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틈이 나면



틈을 내어 집일을 하고

틈이 나면 풀잎을 쓰다듬다가

웃자라서 오솔길 덮은 풀포기를 쓱 베고


틈을 내어 글일을 하고

틈이 나면 등허리를 펴다가

해바라기와 별바라기로 마당에 서고


틈이 없어도 아침을 맞고

낮과 저녁을 보내고

오늘 살아가는 곳에서

눈을 틔우는 말을 곰곰이 나누고


2026.7.28.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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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봉인



함부로 꺼내거나 열지 말라면서 쪽종이를 붙여. ‘봉인’이라고도 하는데, 뜯을 수 없을 만큼 동여매는 일이 아니야. 그저 얇고 가볍고 작은 종이를 대고는, 손빛으로 가만히 눌러서 “그날 그곳 그사람”만 꺼내거나 열라고 두는 일이지. 그날이 아니고 그곳이 아니며 그사람이 아닌데, 함부로 다가와서 북 뜯어버려서 여는 사람이 꼭 있더구나. 다룰 줄 모르고, 쓸 줄 모르고, 할 줄 모르고, 그릴 줄 모르는데, 시샘과 배짱으로 부러워한 나머지, 마구 손대는 짓이라고 할 수 있어. “그날 그곳 그사람”이 아니면서 봉인을 떼거나 뜯거나 열면, 이런 짓을 한 사람은 그만 불타버리고 말아. 스스로 꿈을 그리지 않기에 봉인을 건드려. 제몫이 아니어도 노리느라 봉인을 뜯어서 들여다보려고 해. 속에 깃든 숨빛으로 무엇을 펴거나 할는지 모르면서 무턱대고 연 탓에, 호되게 일을 치르지. 모름지기 모든 봉인이 쇠사슬이나 말뚝이 아닌 쪽종이 하나인 뜻을 읽어야 한단다. 네 몸이 다쳐서 피가 날 적에 딱지가 생기면서 다친 데가 아물어. 딱지는 두껍거나 무겁거나 단단하지 않아. 마치 쪽종이마냥 가볍고 작고 얇지. 딱지는 그저 그냥 두면 돼. 이제 다 낫고 새살이 돋으면, 딱지는 알아서 떨어져. 봉인도 이와 같아. 넘보거나 지켜볼 까닭이 없어. 제때에 이르면 제풀에 스러지는 쪽종이인 봉인이란다. 너는 네가 뜻을 펼쳐서 날아오를 때에 이르면, 스스로 눈을 반짝이면서 깨어나고 일어나서 빙그레 웃는단다. 일찍 깨워야 하지 않아. 늦게 깨어나지 않아. 걱정도 조바심도 아닌, 하루하루 걸어가듯 온노래로 살아가면 꺼풀은 이내 사라진단다. 2026.7.21.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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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터! 1
후지마루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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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7.30.

만화책시렁 849


《레지스터! 1》

 후지마루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6.5.25.



  이야기를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야기할 틈이 막히거나 이야기할 자리를 빼앗길 뿐입니다. 생각을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생각할 겨를을 잊거나 생각하는 숨결이 억눌릴 뿐입니다. 스스로 틈을 내면서, 이웃이 나란히 틈을 내도록 기다리고 지켜볼 수 있으면 됩니다. 나부터 겨를을 내면서, 동무가 함께 겨를이 나도록 돕고 돌아볼 수 있으면 돼요. 《레지스터! 1》를 읽습니다. 일하는 여러 사람이 다르게 맞물리는 얼거리입니다. 어려서부터 어느 때에는 스스로 담을 쌓듯 가로막히거나 밀려났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고, 어려서부터 어느 때이든 스스로 먼저 나서면서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이 해주어야 움직이려고 한다면 빛나지 않아요. 잘하거나 못한다고 따질 까닭이 없이, 모든 일을 손수 가꾸고 추스르면 어느새 손과 몸과 눈에 익으면서 차분히 눈뜰 수 있어요. 눈뜰 때라야 깨어나고, 깨어나야 일어나고, 일어나야 반짝입니다. 남처럼 해내야 할 까닭이 없이, 누구나 ‘나대로’ 헤아리면서 한 걸음씩 디디면 됩니다. 즈믄길은 늘 첫걸음을 떼면서 열어요. 남이 떼는 발걸음이 아닌, 나부터 느긋이 나아가려는 몸짓이기에 온누리에 씨앗을 한 톨씩 심으면서 즐겁습니다. 말씨도 글씨도 꿈씨도 사랑씨도 누구나 손수 심어요.


ㅍㄹㄴ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바람 속에 스며든 은은한 저녁밥 냄새는 무덤의 향기치곤 다소 달콤하다.’ 3쪽


‘그녀들은 일하고 있다. 놀고 있는 게 아니야. 하물며 만남을 원하는 것도 아니야. 고귀한 게 당연하잖아.’ 86쪽


‘우선 인정해. 나는 그 사람에게 첫눈에 반했다.’ 100쪽


“나도 지인이나 친구, 직장 동료에게서 땀 냄새가 난다고 화를 내진 않아. 하지만 손님은 지인도 친구도 아니니까.” 121쪽


+


《레지스터! 1》(후지마루/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6)


러브 송만 되면 갑자기 따분해지는 버릇

→ 사랑노래만 되면 갑자기 따분한 버릇

→ 다솜가락이면 갑자기 따분한 버릇

→ 아름비나리이면 갑자기 따분한 버릇

9쪽


“진로 뭐라고 썼어?” “미정∼.”

→ “앞길 뭐라고 썼어?” “아직!”

→ “다음 뭐라고 썼어?” “모름!”

51쪽


젊은이는 사회로부터 뭔가가 되라고 압박받는다

→ 젊은이는 뭐가 되라는 나라에 억눌린다

→ 나라는 젊은이더러 뭐가 되라고 짓누른다

→ 이 나라 젊은이는 뭐가 되라는 짐에 내몰린다

→ 이 나라는 젊은이더러 뭐가 되라며 닦달한다

55쪽


엉큼한 흑심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 줘

→ 엉큼질과 똑같이 여기지 말아 줘

→ 응큼질과 똑같이 보지 말아 줘

73쪽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는 게 보여

→ 하고 싶어서 하지 않는 줄 보여

→ 하고 싶지는 않은 줄 보여

107쪽


보다 좋은 가게로 만들고 싶어요

→ 더 나은 가게로 꾸미고 싶어요

→ 가게를 반짝이게 가꾸고 싶어요

→ 가게가 더 반짝이기를 바라요

→ 가게를 알뜰살뜰 돌보고 싶어요

140쪽


그녀가 보기엔 노이즈가 너무 많은 건지도 몰라

→ 그이가 보기엔 딴말이 너무 많은지도 몰라

→ 그가 보기엔 부스러기가 너무 많은지 몰라

18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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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836 : 엉큼한 흑심


엉큼한 흑심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 줘

→ 엉큼질과 똑같이 여기지 말아 줘

→ 응큼질과 똑같이 보지 말아 줘

《레지스터! 1》(후지마루/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6) 73쪽


  국립국어원 낱말책은 “음흉(陰凶) :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나 속으로는 엉큼하고 흉악함”처럼 풀이합니다. ‘흑심 = 음흉 + 욕심’으로 풀이하면서 ‘음흉 = 엉큼 + 흉악’으로 풀이하는 셈이니, 돌림겹말풀이입니다. 이 보기글처럼 “엉큼한 흑심”처럼 적으면 겹말입니다. ‘흑심’을 덜고서 ‘엉큼하다·응큼하다’나 ‘엉큼질·응큼질’로 손질합니다. ㅍㄹㄴ


엉큼하다 : 1. 엉뚱한 욕심을 품고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 2. 보기와는 달리 실속이 있다

흑심(黑心) : 음흉하고 부정한 욕심이 많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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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7.23.


《김구가 진짜로 꿈꾼 나라를 아시나요?》

 배성호 글·방승조 그림, 철수와영희, 2026.8.15.



아침에 마당에서 책을 읽고 책더미를 추스르는데, 오른손등에 잠자리가 톡 내려앉는다. 어찌할 길이 없으니 잠자리랑 마주본다. 잠자리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를 바라본다. “일 좀 그만하고 쉬어.” 하고 속삭인다. 잠자리가 손등에 앉았으니 뭘 할 수 없다. “그래, 책도 읽지 말라는 뜻이로구나.” 잠자리랑 아침볕을 쬔다. 잠자리는 이제 볼일을 다 보았다는 듯 휙 날아간다. 구름꽃이 하얗게 물들이는 파란하늘을 올려다본다. 씻고 빨래하고 밥하고 나서 읍내 나래터를 다녀온다. 《김구가 진짜로 꿈꾼 나라를 아시나요?》를 읽는다. 나라생각에 한몸을 바친 뭇어른은 ‘나라만’ 일어서야 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나부터’ 일어설 노릇이요, ‘집부터’ 새롭게 가꿀 일이라고 여겼다. 힘나라(강대국)가 아니라 아름나라이기를 바란 뭇어른은 돈벌이가 아닌 살림길을 함께 찾자는 뜻으로 이 땅에 사랑씨앗을 심는 길을 그렸다. ‘저출산대책’이나 ‘인구소멸지역대책’이란 뭘까? 돈(예산)만 많이 타내면 되지 않는다. 돈에 앞서 뜻을 세우는 마음을 돌아봐야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숲을 집과 마을 모두에 품는 길을 열어야지. 숲을 등진 채 돈만 바라보는 탓에 돈깨비가 된다. 살림꾼에 숲지기로 피어나는 사람으로 서고서야 비로소 살림돈을 마을짓기와 아름나라에 제대로 쓸 수 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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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틀리자 수정 않고 통계 조작…6·3선거 사태 '새 국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209886?rc=N&ntype=RANKING


[단독] 보완수사권 폐지 대안이라는 ‘경찰 직무배제요구’, 5년간 단 1건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862538


李 지지율 5.9%P↓…與 대표 적합도, 鄭 25.7%·金 21.5% 접전 [KSOI]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312471?sid=100


(정기여론조사)⑤이 대통령 지지율 49.8%…2030·서울 과반 '부정평가'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307923&inflow=N


'청계천 소원동전' 무개념 싹쓸이에 결국…서울시 "다국어 현수막 설치"[뉴스럽다]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79/0004171483?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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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판 집, 근저당 잡힌 집, 딱지 붙은 집 [경알못 스터디카페]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7792?cds=news_media_pc&type=editn


“고양이 밥 주면 ‘벌금 100만원’” 캣맘 금지법, 정식 논의된다…분노한 시민들, 무슨 일이 [지구, 뭐래?]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74206


"길냥이가 새 죽인다? 인간이 더 문제"...새덕후 '고양이 살처분' 작심 비판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389922


공영민 고흥군수 "2030년 인구 10만 발판 마련...민선 9기 반드시 현실화"[와이드이슈]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0/0000113728?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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