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8.1.

숨은책시렁 147


《國民學校 國語課本 第一冊暫用本》

 國立編譯館 엮음

 臺灣省政府敎育廳

 1963.8. (중화민국 52년)



  일본사슬(일제강점기)이던 때에 일본말을 ‘국어’로 삼아서 배워야 했는데, 그때에는 ‘국어’라는 이름을 거슬려 하지 않았다지요. 그무렵 우리는 ‘조선말(조선어)’이고, 일본은 ‘일본말(일본어)’이거든요. ‘국어’라는 이름을 들은 이들은 도무지 어느 나라 말인지 아리송했다더군요. 일본는 우두머리를 내세워 모두 고개숙이라는 뜻으로 ‘국민·국어’처럼 ‘국(國)-’이란 한자를 붙인 낱말을 잔뜩 지어서 퍼뜨렸어요. 우두머리(천황)를 안 따르면 ‘비(非)-’란 한자를 붙여 ‘비국민·비애국’이라 여겼습니다. ‘국민학교’라는 이름도 이때 생겼지요. 우리나라하고 대만은 1945해 뒤에도 오래도록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이제 둘 다 ‘국민학교’란 이름만큼은 가까스로 떨쳤지요. 《國民學校 國語課本》을 보면, 대만도 1963해에 그냥그냥 ‘국민·국어’를 쓰는 모습을 엿봅니다. 우리나라도 대만도 이즈음은 아직 사슬(군사독재)이었거든요. 이제 대만은 ‘대만말(대만어)’이라는 이름을 찾습니다. 우리는 아직 ‘한말’이라는 이름을 찾지 않고 ‘국어’를 그대로 씁니다. 나라부터 ‘국립국어원’이라 하거든요. 배움터에서도 여태 ‘국어’입니다. ‘한말’을 담기에 ‘한글’일 텐데, 하늘빛으로 함께 하나로 하얀 해님과 같은 겨레라 ‘한겨레’이니, ‘한나라·한누리·한길·한가람·한빛’일 텐데, 앞으로 걸어갈 길이 한참 멉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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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가난한 책읽기

미래학자 (+ 이병한/서해문집)



  ‘미래학자’라는 이름을 내걸면서 책도 쓰고 곳곳에서 말도 많이 하는 이병한 씨가 있다. 나는 이녁을 인천에서 책마루숲을 열고 나서 처음 만났고, 전남 고흥으로 옮긴 뒤에 새로 만났다. 그때에는 인천하고 고흥에서 수다꽃(강연)이 있어서 찾아왔기에 만난 셈인데, 어제(2026.7.31.) 어느 이웃님이 ‘청년돈 떼먹은 이병한’ 이야기가 새뜸(jtbc)에 나왔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이병한 씨보다 나이가 많으니 나한테까지 ‘젊은돈’을 떼먹지는 못 했을 테지. 나는 가난집(빈민층)이라서 더더욱 나한테서 돈을 떼먹을 엄두는 내지 못 했을 테고.


  듣기좋게 쓰는 ‘미래학’이지 싶으나, 앞길을 말하고 싶으면 언제나 오늘 이곳을 일굴 노릇이다. 오늘 이곳을 일구려면 어제까지 어떤 삶이었지 되새길 일이다. 언제나 어제·오늘·모레가 하나로 잇는 물줄기로 흐르는 길을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손수 살림하는 하루를 살아내어야 ‘미래학·현재학·과거학’을 말할 수 있다. 다만, 입으로만 벙긋할 적에는 ‘학(學/학문)’은 될 터이나,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하고는 멀다. 집안일을 도맡는 사내로 서면서, 아기를 손수 돌보는 어버이로 살아낼 때라야, 비로소 앞붓(미래학자)일 수 있다.


  중국을 지나치게 높이는 이병한 씨인데, 그동안 벌인 뒷짓이 드디어 터져나오는 즈음에는 미국에 있으며, 모든 길(연락)을 다 끊고 막는다고 한다. 손전화를 켠다. 이녁 이름을 지운다. 그나저나 ‘돈깨비(사기꾼)’가 쓴 글을 받아서 책으로 펴낸 곳은 돈깨비가 낸 책을 모두 끊을 수 있을까? 돈깨비가 낸 책으로 벌어들인 돈을 ‘돈을 떼먹힌 젊은이’한테 돌려줄 수 있을까? 젊은돈을 얼마나 떼먹었는지 알 노릇이 없다만, 여태까지 앞뒤가 다른 거짓질로 장사질을 해온 이가 쓴 책으로 거둔 길미를 젊은이한테 갚을 수 있을까?


  누리책집과 큰책집도 마찬가지이다. 누리책집과 큰책집은 ‘돈깨비 책을 팔아서 거둔 길미’를 뱉을 수 있는가? 돈깨비 책을 앞으로 언제까지 더 팔 셈인가? 돈깨비 책을 팔아대어 엄청나게 벌어들인 돈이 창피하다고 고개숙일 수 있을까?


  나무는 나이를 머금으면서 언제나 더욱 푸르게 바람을 일으켜서 온누리를 보듬는다. 거북은 나이를 머금으면서 언제나 더욱 깊게 물살을 가르면서 바닷빛을 둘레에 베푼다. 사람은 나이만 늘리는 늙은이로 서는가, 아니면 나이값을 어질게 하는 ‘어른’으로 땀흘리고 일하고 살림하면서 아이곁에서 착한길을 걸을 수 있는가. 그나저나 새뜸 한 곳(jtbc)은 ‘돈깨비’ 이병한 씨 이야기를 여러 날째 글로 다루지만, 입벙긋이라도 하는 다른 새뜸은 찾아보기 어렵다. 2026.8.1.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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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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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춤새



  사나흘 앞서 고흥읍 버스나루에서 제비 열 마리가 짓는 춤을 보았다. 오늘은 열대여섯 마리가 짓는 춤을 본다. 사람들이 함부로 둥지를 헐어도 꿋꿋하더니, 이제 날갯심을 키운 새끼제비는 어미제비랑 나란히 바람놀이를 즐긴다. 휙휙 가볍다. 훅훅 날렵하다. 코앞에서 휙 지나갈 적에 바람을 확 가르는 소리가 난다. 여럿이 한몸처럼 훅 가로지를 적에 바람을 확확 누비는 소리가 퍼진다.


  멀리 날아갔다가. 높이 솟구쳤다가. 둥지자리로 돌아왔다가, 다시 멀리 높이 날아간다. 어느새 둥지자리로 또 오고, 빙그르르 빠르게 돌면서 날더니 새삼스레 까마득히 멀리 사라진다.


  바람길이란 파랗게 숨쉬며 피어나는 살림길일 테지. 하늘길이란 함께 놀며 노래하는 길일 테고. 바닷길이란 그윽히 깨어나는 꿈을 그리는 길이리라. 사람길이란 서로 어떤 사이로 만나고 헤어지며 이야기하는 길인가. 살림길이란 스스로 어떤 하루를 그려서 가꾸고 돌보는 길이지. 사랑길이란 너랑 나랑 이 보금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나누는 길이려나.


  한여름이 깊다. 슬슬 가을냄새가 돋는다. 겨울이 다가온다. 동트는 때가 하루하루 늦고, 저무는 때가 하루하루 이르다. 이미 첫여름 긴낮(하지)에 겨울빛이 돋았다. 한여름 고비에는 겨울눈이 튼다. 늦여름 끝물에는 겨울노래가 성큼 다가온다. 비를 뿌릴 동 말 동하는 하늘은 구름으로 소복하다. 202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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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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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달걀 간장



  이튿날 다시 읍내로 마실을 나와야 하지만, 오늘 달걀과 간장을 장만하러 나온다. 두 가지에 몇 가지를 더 장만하고서 등짐을 멘다. 한 손에 달걀 한 판을 든 채, 다른 손으로 책을 쥐어 읽자니 두 팔이 나란히 저리다. 그럴 수 있지. 그러려니 여기면서 버스나루까지 이른다.


  바람은 늘 알맞게 분다. 해는 늘 걸맞게 비춘다. 비는 늘 이 땅을 살리려고 내린다. 날씨는 뭇숨결이 서로 어울리는 길을 밝히면서 새롭다. 첫여름과 대면 그리 덥지 않고, 늦여름으로 가면 누그러든 더위가 덮을 테지.


  어제 달구지 둘이 마을고양이를 치고 뭉갰다. 한낮에 벌어진 일이다. 그들은 고양이를 치어죽이고서 주검을 팽개쳤다. 고양이가 치인 자리는 한복판이 아니라 가생이였으니, 일부러 치었구나 싶다. 우리마을과 옆마을 사이에 굽이를 돌며 꽤 널따란 자리라서 그저 ‘일부러’ 칠 수밖에 없다.


  우리집 마당과 바깥마루와 헛간에서 놀던 마을고양이에, 우리집 헛간에서 태어난 마을고양이인데, 해마다 숱한 고양이가 치어죽거나 풀죽임물을 마시고서 죽는다. 시골에서 외려 서너 해 즈음 살아남기가 더 힘들 수 있다. 부디 헌몸을 내려놓고서 숲으로 가렴. 이 별을 떠나서 별꽃이 되어도 돼. 달구지꾼이며 죽임물꾼이며 넋차리기를 빈다. 부디 걷기를. 부디 천천히 몰기를. 부디 풀을 푸르게 품기를. 2026.7.2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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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7.22.

숨은책 1162


《틀리기 쉬운 조선어 문제》

 전병선 글

 동북조선민족교육출판사 

 1992.3.



  말을 망가뜨리려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말’을 써야 ‘우리 쪽(아군)’이고, ‘저런 말’을 쓰면 ‘몹쓸놈(적군)’으로 가르려는 굴레입니다. 그러나 모든 말은 우리가 서로 어울리고 얽히고 만나고 마주하는 동안 하나하나 지은 마음빛을 나타냅니다. 때로는 아프거나 고단한 빛을 나타내고, 때로는 기쁘거나 보람찬 빛을 나타내요. 밤과 낮이 갈마들듯 숱한 말로 모든 마음을 늘 다르게 그립니다. 아무리 총칼로 억누르려고 하더라도 어린이는 사납이(군사독재자)한테 ‘어깨동무’를 안 빼앗겼습니다. 철없는 어른은 ‘동무’라는 말을 팽개쳤지요. 《틀리기 쉬운 조선어 문제》를 곧잘 들춥니다. 북녘과 연변에서는 아직 이 같은 길잡이책으로 말글을 배우는지 궁금합니다. 이름은 한겨레이되 남녘에서 나오는 책·보임꽃(영화·연속극)을 틀어막는 북녘입니다. 남녘도 북녘이나 연변에서 한겨레가 어떤 책·보임꽃을 지어서 살림을 밝히는지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 하나인 나라로 나아가려고 했다면, 벼슬꾼(정치꾼)끼리 몰래 만나는 틀이 아닌, 사람들 누구나 서로 어떤 책을 읽고 쓰는지 살피면서, 어떤 보임꽃을 누리는지 함께 들여다봐야 맞습니다. 2026해 한여름에 경상도 말씨 ‘-노’를 트집잡으려는 무리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사투리를 함부로 갈기갈기 뜯으려는 금긋기(좌표설정)를 사람들 스스로 가볍게 떨쳐냈습니다. 멀쩡한 사투리를 어느 사납놈이 함부로 쓴다고 해서 “사투리를 삼가거나 안 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멀쩡한 우리말을 어느 무리가 ‘금긋기(좌표설정)’로 깎아내리거나 헐뜯더라도 우리가 우리 마음을 그리는 말을 내동댕이칠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리 ‘사랑 아닌 곳’에 ‘사랑매’처럼 엉터리말을 쓰더라도 ‘사랑’은 고스란합니다. 우리가 사랑할 말이란, 서로 돌보고 헤아리는 포근한 숨빛을 담아서 나누는 말씨 한 톨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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