이제나 불바다(입시지옥)는 고스란할 뿐 아니라 더욱 깊습니다. 살림길(인문)을 가르치지 않는 탓에 재주(기술)는 쌓더라도 착하거나 참하게 어울리는 길을 잊고 잃기 일쑤입니다. 배움지기(교육감)를 우리 손으로 뽑을 수는 있지만, 막상 배움지기부터 손수짓기(자급자족)와 푸른살림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역군(役軍)’이 아닌 ‘일꾼·살림꾼’을 바라보고 품을 때라야, 스스로 살림하는 사람이어야, 함께 배워서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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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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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6.2.

숨은책 1155


《農業協同組合槪論》

 구재서 글

 권태헌 엮음

 농업협동조합중앙회

 1962.7.10.



  나라에서 꽃종이(상품권)을 잔뜩 나눠줍니다. 서울·큰고장이라면 꽃종이를 쓸 곳이 많을 테지요. 서울·큰고장에서는 마을책집에서 꽃종이로 책을 사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꽃종이를 쓸 만한 곳이 손가락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이를테면 꽃종이(지역상품권)로 저잣마실을 할 수 없습니다. 2026해에는 ‘비싼기름(고유가)’을 풀라며 꽃종이를 나눠주었습니다만, ‘농협기름집’에서 쓸 수 없는 얼거리였습니다. 뒤늦게 농협기름집은 풀었다고 들었으나, 겨울 아닌 여름에 기름집을 푼들, 달구지를 몰지 않는 사람은 꽃종이를 쓸 데가 없을밖에요. 《農業協同組合槪論》이라는 책이 태어난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그무렵에는 시골에서 논밭을 돌보는 사람 가운데 한자는커녕 한글도 못 읽는 분이 많았는데, 그들(농협)은 왜 한자로 시커먼 책을 내놓았을까요? ‘논밭두레’로 나아가야 할 곳이지만, ‘농협’은 예순 해가 넘도록 두레가 아닌 힘터(권력층)로 눌러앉습니다. 온나라는 서울로 쏠리기에 시골에 터를 둔 농협이 무엇을 하건 모르기 일쑤이거나 들여다보지 않습니다만, 먹고마시는 모든 살림이 흙에서 비롯하기에, 서울이 크면 클수록 농협도 돈잔치를 벌여요. 흙을 잊은 사람한테는 어떤 앞날이 있을는지요.


- 農協敎科書시리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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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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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5.11.

숨은책시렁 134


《賀川豊彦先生》

 田硏一 (やりた けんいち) 

 日曜世界社

 1937.10.20. 



  저는 어느 믿음길이든 안 걸어갑니다. ‘믿을(밀)’ 까닭이 없이 ‘밑’을 다질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거룩한 님한테 마음을 맡기기보다는 스스로 이 하루를 걸어갈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모든 거룩책(경전)은 하나하나 챙겨서 들춥니다. 걸음꽃(채널링)을 다룬 이야기도 곰곰이 짚습니다. 이러다가 《賀川豊彦先生》이라는 해묵은 책을 헌책집에서 보았습니다. 갸웃하면서 쥐었고, 나중에서야 ‘賀川豊彦(하천풍언)’이 ‘가가와 도요히코’를 가리키는 이름이요, 가난살림으로 지내는 이웃과 두레살림을 펴는 길을 연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장만하던 2000해 언저리에 서울 종로구 평등 나머지집(적산가옥) 한켠을 “밑돈 1000만에 달삯 10만”을 내며 살았고, 책꾼(출판사 영업부 직원)으로 일하며 품삯 62만 원을 받았습니다. 《賀川豊彦先生》을 장만하자면 하루이틀을 굶어야 할 값을 치러야 하지만 꿋꿋하게 집었어요. 앞으로 살아가며 배울 씨앗 한 톨을 엿볼 수 있을 테니까요. 뒷날 여러 이웃님이 《사선을 넘어서》나 《한 알의 밀알》 같은 놀라운 책을 쓴 분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이 몸을 고스란히 바쳐서 새롭게 빛을 찾아낸 길을 걸은 발자국을 옮긴 책인데, 저도 글씨앗 한 톨을 심어서 이웃한테 열매 한 알을 나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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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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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14.

숨은책 1154


《茶道》

 석성우 글

 한겨레출판사

 1981.7.15.



  우리나라는 ‘茶’라는 한자를 ‘다’나 ‘차’로 새깁니다. ‘茶山’은 ‘다산’으로 새기고, ‘찻집·찻잔’처럼 ‘차’로 새기기도 합니다. ‘茶’는 틀림없이 한자이되 ‘다·차’로 새기는 소리는 ‘한자소리’라고만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끓이다’하고 다른 ‘달이다’가 있고, ‘채우는’ 길이라서 ‘차다’라고도 합니다. 끓인 물에 우리는 ‘잎물’을 즐기는 길을 어느 나라에서 먼저 폈는지 섣불리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으레 ‘글’로 남은 자취만 따지지만, 더욱이 임금님이나 벼슬아치나 돈꾼이나 나리가 누려서 글그림으로 남긴 자국만 살피지만, 우리가 먹거나 입거나 지내는 모든 살림살이는 들숲메에 깃들어 흙을 손수 만지고 빚고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나게 마련이거든요. 《茶道》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적잖은 분은 인도나 중국이나 먼나라에서 ‘잎물살림’을 들였다고 보기에 한글로조차 ‘다도’나 ‘찻길’이라 안 하고 ‘茶道’로 적어야 점잖다고 여겨요. 한자로는 ‘다방(茶房)’이라 하고, 글쓰는 먹물꾼은 ‘다방’을 즐겼다는데, 온몸으로 살림을 짓는 사람은 ‘찻집’을 다녔습니다. 일하고 살림하는 사람한테는 보금자리도 ‘집’이고, 일터와 가게도 ‘집’이며, 쉬고 어울리고 만나는 곳도 ‘집’이거든요. 찻집과 떡집과 쌀집처럼, 책집이고 글집이고 살림집입니다. 나라집이고 지음집이며 밥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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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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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4.14.

숨은책 1153


《韓國水資源開發 初創期의 回顧》

 이문혁 글

 길전출판사

 1985.9.20.



  오래도록 잇는 집이라면 ‘돌·흙·나무·짚’ 네 가지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다져서 세웁니다. ‘돌흙나무짚’ 넷을 쓰면 나중에 집을 허물고서 새로 세울 적에 부스러기나 쓰레기가 없습니다. 집에 깃드는 사람이 떠나도 돌흙나무짚은 고스란히 숲으로 돌아갑니다. 오늘날 삽질은 ‘흙나무(토목·土木)’이라는 이름을 앞세우지만 막상 흙이나 나무를 바탕으로 안 삼습니다. 모두 잿더미(시멘트)가 바탕이요, ‘잘 쓰고 나서 숲으로 돌려보내는 얼개’가 아니라, 모든 잿더미가 고스란히 쓰레기로 남는 늪입니다. 《韓國水資源開發 初創期의 回顧》는 ‘박정희 혁명정부’를 등에 업고서 무시무시하게 삽질판을 꾀해서 온나라를 ‘반듯반듯 시멘트공화국’으로 뒤덮은 분이 남긴 꾸러미입니다. ‘주한미군부대’한테서 배운 ‘대규모 토목공사’가 우리나라에 또아리틀던 가난을 떨치는 길에 이바지했으며, 누구보다 박정희가 큰뜻을 품었기에 ‘잘사는’ 나라를 이루었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책은 토씨만 한글이요, 죄다 한자를 새깁니다. ‘토목·건축’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곳에 일본과 일본앞잡이가 일본말로 굴레를 깊게(전문적) 남겼거든요. 앞으로는 허울뿐인 ‘흙나무(토목)’가 아닌, 참으로 ‘돌흙나무짚’으로 숲을 품고 푸르게 빛나는 살림길을 열 수 있을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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