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1.


《꿈의 파편 상》

 스도 유미 글·그림/조아라 옮김, AKcomics, 2022.2.15.



올해 셋쨋달에 선보일 《말밑 꾸러미》 ‘거의 끝손질’을 한창 한다.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이 일을 하려고 온힘을 쏟은 지 나흘째이다. 오늘은 살짝 숨돌리려고 저잣마실을 나간다. 큰아이가 배웅하면서 “아버지, 등짐 가볍게 와야 해요!” 하고 외친다. 오늘 아침에는 이불 석 채를 빨래했다. 마땅히 손빨래이다. 볕이 넉넉해서 저녁에는 다 마르리라 본다. 이튿날에도 이불을 한 채 빨래하려고 하는데, 해님이 이어가 주기를 빈다. 《꿈의 파편》을 읽었다. 두 할머니한테 ‘늙은날’뿐 아니라 ‘젊은날’과 ‘푸른날’이 있었고, 푸른날에 꿈으로 그리던 길을 갈 수 없었다지만, 이 꿈을 이제 아이들이 조금씩 일구고 새 아이들이 다시금 가꾸면서 훅 달라진 오늘날을 가만히 그린다고 할 만하다. “모든 사람은 늙는다”고 으레 여기지만, “꿈을 잊으면 바로 늙는다”고 해야 옳지 싶다. 꿈을 늘 새기는 사람은 “먹는 나이만큼 어질게 살림을 짓”는다. ‘나이·낳다·나·날다·낡다’라는 매우 닮지만 다른 낱말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제대로 짚을 줄 알다면 어질지만, 닮으나 다른 낱말을 안 짚는다면, 우리는 누구나 우두머리가 씌우는 굴레에 사로잡힌 채 싸우다가 죽어가리라 본다.


#夢の端 #須藤佑實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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