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2.

숨은책 1030


《南部朝鮮の方言》

 小倉進平 글

 朝鮮史學會 1924.3.28.첫

 第一書房 1981.1.25.새로



  말글을 다루는 일을 하려면 ‘어떤 종이(운전면허증·졸업장·자격증)’는 덧없습니다. 말글을 살피는 일을 하기에 ‘다른 종이(책·수첩·공책)’를 늘 품고서 걸어다닙니다. 어떤 종이만 붙잡는 사람이 넘치고, 다른 종이를 건사하는 사람이 한참 드문 우리나라입니다. 걷고, 버스를 타고, 두바퀴를 달리면서, 작은 길손채에 묵고 마을가게를 들르고, 아이들 곁에 서기에 말빛을 읽고 글빛을 새깁니다. 《南部朝鮮の方言》을 1924년에 내놓은 일본사람 오구라 신페이 님은 주시경 님에 이어 ‘걸으며 말을 살핀’ 둘째인 사람이라고 느낍니다. 주시경 님은 늘 걸어다녔는데, 다른 뜻도 있되 “살아가고 살림하는 이웃이 쓰는 말”을 들으려면 온골목을 누비듯 걸어야 합니다. 이러면서 끝없이 글을 쓰고 글월을 주고받아요. 또한 스스로 말결을 가다듬고 새말을 여밉니다. 걷기와 듣기와 쓰기를 생각하기와 살림하기로 일구면서 바탕을 푸른사랑으로 돌보기에 말글지기(언어학자·국어학자)일 수 있습니다. 1924년판 《조선 남녘 사투리》를 손에 넣기 어려웠지만 1981년 되살림판은 용케 찾아냈습니다. 한 쪽씩 아껴가며 읽자니, 책끝에 꽤 길게 ‘말그림’을 담았더군요. 사투리를 알려면 이런 말그림이 꼭 있어야 하는데, 막상 이처럼 말그림을 여미는 길잡이(대학교수·국립국어원 학자)는 보기 어렵습니다. ‘말’을 살피는 길이란, ‘소리로 담는 마음’을 살피는 삶이요, ‘마음을 이룰 삶’을 헤아리며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낱말 하나만 잘 다루거나 쓴다면 글장사를 할 수 있되, 글살림하고는 멀어요. 스스로 살림을 짓는 일꾼으로 서면서, 이웃과 들숲바다를 푸르게 어깨동무하는 꿈을 돌아볼 적에 비로소 작은 말글지기가 태어난다고 느낍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교수·학자·연구자·문학인’은 많되 ‘살림지기·시골일꾼·아이곁·글꽃’은 없다시피 합니다. 앞으로는 살림말과 숲말과 사랑말(아이말)을 아우르는 일꾼이 태어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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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신페이

1903년에 도쿄 제국대학에 들어가 언어학을 익혔으며, 1906년에 졸업 논문 〈헤이안 조의 음운〉(平安朝の音韻)을 썼다. 우에다 가즈토시 국어학 연구실에서 일을 돕다가 1911년에 조선총독부에서 일했다. 1924∼1926년에 유럽과 미국에 다녀온 뒤, 1926년에 경성제국대학 교수로, 1933년부터 1943년까지는 도쿄 제국대학 언어학과 주임교수로 지냈다. 1920년에 《조선어학사》(朝鮮語學史)를, 1944년에 《조선어 방언의 연구 (상·하)》(朝鮮語方言の硏究)를 써냈다. 1935년에 〈향가 및 이두의 연구〉(鄕歌及び吏頭の硏究)로 제국학술원 은사상을 받으며, 1943년에는 조선총독부에서 조선문화공로상을 주었다. 1944년에 《조선어 방언의 연구 (상·하)》(朝鮮語方言の硏究)를 내놓으며 조선 사투리를 전라도, 경상도, 함경도, 평안도, 중부지방(경기도)으로 말결을 가른다. 같은 경상도 사투리라 하더라도 영남과 동남으로 가른다. 같은 한국말이어도 고을마다 말소리와 말결과 말틀이 다른 대목을 하나하나 담아서 나타냈다.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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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2.

숨은책 1029


《녹색당》

 仲井 斌(나가이 타케시)

 편집부 옮김

 맥남

 1987.9.10.



  들숲바다를 돌보거나 작은마을을 보살피겠다고 밝힌 나라지기는 아직 없습니다. 배움불굿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누구나 보금자리에서 오붓이 살림을 익히면서 스스로 서도록 북돋우겠다고 하는 나라일꾼도 아직 없습니다. 몇몇 벼슬아치도 틀림없이 말썽이되, 막상 우리 스스로 푸른살림을 안 걷는 탓이 훨씬 크다고 여길 만합니다. 지난날에는 시켜먹는 일이 드물었기에 ‘집밥·바깥밥·시켜먹다·싸가다·나름밥’ 같은 말을 짓거나 쓸 일조차 없었다면, 이제는 시켜먹기와 사먹기를 둘러싼 말이 쏟아집니다. 푸른별을 걱정한다지만 쇠(자동차)는 안 줄어들고, 오히려 빠른길이 늘어납니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도 드물어요. 《녹색당》은 일본에서 나온 책을 옮깁니다. 독일에서 싹튼 푸른길(녹색당)인데, 우리는 독일 아닌 일본에서 풀어낸 바를 슬그머니 들였습니다. 일본이야 ‘綠色’을 쓰더라도, 우리는 ‘풀빛·푸른’처럼 우리말이 있으나, 우리 손길로 푸른숲이나 푸른마을을 못 그린 탓이요, 2025년에 이르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키자!”는 말마디로는 못 지킵니다. “나부터 이렇게 할게” 하고 나서야 바꾸면서 지킵니다. 씨앗과 나무를 심을 “우리 보금자리”부터 가꿀 적에 비로소 나라를 바꿀 수 있어요. 경기도 안양시 석수2동 318-1에 있던 ‘맥남글방’이라는 작은책터도 작은씨앗을 심으려 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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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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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1.

숨은책 1028


《즐거운 노래동산, 만화영화 주제가 악보집》

 편집부 엮음

 예음

 1988.6.1.



  어릴적에 그림틀(텔레비전)에 나오는 여러 그림얘기(만화영화)에는 노래가 딸렸습니다. 어린배움터는 우리를 어린이로 여기지 않으면서 늘 때리고 윽박지르고 돈을 내라고 닦달했지만, 놀이날(운동회)에 이르면, ‘그림얘기 노래(만화영화 주제가)’를 하루 내내 틀어대곤 했습니다. 여느때에는 우리가 읽는 그림꽃을 모조리 “학습에 방해가 되는 불온도서”로 여겨서 불태우더니, 참 앞뒤가 어긋난 모습입니다. 2020년을 넘은 오늘날에는 “어린배움터 마당(운동장)에서 책을 불태웠”다니, 거짓말인 줄 여기는 분이 있겠으나, 이런 짓은 2000년 첫머리까지 끊이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노래동산, 만화영화 주제가 악보집》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어릴적에는 굳이 안 들춘 책입니다. 왜냐하면 머릿속에 다 있으니까요. “새소년 1988년 6월호 별책부록 2”로 나온 이 꾸러미를 들추자니, 유난히 ‘윤석중 글’이 많습니다. 이른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사슬나라에서 떵떵거리면서 어린글판(아동문학계)을 주름잡던 윤석중이요, ‘독재부역’이 버젓하지만, 이 대목을 까맣게 잊은 분이 너무 많습니다. 어제를 잊은 나라에 오늘이란 시커멓고, 모레도 새까맣게 마련입니다. 어제와 오늘과 모레는 늘 하나입니다. 탈을 쓰거나 옷을 바꿔입는 대서 발자국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별나라 으뜸별인 대왕성으로 대우주 평화 위해 우리는 간다. 손오공 간다. 오로라 공주 따라 하늘로, 마음 나쁜 무리들을 무찌르며 나간다. 대우주 대우주 옳은 세상 밝은 나라 세우러 간다. (윤석중 글. 오로라 공주와 손오공/14쪽)


와,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아,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씩씩하고 슬기롭고 마음 착한 차돌이. 사나운 바람 몰아쳐도 두려움 없이 뚫고 나가서, 나쁜 무리 물리치는 정의에 소년. 와,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아,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멋진 들에서 잘도 싸우는, 아, 어린 용사. (윤석중 글, 서부 소년 차돌이/18∼19쪽)


보름달 같은 샤롯. 사랑스런 그 얼굴. 꽃송이 같은 샤롯. 아릿다운 그 마음씨. 환해지네. 곁에 있으면. 언제나 늘 방긋 웃음 짓네. 오, 오, 샤롯, 보름달같이 밝은, 오, 샤롯. 귀염둥이 아가씨. 모두들 친딸 삼고 싶어하네. 해와 함께 달과 함께, 함께 살아가자. (윤석중 글, 샤롯트/24∼25쪽)


유성에서 나타난 우리의 피터. 정의에 불타는 용감한 소년. 먼 하늘을 찾아서 헤매는 아들. 지구의 평화 위해 앞장선 용사. 덤빌 테면 덤벼라. 나쁜 무리들 끝까지 싸우리라. 정의를 위해 마지막 승리는 피터의 차지, 유성가면 피터 만세. (윤석중 글. 유성가면 피터/41쪽)


꽃처럼 아릿따운 천사 아가씨. 마음씨 고운 아가씨. 그 이름 루루, 꽃천사 루루.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빛, 무지개빛 고운 꽃 어디 있을까.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다주는, 무지개꽃 찾아가자. 하늘에선 꽃구름이, 들에서는 꿈나무가, 꽃천사의 슬픔을 달래주네. 잘되리라고 비네. 루루, 루루, 꽃천사 루루. (윤석중 글. 꽃 천사 루루/53쪽)


1 : 저 하늘로 올라가자, 하늘배를 타고서. 오르고 또 올라도 끝없는 저 하늘, 하늘배 우주선아 힘껏 싸워라. 구름 헤치고 싸우러 가는 날으는 전함 V호, 오르고 또 올라도 끝없는 저 하늘, 하늘배 우주선아 힘껏 싸워라. 2 : 이 목숨을 다 바쳐서 싸우리라, 끝까지. 우주선 이기고서 노래를 부르며, 또다시 땅나라로 돌아오리라. 은하를 건너 싸우러 가는, 날으는 전함 V호, 우주선 이기고서 노래 부르며, 또다시 땅나라로 돌아로리라. (윤석중 글. 날으는 우주 전함 V호/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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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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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1.

숨은책 1027


《들불여성문고 1 오늘 씀바귀꽃으로 살아》

 편집부 엮음

 들불

 1988.8.22.첫/1989.3.30.고침4벌



  적잖은 분이 ‘꽃’을 순이(여성)를 빗대는 말로 잘못 압니다. 꽃은 순이돌이(여남)를 모두 가리킵니다. 꽃에는 암꽃과 수꽃이 나란하니까요. 순이는 순이꽃이요, 돌이는 돌이꽃입니다. 저마다 꽃으로 태어난 아름다운 숨결입니다. ‘나’하고 ‘너’는 다른 몸빛이지만, 숨빛으로는 나란히 하늘빛입니다. 그래서 우리말에서는 ‘나 + 너 = 우리’입니다. 우리말에서 ‘우리’는 ‘울’을 가리키는데, ‘하늘 = 한 + 울’인 얼개입니다. “크게 아우르는 곳”이기에 ‘하늘’이요, 너랑 나를 나란한 숨빛으로 바라보면서 마주하기에 ‘우리’입니다. 《들불여성문고 1 오늘 씀바귀꽃으로 살아》는 처음 나올 즈음 무척 눈길을 받고 손길을 탑니다. 오랜 사슬나라에서 억눌리고 짓밟힌 사람빛을 되찾자고 나서는 사람들 작은목소리를 담아낸 꾸러미입니다. 어느새 마흔 해 즈음 흘렀으니 까마득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이 꾸러미에 담긴 줄거리 가운데 이제 바뀐 대목이 있고, 아직 먼 대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풀 대목이 있어요. 온누리 모든 나라를 보면, “아이를 나라(정부)에 맡길수록 아이는 더 아이답지 않을 수 있다”고 느낍니다. 모름지기 “어버이한테서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아이”인데, 적어도 열두 살까지는 모든 어버이가 집에서 아이를 맡아서 사랑을 물려주고 가르친 뒤에, 열세 살부터 차분히 ‘마을배움터’에 모여서 살림을 익힐 노릇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어느 집에서건 아이를 열두 살까지 사랑으로 품을 만큼 “나라가 살림집을 이바지하는 몫”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집·배움터에 돈을 쏟아붓는 얼개가 아닌, “아이를 낳아 돌보는 집”에 밑돈을 대야 나라다운 얼개입니다. 이렇게 두 어버이가 아이를 돌아보고 살피는 길로 바꾸어야, 젊은 순이돌이 모두 어깨동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익힐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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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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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19.

숨은책 1026


《농업기술 100호》

 김인환·이재용 엮음

 농촌진흥청

 1974.4.



  헌책집에 다니면서 마주하는 숱한 묵은책을 놓고서 “수집가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을 책”이라고 여기는 분이 꽤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수집가’가 아닐 뿐더러, ‘책모으기’를 안 하기도 합니다. 이른바 ‘책수집가’인 분들은 묵은책을 값싸게 모아들여서 국립도서관·대학도서관·박물관 같은 데에 웃돈을 얹어서 파는 줄 압니다. 사잇장사를 하는 셈인데, ‘사잇장사·책수집가’는 으레 “돈 좀 있는 글바치”가 헙니다. 《농업기술 100호》는 용케 사잇장사 손에 안 넘어갔습니다. 이 얇은 나라책(국가홍보물)은 제법 흔하거든요. 1974년에 100걸음째 나온 《농업기술》을 펴면 ‘뒷그루’나 ‘가온씨’처럼 우리말을 살려쓴 보기를 곳곳에서 엿봅니다. 다만, 몇몇 낱말은 살려쓰되, 이 낱말을 뺀 글결은 모조리 일본말씨입니다. 이때에 한참 생각해 봅니다. 낱말 몇몇을 살려쓰면 아름다울까요? 몇 낱말은 살려쓰되 통째로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라면 그저 얄궂은 민낯으로 여기고 끝내야 할까요? 살려쓴 몇 낱말을 고이 아끼되, 통째로 얄궂은 일본말씨를 하나하나 가다듬고 털어내는 길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땅에 죽음거름(화학비료)을 들이부어서 더 많이 뽑아내려는 ‘푸른물결(녹색혁명)’은 오히려 시골에도 서울에도 이바지하지 않았습니다. 알맞게 거두어 알맞게 나누어야 쌀값이 제자리를 찾고, 누구나 ‘아름쌀’을 누리면서 ‘아름나라’로 피어난다고 봅니다.


- 총화유신의 해

- “쌀 3000만석 돌파, 녹색혁명 완수”

- 보리 뒷그루

- 벼 가온씨(中生種) : 벼가 자라는기간은 품종에따라 각각 다르지만 대체로 올씨, 가온씨 및 늦씨로 구분할 수 있다.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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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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